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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져서 놀러왔다-58화 (58/227)

58화

강민은 무릎을 들어 올렸다.

퍽!

강민의 무릎이 각귀의 사타구니를 강타했다. 무릎에서 무언가 개지는 감촉이 느껴졌다. 각귀가 입을 쩍 벌리고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처참할 정도의 비명이었다.

남자의 본능을 자극하는 비명!

때린 강민도 살짝 섬짓하다 싶었을 정도였으니까. 각귀는 바닥에 떨어진 다음 양손으로 사타구니에 모으고 엉엉 울었다.

“꼴 좋다. 고자새끼야.”

강민은 각귀를 비웃고는 그의 머리를 걷어찼다.

퍽!

머리가 깨지고 피가 튀었지만 사타구니의 고통이 너무 심해 각귀는 반응하지 못했다. 강민이 몸을 돌렷다. 한 성질이 겨우 회복한 손으로 근처 의지를 들고 강민에게 휘두르려 하고 있었다.

강민은 주먹을 마주 휘둘렀다.

쾅!

퍽!

휘두르려던 의자가 강민의 주먹에 얻어맞고 공중에서 박살났다. 강민은 한성질에게 다가갔다. 한성질은 두려움에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장갑낀 손으로 강민은 그의 얼굴을 때렸다.

뻑!

“컥!”

입을 얻어맞은 한성질이 뒤로 무너지듯 쓰러졌다. 그리고 박살난 이 조각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바닥을 굴렀다.

“어어어어...”

제대로 신음도 흘리지 못하면서 한성질은 벌벌 떨었다. 강민은 그런 모습에도 전혀 불쌍해 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서 냉혹하게 말했다.

“넌 죽었어.”

“으으...”

한성질은 공포에 덜덜 떨뿐이었다.

“뭐, 뭐야...”

무댓포로 여기 와 있던 깡패가 무서움에 벌벌 떨다가 도망치려 했다. 등을 보이고 문을 향해 달려가는 젊은 깡패를 보고 강민은 복면 안에서 비웃고는 부서져 떨어진 의자 파편을 하나 걷어찼다.

“어딜!”

팍!

날아간 파편은 도망치는 깡패의 다리에 정확하게 꽂혔다. 아악 비명을 지르며 그 깡패는 바닥을 굴렀다.

강민은 주변을 둘러봤다.

비명을 흘리며 쓰러진 깡패만 주변에 널려 있었다. 일단 이 별장에 있는 깡패 넷은 정리한 것이다. 이제 이지연을 돌볼 차례였다.

강민은 이지연에게 다가가 그녀의 묶은 밧줄을 풀면서 물었다.

“괜찮아요?”

“아... 아아...”

이지연은 충격이 심한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강민은 밧줄을 모두 푼 다음 이지연의 상체를 일으키고 자상하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이제 다 정리했어요.”

“앙앙앙앙...”

그 순간 참았던 것이 터진 듯 이지연은 강민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었다.

이럴 때는 조용히 받아주는 것이 최선이다. 강민은 어린아이의 등을 두드리듯이 이지연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

“자자, 진정하세요. 이제 괜찮아요.”

한동안 그런 다음 이지연이 강민의 가슴에서 얼굴을 떼어냈다.

“고, 고맙습니다. 훌쩍.”

“여기.”

강민은 주머니를 뒤져 손수건을 내밀었다.

“네.”

이지연은 그 수건을 받아들어 눈물과 콧물을 풀었다. 하지만 몸이 벌벌 떨리고 있는게 아직 보였다. 충격이 가라앉았다 말하기는 어려운 모습이었다.

강민은 성급하게 그녀의 입을 열려 해서는 안 되겠다 생각하며 말했다.

“이런 일을 당했는데 놀라는게 당연하겠지만 침착하도록 노력해 보세요.”

“네...”

“잠시 저 개같은 것들을 묶어 정리할 테니까 그 동안 마음을 가라앉히세요.”

이지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강민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주변에 밧줄로 쓸만한 것을 찾아 널부러져 있는 깡패들을 하나하나 묶었다.

강민에게 얻어맞아 완전히 무력해진 깡패들은 아무 반항도 못하고 묶였다. 곧 네 깡패를 굴비처럼 다 엮은 강민은 이지연에게로 다가가 상태를 확인했다.

처음보다는 많이 진정되어 있는 상태로 보였다.

“먼저 제가 누군지 아나요?”

“네. 알아요. 장갑맨이라고...”

이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특별히 관심이 있어 살펴본 것은 아니지만 장갑맨은 처음 알려졌을 당시에 엄청난 화제가 됐다. 문명과 인연을 끊고 살아가는게 아닌 한 아예 모르긴 힘든 일이었다.

“맞습니다. 그런 식으로 알려졌죠. 저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지만.”

강민은 쓴웃음을 지었다. 장갑맨. 웃긴 이름이었으니까. 아마 요즘 미국식 히어로 영화가 히트를 많이 친 덕분이 아닌가 싶었다.

이지연은 갑자기 깨달은 것처럼 송구한 얼굴이 되어 강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하하, 뭘 이런걸로요.”

강민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말했다. 물론 따지고 보면 엄청난 위험에서 구해준 것이니 감사를 받아 마땅하지만, 굳이 강민은 이런 걸로 생색을 내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무엇보다 아직 이 일은 끝난게 아니었다.

“그보다 먼저 이야기 드리죠. 제가 이지연양을 구출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네?”

이지연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우연히 범행장면을 보게 된 게 아니란 거죠. 저는 저 짐승 같은 새끼들이 당신을 노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저를 노린다고요?”

확인하듯 묻는 이지연의 목소리에는 아주 짙은 공포가 느껴졌다.

강민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자초지정을 설명했다.

“제가 저기 스러져 있는 돼지새끼 금고를 털었을 때 이지연양의 얼굴 사진과 신상명세서가 나왔거든요.”

“제 사진...”

그렇지 않아도 무서워하던 이지연의 얼굴이 지금 설명에 아주 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건 중요한 사항이지 이지연도 알아야 했다.

강민은 이야기를 이어갔다.

“저런 깡패들이 괜히 사람 사진을 금고에 넣고 다닐 리가 없죠. 그래서 언제 혹시 노릴 줄 모른다는 생각에 주변을 지키다가 이렇게 구출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하, 하지만 왜...?”

“제가 묻고 싶은 게 바로 그겁니다.”

이지연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지연양을 왜 저 놈들이 노리는지 혹시 짐작가는 바가 없으신지?”

“저, 전혀요... 저희 집은 가난하고... 저는 그냥 고등학생인걸요.”

이지연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답했다.

“흐음...”

강민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가난하다는 것이 특히 의아했다. 가난한 집 소녀를 왜 저런 악당들이 노린단 말인가. 단순히 짐승 같은 성욕을 참지 못해 이런 일을 저질렀다?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이지연은 상당히 아름다운 소녀다.

하지만 강간을 목적으로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보기엔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다. 강간을 그러지 말란 법이 있는건 아니지만 이건 명백히 죽이고 뒷정리까지 생각한 장소 선택이었다. 이지연에게 자신들의 얼굴을 공개한 것도 그렇고 말이다.

그럼 남은 건 한 가지 뿐이었다.

“역시 저 놈들에게 물어봐야 하겠군요.”

강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각귀에게 갔다. 그는 각귀의 머리를 한 손으로 들었다.

“야, 일단 너부터.”

“억...”

각귀는 아직 고통에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성질은 강민에게 입을 얻어맞아 얼굴과 입이 뭉개지다시피 한 상황이다. 말을 할 수 없었다.

강민은 물었다.

“자, 왜 이런 일을 하게 됐는지 말해 보실까.”

“이 새끼...”

시퍼런 원독을 눈길로 뿜어내며 각귀가 말했다.

강민은 피식 웃었다.

“약속이라도 했냐? 저놈도 예전에 비슷하더니.”

한성질을 보며 그리 말한 강민은 주저 없이 주먹을 움직였다. 바람 가르는 붕 소리가 나고 그의 주먹이 각귀의 얼굴을 후려쳤다.

퍽!

“컥!”

고통만 주고 뼈가 다치지 않게 때렸다. 때문에 말을 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각퀴는 이를 갈면서 강민에게 말했다.

“너, 너 지금 돌이킬 수 없는...”

강민은 주먹을 휘둘러 각귀의 배를 때렸다.

“컥!

“...짓은 니가 하고 있다.”

강민은 혀를 차며 각귀를 비웃었다.

“그걸 모르겠냐?”

이어서 강민식 구타가 시작됐다.

퍽!

“커억!”

퍽!

“꺼억!”

퍼억!

“아악!”

옆에서 보는 사람이 공포에 몸을 떨 정도였다. 저러다 죽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신기하게 상처는 나거나 뼈가 부러지진 않았다.

고통을 주고 입을 열어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서였다. 박살난 사타구니가 조차 여러번 다시 더 얻어맞았다.

“으으으...”

강민이 일단 구타를 멈췄을 때, 각귀는 신음을 흘리며 바닥을 벌레처럼 기었다. 강민이 그 옆에 수구려 않고는 머리를 양손으로 잡았다.

“어디보자...”

이어서 사정없이 박치기를 했다.

뻑!

“끄아악...!”

연속해서 했다.

“아악!”

비명을 지르며 눈물을 흘리는 것 밖에 각귀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는 오줌을 쌌고 암모니아 냄새가 났다.

강민이 피식 웃으며 그를 비웃었다.

“자, 아직도 주둥이를 더럽게 놀리는가 보도록 할까.”

“아... 으으...”

“멍멍 짖어봐.”

강민이 냉혹하게 명령했다.

각퀴는 떨리는 어조로 순순히 그 명령을 따랐다.

“머, 멍.”

“아이고 잘했어요. 그래야지.”

진짜 개를 어루만지는 것처럼 강민은 각튀의 머리를 어루만지고 물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자. 왜 저 애를 노렸지?”

“그, 그건...”

눈알을 굴리며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각귀는 이 이상한 복면을 쓴 자가 무서웠지만 그래도 입을 열 수는 없었다.

그러면 죽는다.

끔찍하게.

그러나 각퀴는 상대를 잘못 판단했다. 강민은 각귀가 일찍이 상상할 수 없는 고통스런 죽음을 적에게 무수히 주었던 잔인함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각귀의 행동에서 속내를 읽고 그를 비웃었다.

“눈알을 굴리내?”

손가락을 잡아 꺾었다.

“꺄아아아악!”

처참한 비명을 각귀를 내질렀다. 이지연이 무서워서 히익 하고 작은 신음 소리를 냈을 정도였다. 하지만 강민은 상관하지 않았다.

“눈알을..”

다른 손가락을 꺾었다.

“까아아악!”

또 꺾었다.

“굴려.”

연달아서 꺾었다. “끼아아악!”

강민이 손가락 꺾기를 멈춘 것은 각귀의 손가락 중 꺾을 수 있는 것이 남지 않았을 때였다. 각퀴는 병신이 된 손으로 전신을 바들바들 떨며 엉엉 울었다.

강민은 그를 바라보며 친절한 어조로 물었다.

“이제 말할 수 있겠지?”

각귀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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