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끝을 보자. (2)
사안이 클수록 냉정해야 했다. 흥분을 못 이겨 하윤호와 멱살잡이라도 하면 득은 없고 손해만 남을 것이다. 대처 방법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위기가 될 수도 있었다.
‘지금 하윤호와 부딪치면 도리어 살려줄 수 있어. 흥분하지 말자. 참자. 참자.’
꾹꾹 눌러 참았다.
냉정함을 찾을 때까지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삭이고 또 삭이고 난 후에야 하윤호를 볼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김지훈이 매서운 눈빛으로 이혁원을 힐끔 쳐다보고는 아무 말 없이 의국을 나갔다. 터지기 직전, 고요한 화산을 보는 것 같은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설마 하윤호 교수를 찾아가시는 건 아니겠지?’
다급한 마음에 뒤를 따르던 이혁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과 달리 곧장 수술 방으로 향했다. 늦은 스케줄 제출 때문에 김진호 교수에게 호된 꾸중을 들었지만 신경은 온통 김지훈에게만 쏠렸다.
한숨만 푹푹 내쉬던 이혁원이 불안한 표정으로 수술 방을 나가지 못했다. 모든 수술이 끝날 때까지 김지훈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터질 듯 말 듯 불안한 안색을 보였지만 김지훈은 회진이 끝날 때까지 하윤호의 하자도 꺼내지 않았다. 상당히 회복된 홍간난 환자를 보면서 미소만 머금는 모습에 도리어 불안이 점점 증폭됐다.
모든 일과가 끝났다.
극심한 불안과는 달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회진을 올라온 하윤호 교수와 마주치고도 평소처럼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후우! 구미 가시는 것 때문에 그냥 넘어가시는 건가?’
상황을 전해들은 나종진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휴우! 다행이다. 그 자리에서 터졌으면 난리 났을 거야. 혁원아, 너무 걱정하지 말자. 어차피 스케줄은 원칙대로 냈고 모레 구미 가시는데 마음 편히 가시는 게 좋겠지.”
“마음 편히? 그 말을 들으니까 더 불안해지네. 김지훈 선생님이 내가 맞았다는 걸 정말 모르실까?”
“그럴 리가 없어. 말씀을 안 하시는 이유가 있을 거야. 어쨌든 한 마디라도 삐끗하면 정말 일 커져. 하윤호 교수 옷 벗는 건 환영이지만 김지훈 선생님이 눈곱만큼이라도 불이익 받는 건 난 못 봐. 입 꾹 다물어. 일단 구미 가신 다음에 과장님께 정식으로 말씀 드리는 것이 최선이야. 하윤호, 그 인간 완전히 막장이네.”
눈살을 찌푸리던 나종진이 힐끗 이혁원을 보았다.
“왜 말이 없어? 넌 맞고도 화 안 나?”
“왜 안 나? 나도 모르게 들이박을 뻔했는데 김지훈 선생님을 보는 순간 머리가 싸악 식더라. 이대로는 못 넘어가. 네 말대로 구미 가신 후에 정식으로 문제 제기할 거야.”
한숨을 푹푹 내 쉬던 이혁원이 강병옥을 불렀다.
8시가 거의 다됐다.
더 이상 내일 오더를 미룰 수는 없었다.
폭풍 전의 고요로 끝나는 모양이었다. 인간의 마음은 참 간사했다.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 아무 말 없다는 사실에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
이상스러울 정도로 무거운 치프들의 안색에 의국은 살얼음판이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기에 더욱 불안해져 다들 입을 꾹 다물었다.
차트를 들던 이혁원과 나종진이 깜짝 놀랐다.
따르르릉! 따르르르릉!
오늘따라 전화벨 소리가 날카롭게 들렸다. 응급실 이외에는 전화가 올 곳도 없다. 노티를 할 1년차들은 모두 의국에 있다.
섬뜩한 기분이 든 이혁원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이혁민 교수였다.
(이혁원, 나종진과 함께 내려와라.)
낮게 깔린 목소리였다.
눈가를 찌푸리며 머리를 벅벅 긁던 이혁원이 나종진과 함께 외래로 향했다.
“종진아, 이혁민 선생님이 이 시간에 우리를 부를 일이 없잖아? 아무래도 터진 것 같다.”
“나도 그런 예감이 들어. 솔직히 끼워 넣기 하려고 한 것만 해도 그냥 지나갈 문제가 아니잖아. 그래도 폭력 문제는 일단 입 꾹 다물어. 김지훈 선생님이 확실하게 아시면 난리 날 거야. 우리 일이라면 절대 지나칠 선생님이 아니라서 더 걱정된다.”
외래에 들어서자 교수들이 모두 모여 있었다.
하나같이 굳은 얼굴이었다.
박승준 교수와 하윤호 교수만 보이지 않았다.
“왔나. 앉아라. 신현수, 아직도 박 교수하고 연락이 안 되나? 퇴근했어도 전화는 받아야지 뭐 하는 거야?”
이혁민 교수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전화 꺼 놓으신 것 같습니다.”
“됐다. 우리끼리 먼저 얘기하자. 이혁원, 오늘 의국에서 있었던 일 하나도 빠짐없이 말해 봐.”
김지훈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았고 교수들은 심각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도 가감이 있어서는 안 되는 자리였지만 무거운 분위기는 더욱 큰 우려를 자아냈다.
눈을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는 이준영 교수가 보였다. 병원에서는 스승이지만 집에서는 아버지다. 생각지도 못한 압박감과 위압감이 느껴졌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김지훈 선생님, 죄송합니다.’
잘못한 일 하나 없지만 마치 자신의 탓인 것 같은 죄스러움을 지울 수 없었다. 아버지와 아들, 스승과 제자를 떠나 상식적인 보통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이혁원이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의국에서 들었던 말과 비슷했지만 폭력 문제를 지나칠 김지훈이 아니었다. 아니라면 이 시간에 이런 자리가 만들어질 이유가 없었다.
“이혁원, 바지 올려 봐.”
“지금은 괜찮습니다. 선생님.”
“솔직하게 말해. 이 문제는 너만의 문제가 아니야. 의국 전체가 관련된 일이야. 총치프가 혼자 감당해야 할 일은 따로 있어. 쓸데없는 걱정한답시고 숨기면 다신 너 안 볼 수도 있다.”
무시무시한 말이었다.
나직한 목소리 때문인지 차갑게 들릴 지경이었다. 그러나 김지훈의 눈 속에 이글거리는 불길이 있었다.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정말 얼굴 안 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느껴졌다.
사실 전공의 선에서 해결할 일도 아니었다.
‘종진아, 어떻게 하지?’
‘나도 모르겠다.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김지훈 선생님을 어떻게든 막는 게 최선 아닐까?’
“너희들 지금 뭐하는 거야? 이혁원, 빨리 말 안 해? 처음부터 끝까지 솔직하게 얘기해.”
김지훈이 결국 교수들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일이었다. 가장 어려워하는 이준영 교수까지 있는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아무리 선의라고 해도 거짓말은 더욱 일을 복잡하게 만들 상황이었다.
김지훈을 속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주저하던 이혁원이 사실대로 모든 일을 터놓았다. 가래 끓는 소리처럼 나직한 신음 소리를 터트린 이혁민 교수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내일 오전에 수술 끼워 달라고 했다가 김지훈 선생이 들어오자 바로 정정했단 말이지. 네게 손을 댔다는 게 틀림없나? 정말 그것뿐이야?”
“예. 사실대로 다 말씀드렸습니다.”
침통한 표정과 동시에 답답한 한숨이 터졌다.
김지훈의 눈빛은 매섭다 못해 무서울 지경이었다.
이혁원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이혁원, 네가 힘들어 할 일이 아니야. 하윤호, 더 이상 널 볼 수가 없어. 구미 가기 전에 반드시 해결해 주마.’
김지훈이 조용히 그간의 일을 정리했다.
가슴이 터질 정도로 분노가 터져 나올 줄 알았는데 이상스럽게도 냉정을 잃지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 속에 눈빛마저 차갑게 변했다.
실력 부족, 자질 부족, 책임 전가, 수술 끼워 넣기도 모자라 후배 몸에 손까지 댔다. 정도와 횟수를 떠나 분명한 폭력이다. 지금 물러선다면 똑같은 일이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이것뿐일까?
‘예전 수술 순서가 바뀐 일은 관계없을까? 한 번도 없었던 일이잖아. 그 이후로 똑같은 일은 없었지만 그런 일을 벌일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어. 병옥이에게도 확인해야 돼.’
합당한 의심이었다.
신장 이식 순서를 바꾸려 했던 금경태까지 떠올랐다. 환자에게 질환의 경중이 따로 없듯 환자와 관련된 이상 의사의 잘못 또한 경중을 가리기 힘들다. 의사 개개인의 사적 욕심이 발단이라면 말이다.
“선생님, 예전에 벌어진 일도 확인했으면 합니다.”
결국 강병옥까지 내려왔다.
이혁민 교수의 양해 하에 김지훈이 직접 물었다.
“강병옥, 예전에 아뻬 순서 바뀌었던 일 정말 단순한 착오였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상황이니까 솔직하게 말해 줬으면 좋겠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애써 잊고자 했지만 평생 잊지 못할 일이었다. 당시에는 느끼지도 못했지만 지금은 창피함을 넘어 수치감까지 드는 기억이기 때문이었다. 혹시 책임져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덜컥 겁까지 났다.
‘갑자기 무슨 일이지? 그 일을 꼭 말해야 하나?’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자신도 모르게 이혁원과 나종진을 보았다.
눈가에 힘을 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강병옥이 입술을 꽉 깨물었다.
‘솔직하게 말하자. 사실 하윤호 교수 때문이 아니라 내 욕심 때문이었잖아. 후우!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책임 질 일이 있다면 지는 것이 맞아.’
“하윤호 교수님이 순서를 바꾸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했고 제가 그대로 따랐습니다. 결정적인 잘못은 제가 했습니다. 혹시 그 일로 문제가 생겼다면 책임지겠습니다.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강병옥은 자신의 잘못을 깊게 뉘우치고 있었다.
그러나 첩첩산중이자 점입가경이다.
“박승준 선생님은?”
“순서 바꾸는 일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으셨습니다.”
‘직접적으로? 그러면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말이네. 제길! 도대체 어떤 사람이야?’
어쨌든 사건의 핵심은 하윤호 교수였다. 지금은 박승준 교수까지 끌어들일 상황이 아니었고 교수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분위기가 완전히 가라앉았다.
침통함을 넘어 분노가 자리를 휩쓸었다.
교수라는 자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하윤호라는 인간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우습게도 이런 인간 없을 것 같지만 쉽게 보지 못할 뿐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윤호, 넌 결코 용서할 수가 없는 인간이었어. 병옥아, 우리가 알고 있었던 강병옥으로 돌아와 줘서 정말 고맙다.’
김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솔직하게 말해 줘서 고맙다. 모두 올라가 봐.”
“예? 올라가도 됩니까?”
이혁원이 재빨리 눈짓을 했다.
강병옥이 문을 열고 나가며 한숨을 내쉬었다.
‘분위기 정말 살벌하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이혁민 교수가 답답한 소리를 터트리며 김지훈을 보았다.
“김지훈, 네가 이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했으니까 생각이 있었겠지? 어떻게 했으면 좋겠나?”
모든 시선이 김지훈에게 쏠렸다.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다. 끝을 보자.’
진작 했어야 할 일이 이제와 할뿐이었다.
“징계위원회에 정식으로 징계를 요청하겠습니다.”
이준영 교수와 송재덕 교수가 눈을 부릅떴다.
우려했던 일이 터졌다.
앞날을 위해 극구 말렸던 일이다.
“징계를 요청하겠다고?”
“예. 사유는 실력과 품성 부족, 책임 전가, 수술 끼워 넣기, 전공의에 대한 폭력 행사, 개인적인 이득을 위한 수술 순서 변경입니다.”
그동안 얼마나 고민했는지 막힘이 없었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생각했던 일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같은 과 교수의 징계를 거론하는 것은 정말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아들과 관련된 일이기에 가장 입장이 곤란할 수도 있는 이준영 교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김지훈, 하윤호는 내게 맡기라고 했잖아? 다른 소리하지 말고 구미 내려 가. 세 달 후 올라와 있을 때는 볼 일 없을 거다. 내가 약속하마.”
“아닙니다. 이번 일은 절대 선생님들께 미룰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하윤호 교수가 근무를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제 행동과 결정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럴 수 없습니다. 잘못된 행동으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스승 앞에서도 물러나지 않았다.
“지훈아, 네가 미안해 할 일 아니다. 그런 생각하지 말고 구미 가자. 구미.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일까지 어떻게 신경을 써?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까 하윤호는 싹 잊고 내려가. 알았지? 왜 대답이 없어? 지훈아, 교수야.”
“죄송합니다. 선생님.”
송재덕 교수가 가슴을 쳤다.
“징계위원회 열리면 직접 참석해야 하는데 구미에서 언제 올라와? 시간상으로도 안 된다. 안 돼. 지훈이 넌 수술하고 공부만 해. 그러면 된다. 그러면 만사가 편해지는 거야. 만사가.”
김지훈이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단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선생님, 일반외과 의사로서, 교수로서 어떻게 행동하고 생각해야 하는지 선생님들께 똑똑히 배웠습니다. 권위란 이런 것이 아니라는 것도 확실하게 배웠습니다. 반드시 제가 해야 할 일이고 책임져야 할 일입니다. 배운 대로 실천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제 이름으로 징계를 요청하겠습니다.”
또 다시 침묵이 흘렀다.
묵묵히 듣고만 있던 신기동 교수가 매서운 눈초리로 입을 열었다.
“김지훈, 네게 피해가 가는 일이 있어도 피하지 않을 자신 있어? 임용 문제를 넘어 장래까지 걸릴 수 있는 문제야.”
“예. 감수하겠습니다.”
“같은 교수를 징계에 붙였다고 널 비난하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거야. 그것도 평소 널 보며 웃었던 사람이겠지. 등 뒤에서 손가락질하고 수군거리는 거 참기 힘들어.”
“상황을 알고도 비난한다면 개의치 않겠습니다. 그런 사람이 많다면 우리 병원에 희망은 없겠지만 전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
어떤 말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한동안 김지훈을 보던 신기동 교수가 고개를 흔들며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하윤호를 가장 많이 도와준 사람이 이렇게 말하면 어쩔 수 없네. 이 과장, 징계 요청하자.”
“신 교수, 그게 무슨 말이야? 앞날에······.”
“분명하게 들었잖아. 김지훈 말 틀린 거 하나도 없어. 우리도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가르쳤어.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얼굴 붉힐 일만 늘겠다. 난 동의해.”
“예. 피하지 않겠습니다. 자격 없는 사람이 교수직을 유지하는 걸 방치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제라도 바로 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준영 교수의 표정이 눈에 보일 정도로 변했다.
‘내가 지훈이를 아직도 전공의로 생각하고 있었나? 어쩌면 네 미래를 위한다는 말이 도리어 부당함을 참으라는 말이 될 수도 있었겠구나. 하지만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야.’
옛일이 떠올랐다.
금경태의 행패를 두고 병원을 그만둘 수 있다는 말까지 했었다. 행동하지 않은 결과, 더 큰 불행을 겪어야 했다. 이혁민 교수도 같은 기억을 떠올렸는지 이준영 교수를 보며 입을 모으고 있었다.
“송재덕 선생님, 이준영 선생님,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난 모르겠다. 모르겠어. 우리만 나서면 되는데 왜 지훈이 저놈은 고집을 안 꺾니. 지훈아, 교수야, 힘들 거야. 몸이 아니라 마음이 힘든 일이다. 마음이.”
마지못한 긍정이었다.
“각오하고 있습니다.”
요지부동이다.
이제 이준영 교수와 과장인 이혁민 교수의 결정만이 남았다.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제자, 김지훈이 걸린 일이기에 결코 가벼이 생각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