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다음 날,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 불펜 피칭을 하면서 알게 된 두 가지다.
하나는 좋은 거고, 하나는 나쁜 건데.
“서클이랑 슬라이더는 확실히 자리를 잡았네. 제구도 안정적이고.”
먼저 좋은 정보는 야구의 신께서 내려주신 거룩한 축복이 일시적인 게 아니라는 거다.
세 경기, 기간으로 따지면 열흘이 넘도록 유지되고 있으니, 이제는 진짜 내 실력이라고 봐도 되겠지.
“쓰리핑거는 본격적으로 써먹기엔 아직 이르겠죠?”
“지금은 그냥 배팅볼 수준이니까. 좀 더 숙련이 되던지, 아니면 타자들 머릿속에 Go 네 서클이 콱 박히던지. 둘 중 하나가 필요할 거야.”
지난 경기의 히든카드였던 쓰리핑거 체인지업-이라고 쓰고 살살 던진 직구 배팅볼이라고 부르는 그것도 한번 시험해봤지만, 역시 아직은 이르다.
“그래도 서클이랑 투구폼의 거의 같아서, 완성도가 좋아지면, 레퍼토리에 넣어도 괜찮을 거야.”
그래도 가능성은 풍부하기에 일단은 계속 연습 중이다.
아, 잠깐 딴 길로 샜네.
이게 나쁜 소식은 아니고. 진짜 나쁜 건 따로 있다.
“구속도 뭐, 평소처럼 나오네. 패스트볼도 마찬가지고. 커브는··· Go, 절대로 던지지 마.”
바로 내 영빨이 떨어진 것.
내가 가진 구종은 포심, 서클, 슬라이더. 그리고 봉인된 Very Slow 커브와 막 추가된 쓰리핑거 체인지업. 총 다섯 가지인데. 서클과 슬라이더가 차례차례 긁혔으니, 이제 패스트볼이 터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애석하게도 추가적인 축복은 없었다.
매일 밤마다 빌고 빌었던 구속도 여전히 똑같고.
너무 욕심내는 거 아니냐고?
세 개나 터졌으니, 그걸로 만족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원래 세 개를 받으면, 네 개, 다섯 개도 받고 싶은 법이지. 그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쓰읍, 그렇게 열심히 빌었으면 1마일 정도는 올려줄 법도 한데. 아주 끄떡도 없네.’
뭐, 아무튼 전체적으로 지난 훅스 전과 같았고. 컨디션도 아주 적절~하다.
어젯밤 마음의 짐을 하나 덜어서 그런지, 괜히 몸이 더 가벼운 것 같기도 하고.
그냥저냥 6이닝 정도는 손쉽게 던질 수 있는 정도?
투구수 조절하면 그 이상도 무난하게 가능하고. 물론 상대팀도 받쳐줘야겠지만. 잘 받쳐줄 거라고 확신한다.
‘쎈 놈들만 줄줄이 만나서 그런가. 왜 이렇게 쉬워 보이냐.’
오늘 경기 상대팀은 샌 안토니오 미션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의 더블A팀이다.
현재 리그에서 압도적인 꼴찌를 달리고 있는 팀인데.
성적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타자들의 실력이 아주···
‘별로지. 심각하게.’
형편없다.
애초에 실력 좋은 놈들이 많았으면, 리그 전체에서 꼴찌하고 있지 않았겠지.
전체적인 타자들의 능력 자체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닌데.
지난 경기들에서 요주의 인물이었던 벨린저나, 브레그먼 같은 타자도 없다.
무슨 뜻이냐고?
‘내 세상이라는 거지. 간만에 머리가 좀 편하네.’
마이너 짬밥이 이 정도 되면 대충 견적이 나온다.
아, 오늘은 대충 얼마나 맞겠구나. 열심히 얻어터지면서 생긴 육감이지.
그 식스센스가 최소한 이번 경기는 걱정 말라고. 네 마음대로 날뛰어 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애초에 갑자기 잘해지기 전에도 그나마 해볼만한 놈들이었는데. 지금은 말할 것도 없지.
그 속삭임을 믿고 기분 좋게 마운드로 걸어가는데···
“아··· 오늘 선발투수 저놈이야? 간만에 경기 보러왔더니··· 괜히 왔네. 티켓 지금이라도 환불되나?”
“왜? 저번에 교체해서 들어왔을 때는 잘하더니만? 시원한 맛은 없어도, 타자들 잘 잡던데. 도노반 네가 너무 깐깐한 거 아니야?”
“그때는 그냥 운 좋게 한번 잘한 거고. 저 자식 저거, 원래는 더럽게 못해. 내가 몇 경기를 봤는데 모를까.”
불쾌한 말들이 슬며시 들려왔다. 위치는 관중석, 누구야?
‘아는 얼굴이구만.’
마이너리그라 하더라도, 일단은 지역 프로야구팀이니, 꾸준하게 방문하는 이들이 있다.
당장 전 세계 프로야구 통틀어서 관객 순위 2위가 마이너리그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락하운즈 역시 연고지인 미들랜드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팀인데.
문제는···
‘그래서 그런지, 미들랜드 시민들 대부분이 날 안 좋아한단 말이야. 경기장까지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그런 사람들 태반이 나를 싫어한다.
이해는 해, 마이너라고 해도 티켓 값은 받고, 그게 또 생각보다 높거든.
비싼 돈 내고 야구 보러 왔더니, 웬 이상한 동양인 투수가 마운드에서 똥볼만 죽어라 던지면서 얻어터지더니, 결국 팀을 패배로 이끌면 나 같아도 싫겠다.
텍사스라는 지역 자체가 전통적으로 한국인과 잘 안 맞는(?) 곳이기도 하고.
‘그래도 거, 한 경기 제대로 보여줬는데도 저 난리네.’
그래도 좀 억울하다.
훅스 전에야 그쪽 홈에서 했으니, 못 봤다고 쳐도.
그 전에 드릴러스 전에서 무려 3이닝 퍼펙트! 심지어 5탈삼진! 이런 대단한 모습을 보여줬는데도 저러니, 억울해서 살겠나.
‘특히 저 어르신. 자주 얼굴 보는 양반인데. 날 진짜 X나게 싫어한단 말이야. 생긴 것도 꼬장꼬장해가지고.’
같이 온 친구를 설득까지 하면서 나에 대한 불신을 표출하는 한 노신사.
나이도 지긋하신 분이 손자뻘인 놈한테 왜 그러나 몰라.
입 삐죽거리면서 쳐다보다가 눈이 마주쳤는데, 아주 강렬한 의지가 돋보인다.
‘오늘도 못 하면 네 사지를 찢어버릴 테다!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 미국인들 스포츠 참 좋아해. 저렇게 과몰입하는 거 보면.
‘걱정 붙들어 매쇼, 할배. 오늘 아주 제대로 눈에 박아 넣어 드릴 테니까.’
피식 웃으며 살짝 윙크하니 더욱더 표정이 괴상해진다.
저 새끼는 왜 갑자기 친한 척이지? 아침에 약이라도 빨았나? 아주 얼굴에서 다 드러나네.
아이고, 할배요.
‘표정으로 욕하는 건 또 처음보네.’
어쩌겠어. 내 잘못이지.
못한 게 죄지, 못한 놈 불신하는 게 죄는 아니니까.
그렇기에 오늘 단단히 보여줄 생각이었다. 달라진 모습을.
‘상대도 좋잖아?’
마운드에 우뚝 서서, 타자들을 내려 봤다. 성적이 안 좋아서 그런가, 다 똥 씹는 표정이네.
특히나 1번타자. 바우스필드.
얘 표정은 아주 살벌하다.
어떻게든 맞추고 나가겠다는 의지가 절절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도 그럴 것이···
‘며칠 전 나랑 비슷한 상황이니까.’
타율은 .186. OPS는 .567.
환상적인 성적이다.
각성하기 전의 내 성적과 비교해도 얘가 훨씬 심각성이 높다.
그러니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데. 며칠 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조금 마음이 짠했지만, 어쩔 수 있나.
“스트라이크 아웃!”
내 코가 석잔데.
4구째에 몸 쪽으로 박아 넣은 슬라이더로 깔끔하게 루킹 삼진. 그것으로 이번 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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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로 돌아와 마른 목을 축였다. 벌써 3이닝이 지나갔는데. 맞은 안타는 단 하나.
삼진은 네 개를 잡았다.
‘지금까지는 참 좋은데···.’
슬쩍 벤치를 훑었다.
정확하게는 선발투수들을.
‘왈터가 돌아오면 좀 짜증나겠지.’
이번 두 번의 선발등판은 어디까지나 운이다. 코리 왈터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생긴 빈틈을 잘 비집고 들어간 거니까.
인대가 끊어진 것도 아니고, 염좌 정도이니, 아마 며칠 내로 다시 합류할 텐데···
‘내가 해놓은 성적이 있으니, 예전처럼 아예 밀려나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경쟁은 해야겠지. 선발자리 놓고서. 다른 선수들이랑.’
5선발 로테이션 중.
조엘 서든. 다니엘 고셋. 라울 알칸타라. 크리스 젠슨. 이 네 명은 확고한 입지를 가지고 있다.
코리 왈터 역시 그런 존재였지만, 이번의 이탈로 자리가 불안해진 상태고.
그러니 비벼볼만 한 건 얘밖에 없지. 왈터 입장에서야 자기 쉬는 동안 치고 올라온 놈이 자리까지 뺏으려 드는 셈이겠지만. 그거야 걔 사정이고.
‘나랑 왈터 사이에서 저울질할 텐데. 그러다 보면 또 시간만 끌린단 말이야.’
경쟁은 사람을 발전시킨다고 하는데, 어떤 놈이 한 개소린지는 몰라도, 하는 입장에선 아주 엿 같다.
기회는 기회대로 줄어들고, 자리는 자리대로 불안하고.
실력으로 차지하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도 있겠지만. 그렇게 될 때까지 허비되는 시간이 짜증난다는 거지.
어찌어찌 경쟁에서 이겼다 싶으면, 바로 시즌 막바지니까.
‘왈터 녀석, 선발투수치고는 체력이 안 좋지. 4이닝만 던져도 구위가 훅 떨어지니까.’
다행인 점은 지금 상황이 내게 이롭다는 것과 가장 유력한 경쟁자인 코리 왈터의 경우 크나큰 단점이 있다는 것.
어찌 보면 체질적으로 선발이 안 맞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성적 자체는 좋기에 큰 문제는 아니다.
‘오기 전에 제대로 못질을 해놔야겠어. 다시는 넘보지 못하도록.’
다행히 그 좋은 성적의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이걸론 부족했다.
더욱더 압도적인 모습이 필요할 테니까. 감히 경쟁이라는 말 자체를 꺼내지 못할 정도의 모습이.
‘어설프게 잘하는 거로는 괜히 시간만 질질 끌릴 테니. 그 전에 확실하게 보여줘서, 일찌감치 경쟁 자체를 종결시키는 게. 나한테도, 왈터 녀석한테도 더 좋겠지.’
본인이 듣는다면 뭔 개소리냐고 하겠지만. 어쩌라고, 그러게 꼬우면 부상을 당하지 말았어야지.
“Suck, 왠지 표정이 좀 진지한데?”
“쟤가 저런 표정이니까 뭔가 안 어울리지 않아? 안경 쓴 고릴라 같다고 해야 하나.”
“거기! 어디 감히 신성한 선.발.투.수님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려! 이 무례한 것들!”
“평소랑 똑같은데?”
“우리가 아는 Suck, 맞네.”
“쟤 방금 선발투수라는 거 강조하지 않았어?”
“그새 자기 거라고 침 바르는 거지. 왈터 녀석, 저 모습 봤으면 기어서라도 마운드에 올랐을 텐데.”
이제 이건 내 자리야! 내 거라고! 어떻게든 더블A에서 살아남기만을 바랐었는데.
역시나 욕심은 끝나지 않았다. 운 좋게 쟁취한 선발자리에 이제는 확실하게 이름표를 박아 넣고 싶어졌으니까.
추악한 욕심일 수도 있겠지만. 경쟁과 마찬가지로 원래 그 욕심이라는 게 사람을 발전시키는 법이지.
3이닝을 던졌는데도, 오히려 경기 시작하기 전보다 훨씬 더 힘이 넘치는 내 몸이 그걸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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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이크 아웃!”
“아··· 진짜 X같-”
지난 이닝보다 더 강력해졌다.
다시 올라온 상대 투수를 본 닉 슐츠의 생각이었다.
단순히 그 혼자 느낀 건 아니다.
그의 다른 동료들 역시 비슷한 감상을 뱉었으니까.
“상대투수, 뭔가 더 X같아지지 않았어?”
“어, 뭔가 기어가 올라간 느낌인데? 뭐야, 지금까진 완급조절이라도 했던 건가? 토레스, 넌 어땠어?”
“인터벌이 너무 빨라. 숨 돌릴 시간 자체를 안 줘.”
자존심이 상했다. 같은 리그에서 뛰는 투수가, 다른 것도 아닌 우리를, ‘나’를 상대로 지금까지 힘 빼고 던졌다는 뜻이니까.
‘니가 무슨 메이저리거라도 되냐? 어디서 잘난 척이야?’
호승심이 올라갔다.
같은 리그에 있고, 같은 경기에서 뛰고 있는데. 내가 쟤한테 뭐가 꿇리는데?
그런 마음으로 타석에 오른 닉 슐츠였으나.
“스트라이크!”
초구가 들어온 순간 지옥불처럼 타오르던 가슴에 한기가 찾아왔다.
몸쪽으로 쑤셔 넣은 포심.
변변찮은 구위와 하찮은 구속을 가진 별 볼일 없는 공인데. 이상하게 목을 조준한 화살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차마 배트가 나가지 못했고. 사실 이건 추상적인 의미고, 그냥 타이밍을 빼앗겨서 그런 거겠지.
어쩌면 조금 꿇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집중하자, 어렵긴 해도 충분히 해볼만-’
“스트라이크!”
간신히 정신을 재정비하고, 어떻게든 대처하려는데. 그 순간 2구가 날아온다.
황급히 배트를 휘둘러봤지만, 놀리듯 떨어지는 공.
또 그 X같은 체인지업이다.
‘사인 조율도 안 했어. 지금 나한테 막 던지는 거야?’
머리가 새하얗게 물든다.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공을 던지는 투수에 망치로 한 대 얻어 맞은 것처럼 정신이 멍했다. 지금 대체 뭐 하는 거지? 날 겨우 이 정도로 여긴다고? 대충 아무렇게나 던져도 잡을 수 있는 놈으로?
그 잠깐의 적막 후에 찾아온 것은 더욱더 거센 분노였다.
“지금 내가 우습냐? 아무렇게나 잡을 수 있는 놈으로 보이냐고.”
울분을 담아 포수에게 말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다. 그것이 더 짜증난다.
뭐라고 대꾸라도 하든지 해야 다시 쏘아 붙일 텐데. 아예 묵묵부답을 해버리니, 너는 트래쉬 토크할 가치도 없는 놈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투수나 포수나. 자신을 아주 봉으로 취급하는 거겠지.
‘오냐, X발, 개취급 하는데, 개처럼 굴어야지.’
화가 나서 그런지는 몰라도 배트에 힘이 조금 더 실렸다.
감정이 온통 배트로 집중된 것만 같았고, 맞추는 모든 것을 멀리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애석하게도.
“스트라익아웃!”
힘을 발산하지는 못했다.
한번 더 뚝 떨어지는 서클 체인지업.
쭉 바깥쪽으로 던지더니, 이번에는 안쪽 코스.
결과는 또 다시 헛스윙 삼진.
‘하, X발.’
급격한 분노 이후, 찾아온 것은 약간의 허탈감. 그리고 깨달음이었다.
다르다. 무조건 다르다.
앞선 동료들의 말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피칭 사이의 간격이 극도로 좁아졌고. 그런 주제에 공은 더 날카롭다. 제구는 딱딱 박히고.
이게 가능하다고? 그럼 왜 진작 안 했던 거지?
‘막 던진 게 아니야. 이미 계산 다 마쳐놓고, 거기에 딱딱 맞춰서 던진 거지.’
그래도 이제 두 번째 타석이니, 한번 때려볼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예 손 댈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서클 체인지업이 그냥 엄청나게 강한 정도였다면. 이번 타석의 마지막을 장식한 그것은 마치 마구처럼 느껴졌으니까.
닉 슐츠는 탈력감에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며 타석을 비웠고.
그런 자신을 돌려세워 놓고도 여전히 눈에 불이 켜진 투수의 모습에 약간의 공포감마저 자라났다.
‘완전히 괴물이네.’
아직도 부족하다고? 한 팀을, 팀의 타자 전부를 짓밟아 놓고서?
이제 좀 힘을 빼고 던져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경기일 텐데.
배부름이라는 것 자체를 모르는 것처럼 탐욕스럽게 타자들을 씹어 삼키는 투수의 모습은 마치 사악한 괴물처럼 느껴졌다.
너는 안중에도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괜스레 울적한 기분도 들었고.
‘더블 A, 다르다는 말만 들었지, 막상 올라오고 나서는 할만 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더블A부터는 다르다는 그 말은 바로 저런 놈들을 지칭한 이야기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