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8화
브라이스 하퍼는 슈퍼스타다.
비록 스스로 재능을 만개하며 정점에 도달하였던 2015년, 22세의 나이 이후.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더는 최고의 선수로, 역사상 최고의 재능으로도 꼽지 않는 사람들이 생겨나기는 했지만. 최소한 그가 현시점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브라이스 하퍼, Go에게 홈런 예고!? 홈런 더비 우승 직후, 관중석의 Go를 가리킨 하퍼!>
<브라이스 하퍼의 갑작스러운 행동, 그 진짜 이유는?>
<‘Mondo’의 쇼맨십이 이번에도 발휘되나? Go에게 전면으로 도전장을 던지다!>
그런 슈퍼스타가 또 다른 슈퍼스타에게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심지어 홈런 더비 우승 직후에, 올스타전이 코앞으로 다가온 순간에.
사소한 행동 하나마저 의미가 부여되는 것이 슈퍼스타이기에, 안 그래도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그가 선보인 행위는 당연히 일파만파 퍼져나갈 수밖에 없었다.
<브라이스 하퍼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Go!>
<고유석, 브라이스 하퍼에게 손가락질! ‘삼구삼진을 잡겠다’? 정확한 의미는 파악 불가!>
그리고 그런 행위를 당한 또 다른 슈퍼스타, 고유석 역시 그에 화답했고 말이다.
하퍼의 행동이 그 의미가 모호하여, 여러 추측을 낳았다면, 그에게 고유석이 돌려준 대답은 조금 더 직설적이었다.
하퍼를 검지로 가리키더니, 손가락 세 개를 펼치는 것도 모자라, 대놓고 목까지 그어버렸으니까.
그 손짓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것으로 사실상 올스타전에서 두 사람의 맞승부가 성사됐다.
양쪽 다 관심을 빨아들이고, 그 빨아들인 주목을 다시금 이슈로서 낳는 스타들이기에.
서로가 주고받은 행위만으로 이미 분위기가 형성되어버렸으니까.
[#A’s]
[하퍼 자식이 괜히 일을 만들었어.]
└트라웃도 아니고, 솔직히 이젠 하퍼는 급이 안 맞지 않나?
└괜히 도발한 거야. 이슈를 만들려고. 사람들한테 주목받는 걸 좋아하는 녀석이니까.
└Go가 너무 흥분한 게 아닐까? 자이언츠전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괜히 하퍼 때문에 무리하는 건···
└난 오히려 Suck이 더 좋아졌어! X발, 도발을 받았으면, 돌려주는 게 진짜 남자지!
└로스터 보니까 하퍼가 6번타자던데, 이참에 이번에도 여섯 타자 연속 삼진 잡으면 되겠네! 마지막은 하퍼를 제물로 삼아서!
[#WSNationals]
[그래, 몬도라면 이 정도 깡은 있어야지! Suck이 별거냐? 하퍼는 홈런왕이다 이거야!]
└내가 이래서 브라이스를 좋아하는 거야! 항상 우리한테 재미를 주잖아!
└오히려 심장이 철렁하더라. 얜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철이 안 들었어?
└마음에 안 들면 꺼져. 그게 하퍼니까.
└이번 시즌 유일한 피홈런이 퇴물 된 푸홀스한테 맞은 거라며? 이참에 브라이스가 하나 추가해주면 그림이 예쁘겠네!
└그럼 진짜 최고지, 정작 같은 지구인 트라웃은 못 쳤는데 하퍼가 올스타전에서 날려버리면··· 상상만으로 좋네:D
팬들 역시 자신들의 스타를 응원하며, 올스타전을 기다렸다.
부디 자신의 히어로가 상대에게 날린 ‘예언’이 들어맞기를 기원하면서.
└Suck이랑 하퍼 때문에 나머진 들러리가 됐네.
└그러게, Go야 그렇다 쳐도 하퍼는 솔직히 올해는 좀 별로지 않나?
└하퍼가 스타는 스타야, 이런 식으로 주목을 빨아 당기네.
└미친놈들이 지들만 올스타냐? 둘이서 아주 쿵짝쿵짝 잘 맞네.
그 두 사람으로 인해, 올스타라는 명칭이 무색하게도 깔끔하게 묻힌 선수들의 팬들은 황당한 웃음을 지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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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욱하는 마음에 나도 모르게 손짓하긴 했지만, 사실 원래 계획과 크게 달라진 건 아니다.
‘하퍼야, 보너스를 위해선 어차피 삼진으로 잡아야 했으니까, 별 상관없지.’
원래도 삼진 잡기는 해야 했거든. 올해 내 올스타전의 주목적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30만 달러를 위해서.
대체 그 보너스 조건이 뭐냐고? 별건 아니다, 광고 계약을 하면서, 사측에선 한 가지 제안을 걸었었지.
가장 먼저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등판할 것. 이거야 뭐, 사실 6월, 아니, 5월이 끝났을 때부터 이미 확정이나 다름없기에 당연한 거고. 두 번째가 하이라이트인데.
‘TV 광고와의 연계 및 현실감 증가를 위해, 올스타전 마지막 이닝에서 가능하면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줄 것.’
세 타자 연속 삼진.
이게 보너스의 메인이지.
중간에 나갈 광고가 더욱더 실감 나게 느껴지기 위해서, 마지막 이닝은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줄 것을 부탁했었다.
무조건 해야 하는 건 아니고, 만약 달성한다면, 기존 광고 계약금인 100만 달러에, 추가로 30만 달러를 보너스로 조건부 지급하기로 했지.
그러니, 세 타자 연속 삼진을 달성하기 위해선, 올스타전 6번타자인 브라이스 하퍼를 무조건 삼진으로 잡기는 해야 했기에.
이번 일로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그냥 평범한 삼진이, 삼구삼진으로 변한 것뿐이지.
“오, 저~기 리버스 밤비노가 드디어 오시네.”
“리버스 밤비노? 그건 또 뭔 X같은 말이에요?”
“밤비노는 예고홈런을 했잖아, 반대로 넌 예고 삼구삼진을 날렸고. 그러니 리버스 밤비노지.”
다만 그걸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말이다.
팬들과 미디어가 활활 불타올랐다는 거야 이미 듣긴 했지만, 선수들 사이에서도 은근히 이슈가 된 것 같다.
제드 라우리는 대뜸 말 같지도 않은 이유로 날 리버스 밤비노라고 지칭하더니. 라커룸에 들어가니까, 다른 선수들도 죄다 그 얘기뿐이네.
“멋지더라, 당당하게 삼구삼진을 예고하다니, 하퍼 걔 좀 놀란 것 같던데?”
“우리 팀이랑 할 때처럼 던져. 그럼 하퍼가 놀라서 자빠질 걸?”
“최고의 투수는 쇼맨십도 남다르긴 하네. 피칭만큼 훌륭한 손짓이었어. 실천하면 더더욱 최고일 거고.”
날 보면서 클클 웃기도 하고, 무언가 응원을 보내기도 하고. 멋있다면서 엄지를 세우기도 하고.
“우린 어차피 MVP는 기대도 없으니까, 여섯 타자 연속 삼진까지 가버려. 마지막 삼진은 하퍼로 잡고. 네가 예고했던 대로 삼구삼진으로 말이야.”
“아메리칸의 자존심이 Go, 너한테 걸렸어, 알지? 예고했던 대로 삼진으로 잡아.”
몇몇은 진심을 담아, 삼구삼진을 기원하기도 했다. 약간은 리그 간의 자존심 대결로 번진 셈이지.
어쨌든 각자 리그에서 대표격인 선수들이, 현장에서 서로 도전장을 주고받았으니 말이야.
졸지에 아메리칸 리그의 대장이 돼버렸구만.
‘난 코리안인데?’
정작 난 코리안인데 말이지.
내가 왜 아메리칸이야.
남의 국적이랑 혈통을 마음대로 바꾸지 마라, 나랑 피 한 방울 안 섞이고, 피부색도 다른 이 양키 놈들아.
물론 진지하게 자존심 싸움으로 번진 건 아니고, 그냥저냥 장난에 가까웠다.
어차피 올스타전이야 그냥 이벤트에 불과하니, 재밌는 이슈 정도로 여기는 거지.
‘그게 조금은 불만스러운 사람들도 좀 보이고.’
물론 기껏 올스타전 출전했는데, 내가 자기들 몫의 관심까지 죄다 먹어버렸다는 것에 불만을 가진 이들도 있고.
다만 대체로 흥겨운 분위기였기에, 눈치를 보면서, 겉으로 노골적으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다른 올스타들도 은근히 내가 예고했던 대로 삼구삼진을 잡길 바라고 있다.
아예 이번에도 여섯 타자 삼진을 만들어, 마지막 삼진을 브라이스 하퍼의 삼구삼진으로 장식하라며 부추기기도 했고.
갑자기 일이 너무 커져버린 건데, 그런 반응들이 조금 부담스럽지 않냐고?
“그럼 기왕 이렇게 된 거, 이참에 하퍼 때는 그냥 다들 수비도 하지 맙시다. 야수들 전부 다 그라운드에 자리 깔고 누워. 바라던 대로 아메리칸 리그의 자존심을 보여주자고.”
“그- 그건 좀···”
“장난친다고 뭐라고 할 거야.”
“삼진만 잡아, 삼진만.”
그럴 리가.
난 언제나 한 술을 더 뜨는 사람이야. 그렇기에 지금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거지.
실실 웃으며 농담을 던지던 다른 선수들도 내 진짜 광기에 질려버린 건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판이 이렇게까지 깔렸는데, 뺄 수야 없지.’
난 원래 상황이 커지면 커질수록 잘하는 사람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지.
전반기의 마지막, 자이언츠전의 등판의 여운이 아직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도, 몸은 금방 달아올랐다.
‘대니얼이나 코치가 알면 기겁하겠지. 왜 그렇게 무리를 하냐면서.’
그치만 괜찮아.
오늘은 그 두 사람이 없으니까.
코치는 저~멀리 반대편의 오클랜드에 계시고.대니얼은 적당히 몸 푸는 것만 도와준 뒤, 내가 마련해준 좋은 좌석으로 향했다, 아마 지금쯤 관람을 준비하고 있겠네.
‘그러니까, 내 마음대로 빡세게 던져보자고.’
나중에 대니얼과 코치에게 한소리 듣겠지만, 그건 나중의 일이니까.
잔소리는 내일의 고유석에게 맡기고, 오늘의 고유석은 그저 영광과 명예, 승리,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물질적 풍요나 챙기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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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왜 그런 거야?”
“그냥 흥분에 못 이긴 거지. 홈런 더비 우승했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너무 과열됐어. 때마침 눈앞에는 Suck이 있었고, 그걸로 Boom!이 돼버린 거지.”
“거참, 몬도, 너 다운 이유네.”
사실 브라이스 하퍼는 별다른 계산이나, 이유를 가지고 행동한 건 아니었다.
내셔널스 파크, 자신의 홈에서, 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홈런 더비의 챔피언이 되었다는 것 때문에 조금 과하게 흥분해버렸지.
때마침 하필이면 Suck이 너무나도 잘 보였기에, 장난스럽게 배트로 가리켰던 것이고.
‘그렇게 받을 줄은 몰랐는데.’
그런데 그걸 Suck이 받아버리면서, 뭔가 좀, 불이 붙어버렸다.
그냥저냥 웃으면서 넘길 줄 알았더니, 아주 대차게 반응해버렸지. 브라이스 하퍼 그가 조금은 당황스러웠을 정도로.
‘퍼포먼스가 좋은 녀석이라니까.’
한편으로, 하퍼는 자신이 사람을 잘 보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년에 보여줬던 파인타르 의혹을 뿌리친 스트립쇼(?)와, 올해 도핑 의혹에 선보인 검사 결과 강의(?) 등.
향후 수십 년은 회자될 역대급 퍼포먼스를 종종 선보이곤 했지만, 그런 굵직한 사건 외에는 생각보단 조용한 타입이라, 트라웃처럼 범생이인 줄 알았더니···
“괜히 자극하지 마, 위험한 놈이야.”
“에이, 쟤 14일에 등판했잖아? 심지어 완투, 그것도 퍼펙트. 체력이 남아 있겠어?”
“고작 이틀 쉰 다음 삼일째 등판에, 오클랜드랑 워싱턴 거리를 생각하면, 실질적인 휴식 시간은 그보다 더 짧았을 텐데. 아무리 Suck 쟤가 대단하다고 하지만, 제 폼은 아니겠지.”
몇몇 동료들은 공연히 가장 위험한 투수를 자극한 브라이스 하퍼의 행동을 조금 못 마땅하게 보기도 했지만.
사실 생각만큼 경계하거나, 위협감을 느끼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휴식 시간이 부족한 만큼, 올해, 그리고 작년에 보여줬던 그 괴악한 피칭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으니까.
“하퍼 너보다 내가 먼저 한 방 날릴 건데, 상관없지?”
“뭐, 할 수 있다면야.”
그렇기에 놀란 아레나도 등 몇몇 타자들은 한술 더 떠서, 이슈를 스틸하겠다는 야심을 내비치기도 했고 말이다.
한편으로는, 저토록 대단한 선수, 우리 시대의 월터 존스를 상대로 홈런을 먹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타이밍이기도 했으니까.
실제로 몇몇 헤이터들은, 그렇기에 일부러 도발한 것이 아니냐며, 브라이스 하퍼를 비난하기도 했고 말이다.
‘날 그렇게 추잡한 놈으로 본다니, 실망이네.’
그저 순수하게 감정과 본능에 따라 행동했던 브라이스 하퍼는 그런 반응에 그저 코웃음 쳤지만.
이렇듯, 사상 최강의 투수를 상대로도, 심지어 작년 여섯 타자 연속 삼진으로 내셔널리그 올스타를 쓸어버린 전력이 있는데도. 생각보다 분위기는 좋았다.
이벤트전의 특성상 너무 과도하게 열을 낼 필요도 없을뿐더러, 앞서 언급했던 대로 정상적인 폼도 아닐 테니까.
“직접 당해봐야 알지···”
“니들은 몰라, 쟤 진짜 괴물이라고.”
맷 켐프와 브랜든 크로포드 등, 이번 시즌 그를 직접 상대해보았던 이들은 낯빛이 어두웠지만 말이다.
그렇게 조금은 들뜬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경기.
“하퍼! 오늘도 홈런 날려~!”
전날처럼 몰려든 내셔널스 팬들과, 전국 각지에서 날아온 야구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본격적으로 올스타전이 시작됐다.
“아웃!”
내셔널리그 구장인 만큼, 아메리칸 리그의 선공으로 경기가 시작됐지만.
선발투수로 나온 맥스 슈어저가 수월하게 공격을 막아내며, 1회 초는 금방 지나갔고.
-No.79, Go You Suck!
그리고 1회 말. 어쩌면 오늘의 메인 이벤터가 드디어 등장했다.
“Suuuuuuuuuuck!”
엄청난 환호성과 함께.
“저게 레이더스인지 뭔지 그건가?”
“애슬레틱스가 광팬이 생겼다니, 좀 어색하네.”
“저 인간들은 올스타전까지 와서 저러네.”
레이더스, 최근 가장 악명이 높은 팬덤의 환호성이 내셔널스 파크에서도 깊게 울렸다.
소수에 불과하기는 하나, 특유의 코스튬까지 차려입은 모습에, 몇몇 선수들은 피식 웃기도 했지만.
이내 전광판에 떠오른 성적 앞에서, 조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호기로운 말을 뱉었던 이들의 얼굴이 조금은 딱딱하게 굳었다.
[Go You-Suck]
[20GS 20W 0L 155IP 272K···]
이제 막 전반기가 끝난 건데도, 혼자 풀시즌을 치르고 오기라도 한 건지, 웬만한 사이 영 투수의 커리어 하이 수준의 성적이 찍힌 전광판은 그 자체만으로 현장의 분위기를 압도했다.
‘진짜 또라이긴 하네. 성적이.’
브라이스 하퍼 역시 헛웃음을 흘릴 정도였다면, 말 다 했겠지.
“이야, 오늘 홈런 못 치면, 앞으로는 영원히 기회가 없겠는데?”
“저런 투수가 풀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르는 거 생각하니까, 좀 뒷목이 서늘하네.”
“괜히 자이언츠가 퍼펙트당한 게 아니야. 아, 브랜든 너 들으라고 한 소리는 아니고.”
그렇게 감탄사가 흐르며, 조금 긴장감이 올라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리 높지는 않았다.
어찌 됐든, 1~2이닝 던지는 불펜투수도 아니고, 완투 이후 고작 이틀 쉰 투수를 상대로 겁먹을 정도의 타자들은 아니었으니까.
“내가 먼저 한방 날리고 올 게.”
그렇기에 조금은 호기롭게 시작된 1회 말이었지만, 그런 분위기가 산산이 깨지는 것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트~~라잌 아웃!”
“You Suck!”
먼저 하나 날리겠다면서 덕아웃을 떠났던 하비에르 바에즈가 다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이 고작 2분여에 불과했으니까.
삼구삼진은 아니었지만, 헛스윙으로 세 번째 스트라이크를 올리면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그에 내셔널스 파크에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You Suck이라는 외침이 우렁차게 터져 나왔다.
평소 그가 등판했던 모든 경기에서 그랬던 것처럼.
“스트라이크 아웃!”
“You Suck!”
그리고 그다음에도.
“스트~~~~~라잌 아우웃!”
“유우우우우 써어어어어억!”
“Hell YeaH!”
“X발 다음은 네 차례다!”
“목 닦고 기다려라, 하퍼!”
그다음에도.
1번타자, 하비에르 바에즈부터 2번 놀란 아레나도, 3번 폴 골드슈미트까지.
내셔널리그 최고의 타자들이 나란히 삼진을 당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깔끔하게 내셔널리그를 쓸어버리며, 유유히 쉐보레를 타갔던 그날처럼.
그제야 내셔널리그의 덕아웃이 딱딱하게 얼어붙었다. 분명 제 컨디션이 아닐 거라던 예상과 달리, 괴물은 오늘도 여전히 괴물이었으니까.
“하퍼, 너 보는 것 같은데?”
“그래, 나 보네.”
그렇게 깔끔하게 1회 말을 정리한 뒤, 덕아웃으로 돌아가며, 자신을 지그시 바라보는 Suck의 모습에 브라이스 하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벌집을 잘못 건드렸네.’
아무래도 벌집, 그것도 말벌의 집을 잘못 건드린 것 같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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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컨디션은 아니네.”
“뭐, 어쩔 수 없지. 완투하고 오래 쉰 것도 아니니까.”
“우리한테 던지던 것처럼 해. 차별하지 말고.”
“이게 최선을 다한 거야.”
1회 말을 조지고 돌아온 뒤, 타자들은 조금 불만스럽게 투덜거렸다.
사실 말이 올스타지, 아메리칸 리그 타자들인 만큼, 따지고 보면 죄다 나한테 당한 피해자들이잖아.
그러니, 딱 보면 아는 거지. 자기들 조질 때랑 오늘 피칭이 좀 다르다는 걸.
의욕이야 넘치지만, 솔직히 실전이랑 비교하면 약간은 손색이 있을 수밖에 없지.
아무리 트리거가 올라갔다고 해도, 부족한 휴식의 여파는 지우지 못하는 법이니까.
‘그래도 타자들 못 조질 정도는 아니야.’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셔널리그를 못 때려잡는다는 말은 아니다.
불펜피칭 때만 하더라도 폼이 좀 덜 올라오더니, 막상 마운드에 올라서 타자들 때려잡으니까, 점점 힘이 붙기는 하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올스타전인 만큼, 저쪽도 아예 풀 컨디션에, 풀 전력은 아니기에, 이만하면 충분하지.
거기다가 솔직하게 말하면, 약간의 이득을 얻고 있기도 하고,
“판정이 살짝 후하지?”
“어, 좀 넉넉하게 잡아주네. 아무래도 Go 네가 많이 못 쉰 거 감안해서, 약간 배려해주는 건가?”
심판 판정이 좀 후하더라고.
넉넉하게 잡아주고 있지. 특히 바깥쪽은 거의 태평양 수준으로.
내셔널리그의 구장, 내셔널스 파크인데, 정작 내가 어드밴티지를 보고 있구만.
사무국의 어뷰징일 수도 있겠지만, 뭐, 어쨌든 나한테는 좋은 일이니까.
‘살바도르의 프레이밍이 별로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제구를 놓아도 되겠어.’
적당히 던져도 스트라이크를 잡아주니, 오직 구위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뜻이지.
“스트라이크!”
이렇게 말이야.
2회 말, 다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뿌렸다. 상대는 프레디 프리먼. 자유인이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강력한 장타력과 뛰어난 선구안과 컨택을 갖춘 타자다. 애초에 그러니까 올스타이고.
초구로 던진 포심 패스트볼을 가만히 지켜본 그는, 이내 조금 더 배트를 틀어쥐었지만.
“스트라이크!”
두 번째, 2구가 날아들자, 눈빛이 흔들렸다. 당혹감을 느끼는 것 같았지.
‘그럴 수밖에.’
솔직하게 말해서, 올스타전에서 난 잘할 수밖에 없다. 왜냐고?
‘릴리스 포인트가 다르니까.’
릴리스 포인트가 다르잖아.
그나마 아메리칸 리그야, 나한테 전반기 내내 주구장창 당하기도 했고.
또 분석도 아주 활발하게 되어, 어느 정도는 타자들이 인지를 한 채, 긴장감을 안고서 타격에 임하지만. 내셔널리그는 아니다.
나한테 더럽혀지지 않은 청정지역이니까. 만날 일도 거의 없으니, 경계심도 덜할 거고.
설사 저쪽에서도 철저하게 분석한다고 해도, 이벤트 게임인 올스타전에서, 그 정도로까지 세세하게 준비하는 선수는 거의 없지.
“파울!”
“스트라이크 아웃!”
거의 매 투구마다 갈아 끼우는 릴리스 포인트에, 프레디 프리먼의 배트가 요동쳤고, 결국 허공을 갈랐다.
“You Suck!”
다시금 삼진아웃.
네 타자 연속 삼진이구만.
목표까지는 단 두 개.
올스타전 등판까지 따라온 레이더의 환호성을 기분 좋게 들으면서, 차분하게 호흡을 가다듬었다.
“스트~~~라잌 아웃!”
곧이어 5번타자 맷 켐프 또한 올해 몇 차례 만나기는 했지만, 그 사이 이전의 경험을 새까맣게 잊어버렸던 건지, 손쉽게 삼진으로 처리됐다.
“우우우우!”
“예에에에!”
그리고 운명의 순간이지.
새로운 타자의 등장에 경기장은 상반된 분위기를 보였다.
내 팬들, 레이더스는 주로 야유를 보냈지만, 그 외의 대다수의 관중들은 환호성을 터트렸지.
내셔널스 파크의 아이돌이 타석에 올라왔으니, 당연히 환호성이 뒤따를 수밖에.
‘긴장 빡세게 했네.’
브라이스 하퍼.
타석에 올라온 그는 전날, 흥분에 겨워 날 더러운 빠따로 가리킨 것과 달리, 긴장감이 빡 들어가 있었다.
오늘 내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앞선 타석에서 확인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
그리고 먼저 도발해놓고 삼구삼진까지 당해버리면, 그땐 진짜로 더럽게 쪽팔릴 테니까, 더욱더 필사적일 거고.
‘삼구삼진, 일단 저질러 놓긴 했는데.’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삼진은 잡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삼구삼진까진 모르겠네.
올해 헛스윙이 늘고, 탈삼진이 많이 늘어나면서, 그나마 좀 쉬워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만만치 않은 타자니까. 하퍼는 하퍼지.
“파울!”
아니나 다를까, 초구를 던지자, 우렁찬 풀스윙이 나왔다. 냅다 후려치네.
“아아아아아!”
파울라인을 벗어나며, 아쉽게 페어가 되지 못했기에, 경기장엔 탄식이 흘렀지만, 어차피 정타는 아니었다.
오히려 아웃이 되면 아웃이 됐지, 안타가 되진 않았겠지.
물론 아웃만 되더라도 내 입장에선 패배나 다름없지만.
얼마나 손해야.
‘제대로 풀스윙이구만. 뱉은 말 아니, 행동을 지키시겠다?’
단순히 삼구삼진의 굴욕을 회피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선언한 예고홈런(?)까지 노려보려는 생각인지.
아주 작정하고 풀스윙을 했는데, 오히려 좋아. 그렇게 나와야지.
어쩌면 저런 모습 때문에 그가 조금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펼치더라도, 인기가 뒤따르는 걸지도 모르겠어.
“파울!”
그렇기에 나도 그에 맞춰줬다. 초구 포심 패스트볼 이후 다시금 포심.
이번에도 몸쪽 깊이 들어간 공에 다시금 풀스윙이 나왔다. 조금 더 가까웠던 타이밍.
파울라인을 아슬아슬하게 걸치듯, 타구가 빠져나갔다. 역시 재능이 대단하기는 해.
순간적으로 릴리스 포인트를 바꿨는데도 오히려 조금 더 정타에 가깝게 쳤네.
제법 잘 맞은 타구를 날린 브라이스 하퍼는 씨익 웃었다. 잘 쳤다고 기분 좋아서 그런 건 아니고, 뭐랄까, 이심전심이라는 거지.
초구와 2구, 둘 다 똑같은 몸쪽 포심 패스트볼. 척하면 척일 수밖에 없으니까.
하퍼가 찌질하게 배트를 짧게 쥐는 것이 아니라, 풀스윙으로 나왔듯이, 나도 거기에 화답한 셈이지.
‘끝을 보자고.’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하퍼 또한 끄덕였다. 잘 알겠다는 것처럼.
우리 둘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진 셈이지. 누가 이기든지 간에, 서로 정정당당, 아주 멋진 승부를 펼쳐서, 지금의 화끈하게 달아오른 분위기를 터트려 보자고.
그렇게 던져진 3구.
어차피 정해져 있으니, 더는 지체하지 않았다.
다시금 몸쪽으로 날아오는 공에 하퍼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더욱더 짙어졌다. 앞서 서로 간에 했던 무언의 합의가 성실하게 이행됐으니까.
물론···
‘합의는 무슨 놈의 합의. 난 그런 거 한 적 없어. 그냥 살짝 목이 저려서 까딱거린 거지.’
난 그딴 거 없다.
몸쪽으로 쭉 날아든 공은 어느 순간부터 뚝 떨어지는 동시에, 안쪽으로 급격하게 꺾였고. 하퍼의 얼굴에 지어졌던 미소는 사라졌다. 한순간 벌게진 두 눈동자에는 형용할 수 없는 분노와 욕설이 듬뿍 담겨 있었고 말이야.
서클 체인지업.
언제나 이게 최고야.
설사 그 상대가 좌타자라도 효과는 확실하지.
특히나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타자가 그걸 포심 패스트볼이라고 굳게 믿고 있을 땐 그 효과가 더욱더 극대화되고.
“스트~~라잌 아웃!”
바로 지금처럼.
브라이스 하퍼의 몸통이 세차게 돌았고, 공은 그저 유유히 포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우우우우우우우!”
“예에에에에에에!”
“You Suck!”
“크헤헤헤, 하퍼 너도 결국 Suck이야, Suck!”
“듣던 대로 트라웃보다 못하네! 크헤헤헤!”
“Hell Yeah!”
경기장은 그가 타석에 올라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대다수 내셔널스 팬들은 탄식하거나, 혹은 나한테 야유를 보낸 반면, 레이더스야 더 말할 것도 없지. 아주 하퍼를 조롱하는 군.
삼진을 당하고 나서도 하퍼는 조금 억울하다는 듯 나를 노려보기도 했지만, 어쩌라고.
어쩌면 하퍼가 나중에 뭐라고 할 수도 있겠지, 정정당당한 승부 인척 하면서 함정을 팠다면서.
허나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가 예고했던 대로 삼구삼진을 했다는 거고, 그것으로 우리 둘 사이의 승부는 내 승리가 되었으며, 또한 올해도 여섯 타자 연속 삼진이 되었다는 것이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돌았냐, 너 잡으면 30만 달러인데, 뭣하러 패스트볼로만 승부해? 가진 구종이 몇 갠데, 열심히 써야지.’
내가 30만 달러의 보너스를 기어코 거머쥐었다는 거고. 아니지, 잘하면 MVP도 가능할 테니까, 그 이상일 수도 있겠네.
‘광고주도 좋아하겠네. 당초 목표의 두 배를 초과한 건데.’
마찬가지로 세 타자 연속 삼진만을 부탁했던 광고주 역시, 여섯 타자 연속 삼진이라는 기대이상의 성과에 기뻐할 테고.
아마도 레이더스 못지않게 환호성을 지르고 있을 광고주와 마케팅 직원들을 떠올리며, 나 역시도 만족스럽게 웃었다.
‘이번 올스타전도 알찼구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참 풍요로운 올스타전이라고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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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구, 몸쪽! 헛스윙! 브라이스 하퍼, 서클 체인지업에 헛스윙하며, 삼구삼진으로 물러납니다!
-전날, 홈런 더비 우승 직후, 브라이스 하퍼 선수가 Go를 저격하는 듯한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Go 역시 그에 화답하며, 삼구삼진을 예고했었는데, 이번에도 Go의 승리였습니다!
후련한 헛스윙.
두 가지 예고가 서로 충돌했지만, 결국 이번에도 고유석의 승리였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전날 올렸던 손가락 개수와 똑같이, 공 세 개, 삼구 만에 브라이스 하퍼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작년에 이어 다시금 여섯 타자 연속 삼진을 뽐낸 고유석의 모습에, 흥분 가득 올스타전을 지켜봤던 팬들은 기꺼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렇지! 어딜 감히 Suck한테 도발이야? 도발은!”
“꼴랑 홈런 더비 하나 우승했다고, 허세 부리더니, 어차피 삼진이네!”
“올해도 Suck이 MVP겠지?”
“그러엄! 여섯 타자 연속 삼진인데, MVP가 따로 누가 있겠어?”
감히, Go에게, 그 거룩한 분(?)에게 불손한 행위를 보인 브라이스 하퍼에 걸맞은 징벌이었으니까.
그렇기에 팬들은 흡족한 미소를 흘리며, 더 나아가 올해 역시 고유석이 올스타전 MVP를 거머쥐길 기대했다.
비록, 다섯 타자 연속으로 삼구삼진이 이어졌던 작년보다는 덜할 수도 있으나.
어쨌든 올스타전에서 투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건 매한가지였으니까.
“올해는 아예 트리플 크라운 해야지!”
“트리플 크라운? 탈삼진, ERA, 다승? 그거야 이미 확정이잖아?”
“그거 말고, MVP 트리플 크라운! 올스타전, 정규시즌, 그리고 월드시리즈까지!”
“너 천재냐? 그럼··· 개쩔기는 하겠네!”
“받고 챔피언쉽 시리즈 MVP까지 해야지!”
“그럼 그랜드슬램이네!”
더욱더 나아가, 올스타전 MVP를 기점으로, MVP란 MVP를 죄다 휩쓸길 기원하는 이들도 있었고 말이다.
그렇게 자이언츠전의 퍼펙트 게임에서부터 시작된 흥겨운 분위기가 올스타전까지 이어지며, 팬들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을 때.
고유석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이후, 공수교대가 이어지며, 짤막한 광고시간이 찾아온 순간.
-Go, 초구 던집니다, 몸쪽! 스트라이크! 너클 커브였네요!
아이러니하게도 화면 속에는 여전히 고유석이 있었다. 여전히 공을 던졌고 말이다.
그에 잠깐의 여유 시간을 이용해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려던 시청자들과 고유석이 내려갔으니, 이젠 딱히 관심도 없기에 채널을 돌리려던 팬들이 덜커덕 멈춰 섰다.
“어?”
“Suck···이네?”
“뭐야, 리플레이해주는 건가?”
“방금 전에 해설자도 광고 보고 오자고 하지 않았던가?”
분명 아주 짤막한 광고가 이어질 차례인데, 고유석이 여전히 화면 속에, 마운드 위에 있었으니까.
그에 앞선 이닝의 리플레이를 틀어주는 건가, 생각하며, 사람들이 멍하니 지켜봤을 때.
-다시 2구, 던집니다. 바깥쪽! 스트~~~라이크! 서클 체인지업에 타자가 헛칩니다!
고유석은 계속해서 피칭을 이어나갔다. 계속해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말이다.
교묘하게 편집된 광고 영상은 마치 조금, 여섯 타자 연속 삼진을 끝으로 막을 내렸던 고유석의 피칭이 계속 이어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그에 저도 모르게 빨려 들어가며, 사람들이 멍하니 지켜봤을 때.
-마지막 3구, 삼구삼진을 잡을 수 있을까요? 타자 헛스윙! 스트~~~라잌 아웃! Go! 하이 패스트볼로 삼구삼진을 잡아냅니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오늘 경기의 ‘일곱 번째’ 삼진이 올라갔다.
“미친···”
“이거, 진짜 경기 영상은 아니지? Suck이 3회에도 올라온 거 아니냐고.”
“지금 음료수 마시네, 광고야, 그냥.”
“광고 한 번 죽여주게 뽑았네. 언제 찍었대?”
그것을 확인한 순간, 사람들은 모두 다 동의했다. 아직까진 누구에게 올스타전 MVP, 윌리 메이스 상의 영광이 돌아갈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시청자’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겨, 최후의 승자로 기억될 사람은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고유석일 것 같다고.
“저 음료수 괜찮아 보이네.”
“에너지 드링크 같은데, Suck도 저걸 마셔서 그렇게 던지고도 여전히 팔팔한 걸 수도 있어.”
“저~기 삼거리에 있는 슈퍼마켓에 있던데, 하나 사볼까?”
마지막까지 고유석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았던 음료수 회사 역시 이번 올스타전의 가장 큰 승리자 중 하나였고 말이다.
이제야 고작 2회가 끝났을 뿐인 올스타전이지만. 축제가 채 막을 내리기도 전에, 승자가 이미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