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구속 빼고 다 가짐-21화 (21/316)

21화

[(링크)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제가 다 알아서 진행할 테니, Go는 그저 지금처럼 경기와 피칭에만 집중하십시오. - 브라이언(에이전트)]

계약하고 다음날, 클럽하우스에서 대충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브라이언에게 웬 문자가 날아왔다.

뭔가 일을 저지른 눈치인데, 계약하면서 봤던 왠지 모르게 믿음직한 모습에 경기 외적인 일은 그에게 맡기겠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아니, 벌써?

‘아니, 계약한지 아직 24시간도 안 지났을 텐데··· 뭔 짓을 한 거야?’

궁금해서 슬쩍 링크를 누르니, 웬 기사들이 쫙 떴다.

잘은 몰라도 대충 언론사의 이름을 보아, 오클랜드 쪽 지역 언론인 것 같은데···

<텍사스 리그 6월 이달의 선수, Go You-Suck(23). 20 IP ‘0’ R 63K 7BB>

<차세대 에이스의 등장, Go 이달의 선수 수상!>

죄다 내 이야기다.

대부분은 이달의 선수를 축하한다는 내용이고.

어림잡아도 열 개는 되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이달의 선수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건 예상 못했는데.’

사실 이미 확정이나 다름없었기에, 수상 자체는 별감흥 없고, 그냥 소소하게 이름이나 좀 알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훨씬 크네.

아마 브라이언의 작품이겠지.

‘겨우 더블A 리그 이달의 선수 하나 탔다고 이런 반응을 나올 리는 없고. 브라이언이 개입했구만. 하긴, 그러니까 이렇게 친절하게 문자까지 보냈겠지.’

기사들이 올라온 시간대가 비슷한 걸 보아.

미리 작성해놓고 올릴 타이밍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브라이언은 나랑 무조건 계약한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건가?

그리고 이제부터 시작이라···

‘가치를 인정받게 해주겠다더니··· 이런 방식이었구만.’

대충 알 것 같았다.

어제 브라이언이 말했던 '올바른 진실'의 의미를.

“Suck, 대체 뭘 보고 있길래 그렇게 음흉하게 웃어? 혹시 뭐 좋은 거라도 보는 거야? 괜찮은 거 있으면 나도 좀 알려줘.”

기사들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팔린 사이, 누군가 슬그머니 다가와 나직하게 속삭였다.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니 다니엘 고셋이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는데. 언제 온 거야? 아까는 없었는데.

기사 보느라 들어오는 것도 못 봤네.

“그런 거 아니니까, 침 닦아라. 그리고 오늘 등판하는 녀석이··· 엄한 곳에 힘 뺄 생각 말고 등판 준비나 잘해.”

“요즘따라 와스딘이랑 자주 붙어 다니더니, 이제 코치 행세야? 예예,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Suck 코치님. 오늘도 참 Suck이시네요.”

개소리에 코웃음치니, 자기도 민망한지 괜히 입을 삐죽거리는데, 어디서 귀여운 척이야. 다 큰 사내놈이.

“그나저나, 혹시 앤디 못 봤어? 공 좀 받아달라고 하려고 했더니··· 없네? 벌써 누가 불펜 데리고 들어갔나?”

아무튼 고셋으로 인해 그제야 정신이 든 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클럽 하우스를 쭉 훑었다.

이틀 뒤 선발등판이지만, 몇 가지 확인할 것이 있어서, 가볍게 공 몇 개 던질 생각인데. 정작 공 받아줄 앤디 파즈가 안 보였다.

그래서 혹시 아는가 싶어 다니엘에게 물으니, 녀석의 표정이 조금 묘해졌다.

“음··· 아직 못 들었어? 아, 하긴. Suck 너는 어제 할 일이 있다면서 도착하자마자 어디 갔었지? 그럼 모를 수도 있겠네···”

“뭔데 그래? 뭐, 부상이라도 당했어?”

앤디 녀석 요새 표정이 안 좋더니. 부상이었던 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고셋은 여전히 미묘한 표정을 띠며, 슬쩍 검지손가락으로 땅바닥을 가리켰고. 나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렇게 된 거구만.

지금 고셋이 취한 제스처는 마이너리거들 사이에선 ‘강등’을 의미했다.

미국 놈들은 은근히 미신을 잘 믿어서 그런가, 부정적인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걸 꺼리거든.

‘요즘 성적이 안 좋더니··· 결국 갔네.’

“그럼 포수 누구 하나 올라왔겠네. 내려왔거나. 누구야?”

“브라이언 앤더슨이라고. 내슈빌에서 내려왔어. 다른 투수들은 어제 이미 인사했고.”

“걔는 어디 있는데? 나도 얼굴이나 한번 보자.”

“워밍업 중이거나, 아니면 불펜에 들어가 있겠지. 오늘 나랑 배터리로 나가니까.”

“보가 아니라?”

“새로 온 녀석 실력 좀 보겠다는 거겠지.”

그것을 끝으로 고셋은 나중에 보자며 클럽하우스를 나갔고. 나도 유니폼을 마저 갈아입었다.

뭐, 그게 전부다.

‘브라이언 앤더슨이라. 요즘따라 브라이언들을 자주 만나는 느낌이네.’

우리가 감정도 없는 소시오패스라서 그런 건 아니고. 이제와서 일희일비하기엔 너무 많이 겪었거든. 이런 상황을.

‘그럼 걔는 이따가 보고, 경기 뺏긴 보한테나 가볼까?’

그렇기에 지금 우리에게, 나에게 중요한 건 제법 친밀했던 녀석의 강등이 아니라. 당장 공을 받아줄 누군가였다.

####

“···재밌게 나오는군.”

빌리 빈은 화면에 가득 띄워진 기사들을 보며 미간을 좁혔다.

‘여론 선동이라··· 제대로 된 에이전트의 작품이야. 그런데 Go는 분명 에이전트가 없었을 텐데. 새로 계약을 맺었군. 그것도 제법 규모가 큰 곳과.’

언론플레이야 에이전트들의 흔한 수법이지만, 지금의 것은 달랐다.

단순히 몸값이나 유명세를 키우는 정도가 아니라, 지역 팬들의 여론을 흔들었으니까.

‘이스트 베이 타임즈라···’

이스트 베이 타임즈.

적어도 지역 내에서는 절대적인 입지를 가진 언론사다.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산 호세 등, 샌프란시스코만을 끼고 있는 대부분의 도시에서 가장 익숙한 신문이고.

지역이 지역이다 보니, 스포츠 부문은 자이언츠와 애슬레틱스를 주로 다루는데. 오늘 갑자기 그런 언론사에서 고유석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기사가 올라온 다른 언론사들 역시 그저 그런 타블로이드가 아니라, 제법 유력한 곳들이었고.

‘팬덤이 흔들리겠군.’

기사들을 확인한 빌리 빈은 피식 웃었고. 그것은 기분 좋은 미소보다는 씁쓸한 냉소에 가까웠다.

아주 노골적이지 않은가?

기사에는 참고자료로 하이라이트 영상이 실려 있다.

멋들어지게 삼진을 잡는 영상은 딱 커뮤니티에 올리기 좋은 재생 시간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는 참 ‘친절하게도’ 같이 가져가라는 건지, 영상의 아래에는 고유석의 성적까지 적혀 있다. 열 개가 넘는 기사들 모두 다.

‘이것만 본다면, 제2의 스트라스버그가 따로 없군. 이것만 본다면 말이야.’

그걸 본 A’s의 팬들은 어떠한 반응을 보일까?

‘아! 이 투수는 참 잘하는 투수 구나! 서클이 죽여주는구나! 기대해볼만한 유망주구나!’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

전미를 강타했던 유망주, 스트라스버그. 적어도 애슬레틱스의 팬에게는 그렇게 느껴질 거다. 언젠가 팀을 구원해줄 희망으로.

저조한 팀 성적, 그것의 원인인 참담한 선발진. 그것에 이미 충분하게 시달리고 있는 그들이니까.

‘이런 ‘엄청난 유망주’가 보호명단에 등록되지 않았고, 룰 5 draft 대상자라는 것까지 꾹꾹 눌러 담았어.’

에이전트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겉으로 보이는’ 팩트로 싸우시겠다? 무브먼트나 스터프처럼 가장 중요한, 허나 마이너리거라서 오히려 잘 드러나지는 않는 것들은 집어치우고서.

‘틀린 행동은 아니지. 성적이 대단한 건 맞으니까. 객관적인 지표로만 따진다면, A급, 아니 그 이상의 유망주야.’

에이전트는 요구하고 있는 거다. 지금 그의 성적을 인정하고, 그것에 알맞은 대우와 관심을 주던가. 아니면 이런 유망주가 사실상 공짜나 다름없이 타 구단에게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진 팬들의 몰매를 맞던가.

당장 선택을 내리라고.

아니, 사실상 협박이지.

지금 A’s는 당장 성적이 안 좋더라도, 어떻게든 팬들에게 희망을 보여줘야 했다.

언젠간 나아질 거다, 상황이 좋아질 거다. 미래에는 다를 거라는 희망을.

‘우린 가난하지. 내년부터는 이익분배마저 줄어드니, 더욱더 가난해질 거고.’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가난한 연고지를 가지고 있고. 인기 역시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 구단주는 절대로 자기 지갑을 열 생각이 없다.

이런 A’s에게 그나마 생명줄이었던 건 다른 구단들에서 발생한 이익분배였는데. 내년부터는 그마저도 줄어든다.

그러니 이제는 오직 가난한 마켓과 팬들에게만 기대야 하는데. 그런 팬들에게 구단이 외부영입도 시원찮은 주제에 유망주조차 홀대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준다고?

같은 동네 이웃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함께, 같이 손잡고 연고지를 이전하려는 게 아니라면야,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리고 단순히 이게 끝은 아니겠지. 유능한 사람이라면 단발성으로 끝내지 않을 테니까. 성실한 사람이라면, 지금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을 거고.’

빌리 빈은 점점 더 귀찮아지리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닥쳐올 일과 비교하면, 이 정도는 겨우 잽에 불과할 테니까.

‘지난 회의로 40인 로스터 등재는 이미 결정이 났지만··· 겨우 그 정도로 만족하진 않겠지.’

조금 더 물어뜯은 뒤에 협상을 요구할텐데. 그때 과연 어디까지 내줘야 할까? 과연 어느 정도까지 원할까? 벌써부터 한숨이 저절로 나왔고. 그에 빌리 빈이 거칠게 이마를 쓸어내리는 순간 전화기가 요란하게 울렸다.

“누구야?”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입니다. 연결할까요?”

“···연결해.”

슬슬 트레이드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었기에, 각 구단 수뇌부 간의 연락이 잦았다.

특히나 매물이 확실한 A’s의 사장인 빌리 빈은 가장 많은 연락이 오는 사람 중 하나고.

-빌리, 잘 지냈어?

“나야 늘 잘 지내지. 자네야말로 어쩐 일이야?”

-당연히 비즈니스 때문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힐과 레딕을 원해. 팔 생각인 거 다 알아, 값은 충분히 맞혀줄 수 있어. 3대4트레이드 어때? 우리가 한 명 더 넘겨줄게.

“레딕, 힐 말고 나머지 하나는 누군데?”

그러니 딱히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왠지 느낌이 안 좋았다.

어쩌면···

-별거 아니야, 너희 팜 더블A 투수 있잖아, 요새 거품이 좀 낀 녀석. 올해 룰 5지? 너흰 로스터가 꽉 찼으니, 지명할당으로 자리를 만들어야 할 텐데, 귀찮게 그러지 말고, 그냥 지금 적당한 값 받고 우리한테 넘기는 게 낫지 않겠어?

그 이름 모를 에이전트가 빌리 빈 자신의 생각보다 조금 더 성실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벌써 시작됐군.’

####

‘생각보다 쉽게 설득됐어. 시간이 꽤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긴, 그만큼 Go의 성적이 좋으니까.’

브라이언은 씨익 웃었다.

고유석과 계약한 직후, 그는 단 1분조차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에이전트 일을 하며 긴밀한 관계를 맺은 기자들에게 좋은 기사를 부탁한 거야, 이미 계약 전부터 준비했던 것이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으니까.

그는 가장 먼저 다저스를 흔들었다. 다저스의 Ryu가 보라스 코퍼레이션 소속이기에, 가장 가깝기도 했고. 또한 애슬레틱스와 원래도 트레이드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주고받은 구단이었으니까.

‘기존의 제안에 Go만 살짝 끼워 넣는 거지.’

물론 다저스 역시 팜이 좋은 팀이고, 준수한 투수들도 많았기에 마냥 쉽지는 않았다.

허나 당장의 뛰어난 성적, 그리고 독특한 한 가지가 그의 설득을 도와줬다.

‘Ryu와 Go가 같은나라 출신이라, 좋은 멘토가 되어줄 거라는 말이 생각보다 잘 먹혀들었어.’

물론 Ryu가 그런 성격인지는 모른다. 사실 베테랑이 루키에게 그러한 종류의 자비를 베푸는 건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니까.

하지만 간혹 리그 내에서 소수에 해당하는 국가들,

예를 들어 다른 북중미 국가 출신 선수들의 경우 같은 국적을 가진 선수끼리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았기에.

그것을 예시로 들어 설득했는데. 다행히 잘 먹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진짜로 다저스로 보내면 안 되지. 거긴 너무 구멍이 좁아. 선발진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외부에서 영입이 가능한 팀이니까. 팜 내에서의 경쟁도 치열하고.’

다만 노력을 기울이기는 했으나, 다저스는 진짜 목표가 아니었다.

무조건적으로 오클랜드에 남길 생각도 없지만. 기왕 트레이드된다면, 오히려 데뷔 시기가 늦어질 다저스보다는 훨씬 더 편한 곳으로 보내야겠지.

‘파드리스와 디백스 정도면 괜찮은 옵션이 되겠지. 특히 디백스는 그레인키 계약 때문에 외부영입이 힘들 테니, 딱 좋아.’

다행히 갈 곳은 많다.

선발 망한 팀은 수두룩하고.

그중에는 후일을 기대할 팜마저도 영 좋지 않은 곳들도 많았으니까.

‘룰 5는 구단들로서도 도박이지만. 트레이드는 제법 솔깃하겠지. 일단 데려와서 보호명단에만 올리면 되니까.’

트레이드가 되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다. 그런 제안 하나하나가 곧 선수의 가치가 되어줄 테니까, 애슬레틱스는 압박을 느낄 거고.

-브라이언, 또 무슨 일이야? 기사 올라 간지 아직 몇 시간 안 된 거 같은데··· 벌써 검열하려고?

“그럴 리가 있나! 보니까 글솜씨가 더 좋아졌던데, 나중에 작가로 전업하는 게 어때? 나도 한 권 사지.”

브라이언 자신이 그렇게 만들 거니까.

에이스의 팬들은 좌절과 자포자기 상태다.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런데 알고 보니 자신들의 팜에 엄청난,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대주가 있었다면 어떨까? 향후 에이스 역할까지 기대할만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선수가 있다면 말이다.

‘팬들에겐 한 줄기 희망이 되겠지. 구단의 미래가 될 거고.’

그런 팬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애슬레틱스에게는 껄끄럽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품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겠지.

-하하, 나한테 그런 상상력이 어딨어? 괜한 소리 말고, 본론을 말해봐. 뭔가 있는 눈친데? 그치?

“아, 다른 게 아니라. 트레이드에 관한 좋은 소스를 들어서 말이야.

-트레이드? 뭐, 에이스? 누군데, 힐, 레딕. 둘 중 누구야? 거래 구단은 어디고?

“다저스야. 매물은 힐과 레딕 두 사람 다. 거기에 추가로 Go까지.”

그걸 해내기 위해선 이런 전화 한 통이 필요했다. 이런 것 하나하나가 곧 불쏘시개가 되어줄 테니까.

-흐음··· 레딕이나 힐이야, 이미 이전부터 이야기가 오갔지만. Go까지 들어갈 줄은 몰랐는데?

“확실한 소스가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믿어. 내가 거짓말하는 사람은 아니잖아?”

불쏘시개가 점점 더 쌓이다 보면, 결국 활활 타오를 거고. 그때가 되면 먼저 백기를 들어 올리겠지.

‘애슬레틱스의 성적이 바닥을 치고, 반대로 Go의 성적이 치솟은 순간. 관계는 이미 역전됐어. 그저 지금까지 써먹지 못했을 뿐.’

결국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성적이다. 모든 가치는 성적으로서 책정되고. 그의 고객의 가치는 그런 성적을 통해 이미 증명됐다.

그렇기에 브라이언은 그저 그에 걸맞은 합당한 대가를 받고 싶었다.

물론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다.

아직 시즌은 한참 남았으니까.

그러니 혹시라도 다시 관계가 역전되기 전에, 미리 약속을 받아놔야겠지.

‘만약 남는다면, 40인 로스터는 어차피 당연하고, 내년 시범경기 선발등판 기회를 보장받아야겠지. 추가로 Go를 위한 인스트럭터를 요청하는 것도 나쁘지 않고. 그리고...’

꽤나 어렵겠지만, 그걸 해내는 게 브라이언 자신이 역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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