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써전-697화 (697/1,329)

5화. 반복되는 시간. (2)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어후! 이게 모두 몇 통이야?’

다른 사람 부인에게 정신이 팔려 정작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소중한 사람을 잊었다. 그러니 한두 통도 아니고 열 통 가까이 왔을 것이다.

‘아! 시파. 큰일 났다.’

밖은 이미 까만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머릿속도 깜깜해지며 식은땀이 주룩 흘렀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기다리는 사람 마음은 그렇지 않다. 특히 가족과 연락이 안 되면 까맣게 속이 타들어 간다. 남편이나 아내나 마찬가지다.

전화를 받은 고경아는 침묵 모드였다.

차라리 정신없이 쏴대는 것이 낫다.

(경아 씨, 그게 말이죠.)

단칼에 잘렸다.

(병원이에요? 남편 없어졌다고 전화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이젠 창피해서 못하겠네. 우리 부부 맞아요? 일단 집에 들어와요.)

헐레벌떡 집으로 달려갔다.

너무 당황했다. 수술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긴장과 초조함에 말까지 더듬으며 사정을 설명했다. 고경아의 눈빛이 살짝 변했지만 이미 열 손가락을 활짝 편 채였다.

“또 한 번 이런 일 있으면 알죠?”

뾰족한 목소리와 함께 손가락 끝이 파르라니 빛났다. 손톱이 가진 또 하나의 기능을 톡톡히 맛봤다. 절규에 가까운 비명과 함께 맞을 건 다 맞았다. 그 덕에 머리끝까지 치솟았던 화가 조금은 풀린 모양이다.

이제야 관심을 대사 부인에게 돌렸다.

“벨기에 대사 부인을 수술했다고요? 정말이죠? 거짓말 아니죠?”

“그럼요. 수술도 보통 어려운 게 아니었는데 멋지게 해냈잖아요. 거기다 하윤호가 수술한다는 거 막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하성원 원장님까지 난리를 치는 걸 내가 당당하게 안 된다 한 마디 하고 그냥 바로······.”

입에 게거품을 물었다.

부풀릴 수 있다면 최대한 부풀릴 때였다.

“대사하고 환자가 고맙다고 허리를 바닥까지 굽히니까 병원 식구들 눈초리까지 달라졌다니까요.”

“환자가 허리를 굽혀요?”

“응? 그 정도로 고마워했다는 말이죠.”

분위기가 슬슬 좋아졌다.

“다시 한 번 자세하게 말해 봐요.”

실감난 설명에 눈가가 풀리다 못해 급기야 난리가 났다. 팔짱을 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에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좋아했다.

“뭐가 그렇게 좋아요?”

“지훈 씨는 지금도 밉지만 기분은 좋죠. 벨기에 대사님을 수술한 의사! 와! 아빠가 알면 뭐라고 하실까요?”

여자의 변신은 무죄다.

“대사가 아니라 부인이에요.”

“대사나 대사 부인이나 그게 그거죠. 부부는 일심동체잖아요. 지훈 씨, 아니, 김 교수님, 배 안 고프세요?”

뱃가죽이 등짝에 붙기 직전이었다. 벌써 벨기에 대사 부인 수술을 잊었는지 김지훈이 눈에 보일 정도로 반색했다.

“눈앞이 어찔할 정도에요.”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술안주도 때론 훌륭한 반찬이다.

아니, 훌륭한 식사가 좋은 술안주가 되는 걸까?

돼지갈비에 맥주 한 잔 걸쳤다. 식사하는 내내 고경아가 그윽한 눈빛을 보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이미 배는 채웠으니 금강산을 볼 차례다.

아오오오오!

늑대 울음소리와 함께 오랫동안 품어왔던 한 가지 생각이 번뜩 스쳤다. 결혼하지 일 년 반이 넘었다. 고경아도 김지훈만큼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이다.

“경희 시집가면 썰렁할 텐데 우리도 슬슬 준비해야 하지 않아요? 가급적 빨리 낳아야 몸에 무리도 덜하잖아요.”

고경아의 안색이 살짝 흐려졌다.

나직한 콧소리를 내며 한숨까지 쉬었다.

“지훈 씨, 낳고 싶다고 낳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출산 휴가 순번 받아야 하는 거 몰랐어요? 나 한 명 빠지면 남은 간호사들이 몇 배는 더 고생해야 해요.”

“그럼 언제 낳아요?”

“조금만 더 기다려요.”

갑자기 김지훈을 홱 째려보았다.

난데없는 손톱 맛 한 번 더 봤다.

“생각 있으면 집에나 일찍 들어와요. 나 혼자 애 낳아요?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가물에 콩 나는 것도 아니고.”

예전에는 얼굴 붉히며 꺼내지도 못했을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아가씨의 탈을 벗고 점점 아줌마다워지는 고경아였다.

너무 빠르다!

어쨌든 임신과 출산마저 제약하는 열악한 현실에 입맛이 썼다. 그놈의 돈이 문제였다. 간호사 인원 확충도 쉽지 않는 곳이 바로 병원이었다.

월요일 일과가 시작됐다.

응급실 보고 때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간호사부터 인턴까지 곁눈질을 하며 궁금한 기색이 역력한데 이준영 교수만 평소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었다.

“수술 잘 끝났어?”

“예. 잘 끝났습니다. 방금 전에 코 줄 뺐습니다.”

“잘 봐.”

자신과 함께 보고를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나도 한결같은 김지훈이었다. 신경 바짝 써야 할 환자가 있으면 지금도 보고 전에 반드시 회진을 돌았다.

그 스승에 그 제자였다.

“아, 참! 담낭도 땀 많이 난다.”

그 와중에 엉뚱한 말까지 신현수가 고개를 젓고 말았다.

“잘했다. 잘했어. 지훈아, 현수야, 너희들 아무래도 대장해야겠다. 경석이까지 셋이면 완벽하다, 완벽해. 그러면 난 뭐할까? 현수야, 뭐하지? 원장만 할까? 그럴까?”

송재덕 교수는 그저 좋아 죽었다.

오늘로 휴가 시즌이 끝났다.

해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 시기였다.

4년차들이 손 놓기 직전이다. 매년 벌어지는 일이지만 항상 아쉬우면서도 기쁜 일이었다. 박순용과 인연이 적지 않은 김지훈이 남다른 기분을 느꼈다.

우연히 뇌졸중 환자를 발견했고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이 생생했다. 김지훈에겐 잊지 못할 휴가였고 박순용도 평생 잊지 못할 일일 것이다.

“선생님, 공부 열심히 하세요. 전문의 시험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떨어지면 얼굴 보기 힘들다는 거 아시죠?”

“하하!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그동안 많이 배웠고 정말 즐거웠습니다.”

“며칠 푹 쉬시고 재충전해서 돌아오시면 저랑 술 한잔 하시죠. 그 정도 시간은 내 주실 거죠?”

“좋습니다. 이제야 선생님과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겠네요. 인턴 휴가 때 제 병원에 오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4년이 흘렀네요. 참! 어제 수술 잘 끝내신 거 축하드립니다. 대사 부인도 수술하시고 대단하십니다.”

“수술 못하는 누구 덕분이죠.”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일과로 돌아갔다.

회진을 마친 김지훈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해 보니 자신이 수술한 환자가 특실 환자이기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국빈과 다름없는 사람이었다. 병동 간호사들도 상당히 궁금해 하며 신경 쓰는 눈치였다. 김지훈을 보는 눈빛마저 새로워진 것 같았다.

그뿐이 아니었다.

이사들과 고위 직원을 대동한 신동철 이사장이 다녀갔다.

“김지훈 선생, 수고했어요. 병원 위상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특별한 환자 없다지만 예외도 있는 법입니다. 퇴원하실 때까지 신경 써 주면 고맙겠어요.”

“예. 이사장님.”

‘현수와 함께 수술해서 고맙네. 항상 변함없는 모습 보여줘서 마음 든든해. 허허! 미리 전임 계약까지 하길 정말 잘했어. 아니지. 종이 쪼가리 하나 믿고 지켜보기만 해도 되는 걸까?’

때 아닌 걱정에 신동철 이사장이 콧등을 찡그렸다.

의료진을 대표하는 원장단은 말할 것도 없었다.

“김지훈 선생, 소문 이상이야. 대사 부인까지 수술한 의사를 누가 펠로우라고 하겠어? 무뚝뚝해서 말은 안 하겠지만 이 교수 기대가 상당히 크다는 거 잘 알지?”

신상민 교수의 마지막 말이 가슴에 다가왔다.

“험험! 수고했어.”

‘이사장님 눈에 들게 하려면 어떻게든 하윤호를 수술 팀에 집어넣었어야 했는데 내 말을 안 들어? 빌어먹을 놈.’

마지못한 말이었다.

웃고 있는 하성원 원장의 눈길이 곱지 않았다.

아침부터 상황을 파악하려는 외교부 직원과도 마주해야 했다. 이것저것 물어보는 사안이 많았고 보는 눈까지 달라진 것 같았다.

‘항상 해온 수술을 한 것뿐인데 대사 부인이 세긴 센 모양이다. 하긴 솔직히 나도 마음이 붕 뜨네. 확실히 VIP라고 불릴 사람이 있긴 있는 건가?’

신동철 이사장의 말마따나 예외는 있는 모양이었다.

궁금한 사람 참 많다.

예약된 수술이 없었다면 오전 내내 시달렸을 것이다. 은근히 스승에게 고마운 순간이었다. 그 탓에 교수들에게 휴가 다녀왔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

조금은 들뜬 기분이 들었지만 이런 일에 마냥 정신 팔릴 때가 아니었다. 차분한 마음으로 오전 수술을 끝내고 이준영 교수부터 찾았다.

마침 점심 직전이라 모두 모여 있었다.

하윤호 교수까지 말이다.

“다 여기 계셨네요. 휴가 잘 다녀왔습니다. 빈손으로 와서 죄송합니다.”

“니가 언제는 선물 사왔니? 맨날 빈손이잖아. 빈손. 지훈아, 어떻게 대사 부인을 다 수술했어? 어렵지 않았니? 어려웠지? 현수가 땀을 다 흘렸단다. 현수가. 지훈아, 지금이라도 대장하자. 대장. 이제는 대장인가? 그런가?”

아침에도 비슷한 소리를 들었는데 이상스럽게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입은 쫙쫙 찢어졌다.

“솔직히 현수 아니었으면 못했을 겁니다. 그동안 비만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고도비만은 차원이 달랐습니다. 다음부터 비만 환자가 오면 보다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맞다. 사소해 보여도 아주 중요한 요인이다. 어쨌든 수고했어. 이준영 선생님도 안 계셨는데 니 덕분에 우리 과 위상이 점점 높아진다. 고맙다.”

“김지훈, 신현수가 이럴 땐 쓸모가 있네.”

이혁민 교수는 물론 신기동 교수까지 웃었다.

이준영 교수가 스윽 눈길을 주었다.

‘엄두조차 내지 못할 방법을 생각해 낸 것도 모자라 주변 조직을 다 박리했어? 기술적인 면에서는 나보다 나을지도 모르겠군. 스승이라고 불리는 나도 무서운데 다른 사람은 어떨까? 정말 자랑스럽다. 이대로만 가자.’

생각과 말투가 다른 것은 이준영 교수의 전매특허다.

“수술 중 어떤 어려운 점이 있었는지 주말 집담회 때 자세하게 발표해. 동맥하고 담낭관 확보가 쉽지 않았을 텐데 고생했다.”

역시 스승이다.

이미 경험이 있다는 말이었다. 반면 대사 부인은 언급도 하지 않았다. 관심사는 오직 수술뿐인 것처럼 보였다. 김지훈은 이런 스승의 모습이 정말 좋았다.

“예. 선생님. 확실하게 준비하겠습니다.”

그런데 왜 머리털이 쭈삣쭈삣 곤두설까?

모두들 미소를 머금으며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무관심이 최고의 선택일 때도 있다. 하윤호 교수와 하성원 원장과의 일을 모르지 않을 텐데 아예 입에 담지도 않았다.

송재덕 교수가 지동훈 교수를 보았다.

“지 교수, 조기 위암 환자는 퇴원 했나? 했지? 안 했나?”

“이삼 일 내에 퇴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다. 대장하고 간 자른 환자도 괜찮지? 휴가 갔다 달려온 놈에 지 교수까지 바짝 신경 쓴 것 같은데 괜찮아야지. 괜찮아야 된다.”

“별다른 문제없이 회복되고 있습니다.”

“좋다. 참 좋다. 지 교수, 대장하자. 대장. 위는 재미없다. 그러니까 우리 이 과장이 위 수술보다 갑상선하고 여자 가슴을 더 수술하잖아. 대장하자. 대장. 어때? 좋지? 얼굴이 왜 그러니? 안 좋아?”

갈수록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무슨 소린지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지동훈 교수의 얼굴이 편안해 보였다. 이제 한 식구가 됐다는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도 몰랐다.

‘습관이신가? 그래도 기분 좋네. 좋다. 좋아.’

자신도 모르게 말투를 따라하고 있었다.

당연히 모두가 환영하는 일은 아니었다.

박승준 교수는 눈가를 좁혔고 하윤호 교수는 얼굴을 구긴 채 연신 입맛을 다셨다.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애정과 신뢰가 없는 한 불만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

어느새 소문이 퍼졌는지 식당에 들어선 교수들마다 이혁민 교수에게 대사 부인 수술에 대해 물었다. 김지훈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고개까지 끄덕였다.

얼굴 확실히 알리게 된 또 하나의 계기였다.

하윤호 교수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미니콜레도 모자라서 천금 같은 기회까지 저 자식이 다 뺏어가네. 같이 들어가면 어디가 덧나? 개새끼. 후우! 박승준은 9월 모임을 아예 잊은 건가?’

눈가를 찡그리다 말고 주변을 돌아보며 활짝 웃었다. 눈길 주는 사람도 없는데 지레 교수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었다.

“펠로우들이 뛰어나니까 과 분위기가 정말 좋습니다. 앞으로 김지훈 선생하고 더 친하게 지내야겠어요.”

도대체 낯짝 두께가 얼마나 될까?

자기가 들어도 민망한지 서둘러 박승준 교수에게 눈길을 돌렸다. 어디선가 혀 차는 소리가 나직하게 들렸고 교수들도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김지훈은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연수까지 다녀왔는데 복강경 수술은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자기 당직 날 온 환자도 남에게 기대야 하는 의사가 같은 과 교수라는 사실이 창피할 지경이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얼굴도 못 들었을 텐데 자존심을 어디에 버렸는지 알 수 없었다.

말 한 마디 섞고 싶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 교수들도 하윤호 교수와는 필요한 말 이외에 대화 자체를 나누지 않았다. 송재덕 교수의 말을 빌리면 이미 버린 자식일지도 몰랐다.

‘저런 사람을 왜 못 자를까?’

우습게도 교직원 신분 보장을 위한 법이 하윤호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었다. 부당함을 막고자 만든 법이 도리어 부당함을 유지시킨다니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특실 환자에게 신경이 가긴 했지만 일상에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모든 일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고 회진 때 신현수를 동반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을 뿐이었다.

며칠 간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긴 했다. 은근히 어깨가 으쓱거렸다. 그 때문인지 환자 회복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수술 시 어려움을 가중 시켰던 고도비만은 회복에도 큰 저해 요소로 작용하지만 대사 부인은 상당히 순조로운 회복을 보였다.

이틀 후 예정대로 드레인을 제거했다.

다른 문제가 없다면 이틀이 더 지난 후 퇴원해도 좋았다. 외래에서 실밥을 뽑으면 더 이상 병원을 찾을 일도 없었다. 신현수의 설명을 들은 대사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감돌았다.

“Dr. kim. Dr. shin. Thank you.”

이 정도는 문제없이 알아듣는다.

6년 동안 배웠는데 당연한 일 아닌가?

미소로 화답하고 수요일 정규 수술을 시작했다.

보란 듯이 미니콜레다.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점점 익숙해졌다.

이제는 두 시간 언저리에 수술을 끝내고도 남았다.

‘이 상태로 가면 30분 정도 더 당길 수 있을까?’

수술 팀의 불안은 느낄 수 없었고 마취과 역시 부담을 갖지 않았다. 하윤호 교수가 초조한 기색을 보이며 눈살을 찌푸렸지만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하윤호 교수 때문에 시작한 수술이었지만 효과는 상당했다. 환자의 만족도도 상대적으로 대단해 기존의 수술법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 아울러 바짝 말려 죽일 수 있는 길이기도 했다.

‘미니콜레까지 사그리 내가 다 하고 만다.’

교수 일은 수술과 진료만이 아니었다.

4년차가 손을 놓기 전, 당장 결정해야 할 한 가지 중요한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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