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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져서 놀러왔다-100화 (100/227)

100화

“비켜!”

강민은 칼날을 피하면서 이의 품 안에 파고들어서는 주먹을 날렸다.

“읏!”

이는 눈을 크게 하고 그의 공격을 지켜봤다.

하지만 강민의 주먹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의 공격은 너무 빠르다!

사실 이는 자신의 칼을 이렇게 쉽게 피하는 인간이 있으리라 상상조차 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거기다 이런 공격이라니!

퍽!

커다란 소리가 나고 그의 몸이 뒤로 날았다.

“멈춰!”

강민은 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확인하지 않고 노해 외치며 이남식을 향해 달렸다.

이남식의 얼굴은 파랗게 질렸고, 그를 보호하던 세 사람 중 둘이 강민을 향해 달려들었다.

얼과 산이었다.

둘은 거리가 좁혀지자마자 포위망을 완성하더니 각자 주먹과 다리를 휘둘렀다.

팟!

파밧!

인간의 팔다리가 움직이는데 마치 커다란 채찍이 움직이는 것처럼 요란한 소리가 났다. 충격파가 터진 것이다. 그만큼 그들의 공격은 무서웠다.

강철로 된 인간이라도 지금 공격에 맞는다면 버티지 못할 정도로.

‘제법!’

날아드는 공격을 보면서 강민 역시도 상당히 놀랐다.

꽤 강하다는 것은 한눈에 간파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 강력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정도면 정말 평범한 인간의 한계는 넘어선 상태였다.

퍽!

강민은 한족 팔로 얼의 주먹을 받았다.

쾅!

또한, 다른 쪽 다리를 들어 산의 다리를 받았다.

아프진 않았다. 그 정도에 아프기에 강민의 육체는 너무나도 강하게 단련되어 있다. 하지만 방어한 부위의 옷이 온통 찢어졌고, 몸이 뒤로 날아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이 새끼들이…….’

강민은 이를 악물었다.

가소로운 개미 새끼들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크게 화가 났다. 강민은 호흡을 가다듬으면서 바닥을 박찼다.

쾅!

콘크리트 바닥이 뭉개지며 강민의 몸이 튕겨 나간 것보다 몇배나 빠른 속도로 날았다. 얼과 산의 표정이 급변했다.

강민의 이 속도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먼저 강민이 친 것은 얼이었다.

날아가면서 그대로 배에다 주먹을 꽂아 넣었다.

퍼억!

얼의 몸이 뒤로 공처럼 튕겨 나갔다.

사실 지금 강민은 하려고 하면 주먹으로 얼의 배를 뚫어 버리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가능하면 살인은 피하기 위해 분노한 와중에서도 힘 조절을 했다.

“커억!”

인간의 힘이라 믿어지지 않는 주먹에 얻어맞은 얼은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빙글!

얼을 날린 강민은 곧장 몸을 돌려 산을 바라봤다.

산의 얼굴은 새파란 상태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이제까지의 전투상황을 보고서도 강민에게서 도망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도리어 전투자세를 확실하게 잡고 강민을 노려보고 있었다.

양 눈에 가득한 것은 전투의지!

강민의 싸우는 모습을 보고서 자신의 상대가 아니라는 건 확실히 알았을 텐데도 도망치지 않는걸 보니 평범한 훈련을 받은 자가 아니라는 것은 명백했다.

‘어디서 길렀는진 모르겠지만 대단하군!’

강민은 감탄하면서 달려갔다.

산의 다리가 강민을 노리고 움직였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피하기는 고사하고 움직였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도 육중한 충격과 함께 몸이 꺾인 것이나 느끼는 것이 고작이겠지!

아니 자신이 죽는 것도 모르고 죽어버릴 것이다.

그러나 강민은 아니다!

그는 즉각 다리를 움직여 마주 날아오는 발을 걷어찼다.

쾅!

뼈와 살로 된 두 다리가 충돌했다.

하지만 이때 난 소리는 마치 돌기둥 둘이 충돌한 것 같았다.

“커억!”

그리고 바닥에 쓰러지는 것은 산 쪽이었다.

강민의 다리와 충돌해 버티기엔 아무리 대단한 훈련을 거쳤다고 하나 역시 인간에 불과한 산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남은 건 하나!’

강민은 순식간에 얼과 산을 쓰러뜨리고 이남식을 쫓아 달렸다.

남은 적은 쓰 하나였다.

그는 강민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자세를 잡았다. 이제까지 이, 얼, 산이 그랬던 것처럼 그 역시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은 알면서도 포기하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나같은 모습에 감탄하며 강민은 적을 맞이했다.

쓰는 강민과 거리가 좁혀지자 양팔을 쭉 뻗었다.

강민은 의아하게 생각하며 주먹을 내질렀다.

팟!

강민의 공격은 빨랐지만 이미 피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던 듯 쓰는 큰 동작으로 고개를 홱 돌려 피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양 손으로 강민의 팔꿈치 부분을 잡았다.

강하게!

콱!

“읏!”

강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쓰의 손에 팔이 잡히는 순간 무시할 수 없는 격통과 함께 팔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완전히 동작이 막힌 것은 아니란 점!

강민은 잠시 왜 이런 현상이 생겼는가 몸을 체크했다.

‘놀랍군!’

답은 금방 나왔다.

쓰는 방금 강민의 팔을 잡으며 마나의 흐름을 엉키도록 해 버렸다.

‘이런 재주를 가진 놈이 지구에 있을 줄이야!’

실질적인 전투능력은 앞서 이, 얼, 쓰에 비해 부족할 수 있지만, 강민과 같은 특별한 강자를 상대하기에는 쓰가 오히려 더 나을 수가 있었다.

‘그래봤자!’

강민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쓰가 자신이 상대하기 골치 아픈 종류의 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체력과 힘, 속도에서 너무도 차이가 난다. 처음 당했던 것은 전법을 몰랐기 때문에 생긴 약간의 허점 때문일 뿐, 쓰가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이긴 것이 아니다.

그 사실을 증명하듯, 강민은 너무도 여유롭게 그의 공격을 피하고 그의 품으로 들어갔다.

“핫!”

이어 쓰의 아랫배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휙!

퍽!

예리한 소리를 내며 날아간 강민의 주먹은 쓰의 아랫배에 꽂혔다.

“컥!”

그의 몸이 심하게 꺾이며 대각선으로 날아올랐다. 강민은 이제껏 그래왔듯 쓰에 대해서도 신경 쓰지 않고 몸을 홱 돌렸다.

중요한 것은 이남산을 추격하는 것!

이남산은 막 차량에 탑승하고 문을 닫는 찰나였다. 차 안에서 그는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기사에게 출발하라 명령하고 있었다.

“어딜!”

강민은 화난 목소리로 외치며 달렸다.

순식간에 그의 몸은 자동차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움직여 차량에 접근했다. 속도는 비근하지만 몸이 작은 만큼 기동성 면에서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우위!

이남식의 차량이 밖으로 빠져나가려 우왕좌왕하는 틈에 그는 이미 차량 사이를 가르고 이남식의 차에까지 접근해 있었다.

“잡았다!”

이남식의 차에 다가간 그는 뒷문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쾅!

철로 된 고급 차량의 문이 종이처럼 우그러들며 구멍에 뚫렸다.

“흐악!”

이남식은 뒤칸에서 공포에 질린 얼굴로 비명을 내질렀다. 곧장 눈물이라도 흘릴 것만 같았다. 뿐만 아니라 이미 전신은 사시나무 떨 듯 벌벌 떨고 있었다.

“순순히 잡혀!”

강민은 호쾌하게 외치며 연속해서 차를 때렸다.

쾅!

쾅!

쾅!

강민의 주먹이 내리꽂힐 때마다 차는 원래의 모습을 잃고 우그러졌다.

그 충격에 제대로 달리지도 못해 속도도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강민에게 잡히는 것도 시간문제에 불과했다.

이제 모두 해결했다고 강민은 마음 편히 생각했고, 이남식은 차에 앉아 지옥을 맛봤다.

“응?”

그때 강민의 등 뒤로 다가오는 기색이 있었다.

강민의 몸이 반사적으로 돌며 주먹을 휘둘렀다.

팍!

손끝에 금속의 감촉이 스쳤다.

이였다.

강민에게 가장 먼저 얻어맞고 튕겨 나갔던 자가 그사이 정신을 차리고 강민에게 달려든 것이다. 강민은 화가 났고 다급했다.

여기서 이를 상대하면 차를 놓칠 수 있다!

위기감에 그의 몸이 재빠르게 반응했다. 발을 높게 들며 다가온 이를 걷어찼다.

섬전과 같은 발차기!

퍽!

“억!”

달려들던 때와 마찬가지의 기세로 이가 뒤로 튕겨 나갔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어서 얼과 산이 마찬가지로 달려와서 강민을 향해 공격하려 하고 있었다.

“크읏!”

어쩔 수가 없었다.

강민은 차에 끼워뒀던 손을 빼내며 몸을 돌려 그들을 상대했다.

이들을 때려눕히는 데 길어야 2초!

그리고 이의 칼을 힘껏 걷어차 차 바퀴를 산적 꼴로 만들어 달리는 속도를 늦추면 따라잡을 수 있다!

그것이 강민의 계산이었다.

“죽어!”

“하얏!”

얼과 산은 포위망을 만들며 화려하게 강민을 향해 공격을 했다.

짜증난 강민은 주먹에는 주먹, 발에는 발로 상대했다.

쾅!

쾅!

손과 손이, 발과 발이 충돌하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누가 그것을 손과 손, 발과 발이 충돌한 소리라고 생각할까. 마치 대리석이 서로 충돌한 것 같은 육중한 폭음!

“컥!”

“끄악!”

동시에 얼과 산이 각자 주먹과 발이 부러진 채 뒤로 튕겨 나갔다.

여기까진 계획대로!

이어 강민은 비호처럼 몸을 날려 이를 공격하며 날려버린 나이프가 있는 곳까지 갔다. 주워올려 날릴 시간 따위는 없었다.

강민은 축구공을 걷어차듯이 칼을 찼다.

팍!

나이프는 강민의 발에 맞고 마치 총알처럼 대기를 가르고 도망가려는 이남식의 차를 향해 날았다. 하지만 그때 이미 쓰가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날렸다.

퍽!

날아오던 나이프가 그의 팔에 맞았다.

물풍선이 터지듯 피가 주변으로 튀어 나이프가 그의 팔을 꿰뚫고 지나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나이프는 너무 많은 힘을 잃었고, 결국 차에 닿지 못하고 땅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부우웅!

끼익!

그사이 이남식의 차는 비명을 지르는 것 같은 소리를 남기고 멀어져 갔다.

“이런……!”

강민은 네 명의 경호원들이 널브러진 주차장에서 곤혹스럽게 중얼거렸다.

이남식을 이 자리에서 놓치다니.

실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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