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휴가다! (2)
아무런 변화도 없다.
어딘가 잘못된 것일까?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신기동 교수를 볼 수밖에 없었다.
힐끗 눈길을 준 신기동 교수가 겸자가 물렸던 부위를 부드럽게 자극했다.
바짝 달라붙었던 혈관의 저항이 툭 풀렸다.
동맥에 강한 혈류가 흘렀다. 연결된 부분으로 피가 흘러 들어가며 정맥이 터질 것처럼 팽팽해졌다. 심장박동을 따라 벌떡벌떡 힘차게 꿈틀거렸다.
“이럴 때가 있어. 나도 몇 번 보지 못한 일이야.”
안도의 한숨이 절로 터져 나왔다.
귀중한 경험까지 얻었다.
바늘구멍을 통해 피가 새어 나왔다. 아무리 가느다란 실과 바늘을 사용해도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단, 양이 미미하고 가벼운 압박만으로도 지혈이 돼야 한다.
그것이 바로 최소한의 손상만 입혔다는 의미였다.
헤파린이 섞이지 않은 식염수로 수술 부위를 씻은 후, 조심스럽게 압박을 가했다.
째깍! 째깍!
동맥을 건드렸다.
초조하다고 수시로 열어 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지겹도록 긴 5분이 흘렀다.
조심스럽게 압박에 사용했던 거즈를 들었다. 바늘구멍을 따라 검붉은 피딱지가 보였다. 미세하게 선홍색 피가 묻어났지만, 지혈이 됐다는 확실한 표시였다.
잠시 수술 부위를 지켜보던 김지훈이 입을 열었다.
“선생님, 닫겠습니다.”
‘확실히 타고난 놈이야.’
신기동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만성 신부전 환자의 혈관 수술은 닫는 과정도 무척 중요하다. 수술 직후부터 끝까지 외부에서 강한 압박을 가해서는 안 된다. 투석을 하기 위해서는 동맥의 피가 흘러든 정맥이 크게 부풀어 올라야 하기 때문이었다.
자연적인 압박을 위해 절개하고 박리했던 조직들을 꼼꼼하게 봉합했다. 피부 역시 층층이 정확하게 꿰맞췄다.
드레싱을 한 후, 수술 부위에 청진기를 댔다.
상당히 초조하다.
슉! 슉! 슉!
동맥의 피가 정맥에 흘러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원하던 소리였고, 반드시 들려야 할 소리였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그 소리가 강해지는 순간 투석에 이용될 것이다.
“잘 들려?”
“예. 제 귀에는 잘 들립니다.”
청진을 마친 신기동 교수가 힐끗 시선을 주었다.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눈빛이었다.
가슴이 뿌듯해지며 벅차기까지 했다.
그 순간 예전에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어떻게 수술했느냐에 따라 최소 3년은 사용해야 할 혈관을 1년도 못 써먹을 수 있어. 혈관 수술은 그래서 어렵고 안심할 수가 없어.’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까?
문득 두려움이 느껴졌다.
신기동 교수는 예측이 가능할지도 몰랐다.
“선생님, 수술에 문제가 없었습니까? 그리고 얼마나 사용할 수 있을까요?”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그걸 알면 묻지도 않았을 것이다. 약간은 곤란한 표정을 짓는 김지훈을 본 신기동 교수가 씨익 웃었다. 그러고는 별일 아니라는 것처럼 몇 마디 말을 툭 던졌다.
“마음에 쏙 드는 건 아니다만, 다음 주 목요일에 한 건 더 하자. 혈관 수술을 잘하려면 다른 수술도 잘해야 돼. 모든 수술에 신경 바짝 써.”
신기동 교수의 말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동안 겪은 설움을 생각해 보면 칭찬도 이런 칭찬이 없었다.
갑자기 주먹에 힘이 팍팍 들어갔다. 힘차게 어퍼컷을 날리며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다.
하지만 전공의 두 놈이 보고 있었다. 태연한 표정으로 수술실을 나온 김지훈이 재빨리 탈의실로 들어갔다.
‘파이팅!’
꽉 쥔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그날 저녁, 회진을 마친 이준영 교수가 손짓을 했다.
“커피 한잔하고 싶다.”
저녁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스승이었기에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부리나케 커피 한 잔을 탔다. 언제든 쉽게 마실 수 있는 믹스 커피에 불과한데 참 맛있게 마셨다.
“오늘 혈관 수술 하나 했다고?”
“예, 선생님.”
“어느 수술이든 하면 할수록 배울 것이 많아지고, 어려워지는 법이야.”
“명심하겠습니다.”
‘하루하루가 달라지는구나. 난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결코 자만하지 말고, 네 꿈과 희망을 위해 지금처럼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다.’
“경아는 힘들어하지 않아?”
난데없는 말에 머리만 긁적였다.
“환자만큼 중요한 사람이 가족이야. 항상 서운하지 않게 신경 쓰고 잘해. 쫓겨나지 말고.”
스승의 마음에 도리어 할 말이 궁했다. 화제를 돌린다는 것이 그만 이혁원을 꺼내고 말았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혁원이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주제넘을지 모르지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전공의 중 한 명이야.”
단칼에 말을 잘랐다. 괜히 말했나 싶었다.
그런데 무뚝뚝하기만 한 얼굴에 잔물결이 일었다. 그 모습에 스승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맙다. 혁원이도 네게 많이 기대고 있지만, 지금보다 더 엄하고 치열하게 가르쳤으면 좋겠다.’
문득 음성에서 처음 보았을 때가 생각났다. 산만한 덩치에 무뚝뚝하기만 한 양반을 스승으로 모신 지 벌써 5년이나 지났다. 정말 힘이 넘쳐 보였는데, 세월 앞에서는 장사가 없는 모양이었다.
‘그땐 이마에 주름살도 없으셨던 것 같은데. 항상 건강하셔야 합니다, 스승님.’
따스한 기운이 담긴 정적이 흘렀다. 물끄러미 창밖을 보던 이준영 교수가 어깨를 툭 치고는 퇴근을 했다. 스승과 제자의 입가에 걸린 미소에서 커피 향이 흘렀다.
퇴근을 하자마자 김지훈과 고경아가 함께 집을 나섰다. 장인과 장모, 그리고 스승에게 드릴 선물을 샀다.
둘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지만, 의외로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았다.
“경아 씨, 일석이가 홍삼 드렸는데 또 드리는 게 이상하지 않을까요?”
“두고두고 드시면 되죠. 지훈 씨, 여기까지 왔는데 언니 얼굴 보고 갈까요? 승희도 보고 싶고요.”
마침 정훈철 집 근처였다.
운 좋게도 연락이 돼 가볍게 맥주 한잔했다.
전화도 제대로 안 한다며 타박을 하는 정훈철과 언제나 웃음으로 맞아 주는 한수임의 얼굴에 즐거움이 넘쳤다. 몇 달 만에 훌쩍 커 버린 승희의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지훈아, 시간 되면 놀러 좀 와라. 형이랑 형수 보고 싶지도 않아? 승희도 툭하면 너 보고 싶다고 그래.”
“죄송합니다, 형님. 앞으로는 자주 연락드리겠습니다. 승희야, 삼촌이 다음에는 맛있는 거 사 줄게.”
5년 전에 이어진 인연이 지금까지 유지됐다. 바쁘다는 핑계로 신경도 못 썼는데, 고맙기만 한 일이었다. 뺨에 뽀뽀해 달라는 시늉에 홱 돌아서는 승희가 예뻐 보이기만 했다.
‘많이 컸네.’
“지훈씨. 주책이야. 주책. 승희가 몇 살인데 뽀뽀를 해달라고 해. 열 살이 넘었어요. 그건 기억해요?”
잔뜩 타박을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양손에서 흔들리던 종이 가방이 잔잔한 행복을 전해 왔다.
***
세상에 쉬운 일 하나 없다더니, 가슴에 딱 와 닿는 말이었다. 신기동 교수가 하나둘 수술을 넘길 때마다 점점 어려워지고, 불안감이 가중됐다.
‘야! 이삼 년은 지나야 수술이 잘됐는지 알 수 있어서 그런지 매번 만만치가 않네. 오늘 수술한 환자는 괜찮을까?’
때론 지극히 사소한 실수조차 환자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다른 수술까지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생각이 얼굴에 나타난 모양이었다. 컨퍼런스가 끝난 후, 이혁원이 조심스럽게 물어 왔다.
“선생님, 혹시 무슨 일 있으세요?”
“왜?”
“수술 끝날 때마다 얼굴을 찡그리셔서요. 오늘만 해도 신기동 선생님은 아무 말씀 안 하셨는데 선생님 표정이 너무 안 좋으셨잖아요. 라파로를 하고 난 후에는 더 그렇게 보이거든요.”
“그렇게 보였어? 별일 없어. 그냥 수술을 제대로 했는지 불안해서 그래.”
이혁원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선생님도 불안하세요?”
“나도 당연히 불안하지, 인마. 생각해 봐. 내가 경험이 많아, 아니면 웬만한 수술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정도로 실력이 있어. 부족한 게 많으면 불안한 법이다.”
“어휴!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면 전 어떻게 합니까?”
“뭘 어떻게 해? 열심히 해야지. 아! 요새 내가 널 안 태웠구나? 정신머리가 없었네. 내일부터는 확실하게 해 줄게.”
공연한 걱정에 벌집을 건드렸다.
이혁원의 입이 쩍 벌어졌다.
김지훈이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수련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등한시했네.’
“병옥이나 진우는 어때? 백 일 당직 끝났다고 풀어지진 않았지?”
“예? 그럼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알았어. 늦었다. 집에 가자.”
집으로 향하던 김지훈이 피식 웃었다. 비록 몇 마디뿐이었지만 은연중 이혁원과 마음속 얘기를 자연스럽게 주고받았다. 세월이 그만큼 흘렀다는 말일 것이다.
‘혁원이도 많이 컸네.’
그 시간, 이혁원도 차창 밖 풍경을 보며 웃고 있었다. 왠지 김지훈과의 대화가 살갑게 느껴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며 불을 토해 내도, 김지훈은 언제나 자신이 가장 힘들었을 때 등을 두드려 주었던 선배였다.
‘흐음! 개인적으로 만날 기회가 오면 은근슬쩍 형이라고 불러 볼까? 김지훈 선생님, 지훈이 형. 확실히 형이 입에 착착 달라붙네. 수술 킴이 더 나을까? 아냐. 그건 도를 넘은 거야.’
친근함도 잠시, 손에 들린 리포트에 눈이 가는 순간 한숨이 터졌다. 간담도와 혈관에 위장관까지, 이번 주에 써야 할 리포트만 세 개였다. 만일 하나라도 준비를 못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는 빤했다.
‘에휴! 형은 무슨. 김지훈 선생님이네.’
오프인 오늘도 푹 자긴 글렀다.
***
바쁘다, 바빠.
휴가 때 미룬 수술을 몰아서 하는 것처럼 이준영 교수와 이혁민 교수의 수술이 이어졌다.
휴가도 안 가는 신기동 교수의 수술은 또 왜 그리 많은지 모를 일이었다.
여기에 응급 수술과 김지훈의 수술까지 하면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었다. 덩달아 일반 외과 주임 간호사인 고경아도 피곤에 푹 절었다.
휴가가 이렇게 기다려질 줄은 몰랐다.
펠로우의 시간 역시 똑같이 간다.
정신없는 8월의 세 번째 주가 지나고, 드디어 휴가가 코앞에 다가왔다.
주말 집담회를 상큼하게 끝내고, 회진은 즐겁게 마쳤다. 서도진과 안호석에게 단단히 부탁하고 병원을 나섰다.
드디어 휴가다!
마음이 즐거우면 그만큼 매사가 긍정적으로 변한다.
평상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차림을 한 고경아와 고경희가 유난히 예뻐 보였다. 어째 세차도 못한 차까지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았다.
주말의 길고 긴 차량 행렬이 주는 지루함을 잊고 원주에 도착했다.
군의관으로서는 예외적이라 할 정도로 까맣게 탄 손일석과 미리 만나 처갓집으로 향했다.
고경희의 입이 귀에 걸렸다.
그렇게 좋을까?
김지훈과 고경아도 그랬을 것이다.
“일석아, 너 완전 군인이다.”
“그럼 군의관이 군인이지, 민간인이야? 야! 역시 바깥공기는 냄새 자체가 달라. 정말 향기롭네. 근데 우리 내일 스케줄이 어떻게 돼? 아직 날도 더운데 계곡 어때? 백숙에 소주 한 잔! 좋다.”
“백숙에 소주? 꿈도 꾸지 마. 일단 아버님 말씀을 들어 봐야 뭘 해도 할 수 있어. 의료봉사 면한 것만 해도 다행으로 생각해.”
“대한민국 군인이 첫 휴가 나왔는데 설마 그러시겠어? 만일 무리한 요구를 하시면 과감하게 거부하고 만다.”
“어이구! 자신만만하네. 꼭 그래야 한다.”
“걱정하지 마. 너도 내가 말을 꺼내면 지원사격 확실하게 해야 한다. 장인어른은 우리에게 최강의 적이니까 화력을 집중해야 돼. 괜히 점수 따려고 애먼 말 하면 안 된다.”
“정말이지?”
“대한민국 육군 대위를 뭘로 보는 거야? 나 공수야, 공수. 뛴다면 뛰는 놈이야.”
손일석이 가슴을 탕탕 치자, 고경아와 고경희도 잔뜩 기대를 하는 표정이었다.
슈바이처도 아니고, 일 년에 딱 한 번뿐인 휴가 때까지 환자를 보기에는 너무 아쉬운 시간이었다.
처갓집에 도착했다.
서정호까지 모두 모여 있었다.
여느 때처럼 화기애애하고 휴가로 들뜬 분위기였지만, 저녁을 먹는 내내 고성문의 눈치만 보았다.
식사가 끝나자 고성문이 헛기침을 하며 김지훈과 손일석을 보았다.
“김 서방, 손 서방.”
기침 소리가 왠지 불길했다. 전에 들은 말이 있었지만 내심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는데 느낌이 좋지 않았다. 의료봉사로 장인과 함께 휴가를 보낸 기억이 강하게 다가왔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에는 계획 잡지 마.”
“예? 무슨 일 있으십니까?”
김지훈이 짐짓 딴청을 피우자 고성문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손일석은 입을 꾹 다문 채 눈알만 돌리고 있었다. 반면 서정호는 상당히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내가 전에 말했잖아? 하루에 하나씩 수술 잡아 놨으니까 그렇게 알아. 담석 세 건에 탈장 하나야. 라파로로 한다.”
몇 달 전이었으면 고경아의 눈치를 봤겠지만 귀가 활짝 열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변했다. 라파로보다는 휴가가 더 절실했다.
김지훈이 뭔가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어깨를 들썩거렸다. 그런데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결혼 전 박힌 인상이 너무 강렬한 탓이었다.
한마디로 장인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였다.
역시 이런 일은 손일석이 훌륭하게 해결할 것이다. 차 안에서 한 말도 있다.
‘일석아, 과감하게 거부한다며. 말 좀 해 봐.’
‘무슨 말을 해?’
‘수술 잡은 건 어쩔 수 없으니까 몰아서 하자고 말씀드려 봐. 그래야 너도 놀러 갈 거 아냐.’
김지훈의 간절한 눈빛을 받은 손일석이 똑바른 자세를 취하며, 고성문과 정면으로 마주 보았다.
고경아와 고경희도 주먹을 흔들며 응원을 했다. 눈가에 잔뜩 힘을 준 모습에 일말의 기대를 걸었다.
“아버님,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됩니까?”
“뭔데?”
“혹시 하루에 한 건씩 잡으신 이유가 환자 입장을 고려하신 겁니까?”
“응? 그렇지. 환자 개인적인 사정도 있고, 몰아서 하면 환자 보기도 힘들잖아. 찬찬히 한 명씩 하는 게 제일 좋지 않겠어?”
재야의 고수라고 불리는 고성문이다. 아무리 라파로라고 해도 차마 사위에게 수술을 배워야 한다는 말을 하기는 힘들 것이다.
손일석이 입술을 모으며 김지훈을 보았다. 그러고는 고경희에게 시선을 돌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수술 직전보다 더욱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손일석! 파이팅!’
“역시 아버님이십니다. 저도 수련할 때 그렇게 배웠습니다. 의사가 무리하면 환자에게 좋을 일이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지훈아, 아니 형님, 아버님 말씀대로 하죠. 내가 군대에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양보다 질이라는 겁니다. 경희야, 우리에겐 금, 토가 있어.”
어라? 찍소리도 못할 줄은 몰랐다.
아니, 완전히 장인어른 딸랑이였다.
‘손일석. 너 이 자식 두고 보자.’
내심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고성문이 기세를 탔다. 목을 휘휘 돌리며 김지훈을 향해 쓰윽 고개를 돌렸다.
“김 서방, 자네는 싫은가? 마음에 안 들어?”
솔직하게 말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김지훈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단단히 각오를 한 얼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