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해져서 놀러왔다-149화 (149/227)

149화

그리고 강민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가 강력한 힘을 얻기까지의 과정.

힘을 얻고 세상에 나가 명성을 쌓게 된 것.

명성을 쌓으며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가운데 세나와 에이리도 있었다는 것. 이어지는 모험.

무수한 던전을 탐색하고, 흉악한 몬스터를 때려잡았다.

명성이 높아지며 각국의 권력자들과도 관계를 맺게 되었고, 지지 세력이 생겨나면서 강민은 뜻하지 않게 거대한 영지의 주인이 되었다.

그리고 평화롭게 살게 되나 했더니, 갑자기 발생한 마왕의 침공!

마계의 문이 열리고 막강한 악마와 마왕이 전 세계를 휩쓸려 했다.

물론 강민도 그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전투를 위해 일어섰고, 특공대가 되어 적의 지휘관을 무수하게 죽였다.

이 과정에서 적의 공격에 굴복해 인간의 적으로 돌아선 인간들도 있었다.

강민은 그들에게 일체의 자비도 베풀지 않았다

죽였다!

죽였다!

죽였다!

시체의 산을 쌓았다. 그로 인해 배신자는 더는 발생하지 않았고 악마들을 막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길고 긴 전투의 연속!

강민의 손아래에 유명한 악마의 장군 십수 명이 죽었고, 무수한 잡종과 장군들이 박살 났다.

그리고 결국 마왕과 강민이 대면했다.

경천동지의 전투가 벌어졌다.

그러나 최후에 승리한 것은 강민이었다.

그리고 강민에게는 더 마그누스라는 명칭이 주어졌다.

***

“그렇게 됐던 거지. 이제 이해가 가냐.”

강민이 콧대를 높이 세우고 이야기를 끝냈다.

모두 얼빠진 표정이었다.

“모, 못 믿겠어…….”

“나도…….”

“너무 황당해서…….”

“나도 도저히…….”

다들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럴 만도 했다.

강민이 초인이란 건 알았지만 갑자기 판타지 세계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되더니 다른 세계를 구한 영웅이라고까지 설명하니. 게다가 들은 대로라면 강민은 본래 있던 세계에서는 왕이나 마찬가지인 권력자였다.

이런 거창한 설명을 쉽게 받아들인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우왕좌왕하는 와중 세나가 나서서 거들었다.

“진짜야.”

“진짜라고요?”

모두 세나를 바라봤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내가 바로 강민의 이야기에 나오는 대현자니까.”

“그러고 보니…….”

분명 방금 강민이 한 이야기 속에 세나라는 이름의 여성이 나왔다. 강석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마법을 쓸 수 있는 겁니까?”

“물론!”

세나는 호쾌하게 답하고는 손을 휘둘렀다. 그녀의 손이 움직임에 따라 허공에 아름다운 빛의 궤적이 생겨났다.

“아!”

“굉장하다…….”

모두 놀란 표정으로 반한 듯이 그 모습을 바라봤다.

그러나 호성이 곧 제정신을 차리고 물었다.

“하, 하지만 이야기에 나오는 것과 차이가 너무 심하잖습니까. 이야기 속의 강민은 초인 정도가 아니라 무슨……. 우주 괴수 같던데.”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뭐 군대랑 싸워도 이기겠더만.”

“지금의 강민보다 훨씬 세긴 해.”

지금의 강민도 강하긴 하지만 이야기 속의 강함에 비교하자면 어린애만도 못했다. 그야말로 천양지차!

강민이 설명했다.

“아, 그건 가슴 아픈 사연이 있지.”

“가슴 아픈 사연?”

“그래.”

고개를 끄덕인 다음 강민은 간단히 설명했다.

“여긴 마나가 적어.”

“마나?”

강민단원들은 생소한 단어를 들은 것처럼 수군거렸다.

강민이 답답한 듯이 말했다.

“다들 알지 않아?”

“게임 같은 데에서…….”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물론 마나라는 표현은 이제 유명하다.

게임만 하면 나오는 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만화나 게임의 이야기지 현실에서 마나가 있다는 것이 아니다.

그게 실재하고 이 세계에도 저 세계에도 일단 말인가.

당황스러운 이야기인 게 당연했다.

지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거기서도 마나라고 불러요?”

“비슷하니까 번역한 거라고 해둘게.”

“그 양이 적은 모양이죠?”

지연이 이어서 물었다.

세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구체적으로 답했다.

“천분의 일 이하.”

“천분의 일 이하…….”

모두 놀랐다.

적다고 해도 한 10% 정도 일줄 알았는데 천분의 일이라니. 그 정도라면 강민이 했던 이야기 속의 강함과 현재의 강함 정도의 차이가 날 만한 것 같았다.

“강민도 나도 마나가 없으면 제힘을 발휘할 수 없거든. 그러니 여기서는 본래 세계에서보다 훨씬 약할 수밖에 없지.”

“약한 게 이 정도란 말이군요…….”

세나가 기쁜 듯이 웃었다.

“호호 그렇지. 원래라면 하나의 군대급 무력을 지니고 있단 말이야!”

“그래서 민폐도 대재해 급이지!”

옆에서 강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세나는 분노한 듯한 손바닥으로 빛을 내며 강민의 등을 후벼 팠다.

“이게!”

“으악!”

거길 얻어맞는 순간 아무리 강민이라도 버틸 수 없었던지 몸을 꼬며 비명을 내질렀다. 그들의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며 지연이 오랜 수수께끼가 풀렸다는 듯이 말했다.

“그래서 에이리 언니도 세나 언니도……. 강민이랑 같이 사귀는 거군요.”

“로드라서…….”

혜경도 이제 알았단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단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기이한 일이었다. 에이리는 물론 세나까지. 이런 어마어마한 미인들이 강민을 좋아하면서 서로 간에 그걸 인정하고 사이좋게 지낸다니.

물론 강민은 능력이 있기 때문에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해도 특이한 일이 아니다.

사실 바람을 펴도 욕은 먹어도 특이할 건 없는 일이다. 요새 한국에서도 바람피우는 남자가 널려 있으며, 불륜 대상이 되는 여자들도 상대가 가정이 있다는 걸 알고도 그걸 택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에이리와 세나는 그런 경우와 틀렸다.

서로 사이가 좋다.

물론 맨날 싸우지만……. 그건 악우가 서로에게 괜히 험한 말을 하는 것에 가깝지, 진심으로 싸우는 것이라고 보긴 힘들다.

그런 신기한 경우가 한국에서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정말 드문 건 사실이다. 한데 강민의 말대로라면 그게 이해가 된다.

아예 다른 세계의 출신이며, 그 세계가 일부다처를 인정하는데다 강민이 대단한 권력자라는 것이다.

그러면 삼처사첩이 뭐가 흉이 될 것인가!

고대부터 권력자들은 여자를 여럿 두고는 했다.

“거기선 흔하니까.”

“정치적인 면에서도 굉장히 좋아. 에이리의 기사단도 강하고, 세나의 마법사 길드는 말할 필요도 없지!”

강민이 설명했다.

둘을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둘 다 자신의 여인으로 두어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재수 좋은 정략결혼이라고 할까.

세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마왕을 때려잡기 위해서 힘을 합칠 필요가 있었거든.”

“그렇다고 해서 또 명목만 사귀는 건 아니죠?”

지연이 물었다.

세나가 살짝 쑥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뭐…….”

강민도 마찬가지인 표정으로 답했다.

“정치적인 목적이라고 해도 싫으면 그런 건 무리 아니겠어?”

“역시 그렇군요…….”

지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다른 강민단원들도 알았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였다. 재철 일당은 그 이야기를 듣고 오래된 약속이 기억났던 것인지 심각한 표정이 되어 중얼거렸다.

“으음, 그러면 에이리 누나가 소개시켜준다고 한 여자들은…….”

“전부 기사단 단원이겠지.”

“읏.”

“그건 좀…….”

모두들 표정이 썩었다.

기사단 단원인 여자.

그렇다고 치면 미인일 거라곤 상상이 되지 않았다.

또 몸매도 훈련한다고 울룩불룩할 것 같은데 그런 것도 좀 문제였다. 야들야들하게 부드러운 몸이 아니라 남자처럼 딱딱하고 울룩불룩하다면 그건 역시 문제다.

불룩한거야, 몇몇 부위에 있어서는 대단한 매력 포인트가 되겠지만 말이다.

세나가 우려스러운 표정을 보이는 재철 일당을 보고 의외라는 듯 말했다.

“그래? 다들 굉장히 미인인데.”

모두 표정이 다시 변했다.

“헛?”

“저, 정말입니까?”

세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기사라서 그런지 쭈그렁 할망구가 될 나이까지 가도 몸매도 안 망가지고 얼굴도 3-40대 정도로밖에 안 보이는 경우도 많아.”

실제로 그랬다.

세나가 아는 시가단 여자들은 미인이 많았고, 또 몸매도 오랜 훈련으로 뛰어났다.

사실 훈련이 고돼서 딱딱해질 걸 걱정한다면 에이리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녀의 몸매는 기적이라 해도 좋을 만큼 완벽하다.

그것은 물론 훈련의 성과!

“열심히 해야겠군.”

“그래.”

“죽도록 하자!”

재철 일당은 방금 전의 생각을 지우고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열의에 불타는 얼굴이 되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