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써전-679화 (679/1,329)

6화. 더 이상 못 참는다. (2)

지금도 손가락질까지 하며 강병옥을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책임이라는 단어가 반복됐다. 이혁원과 강병옥만이 아니라 마취과까지 있는 자리다. 가슴에서 울컥 치밀어 오르는 뜨거운 것을 간신히 억눌렀다.

“하윤호 선생님, 그만하시고 저 좀 보시죠.”

“내가 얘기하고 있잖아. 확실하게 가르치지 않으면 또 똑같은 짓을 할 거야. 강병옥, 집도의 책임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2년차가 돼서도 몰라? 기록 확실하게 해.”

‘씨펄! 나까지 X될 뻔 했네.’

하윤호 교수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강병옥의 실수나 자만에서 비롯된 순간의 흥분이나 단순한 화가 아니었다.

명백한 책임 전가였다.

“하윤호 선생님, 나 좀 보자고 했습니다.”

“뭐 때문에 그래?”

고개를 홱 돌리던 하윤호 교수가 흠칫 놀라며 자신도 모르게 헛바람을 집어 삼켰다. 목소리만 서늘한 것이 아니라 이까지 악물고 있었다.

이글거리는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이 자식은 또 왜 이래? 내가 너무 소리 질렀나?’

하윤호 교수가 재빨리 물러섰다.

“응? 그래. 오늘 일은 우리끼리 진지하게 얘기해야 할 것 같다. 실력을 믿고 맡겼는데 병옥이가 이런 실수를 할 줄은 몰랐어.”

매사에 이런 식이다.

“나도 순간 당황했지만 어쨌든 김지훈 선생 덕에 무사히 끝났네. 고마워. 이혁원, 병옥이에게 좋은 일 아니니까 입 꽉 다물어. 아래 년차 챙겨줘야지.”

고맙다는 말로 얼버무리며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았다. 핑계, 핑계뿐이다. 잘잘못을 떠나 절대 강병옥에게 책임을 지워서는 안 된다.

교수와 전공의는 그런 관계가 아니다.

교수들 중 누구도 이런 태도를 보인 적은 없었다. 송재덕 교수는 전공의를 자식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치밀어 오른 것은 분노였다.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단 둘이 얘기하는 게 좋겠습니다. 연구실로 가시죠.”

김지훈의 목소리가 더욱 낮게 가라앉았다.

하윤호 교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동안 알아서 잘 행동하더니 이 자식이 또 왜 이래? 네 덕분에 별 일 없이 끝났다만 같은 과 교수끼리 서로 돕고 사는 건 당연한 거 아냐? 내 입장 곤란하게 하지 마라. 원장님 말 한마디면 너 전임되기 힘들어.’

“우리 둘이 말할 게 뭐가 있어? 병옥이 입장도 곤란하고 이런 일 키워봐야 장래에도 도움이 안 되잖아. 꼬리표 붙어 다녀요. 그냥 우리 넷이 조용히 얘기하고 넘어가자. 고마워. 내가 술 한잔 살게.”

김지훈의 눈빛까지 완전히 변했다.

그간 헛된 생각으로 헛짓을 했다.

선의를 왜곡하고 악용하는 사람이 분명했다.

더 이상 교수이자 동료로 인정할 수 없었다.

“교수님들 모두 계시는 자리에서 얘기할까요?”

“뭐? 뭘 그렇게까지···. 알았어. 둘이 먼저 얘기하자.”

심상치 않은 표정에 말을 흐린 하윤호 교수가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앞장섰다. 김지훈이 수술 방을 나가자 이혁원이 얼굴 벌게진 강병옥을 보며 손짓을 했다.

“환자는 내가 볼 테니까 먼저 올라가요. 김지훈 선생님이 하실 말씀이 있으실 겁니다. 의국에서 대기해요.”

답답한 한숨이 끊이질 않았다.

이혁원의 눈에도 강병옥의 자만이 보인 것이다. 하윤호 교수의 태도에는 실망이 아니라 분노가 치밀 지경이었다. 명색이 교수라는 사람이 모든 책임을 전공의에게 미루는 모습은 충격에 가까웠다.

강병옥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오늘 일로 어떤 두려움을 느끼는 것일까?

하윤호 교수와 마주 앉은 김지훈의 시선이 정면으로 꽂혔다. 사나운 불길이 치솟는 가슴과는 달리 연구실 공기는 싸늘하게 식었다.

한참만에야 입을 열었다.

길게 말할 필요 없었다.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져야 합니까?”

“그것 때문에 우리 둘만 얘기하자고 한 거야? 수술 잘 끝났는데 무슨 책임 얘기를 하고 그래?”

“아뻬 제거한 자리 녹을 수 있고 혈관 다시 터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문제 생기면 내가 다 뒤집어쓰라는 말이구나. 너도 환자 건드린 이상 피해 가지는 못해. 그냥 지나가면 될 일을 두고 왜 자꾸 일을 키우려고 하지? 약점 잡았다 이거야?’

“그럴 일이 있겠어? 만에 하나 그런 일이 생기면 수술 팀 전체가 책임지는 것이 맞겠지. 그래서 수술 기록지를 작성하는 거 아니야?”

마치 당연하다는 듯 유들유들한 목소리였다.

김지훈의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지금 책임을 회피하는 겁니까? 전공의가 집도를 해도 최종 책임은 교수에게 있다는 걸 몰라서 하는 소립니까?”

‘이 새끼 봐라. 아주 건수 잡았네. 여기서 밀리면 두고두고 발목 잡힌다.’

하윤호 교수가 발끈했다.

“뭐? 집도한 놈이 일차적인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하지 무슨 소리야? 자신이 없으면 애초에 수술을 받지 말았어야지. 전공의도 엄연한 일반외과 의사야. 건드렸으면 책임이 뒤따른다는 걸 다 아는 놈들이라고. 괜히 수술 팀을 짜?”

도리어 버럭 화를 냈다.

떨리던 주먹에 힘까지 들어갔다.

“오늘 수술에 대한 책임이 강병옥만이 아니라 이혁원에게도 있다 이 말입니까? 확실하게 합시다.”

“합시다?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말투가 그게 뭐야? 내말이 틀렸어? 수술 혼자 해? 내가 원칙을 얘기하는데 어디서 함부로 그 따위 말을 해?”

원칙이라는 말에 피가 거꾸로 솟았다.

눈앞이 시뻘게지며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원칙? 하윤호, 당신 교수야. 어디서 그따위 생각을 원칙이라고 배웠어? 펠로우인 나도 책임 소재가 누구에게 있는지 알아. 교수라고 불리면 다 교수인 줄 알아?”

“너 지금 누구한테 반말 짓거리야? 이 새끼가 눈에 보이는 게 없는 모양이네. 죽고 싶어?”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였다.

“대우받고 싶으면 당신 할 일이나 똑바로 해. 실력은 개뿔도 없으면서 교수라도 거들먹거려?”

“뭐? 이 새끼 봐라.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야?”

“원한다면 피할 생각 없어. 만일 이번 환자 책임을 전공의에게 떠넘기면 절대 가만있지 않아.”

“그래서 뭘 어쩔 건데? 니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어? 어디서 펠로우 새끼가 교수한테 반말이야? 징계 먹고 싶어?”

김지훈의 입가가 일그러졌다.

징계라는 말에 도리어 머릿속이 차가워지는 느낌이었다.

“징계? 좋아. 내가 집도의 책임이라고 했지? 앞으로 당신 수술 당신 스스로 알아서 해. 교수로서 최소한의 실력이라도 갖췄는지 생각해야 할 거야. 절대 책임 회피하지 마.”

하윤호 교수가 악을 썼다.

“이 자식이 보자보자 하니까 너 정말 펠로우로 끝내고 싶어? 여기서 못 남는데 다른 병원에서는 가능할 것 같아?”

상종 못할 인간이었다.

의사로서 인간으로서 수준 이하였다.

“하윤호, 당신이 뭔데 그따위 소리를 해?”

“너 나 잘못 봤어. 이 새끼야. 내가 너 하나 못 자를 것 같아?”

꽝!

김지훈의 주먹이 책상 위에 꽂혔다.

“당신 같은 사람하고 얼굴 맞대느니 차라리 그만 두는 게 나아. 착각하지 마. 난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흔들리지 않아. 스스로 옷 벗는 게 당신을 위해서도 좋을 거야. 내 말 똑똑히 기억해.”

연구실이 쩌렁쩌렁 울렸다.

더 이상 흥분했다가는 주먹이 나갈 것 같았다. 이를 악물고 끓어오르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했다.

입에서 끅끅 소리가 날 정도였다.

“너 정말 이럴 거야? 지금 당장이라도 원장님께 전화 한 통 하면 넌 끝이야. 이 새끼가 어디서······.”

‘전화 한 통화? 이거 완전히 골 빈 놈이었네.’

가슴 속에서 천불이 났다.

벌떡 일어나 와락 멱살을 잡아가던 김지훈이 주먹을 부들부들 떨렸다. 듣기 거북한 신음 소리를 내뱉었다. 눈빛이 살벌하게 변했다.

“하윤호, 너 정말 인간 이하구나. 너 같은 인간에게는 주먹도 아까워. 해봐. 전화 줄까? 내가 걸어줘?”

김지훈이 한 발 내딛었다.

하윤호 교수가 주춤주춤 뒤로 물러섰다.

“내가 네 수술 들어간다고 뭔가 착각하는 모양인데 정신 차려. 넌 교수로서 자격이 없어.”

당신이 아니라 너다.

이참에 끝을 보자는 눈빛이었다.

겁을 먹기는커녕 더욱 험악해지는 김지훈의 얼굴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입안이 바짝 말랐는지 마른침만 삼켰다.

‘이 자식이 정말 왜 이러지? 강병옥을 이 정도로 챙겨줄 관계가 아니었잖아.’

김지훈의 눈빛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뭔가 잘못 생각했다.

대학 병원에 남기를 절실하게 원했고 이제 펠로우도 못 마쳤는데 그깟 전공의와의 일 때문에 이렇게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

그동안 퍼스트를 선 것도 자신의 이익을 위한 일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승준 교수와의 술자리는 물론 하성원 원장의 말조차 김지훈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김지훈이 퍼스트를 안 선다면?

라파로는 꿈도 못 꾼다.

미니콜레조차 자신할 수 없었다.

하루아침에 실력이 늘 수도 없다.

결국 하성원 원장이 아무리 뒤를 봐준다고 해도 옷을 벗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잘나가는 형제들 앞에서 아버지의 혀 차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

‘안 돼. 여기서 또 밀리면 내 몫이 얼마나 줄지 몰라.’

명예만이 아니라 돈까지 잃을 판이었다. 한두 푼이면 포기할 수 있지만 웬만한 사람은 입이 쩍 벌어질 액수다. 미국 연수도 그래서 다녀왔다.

교수직은 재산을 위한 일종의 안전판이었다.

김지훈이 찬바람을 일으키며 일어섰다.

“하윤호, 우리 둘 중 하나는 여기서 끝내자. 더 이상 당신하고 얼굴 맞대기 싫어.”

눈길도 주지 않고 연구실 문을 열었다.

충돌이 계속되면 교수들 누구도 이 상황을 고이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문제가 커지면 커질수록 더 큰 손해를 보는 사람은 당연히 하윤호 자신이었다.

‘저 자식은 교수만 포기하면 되지만 난 돈까지 잃을지 몰라. 안 돼.’

이제야 정신이 돌아왔다.

덜컥 겁이 난 하윤호 교수가 절박하게 외쳤다.

“김 교수, 잠깐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목소리뿐이었다.

“당신하고 할 말 없어.”

“김 교수, 내가 잘못했어. 당연히 교수가 책임져야 하는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나도 모르겠다. 당황스럽고 초조해서 그랬는지도 몰라. 잠깐 앉아서 내 말 좀 들어봐.”

바짓가랑이라도 잡을 태세였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김 교수, 진정해. 내가 어떻게 하면 되겠어?”

“어떻게 해야 할지 본인이 가장 잘 알 텐데.”

“이러지 말자. 이건 서로에게 피해를······.”

김지훈이 인상을 팍 썼다.

이마에 굵은 주름살이 잡혔다.

“아니야. 무조건 내가 잘못했어. 원하는 대로 다 할게. 우리 이러지 말자.”

‘비겁한 새끼.’

간신히 답답함을 감춘 김지훈이 차가운 눈으로 하윤호 교수를 보았다.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생각해야 했다. 큰소리에 막말까지 나왔지만 수술 중 문제가 생겼다고 쫓아낼 수는 없다. 그간의 경험이 이를 증명하고도 남았다.

어떻게 보면 경고조차 먹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화가 나도 그것이 현실이었다.

더구나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병원에 남아야 할 절실한 이유가 있는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수술은 계속 할 것이다.

고구마를 입에 한가득 물은 느낌이었다.

‘실력도 없고 품성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이 교수라고 설치는 꼴을 두고 봐야 한다니 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다 있지? 이러다 사고 치면 환자만이 아니라 후배들까지 다칠 수 있어.’

누구를 물고 들어갈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반드시 막아야 할 일이었다.

“먼저 강병옥하고 이혁원에게 당신이 한 말과 행동에 대해 사과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앞으로 당신 수술 안 들어가. 혼자 할 수 있다면 알아서 해. 겁이 나면 아예 할 생각도 하지 마. 후배들 건드리면 절대 가만 안 있어.”

하윤호 교수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했다.

김지훈에게 목덜미를 잡혔다는 생각이 스쳤다.

전공의에게 사과까지 해야 한다니 망신살이 뻗쳤다.

그래도 어떻게든 이 사태를 해결해야 했다.

“사과부터 하라는 말 못 들었어?”

지금도 반말이었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개새끼, 두고 보자.’

이를 바득바득 갈았지만 연구실을 나오고 나서야 숨을 쉴 수 있었다. 등덜미가 축축했다. 펠로우 앞에서 이게 무슨 창피인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하윤호에게도 선택지는 없었다.

사나운 눈빛으로 하윤호 교수의 뒷모습을 보던 김지훈이 허탈하면서 씁쓸하게 웃고 말았다.

‘저 인간이 옷을 벗으려면 환자에게 큰 문제가 생겨야 하는데 그걸 바랄 수도 없고 죽겠네. 제길! 환자를 살린다는 게 저 인간을 살린 꼴이 됐어.’

의사라는 직업이 갖는 한계가 원망스러웠다. 기계나 물건을 다루는 일이었다면 가부간의 결정을 내리는데 갈등이 훨씬 덜 했을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는 하윤호 수술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후배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 역시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지킨다고 해도 핵심이 빠졌다.

한동안 고민하던 김지훈의 눈빛이 서늘해졌다.

‘한 번에 뿌리 뽑지 못한다면 말려 죽이는 수밖에. 압도적인 실력으로 하윤호 저 인간에게 수술 받는 환자 자체를 없애야 해. 지금으로써는 그것이 환자와 후배, 우리 과를 위한 최선의 길이다.’

사람을 두고 이런 생각까지 들 줄은 몰랐다.

문득 교수들이 금경태, 전종훈, 강기웅처럼 교수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왜 두고 봐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그 시간 강병옥이 머리를 감싸 쥔 채 얼굴을 펴지 못했다. 실력 하나만은 자신했는데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김지훈이 아니었다면 하윤호 교수나 자신 중 한 명은 병원을 떠나야 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교수가 책임을 미룬 이상 당연히 자신이었을 것이다.

온몸에서 식은땀이 흐르며 소름이 돋았다.

또 다른 걱정이 다가왔다.

‘후우! 김지훈 선생님은 뭐라고 하실까? 난 어떻게 대답해야 하지? 그동안 날 대한 태도를 생각하면 속으로 비웃고 있을지도 몰라. 제길! 아뻬 하나로 이게 무슨 꼴이야?’

이미 두 차례나 경고를 받았다.

이번은 결코 전처럼 넘어가지 못할 것이다. 고함과 질책하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리는 것 같았다. 어쩌면 영영 김지훈의 눈 밖에 날지도 몰랐다.

하윤호 교수는 또 뭘까?

집도의로서 책임을 면할 수는 없겠지만 명색이 교수라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책임을 운운하며 시뻘게진 얼굴로 삿대질을 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끝까지 자신을 책임지겠다는 말은 왜 했는지 모를 일이었다. 외과 의사로서의 실력을 갖추지 못한 사람의 한계일 것이다. 이제 기댈 수 있는 사람은 박승준 교수 한 명뿐이었다.

‘내가 책임지라고? 하윤호 교수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고 헤헤거린 내가 병신이네. 그래. 어차피 혼은 혼대로 나고 눈 밖에 날 텐데 김지훈 선생님이고 뭐고 깨끗하게 정리하자. 여기저기 기웃거려봐야 병신 되는 건 시간문제다.’

성공하려면 교수에게 목을 매야 하는 전공의의 한계가 여실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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