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써전-653화 (653/1,329)

3화. 선후배란! (2)

아직 친구를 만나고 있는지 고경아가 보이지 않았다. 밤이 늦어 불안한 마음에 큰길까지 나갔다. 이 생각 저 생각에 머릿속이 점점 더 복잡해졌다.

“어머! 지훈 씨. 나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기다리긴. 뭐 사려고 나왔는데 그냥 딱 마주 친 거지. 오늘 친구 잘 만났어요?”

“에이! 아닌 것 같은데. 재밌었어요. 그런데 친구 혈색이 별로 좋지가 않아서 신경 쓰이네요.”

“그래요? 어디 아픈 데는 없대요?”

“특별하게 아픈 곳은 없다고 그랬는데 혹시 몰라서 검사는 받아보라고 했어요.”

“젊은 사람인데 무슨 문제 있겠어요? 빨리 갑시다.”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졌다.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따스했다. 살며시 어깨에 기댄 고경아에게서 피어난 익숙한 향기가 코끝에 스며들었다.

언제 보아도 별빛보다 더 반짝이는 예쁜 눈망울이 오늘 따라 유난히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고경아의 손을 꼭 잡았다.

결론은?

애들은 가라.

고경희 너는 빨리 자라.

그러고 싶었지만 분위기 확 깨는 말이 들렸다.

“지훈 씨, 강의 준비는 된 거죠?”

헉! 그럴 리가 있나!

“경철이도 들을 텐데 확실하게 준비해야 돼요. 강의실에서 지훈 씨를 보면 얼마나 놀랄까? 호호호!”

고경아가 재미있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언제든 달려갈 채비가 돼있는 늑대 모가지에 굵은 쇠사슬을 채웠다. 곧 끊어질 것처럼 너무 팽팽해 한동안 애먹었다.

3시간 강의를 위해서 정리해야 할 자료가 산더미였다. 밤늦도록 조그만 거실 불을 환하게 밝혀야 했다. 그 와중에도 강병옥의 잘못이 좀처럼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문득 이혁원과 강병옥의 입에서 동일하게 나온 실수라는 말이 다르게 느껴졌다.

‘어휴! 아무리 화가 나도 이런 생각까지 하는 건 아니지. 정신 차리고 강의 준비에만 집중하자. 근데 병옥이 그 자식이 나가면서 잘못했다는 말을 했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이후에도 몇 번이나 고개를 흔들어야 했다.

그날 밤, 의국 분위기도 엉망이었다.

박순용이 강력한 경고를 했다.

“강병옥, 1년차도 하지 않는 실수를 2년차가 해? 이건 실수나 착각으로 변명할 일이 아니야. 김지훈 선생님 말씀대로 명백한 잘못이야. 마음 같아서는 기합이라도 주고 싶지만 네 스스로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날 실망시키지 마.”

“죄송합니다.”

치프들 모두 혀를 차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혁원. 나종진. 내 책임이 가장 크지만 너희들도 책임이 있어. 아래 년차 교육을 어떻게 시키는 거야? 제대로 하자. 긴장할 때는 긴장해야 할 거 아냐?”

“죄송합니다.”

“너희들을 믿고 한 번만 더 병옥이 문제를 맡길 테니까 확실하게 해.”

박순용과 치프들이 나간 후 3년차들과 강병옥이 마주 앉았다. 한동안 강병옥을 노려보던 이혁원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신중한 나종진이 이번에는 뒤로 빠졌다.

“난 이번 일을 실수라고 보지 않아요. 앞으로 어떻게 일하는지 하나하나 다 지켜볼 겁니다. 우리 선에서 해결할 수 없다면 창피한 일이어도 김지훈 선생님만이 아니라 교수님들에게도 말씀드릴 겁니다. 선생님을 위해서 그게 나을지도 몰라요. 분명히 경고하는 거니까 잊지 말아요.”

나종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혁원의 말에 무조건 동의한다는 표정이었다.

“실수든 뭐든 잘못에 대한 책임은 져야죠. 반성하고 다시 긴장도 해야 할 겁니다. 2주간 오프 금지합니다. 김지훈 선생님이 내린 오더 충실하게 이행하세요. 그렇게 알고 나가봐요.”

의국에서 나온 강병옥이 이를 악 물었다.

‘XX! 하필이면 헤모뻬리가 떠서 이게 뭔 지랄이야? 김지훈 선생님한테 한마디 들었으면 거기서 끝내야지 오프까지 금지해? 후우! 그나저나 이걸 어떻게 만회하지?’

이렇게까지 일이 커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예정대로 수술이 진행됐으면 조금도 문제될 일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박승준 교수에게 딴 점수 그 이상을 잃었다. 위 년차들의 결정에 기분이 더러웠지만 전공의는 수련을 마치면 끝이다. 몇몇을 빼고는 얼굴을 안 본다고 손해 볼 일도 없었다.

‘양쪽을 다 만족시킬 수는 없어. 이렇게 된 이상 병원에 남으려면 한쪽이라도 확실하게 잡아야 한다는 건데 누굴 잡아야 하지? 제길! 일이 꼬이네.’

김지훈의 무서운 모습에 정리가 되는 것 같던 머릿속이 또다시 복잡해졌다.

성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실수, 착각, 잘못, 신뢰라는 단어가 어지럽게 떠올랐다. 이내 실력이라는 말과 함께 신임 교수와 펠로우들의 얼굴이 이어졌다.

김지훈과 박승준 교수의 얼굴이 유난히 또렷했다.

‘제길! 실력이 부족한 탓이야. 누구도 무시하기 힘든 실력이 있다면 욕먹을 일도 그냥 지나가는 게 세상이잖아.’

한참 고민을 거듭하던 강병옥이 갑자기 들려온 드르륵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송진우가 드레싱 카를 끌고 복도를 지나고 있었다.

“밤늦게 죄송해요. 1년차 선생님들 모두 일이 많으셔서 드레싱을 부탁드릴 선생님이 없네요.”

“괜찮아요. 상처 감염된 환자 맞죠? 하루에 네다섯 번은 해야 할 것 같던데 사람 없으면 언제든지 말해요. 나 오프 때는 빼고.”

“이왕 해 주시는 거 옆 병실에 한 분 더 계신데······.”

“뭐야? 나 2년차에요. 밀린 드레싱을 다 해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요? 혹시 나 1년차로 착각하는 거 아니에요?”

“그럴 리가 있어요? 대신 시원한 주스 하나 드릴게요.”

“갑시다. 분위기 안 좋을 때는 일이 최고네요.”

의국원들과는 물론 간호사와도 무척 친한 송진우였다. 병실로 향하는 송진우를 보던 강병옥이 고개를 흔들며 혀를 찼다. 나직한 목소리에 즐거움이 실려 있는 것처럼 들렸다.

‘내 말은 들을 생각도 안 하는 새끼가 이 상황에서 좋다고 실실거려? 고소하다 이거지? 백날 드레싱 해봐라. 그런다고 실력이 늘겠어? 열심히 한다는 말은 듣겠지. 그 시간에 교과서라도 보는 게 훨씬 이득이다. 병신 같은 놈.’

답답한 가슴에 화까지 치밀어 올랐다.

“에이! 치사하게 드레싱도 모자라 오프까지 뺐어? 씨펄! 1년차도 아닌데 차팅을 또 해야 해?”

의도치 않게 벌 받은 덕을 봤다.

박승준 교수가 밤늦게 갑자기 라파로 아뻬 환자를 보러온 것이다. 방금 전에 한 것처럼 깨끗한 드레싱을 보고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겸사겸사 오늘 있었던 일도 말했다.

눈가를 찌푸리면서도 별다른 말이 없었다,

강병옥이 밤새 이리 저리 뒤척이며 잠을 자지 못했다. 몇몇만 알고 그냥 지나갈 수 있었던 일이 상당히 커졌다는 생각에 불안한 모양이었다. 혹은 여전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지도 몰랐다.

다음 날, 평소와 다름없는 일과가 이어졌다.

모두들 내색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하루 만에 잊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김지훈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병옥만이 아니라 박승준 교수와 마주칠 때마저 신경이 쓰였다.

‘병옥이 말을 믿고 싶은데 내가 수술해서 그런가? 아니면 박승준 선생님이 VIP 환자와 친분이 깊다고 해서 그런가? 설마 순서가 바뀐 걸 미리 알고도 용인한 건 아니겠지?’

당직실에서 느꼈던 찰나의 어색함과 의아함이 찜찜함으로 변했다. 결코 좋을 수 없는 느낌이 뒷목에 딱 달라붙은 채 떨어지질 않았다.

지난 밤 의국에서도 한바탕 난리가 난 모양이었다.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당사자가 아닌 전공의들도 눈치를 볼 정도로 분위기 가라앉아 있었다.

그러니 이경석의 눈을 피할 도리가 없었다.

안 그래도 최소한 펠로우들은 알고 있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 참이었다. 지속해서 거론할 문제가 아니라고 해도 환자에 관한 일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단, 교수들에게는 반드시 함구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전후 사정을 모두 설명했다.

“잘 혼냈어. 네 말대로 그건 실수라고 해도 명백한 잘못이잖아. 그런데 얼굴이 왜 그래?”

“이런 말 하기는 뭐한데 정말 실수였는지 모르겠어. 현수야. 2년차 중 가장 뛰어나다는 소리를 듣는 놈이 그런 실수를 할 수 있을까?”

신현수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난 병옥이를 본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일단 믿어야 하지 않겠어? 박승준 선생님도 한마디 하셨다며.”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왜 이렇게 찜찜한지 모르겠네. 금경태 일이 생각나서 그런가? 박승준 선생님은 그런 사람이 아니겠지?”

잠자코 듣기만 하던 이경석이 눈가를 찌푸렸다.

“지훈아. 현수야. 내 말 오해하지 말고 들어. 박승준 선생님에 대해서는 나도 아직 잘 아는 건 아니니까 말을 아껴야겠지만 병옥이는 조금 더 유심히 볼 필요가 있어.”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내 환자보다 박승준 선생님 환자에게 훨씬 더 신경 쓰는 것 같아. 어제 라파로로 아뻬 수술한 환자 드레싱도 직접 하더라. 내 환자는 무조건 1년차가 하는데 말이야. 아! 간혹 혁원이가 하는 적도 있구나. 기분 탓일까?”

박승준 교수 파트는 이혁원이고 강병옥은 이경석 파트다. 어느 쪽에 충실해야 하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복강경으로 수술한 환자는 상처도 거의 없는데 직접 하다니 의아한 일이긴 했다.

김지훈이 눈가를 비볐다.

‘설마 병옥이가 박승준 선생님에게 잘 보이려고 일부러? 아니야. 지금처럼만 하면 충분히 인정받고도 남는데 그럴 이유가 없잖아.’

허튼소리를 할 이경석이 아니었지만 잘못 보았기를 바랐다. 이런 일들이 겹치면 강병옥에 대한 평가 자체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

신중해야 했다.

“혁원이나 종진이는 별말 없던데요.”

“혁원이하고 종진이? 일전에 한 번 얘기했어. 나름 걱정을 하던데 안 좋은 말을 하고 다닐 놈들이 아니잖아. 특히 너한테는 말 못할 거야.”

김지훈이 깜짝 놀랐다.

“왜 말을 못해요? 내가 어렵대요?”

“네 말이라면 껌벅 죽는 놈들이다. 어렵지 않을 수가 있겠어? 솔직히 너도 후배들이 환자에게 잘못한 일 있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거 아냐. 이번에 확실하게 보여줬고 말이야. 3년차들 입장도 생각해. 우리도 아래 년차 일은 어떻게든 우리 선에서 해결하려고 했잖아.”

“그건 그렇지만 지들 선에서 해결이 안 되면 말은 해야죠. 설마 이런 일이 또 있었던 건 아니죠?”

“걱정하지 마. 어쨌든 지금보다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아. 뛰어난 놈을 잃을 수는 없잖아. 그런 면에서 진우는 참 안심이 돼. 지금처럼 노력하면 수술 실력도 곧 비슷해 질 거고 특히 환자에 대한 열정은 누구 못지않잖아. 마음 푹 놓고 믿어도 되는 놈이야.”

“진우가 지훈이하고 비슷하긴 하죠. 형 말을 들으니까 병옥이가 좀 불안하긴 하네요. 사실 다들 뛰어나다고 하면서도 어딘가 믿지 못하는 눈치를 보여서 나도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신현수까지?

“병옥이가 정말 뛰어난 놈인 건 맞아. 그래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잘 키워야지.”

김지훈이 의자를 당겨 앉으며 이경석을 보았다.

난데없이 송진우를 거론했다.

단점 없는 사람 없고 후배의 단점을 캐봐야 제 얼굴에 먹칠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사실을 모를 이경석이 아니었다. 게다가 날카로운 눈을 가진 신현수의 말도 마음에 걸렸다.

왠지 불안했다.

환자와 연관된 일이 더 있다면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인성이나 신뢰에 관한 문제라면 더욱 중요했다. 이번 일이나 드레싱 문제 말고도 뭔가 숨기는 일이 더 있는 것 같았다.

문득 어제 수술실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수술 준 지 며칠 되지도 않았다면서 자기 파트를 맡고 있는 혁원이가 아니라 병옥이한테 아뻬를 주려고 했잖아. 이렇게 되면 병옥이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사람인 이상 누구나 특정한 사람을 더 아낄 수 있다. 은연중 티가 날 수도 있다. 실제로 교수들도 자신의 파트 펠로우를 더 챙기는 경향이 있었고 솔직히 말해 김지훈 자신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수련 중인 전공의들에게 실질적인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 그 선을 넘으면 교수로서 혹은 선배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리어 아끼는 사람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별별 생각에 혼란스러웠다.

한두 가지 일과 한 마디 말로 어떤 사람인지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반면 만에 하나 잘못된 길을 따라가고 있다면 지금 바로 잡아야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강병옥은 그만큼 아까운 인재였다.

보다 깊은 얘기를 나눠야 할 것 같았다.

막 입을 열려는 순간 노크 소리가 들렸다.

“여기 다 있었네. 들어가도 될까?”

그동안 연구실에 단 한 번도 들른 적이 없었던 박승준 교수였다.

모두들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들어오십시오. 선생님.”

“앉아. 왜 일어서고 그래. 우리끼리는 그럴 필요 없어. 중요한 얘기하는 것 같은데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

“아닙니다. 그런데 웬일이십니까?”

박승준 교수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김지훈 선생한테 할 말이 있어서 들렸어. 어제 아뻬 수술 순서가 뒤바뀌었잖아. 그것 때문에 말이 나온 것 같은데 강병옥은 내가 많이 혼냈어. 김지훈 선생, 사람이 바쁘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으니까 너그럽게 이해해 줘. 다른 사람도 아니고 직속 후배잖아. 내가 대신 사과할 게.”

뜻밖의 말이었다.

전공의의 잘못을 두고 펠로우들에게 사과할 일은 아니었다. 개인적인 친분이 깊지 않으면 정말 하기 힘든 말과 행동이었다. 어떻게 보면 고마운 일이지만 이번 일은 강병옥에게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김지훈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말씀은 감사합니다만 선생님께서 사과하실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박승준 교수의 눈가가 살짝 떨렸다.

‘내가 직접 와서 사과를 하면 웃으면서 넘어가 줘야지 반응이 왜 이래? 김지훈이 이런 성격이었나?’

“따지고 보면 내 잘못일 수도 있어. 환자와 친분이 있다고 신경을 많이 쓰니까 순간적으로 내원 순서를 착각한 모양이야. 사실 그 환자 때문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거든. 나도 찝찝하고 병옥이 그놈도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찾아왔어. 어제 일은 싹 잊자고.”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말꼬리를 잡을 수는 없었다.

“예. 알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이렇게 신경 써 주시는데 병옥이도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겠죠. 걱정하지 마십시오.”

“고마워. 김지훈 선생. 병옥이 너무 혼내지 마. 열심히 하는 놈 기죽을까봐 걱정 돼. 그렇게 알고 간다. 아! 언제 시간 나면 술 한 잔 하자. 라파로 때문만은 아니야.”

연구실 문을 여는 박승준 교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기색이었다. 반면 펠로우들의 표정은 묘해졌다.

첫인상도 나쁘지 않았지만 접촉이 많아질수록 박승준 교수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었다.

“경석이 형. 처음 봤을 때는 제일 깐깐하실 것 같았는데 의외로 서글서글하시지 않아요? 지동훈 선생님도 좋은 분인 것 같고요.”

“그렇긴 한데 파트 구분이 무의미할 정도로 수술 욕심이 너무 많으셔서 나한테는 문제야. 펠로우가 부교수하고 경쟁하려니까 너무 힘에 부치네. 현수야. 지동훈 선생님하고는 괜찮지?”

“예. 별 문제 없습니다.”

“다행이다. 지훈아. 기우일지 모르지만 하윤호 교수님은 신중하게 대해야 한다.”

김지훈이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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