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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져서 놀러왔다-167화 (167/227)

167화

시끄러운 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동굴 안쪽에서 편안히 몸을 쉬고 있던 샤브구나는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 그는 근처에 있던 심복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지?”

심복은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와서 보고했다.

“적이 공격해 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적이?”

샤브구나의 눈썹이 꿈틀 움직였다.

“네. 저희도 보고를 들은 바가 없는데...”

여기서 말하는 보고란 타불에 풀어놓은 끄나풀을 말한다.

미군이 움직이는 데는 많은 물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지인의 고용이 많다. 탈레반은 그걸 이용해서 카불에 심어둔 끄나풀을 미군 근처에 잡입시켜 정보를 얻곤 한다.

미군은 비밀을 지키려 하지만 근거지를 대대적으로 습격하는 작업은 크기 때문에 번번이 들킬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번은 습격해 오면서도 그런 전조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숫자는?”

“잘 모르겠습니다. 소수라고 합니다.”

“미군이 도 해괴한 수를 쓴 건가.”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군이 여러 혁신적인 장비를 사용하는 것은 탈레반들도 잘 알고 있다.

결국, 지형의 힘에는 이기지 못하지만, 점점 더 위협이 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곧 또 다른 부하가 샤브구나가 있는 방으로 들어와 고개를 조아렸다.

“준비되었답니다. 자, 어서 대피를...”

그의 말을 듣고 심복이 권했다.

이곳에서 빠져나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 알라의 뜻을 실천하기 위해 쉽게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는 일이지.”

샤브구나도 오바마와 같은 처지가 되는건 사양이기 때문에 얼른 탈출할 생각이었다.

“그렇습니다.”

그들은 함께 밖으로 나갔다.

***

강민 일행은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강민은 가장 선두의 병사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퍽!

주먹이 그의 얼굴에 꽂히며 병사는 뒤로 날아갔다. 안면 뼈가 전무 함몰되어서 형편없는 꼴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다음 순간 강민은 발걸음을 비호처럼 조절해 몸을 날렸다.

그가 몸을 피한 자리에는 총탄이 쏟아졌다.

“흥!”

강민은 두려운 눈동자로 자신을 향해 총구를 향하는 적들을 보면서 비웃었다.

“총질을 계속한다고 맞는게 아냐!”

그는 날아오는 총탄 사이를 유연하게 달려 모두 피하고는 총기를 가진 적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거침없는 공격!

“악!”“컥!”

그의 주먹과 발이 움직일 때마다 탈레반 병사 하나가 비명을 지으며 뒤로 날아갔다. 그리고 일어날 수 없었다.

즉사였으니까!

그런 활약은 강민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와 멀지 않은 곳에서 세나와 에이리도 각자 장기를 사용해 적의 진지에 파고들면서 공격을 계속했다. 두 여자의 주변에서 피비와 비명이 끊어지지 않았다.

“아악!”

“악!”

그 비명소리가 곧 그쳤다.

“휴.”

“정리 끝.”

에이리와 세나가 시체의 가운데 서서 상큼하게 말했다.

듣기에는 마치 방금전까지 살육을 했다기보다 뭔가 신나는 운동이라도 한 것처럼 가벼운 태도였다.

그것은 두 사람이 살인에 얼마나 익숙한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었다.

강민은 그녀들을 향해 말했다.

“자, 그러면 안으로 가자.”

“좋아.”

“악당의 엉덩이를 걷어차 줘야지!”

세나와 에이리는 유쾌하게 그 말을 받앗다.

동시에 세 사람이 달렸다. 어두운 동굴 안으로 들려 들어가는 셋의 모습을 동굴 내부의 탈레반은 마치 악마를 보는 듯 두렵게 봤다.

“막아라!”

“막아!”

여기저기서 고함이 터졌다.

내부 병력이 움직이며 그들을 막기 위해 총을 쏘았다. 총고는 물론 동굴 벽 여기저기서 불꽃이 튀었다.

“아악!”

“어딜 쏘는 거야!”

난전에 가까운 환경이다 보니 아군을 맞히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이런 혼란은 세 사람에게는 물론 더욱 좋은 환경. 거침없이 적의 사이사이를 가르며 주먹과 검을 휘둘렀다.

서걱!

퍽!

퍼퍽!

“아아악!”

“크악!”

비명과 파육음이 이어졌다.

동굴은 이미 지옥의 구멍이나 다름없는 상태! 그러나 탈레반은 물러서지 않았다. 물러설 곳이 없었다고 해야 하겠지만.

그리고 종래에는 각자 상비하던 마약을 먹었다.

도대체 정체를 파악하기조차 어려운 적이 상대하기 위해 맨정신으로선 힘들었던 것이다.

“으헤헤!”

“으헤, 알라가 우리와 함께 하신다!”

눈이 풀린 병사들이 동굴 안 여기저기에서 날뛰게 되었다.

두려움 없이 달려드는 그들은 보통의 병사에게라면 공포의 대상!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을 공격하고 있는 세 사람은 그런 보통의 병력이 결코 아니었다.

“알라가 마약과 함께 하냐!”

“신성모독도 가지가지군!”

“역시 죽어야 정신을 차릴 놈들은 어디에나 있다니까!”

강민 일행은 도리어 코웃음을 치며 총성 가운데를 돌진했다.

동굴은 좁았기 때문에 때로 피하지 못하고 총탄에 맞기도 했지만, 방탄복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

사실 방탄복이 아니라 맨몸이었어도 별문제가 없었겠지만.

“켁!”

“으악!”

결국, 동굴 밖에서와 마찬가지로 안에서도 테러범들의 비명만 주구장창 울려 퍼졌다. 한데 격전이 이어지던 와중에 누군가가 헐레벌떡 뛰어왔다.

“다 비켜!”

그는 동료들에게 외친 다음 무언가를 발사했다.

푸슝하는 소리가 크게 나며 동굴을 밝혔다. 강민은 그걸 보고 눈을 크게 떴다.

“어쭈!”

적이 지금 쏜 것은 그에게도 익숙한 것. 바로 팬저파우스트의 탄두였다. 저기에 정통으로 얻어맞는다면 아무리 강민이라고 해도 꽤 아플 수 있다.

그러나 파이어 앤 포겟처럼 스마트 미사일도 아니고 이런 구식 탄두 따위 강민에게 대처할 방법은 백 가지도 넘게 있었다.

“으랏차!”

그는 날아오는 탄주를 양손으로 잡은 다음 빙글 돌리며 도리어 적을 향해 내던졌다.

“으악!”

“피해!”

역으로 날아오는 탄두를 보며 탈레반들은 비명을 지르며 여기저기 흩어졌다 하니, 흩어지려 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다.

여긴 동굴. 도망가려고 발악을 해 봐야 어디로 갈 수 있겠는가.

결국, 탄두는 동굴 벽에 처박혀 폭발했다.

콰아앙!

“끄아악!”

“아아악!”

많은 탈레반이 한순간에 죽었고, 동굴이 흔들리며 돌이 떨어졌다. 하지만 무너질 것 같지는 않았다. 강민은 쾌활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후후, 한 번에 청소가 되니 좋군. 무기 좀 받아올 걸 그랬나.”

에이리가 강민 옆으로 와서 충고했다.

“사용법을 모르는 무기는 기대지 않는게 최선이야.”

“그러게. 그보다 안으로 들어가자. 얼른 추적해야지.”

세나도 에이리의 말에 찬동하며 강민을 채근했다.

“응.”

강민도 얼른 이 싸움을 끝내기 위해 대장을 때려잡아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동굴 깊숙이 들어갔다.

***

한참 동굴 안으로 들어가니 끝에 도착할 수가 있었다.

들어오면서 있었던 전투 때문에 내부의 수비병력은 전멸한 것인지 저항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잠시 그 부근을 탐색하니 방을 하나 찾을 수 있었다.

그 방은 다른 곳과 달리 아늑하고 고급스러웠으며, 불과 얼마 전까지 사람이 사용하던 흔적이 역력했다.

틀림없이 이곳의 지휘관이 사용하던 방이었다.

“아무도 없네.”

“튀었구나.”

“하긴 그런 난리가 있었는데 튀는게 당연하긴 해.”

게릴라의 기본은 히트 앤 런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본거지를 급습당한 순간 대장이 그곳을 버리고 내배는 것은 좋은 판단이다.

세 사람은 잠시 방을 뒤졌다. 그리고 방 안쪽에서 자은 구멍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여기로 갔나?”

“어디...”

강민이 그 구멍을 타고 아래로 내려 가봤다.

“와.”

곧 감탄한 목소리가 구멍에서 들렸다.

“왜?”

“길이 아주 많은데.”

강민이 보고 있는 어둠의 앞에는 최소 열 갈래는 되어 보이는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분명히 추적자를 교란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강민은 일단 그곳을 빠져나와 방으로 돌아왔다.

“영리하네.”

“하지만 소용없어.”

세나가 빙그레 웃으면서 그곳에 있는 물건 중 하나를 들었다.

“그렇지.”

그녀가 물건을 든 의미를 알고 있기 때문에 다들 웃었다. 이 세계에서 세나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자란 존재하지 않는다.

***

말을 타고 황량한 산길을 달리면서 샤브구나는 심복에게 물었다.

“얼마나 남았지?”

“멀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차가 있습니다. 그걸 타고 가시면 비행기가 있고 파키스탄으로 갈 수 있습니다.”

“파키스탄?”

파키스탄에 피난처가 마련되어 있다는 말에 샤브구나가 얼굴을 찌푸렸다.

요새 파키스탄은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원래 파키스탄은 탈레반과 은밀하게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오사마 빈 라덴도 보호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그 사실을 알아내고 파키스탄의 허락 없이 특공작전을 펼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 이후 파키스탄은 미국에 거짓말하고 테러범을 숨겨줬던 것 때문에 미국의 노여움을 사게 됐다.

그런 곳에 피난처가 있다고 하면 역시 불안하다.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이 파키스탄을 의심하지 않던 때에 숨었다가 결국 들켜서 사살당하지 않았나.

심복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설득했다.

“오사마 빈 라덴 때문에 미국에 미움을 사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거기가 가장 안전합니다.”

“할 수 없군.”

아프간은 전역이 지금 어쌔신에 의해 공황상태에 들어가 있다. 파키스탄이 그나마 가장 안전하다는 심복의 말은 사실이다.

“네. 안전해 지면 다시 돌아와서 대업을 지휘하시면 되죠.”

그들은 그런 말로 서로를 위로하며 계속 길을 재촉했다. 하지만 먼 곳에서 신이 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잡았다!”

“아니...!”

놀라 돌아보니 얼굴을 가린 세 사람이 달려오고 있었다.

인간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 틀림없이 미국의 개들이었다. 심복은 몇몇의 부하와 함께 다급하게 달리던 것을 멈췄다.

“가십시오! 여긴 저희가 막겠습니다.”

“알라가 자네와 함께할 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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