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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져서 놀러왔다-158화 (158/227)

158화

“왜, 왜 그러세요? 잡았는데…….”

“그러게…….”

재철 일당은 목표를 성공적으로 포획했는데 칭찬은커녕 질책을 하려는 에이리를 당황하며 바라봤다.

에이리는 여전히 매서운 표정으로 그들을 향해 외쳤다.

“너희들이 한 건 양아치가 지나가는 사람의 돈을 빼앗을 때나 쓸 만한 방법이잖아.”

“어, 그게 문제인가요?”

아직 문제가 뭔지 이해하지 못한 모습인 재철을 향해 에이리는 버럭 화를 내며 외쳤다.

“바보같은 소리를! 그럴 여유가 어디 있어! 그냥 잡아! 상대가 확실한데!”

“그런가…….”

모두들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이 떨떠름한 얼굴이 됐다.

에이리의 지적 대로였다.

이와 같이 목표가 확실할 때 기척을 내면서 접근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문답무용! 그냥 때려잡아야지! 도주와 대비의 기회를 줘선 잡기도 힘들고, 다칠 우려도 있다.

“그래! 제압부터 해야지! 그게 무슨 뻘짓이야.”

“죄, 죄송합니다.”

모두들 실수를 깨닫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은 운 좋게 넘어갔지만 자칫했으면 다칠 수도 있었어. 명심해.”

“네…….”

에이리는 재철 일당의 풀죽은 모습을 한 번 쓱 훑어본 다음, 바닥에 엎드려 버둥거리고 있는 이강식의 뒷목을 발로 콱 밟았다. 그러자 이강식은 개구리처럼 파르르 떨더니 입에 거품을 물고 쭉 뻗고 말았다.

“어쨌든 이놈은 나한테 맡겨.”

“그렇게 할게요.”

이어서 에이리가 말했다.

“이번 주 훈련량은 두 배다!”

“억!”

“그건 너무합니다!”

“그래요!”

재철 일당이 모두 비명을 지르듯이 외쳤다.

그러나 귀신처럼 무서운 눈을 하고 에이리는 그들의 반항을 제압했다.

“닥쳐! 반항은 허용하지 않는다!”

“네, 넷…….”

“으으…….”

재철 일당은 모두 딱딱하게 굳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에이리의 눈빛은 너무 무섭다!

*

강민은 세나와 같이 있었다.

세나는 자신의 컴퓨터로 어느 채팅방에 들어갔다.

익명 채팅방으로 비밀이 보장되는 곳이었다. 전 세계인이 이용하는 곳으로, 약속을 정해 서로 만나는 것부터 랜덤까지 다 가능했다.

방을 만들고 비밀번호를 걸어 기다리고 있으니 한 사람이 들어왔다.

‘미스터 프레지던트’라는 아이디였다.

강민이 입으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세나가 그것을 쳤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미스터 글로브.

지금 들어온 아이디의 주인은 정말 현재 미국의 대통령인 오마바였다. 오늘 의사를 밝히겠다고 연락을 한 뒤, 여기서 대화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저도 다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영어에 생각보다 익숙하신 모양이군요.

능숙하게 영어로 대화하는 강민의 모습이 놀라웠던지 오마바가 말했다. 강민은 솔직하게 사실을 밝혔다.

-실은 제 동료가 대신 쳐주고 있습니다.

-그랬군요.

-영어 공부도 해야 하겠지만요.

여러모로 영어 공부는 필요하다고 강민도 느끼고 있었다.

어쨌든 강민도 서울대생!

결코 영어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현지인과 자유롭게 대화할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지. 졸업하기 전에는 문제없이 그 정도 실력을 가지게 되리라 확신하고 있었다.

좀 열심히 하면 일이 년 정도면 가능할 것 같기도 했고.

-하하, 그러면 저희로서도 고마운 일이겠습니다. 당신과는 깊은 인연을 맺고 싶은데 우리 측에서 모두 한국어를 공부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노력하지요.

이어서 오마바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결정하셨나요.

-네. 결정했습니다.

-부디 긍정적인 답변이었으면 좋겠군요.

오마바의 문장에서는 간절함이 묻어났다.

-대통령께 기쁜 답을 드릴 수 있어서 저도 기쁘군요. 돕겠습니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

표정을 볼 수가 없는데도 오마바의 기쁨이 문장에서 느껴지는 것 같았다. 미국의 재정을 좀먹고 민주당의 정치력을 좀먹고 있는 전후 처리 문제를 해결할 강력한 무기를 손에 넣은 셈이니 기쁜 게 당연했다.

-약속한 것은 모두 지켜 주십시오.

강민은 일단 요구했다.

-물론. 당장 당신의 계좌에 1억 달러를 입금하고 미국에 세운 장갑맨 재단의 운영에 관련해 여러 가지 법적 특혜를 제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억 달러!

큰돈이지만 강민이 성공할 경우 그로 인해 미국이 절약할 수 있는 예산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불황에서도 재정 흑자를 기록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를 정도니까!

-그러면 자세한 이야기는 미국에 와서 나눌 수 없겠습니까?

작전에 관련해 필요한 정보와 장비 모두 이런 곳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직접 현장에 가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물론 그렇게 하겠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채팅은 일단 그렇게 종료되었다.

***

에이리는 매서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무서워하는 모습으로 그녀의 주변에 서 있는 세 사람은 재철 일당이었다.

“이번에는 실수하지 마!”

“무, 물론이죠.”

“그렇게 당했는데…….”

모두들 소름이 돋는다는 표정으로 강하게 말했다.

지난번 범인 검거에서 실수한 다음 현세의 지옥이라 할 만큼 끔찍한 훈련을 맛보고 말았다. 그런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일 처리를 제대로 해내야만 했다.

“나도 반성하고 있어. 너희들에게 육체 훈련만 시켰지,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 훈련은 부족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결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마.”

에이리는 이어서 그들을 귀신처럼 노려보며 말했다.

“반복하면…….”

이어질 것은 뻔하다.

공포가 온몸을 휘감는 것을 느끼며 재철 일당은 외쳤다.

“무, 물론이죠!”

“걱정 마세요!”

에이리는 만족한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 품에서 종이를 꺼내 재철 일당에게 넘겼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범인에 대한 정보였다.

“자, 여기 있다.”

그것을 받아 확인한 재철 일당의 눈은 분노에 활활 타올랐다.

“허, 이것도 참…….”

“대단한 개새끼 납셨네.”

목표인 범죄자는 수길호라는 이름으로, 어린아이 둘을 간살하고 도망 중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살 가치가 없는 쓰레기 중의 쓰레기였다.

만수가 신기한 듯이 물었다.

“이런 놈은 어디서 다 찾아내는 거예요?”

“인터넷의 힘을 빌렸을 뿐이지. 사람 수가 많으면 그만큼 때려죽여 마땅한 놈도 늘어나는 법이니까.”

“그렇군요.”

“그러면…….”

이어서 에이리는 품에서 또 뭔가를 꺼냈다. 그것은 지갑이었다.

경찰서에서 슬쩍 가져온 수길호의 물건 중 하나였다. 에이리는 그것을 재철 일당에게 내밀어 보이며 요구했다.

“이번엔 너희들이 해. 받은 게 있잖아.”

“그, 그렇죠.”

재철 일당은 지갑을 받으며 긴장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서 재철이 자신의 품에서 종이를 하나 꺼내 그 위에 지갑을 올렸다.

“어디…….”

이어서 재철이 입으로 무언가를 웅얼거렸다. 그러자 종이 위에 올려둔 지갑이 빙빙 돌기 시작했다.

“아, 돈다.”

“멈췄다.”

빙빙 돌던 지갑이 북쪽으로 움직였다. 그것은 악당이 북쪽에 있다는 소리.

“저기구나.”

“가자.”

재철 일당은 마법의 인도에 따라 이동을 개시했다. 길을 헤멜 때마다 같은 방식으로 수길호를 찾기 위해 열심히 이동했다.

곧 재철이 우뚝 멈추고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저기 저거……?”

재철이 보는 쪽에는 긴장된 표정으로 움직이는 남자가 있었다. 수구와 만수는 한눈에 그가 누군지 알아볼 수 있었다.

수길호다!

“맞아! 확실하다!”

“때려잡자!”

수구와 만수가 아우성을 치며 덤벼들려고 하는데 재철이 말렸다.

“조용히 해! 기습해야지!”

“그렇지. 미안.”

세 사람은 최대한 조용히 이동해 수길호를 삼면에서 포위했다. 수길호는 자신이 포위되었다는 것을 눈치채지도 못했다.

그리고 재철이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너희는……!”

당황했을 때는 이미 끝이었다.

재철이 수길호의 복부에 주먹을 먹인 다음 발차기를 했다. 수길호는 옆구리에 재철의 발을 얻어맞고 바닥에 처박혔다.

“으악!”

재철은 수길호를 봐주지 않고 양발을 한 번씩 밟았다. 밟을 때마다 수길호의 뼈가 산산이 바스러졌다. 양손도 물론 잊지 않았다.

“컥!”

수길호는 부들부들 떨며 바닥에서 벌레처럼 꿈틀거렸다.

재철은 기쁘게 말했다.

“제압 끝!”

재철 일당이 성공에 기뻐하고 있는데 에이리가 왔다. 그녀가 오자마자 재철 일당은 기뻐하며 그녀에게 물었다.

“이번엔 어때요!”

“잘했지요?”

에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정말 배운 대로 훌륭히 해낸 편이다.

“흠, 나쁘진 않아.”

이어서 그녀는 말했다.

“안심하고 떠날 수 있겠군.”

“떠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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