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화
숨이 턱턱 막혔다.
아웃카운트가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마치 굉장히 두려운 무언가가 닥쳐오는 것처럼 몸이 떨렸다.
이런 느낌이었던가? 겨우 이닝이 조금 빨리 찾아오는 것뿐인데.
분명 방금 전에 벤치에 앉았고, 그 엿 같은 비웃음을 본 것도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세 번째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X발.’
정신이 몽롱해질 때쯤.
자신을 바라보는 고유석의 시선에 트레버 바우어는 거친 욕설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다.
자신이 한 것처럼 도발했으니까. 내내 조용히 있던 녀석이. 그래,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는 거겠지.
얌전히 패배를 인정하라는 듯한, 아래를 내려 보는 시선.
그 앞에서 트레버 바우어가 택한 건 자존심이었다. 최소한··· 최소한 퀄리티 스타트라도 한다. 그는 그렇게 다짐했다.
‘내가 먼저 시작한 일이니, 이대로 끝난다면··· 뭐, 더 말할 것도 없겠지.’
머저리들의 비아냥 따윈 아무래도 좋다. 자신이 무슨 일을 하든, 무조건 욕부터 하는 멍청이들이니까.
그냥··· 그냥 투수로서 최후의 프라이드라도 지키고 싶었다.
이대로 내려간다면, 패배를 인정하고 꼴사납게 도망친다면, 그대로 망가질 것 같았으니까.
‘아니, 무조건 망가지겠지.’
투수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도 예민한 존재다.
특히 등판할 때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발투수는 예민하기가 갓 태어난 신생아나 다름없지.
그렇기에 한번 마음이 꺾이는 순간, 대단한 스터프, 신이 내린 컨트롤, 악마가 선물한 마구. 그따위 건 다 쓸모가 없어진다.
트레버 바우어는 자기자신을 잘 알았다. 자존심이 세고, 자기중심적이며, 아주 성질머리가 X같지.
그런 자신이기에, 만약 이대로 물러난다면, 스스로 인정하지 못할 거다. 그런 상태가 족히 1년은 갈 거고.
‘개처럼 패배할지언정, 굴욕을 느낄 수야 없지.’
자리를 털고 일어서니, 무거운 가슴이 그를 짓눌렀다.
투수코치는 불안한 듯 바라봤지만, 그런 동정 섞인 시선에 트레버 바우어는 더 의연한 척 굴었다.
당당하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처럼,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처럼 마운드를 오르는 그를 보며, 홈팬, 인디언스는 묘한 기대감을 품었다.
‘이미 다 끝났어, 이 양반들아.’
드디어 상대가 반응을 보였으니, 자신도 다시 멋들어지게 맞부딪쳐서 아름다운 승부를 펼치길 바라는 것이리라.
선취점을 내주긴 했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경기내용만 본다면, 자신은 계속해서 강력한 피칭을 보여줬으니까.
그러니 자세한 내막을 모를 수밖에.
어쩔 수 없다.
이 일을 시작한 것도.
분위기를 달군 것도.
팬들을 흥분시킨 것도.
모두 자신이니까.
달게 감내해야지.
‘자~ 어디 모가지 따이러 가볼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마운드에 오른 순간. 무거운 무게감이 그의 몸을 압박했다.
누군가 어깨를 강제로 짓누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고, 어쩌면 아까 전 5회 초가 끝났을 때보다도 더욱더 몸이 무거웠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차라리 그 상태가 쭉 유지되는 게 낫지.
이미 지친 상태에서 찰나의 휴식은, 육체에게 독이나 다름없으니까.
“아웃!”
선두타자를 간신히 아웃시킨 뒤, 트레버 바우어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흘끔, 원정팀 덕아웃을 봤다.
‘쟨 대체 어떻게 버틴 거야?’
이렇게나 힘든데, 단순히 마운드에 조금 빨리 오르는 것만으로 신체리듬이 망가지는데. 저 녀석은 왜 아무렇지 않았던 걸까?
머리를 갸웃거린 트레버 바우어는 이내 그 물음이 멍청한 질문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황이 다른데, 같을 수가 있나.’
아마 몸이 힘든 것 때문에 머리가 좀 이상하게 된 것 같다.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자신이 더 지칠 수밖에.
있는 대로 힘을 다 끌어 쓴 상태에서 휴식마저 제거되었으니 말이야. 아마 저 녀석도 이걸 노린 거겠지.
‘원시적인 사냥법이 달리기라고 했던가?’
문득 예전에 봤던 다큐멘터리가 떠올랐다. 인간이 아직 수렵채취를 했던 시절. 자신보다 신체가 월등한 동물을 어떻게 잡았는가를 다뤘지.
간단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끈질기게 쫓아가는 것. 사냥감이 지쳐서, 결국 먼저 쓰러질 때까지.
‘오늘 사냥감은 나였네.’
저 녀석도 그걸 기다린 거다.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하면서, 최적의 순간을 기다린 거지.
‘처음부터 끝까지 손 위에서 놀아났구만.’
그것을 깨달은 순간.
묵직한 타격음이 귀를 때렸다. 펜스를 강타하는 깔끔한 장타.
3번타자 제드 라우리는 이미 완전히 지친 투수의 공을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다시 주자 2루. 그리고 그 뒤에 올라온 건.
‘사형인이 등장하셨구만.’
4번타자 크리스 데이비스.
파괴적인 한방을 자랑하는 거포는 자신만만하게 웃으며, 타석에 들어왔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 놈이 저승사자라는 걸.
아니, 어쩌면···
“아.”
“아아아···”
‘쟤가 저승사자일지도.’
압도적인 타격음.
이보다 더 강력할 순 없겠지.
타구는 시야에서 순식간에 사라졌고, 아마 그 속도를 보아 미사일처럼 쭈욱 상승하며 담장을 넘어갔을 거다.
허나 트레버 바우어는 타구를 보거나, 고개를 숙이는 대신, 동료들과 함께 덕아웃 난간에 붙어 박수를 쳐주는 고유석을 봤다.
‘상대를 잘못 골랐네.’
어쩌면 처음부터 예정된 결과물일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자신 역시 괜한 짓을 하지 않고, 평소의 페이스를 유지했다면. 결과는 달랐을까?
아마 의미 없을 거다.
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고, 지금의 상황이 현실이니까.
그나마 젖먹던 힘까지 짜내서, 추가적인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6회를 끝마치며. 6이닝 3실점. 스스로 다짐했던 것처럼 퀄리티 스타트는 챙겼지만, 그에게 허락된 건 딱 거기까지였다.
관중들도, 시청자들도, 경기를 흥미롭게 지켜본 기자들도, 그리고 트레버 바우어 스스로도 잘 알았으니까, 오늘의 대결은 그의 완벽한 패배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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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드론맨 나가리.”
트레버 6회 말이 끝난 뒤, 다시 덕아웃을 봤을 때, 트레버 바우어는 아이싱을 받고 있었다.
결국 GG를 쳤구만.
꾸역꾸역 6이닝은 챙기는가 싶더니, 그게 끝이었군.
그러게 왜 덤비고 그래. 얌전히 공만 던지고 싶은 사람한테.
‘뭐, 이제 드론맨은 관심 없고, 남은 건 경기를 잘 처리하는 거지.’
승부는 끝났다.
나의 승리로.
저쪽이 6이닝 3실점인데 반해, 나는 6이닝 무실점이니, 이대로 내려가더라도 나의 승리지.
허나 나는 겨우 승리 정도로 만족하고 싶지 않았다. 기왕이면 압도적인 완승. 그 정도는 돼야지. 그리고···
‘덕분에 힘이 많이 남았어.’
이대로 내려가기엔 아직 체력도 너무 쏠쏠하고. 다시 덕아웃으로 돌아왔을 때, 브루스 맥스웰을 불렀다. 주의를 줘야 했으니까.
“어이, 브루스.”
“···어, 왜?”
애가 죽으려고 하네.
그렇게 힘든가? 앉아서 공만 받는 주제에 말이야. 그 모습을 보니 심히 괘씸해서, 일거리를 더 늘려주고자 했다.
“이제부터 컨트롤이 좀 떨어질 거야. 이제까지처럼 글러브에 팍팍 꽂히지 않을 거니까, 주의해서 잘 잡아.”
“어? 아니- 왜···”
“타자들 정신없을 때, 빠르게 휘몰아쳐야지.”
레드삭스전에서 얻어낸 깨달음 말이야. 제구라는 리미트를 풀었을 때, 내 공이 생각보다 X나게 강하다는 것.
말린스전에서는 사용 못 했다. 미친 파워를 자랑하는 스탠튼, 로랜드 고릴라를 중심으로, 타자들이 죄다 파워가 좋으니까.
아무리 구위가 좋아도 몰리는 순간 바로 넘어갈 테니, 제구에 신경을 써야지.
‘오늘 인디언스는 아니야.’
허나 인디언스는 좀 다르다.
타자들을 조지면서 느낀 건데, 말린스 만큼 파워가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거기다 느긋하게 던진 게 뇌리에 박힌 덕분에, 타이밍도 갈팡질팡하고 있고.
이보다 더 좋은 찬스가 없지.
그렇기에 당당하게 선언했는데, 저번 레드삭스전에서 스티븐이 보여줬던 것처럼, 브루스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약간 눈물을 글썽거리는 것 같기도?
“···오늘이 내 은퇴경기였구나. X발 조금 더 오래 야구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야구하면서 지샥이라도 하나 챙겼네.”
아주 꼴갑을 떠는구만.
멍하니 회한에 잠긴 브루스를 뒤로한 채, 슬쩍 스콧 에머슨에게 다가가 손가락 두 개를 펼치니, 그도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불펜도 좀 쉬는 날이 있어야지. 아무리 소모품이라고 해도, 계속 갈리고 있으니까.
딱 마무리 한 명만 쓰자고.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친 뒤, 나는 고삐를 풀었고, 그렇게 올라간 마운드에서.
“스트라이크 아웃!”
타자들을 찍어 눌렀다.
분명 체력은 서서히 닳아 없어지는데도, 기이한 해방감이 몸을 감쌌다. 이거 맛 들이면 안 되는데 말이야.
“스트라이크 아웃!”
전보다 훨씬 빨라진 투구 간격. 거기에 제구를 무시하고 던지는 강력한 패스트볼이 곁들여졌을 때.
“스트라이크 아웃!”
폭주는 시작됐다.
트레버 바우어의 심정을 이해하겠어. 나를 긁는 것도 긁는 거지만, 이 뽕맛이 상당하거든.
“미친···”
“···쟤 트레이드는 되려나?”
“빌리 빈 대가리에 총 들이밀면 가능은 하겠지.”
7회 말을 KKK로 마무리 지었을 때, 트레버 바우어의 교체 이후로 쭉 침체됐던 관중석이 다시금 요동쳤다.
단순히 분위기를 말하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요동쳤다.
이 경기가 텄다는 걸 깨달은 것처럼, 한 명 두 명, 그러다 뭉텅이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으니까.
‘현명한 선택이지. 괜히 돈 주고 시간까지 버려가면서, 응원팀 작살나는 걸 볼 필요는 없으니까.’
그들이 옳은 선택을 했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8회 말 역시 깔끔하게-
“세이프!”
‘X발.’
···1실점 하고 마무리 지었다. 삼진 두 개 잡았으니까 이득이야. 아무튼 그렇다.
‘역시, 이거 맛 들이면 안 되겠어. 정신줄 놓기 시작하니까, 공이 슬슬 몰리네.’
뭐, 잘하다 막판에 삐끗하긴 했는데, 그걸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You-Suck! You-Suck!”
“X발 너 홈에서도 그렇게 던져야 한다! 오늘처럼 꼭 던져야 해! 안 그러면 나 진짜 배신감 느낄 거야!”
“X발 어딜 감히 Suck한테 개겨? 크하하하하하핳.”
홈관중들이야 이미 마음이 뜬지 오래고, 내 팬들이야 뭐··· 그냥 시원하니까 좋은가 보다.
그것으로 인디언스전은 종료.
8이닝 1실점 5피안타 무볼넷 13K. 나는 챔피언으로서, 기꺼이 도전자를 찍어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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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고 5월의 마지막 날. 전날의 폭풍은 여전히 휘몰아쳤다.
<트레버 바우어, 도발에도 불구하고 Go에게 완패!>
<‘운이 좋은 루키?’ 5월, 66개의 탈삼진을 올린 Go! ‘삼진은 운이 아니다!’>
완벽한 스토리가 아닌가?
현재 리그에서 가장 잘나가는 투수가 자신을 비판 혹은 비하한 도전자를 완벽하게 찍어눌렀으니까.
당연하게도, 트레버 바우어는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차라리 어느 정도 대등한 대결이라도 펼쳤다면, 멋진 승부였다며 칭찬하는 반응이라도 있었겠지만.
퀄리티 스타트 정도로는 그가 경기 전에 내비쳤던 자신감을 모두 충족시키지 못하니까.
반면 고유석의 경우 그런 도전에 당당하게 8이닝 13K라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화답했기에 더욱더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고.
[#A’s]
[드론맨은 먼저 도발해놓고서 본전도 못 찾았네.]
└개기는 것도 사람 봐 가면서 해야지.
└Suck이 운이 좋은 투수라고? 아~ 삼진도 확률인가 보구나? 운빨좆망스포츠네.
└트레버 바우어가 사실 경기 초반에 신 낼 때도 수비덕을 많이 봤지. 누가 운이 좋은 투수인지는 명확하겠네.
당연하게도 오클랜드 팬들은 파티 분위기에 들어갔다. 자랑스러운 루키, 아니 에이스가 못마땅한 놈을 아주 때려잡아버렸으니까.
특히 마지막 순간, 마치 트레버 바우어에게 보란 듯이 속도를 높이며, 강력하게 인디언스를 때려잡는 모습은 그들이 고유석에게 바라던 모습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Indians]
[퀄리티 스타트니까 트레버는 그냥 딱 평균정도 했는데··· 상대가 너무 강했어.]
└그러게 왜 입을 털어가지고···
└얌전히 던졌어도 불만스러웠을 텐데. SNS질까지 겹쳐서 진짜 우스운 꼴이 됐네.
└Go, 그래봤자 루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경기 보니까, 그냥 차원이 달라.
반대로 인디언스 팬들은 자멸한 트레버 바우어에 한숨을 내쉬었고 말이다.
그들 역시 경기를 봤기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완벽한 패배라는 것을. 선발싸움은 물론, 인디언스라는 팀 자체가 고유석에게 패배했다.
그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매료가 된 이들도 적지 않았고 말이다.
이렇듯 드론맨, 트레버 바우어의 SNS가 남긴 여운이 잠시 흘렀을 때. 몇몇은 단순히 이번 경기가 아닌, 5월 전체를 보며 경이로움을 표출했다.
<5월마저 지배한 ‘Go’, 여전히 ‘0점대’ ERA!>
<두 달간 리그를 휩쓴 ‘Go Magic!’ 과연 시즌 끝까지?>
5월의 고유석은 분명 4월의 고유석과는 달랐다. 일단 무실점이 깨졌고, 피안타도 더 늘었으니까.
허나 그 대신이라도 되는 것마냥 탈삼진 페이스가 더욱더 올라갔다.
5월 여섯 경기를 등판하며, 레드삭스전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경기에서 모두 다 10탈삼진 이상을 올리며.
5월 한 달동안만 무려 66개의 탈삼진을 올린 고유석은 더는 막을 수 없는 선수처럼 느껴졌다.
<지치지 않는 에너자이저? Go의 피칭은 점점 더 강력해진다! 두 달 연속 이달의 투수 확정!>
처음 고유석이 데뷔하고, 신드롬처럼 리그를 뒤흔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대다수는 그러한 기세가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누가 보더라도 명백히 오버페이스였으니까. 팬들은 그것을 같잖은 평가절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게 정설이었지.
그렇기에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무너질 것이라고 예측했고, 점점 얻어맞으면서, 그 예측이 들어맞는 것 같았는데.
결국 5월의 끝에 다다랐을 때 눈앞에 놓인 건,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아니 어떤 의미에선 더욱더 괴악하게 변해버린 성적이었다.
[#A’s]
[신기한 거 말해줄까? Go가 풀타임을 소화한다 치면, 이제 20경기쯤 남았는데. 죄다 퀄리티 스타트만 해도, ERA가 2.92야. 사람 맞나?]
└Suck을 사랑하긴 하지만, 성적을 볼 때마다 어이가 없긴 하네.
└마찬가지로 매 경기마다 탈삼진을 6개씩만 잡아도 226개네.
└즉, 앞으로 남은 경기를 리그 평균적인 투수로만 보내더라도 사이 영급 페이스라는 거네. 사람 아닌 거 같은데.
4월에 이어, 5월마저 지배해버린 고유석을 보며, 그의 몰락을 눈이 빠지도록 바랐던 이들의 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초심자의 행운이 따른 루키의 플루크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말이다.
이후 애슬레틱스와 인디언스의 4연전의 3차전이 애슬레틱스의 3대1 승리로 끝나면서, 5월이 저물었다.
5월 동안 수많은 경기가 있었고, 수없는 명장면이 연출됐으며, 수두룩한 히어로들이 탄생했지만.
결국 한 달이 끝났을 때 남은 이름은 여전히 고유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