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써전-600화 (600/1,329)

제7화. 결코 작지 않은 전환점 Ⅱ (1)

컨설트를 보러 온 양승철 교수였다.

“김지훈 선생, 간만이네. 많이 바쁜 모양이야. 얼굴 보기가 쉽지 않아. 아! 그때는 고마웠어.”

게실염으로 농양이 발생한 환자를 두고 하는 말이었다.

가볍게 고개를 숙이던 김지훈이 눈을 반짝였다. 안 그래도 백선희의 상태가 좋아지면 컨설트를 볼 생각이었다.

“아닙니다, 선생님. 그리고 한 가지 여쭤볼 게 있습니다.”

“뭔데?”

“잠깐 시간 좀 내주십시오.”

병명을 알고 있다지만 환자 앞에서 암을 언급하는 것은 금물이다. 양승철 교수와 병실 밖으로 나온 김지훈이 진지하게 물었다.

“3일 전, 간에 직접 전이가 된 담낭암으로 담낭 절제와 간 구역 절제술을 받은 환자가 있습니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항암 치료에 최신 지견이 있나 해서요.”

“그래? 아직까지 효과가 좋다는 항암제는 없어. 일단 확실하게 암을 제거하는 게 최선이지. 그런데 이준영 교수님은 아무 말씀도 없던데, 언제 그런 수술을 하셨어? 간에 전이까지 된 암이면 꽤 고생을 했겠네. 암 덩어리는 확실하게 제거한 거야?”

당연히 이준영 교수가 수술을 했을 것이란 추측에 김지훈이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펠로우의 한계는 스스로만이 아니라 다른 의사들의 눈에도 확연하게 보이는 모양이었다.

절대 기분 나빠할 일이 아니었다. 도리어 더욱 열심히 해야 한다는 자극이었다.

“예. 다행히 모두 제거했습니다. 효과는 미지수라도 항암 치료는 하는 것이 좋겠죠?”

“고생스럽기는 하겠지만, 안 하는 거보다야 훨씬 낫지. 나중에 이준영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전과시켜. 우리 김지훈 선생이 바짝 신경을 쓰는 모양인데, 내가 열심히 봐줘야 하지 않겠어?”

양승철 교수가 툭툭 어깨를 두드리며 스테이션으로 향했다. 그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던 이혁원이 김지훈의 눈치를 보며 내과 전공의에게 뭔가를 속삭였다.

‘왜 수술을 직접 하셨다고 말씀을 안 하시지?’

잠시 후, 복도 끝까지 걸어갔던 양승철 교수가 돌아섰다. 꽤나 놀란 얼굴로 손짓을 했다.

다음 병실로 들어가던 김지훈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갔다.

“선생님, 하실 말씀이 더 있으십니까?”

“담낭암 환자, 김지훈 선생이 수술했어?”

김지훈이 이혁원을 슬쩍 째려보았다.

‘이 자식이 무슨 얘기를 하나 했더니. 누가 수술을 한 게 뭐가 중요하다고, 쓸데없이 그런 얘기를 왜 해.’

“예. 제가 하긴 했습니다만, 이준영 선생님이 도와주지 않으셨으면 힘들었을 겁니다.”

양승철 교수의 눈이 묘해졌다.

‘이제 전문의가 됐는데 그런 수술을 했어? 인정한다고 하면서도 너무 과소평가했나? 이거 내가 실수를 했네.’

전공의 시절 가장 뛰어나다는 소리를 들은 김지훈이었다. 하지만 교수가 된 이상 기준이 달라져야 했다. 전공의 때는 극히 어려울 수밖에 없는 수술도 기본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는 의사가 바로 교수다.

사실 이준영 교수가 김지훈 앞으로도 컨설트를 내달라는 말을 했을 때 고개만 끄덕였다. 실력은 인정하지만 어디까지나 펠로우 수준일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사라면 누구나 어렵다고 인정하는 수술을 한 것이다.

갑자기 말이 궁해졌는지 엉뚱한 질문을 했다.

“환자는 괜찮은가?”

묘한 시점이다. 자칫 실력을 의심하는 말로 들릴 수도 있었다. 입장 바꿔 생각하면 기분이 망가지고도 남을 일이었다. 순간 이혁원의 얼굴이 벌게졌다. 양승철 교수도 아차 싶었는지 헛기침을 했다.

김지훈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나도 스승님이 아니었으면 불안해했을 텐데, 다른 선생님들은 오죽하겠어. 빨리 실력을 쌓아서 확실하게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언제 그런 날이 올지 갑갑하네.’

“다행히 괜찮습니다.”

“그, 그래? 수술 잘됐구나. 하여튼 나중에 나한테 컨설트 보내. 수고했어. 김지훈 선생이 그런 수술까지 했단 말이지?”

뭐가 그렇게 급한지 컨설트에 답을 한 양승철 교수가 서둘러 병동을 빠져나갔다.

상황이 묘하긴 했지만, 소화기 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양반이 당황하다니 한편으로는 우스운 일이었다.

‘그럴 수도 있는 일인데, 내가 도리어 죄송하네.’

김지훈이 피식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이제 하룻밤만 지나면 주말이다.

당직도 아니고, 환자들도 모두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었다. 고경아와 간만에 마음 놓고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모처럼 연애할 때 기분을 살려 양수리에 가기로 했는데, 벌써부터 가슴이 설렜다.

“혁원아, 뭘 먹으면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예?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세요? 뭐 사 주시려고요?”

‘그러고 보니 밥 한번 제대로 안 사 줬네.’

말로만 아낀 모양이었다. 반색을 하는 모습을 보니 더욱 미안했다. 그러나 밥을 사는 일도 때가 있는 법이었다.

“1년차 백 일 당직 중이다.”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공연한 미안함을 감추려 한 마디 더 하려던 김지훈이 입술을 모았다. 문득 훤칠한 키에 사내답게 생긴 이혁원이 눈에 들어왔다.

기억 속의 예전 모습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날이 떠오르며 그간 일만 시켰지, 개인적으로는 소원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넌 사귀는 사람 없어?”

“여자 친구요? 시간이 있어야 만들죠.”

“시간이 왜 없어? 오프 때 뭐 하는데?”

“할 일 많죠. 환자 보고, 일과 끝내고 나면 리포트까지 써야 하잖아요. 그 시간이 얼마나 많이 걸리는데…….”

이혁원이 갑자기 입을 꾹 다물었다. 있는 사실 그대로 말하다 보니 김지훈 탓을 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아닌 게 아니라, 김지훈의 눈매가 심상치 않았다.

“자식이, 전공의는 너만 돌아? 나도 전공의 때 일하면서 연애까지 다 했어, 인마. 리포트 탓은. 일주일에 서너 개씩 내줄까 보다.”

이혁원이 잽싸게 화제를 돌렸다.

“선생님, 시간이 늦었습니다. 회진 도시죠.”

구렁이 담 넘어가듯 능글맞은 목소리였다. 이제는 제법 2년차 티가 났다. 하긴 김지훈이 펠로우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교수들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마지막 환자를 보고 병실을 나오던 김지훈의 입가에 난데없는 미소가 걸렸다. 이혁원도 꽤나 기분 좋은 눈치였다.

“환자 분. 한 발만 더 걸어 보세요. 아프시면 제가 선생님께 말씀드려 진통제 놓아 드릴 테니까 그런 걱정은 마시고요. 치료할 때 보니까 수술도 너무 잘 된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송진우가 보행기에 의지해 걷는 백선희를 도와주고 있었다. 진상미의 태도를 보니 무척 친근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

송진우의 정성이 보였다.

누구도 의식하지 못했지만 김지훈과 서도진 그리고 이혁원이 걷는 길을 따라오고 있었다. 1년차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실력이 아니라 송진우가 보여주는 태도와 마음일 지도 몰랐다.

‘진우, 혁원이 덕에 내가 발 뻗고 자는구나. 고맙다.’

하루하루 깨달아 가는 것이 참 많았다.

***

주말이다.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기에 백선희가 못내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침대에 앉아 자신을 보며 미소를 짓는 백선희를 보는 순간 불안이 한풀 꺾였다.

게다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이혁원과 송진우가 있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양수리는 추억이 깃든 곳이다.

행복한 추억은 마음을 더욱 들뜨게 한다.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물결.

짜릿한 소주와 얼큰한 매운탕의 향연.

후끈 달아오른 눈에 들어온 마법의 성.

토요일 밤을 하얗게 불태웠다.

백선희가 걱정돼 일요일 느지막 병원을 찾았다.

병실 문을 여는 순간 흠칫 놀라고 말았다.

아직은 혼자 걷기 힘들 것이라 여겼는데 백선희가 두 발로 서 있었다. 보행기도 없이 스스로 한 발 두 발 걸음을 뗐다. 이혁원과 진상미가 불안해 죽겠다는 표정으로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행복에 행복이 더해졌다.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이혁원.

환자를 자신만큼 아끼고 사랑하는 진상미.

희망과 의지를 잃지 않는 백선희.

고마웠다.

아무 말도 없이 미소만 주고받았지만 가슴이 뜨겁게 꽉 차올랐다. 집으로 가는 내내 뜨거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고경아가 예쁘다 못해 섹시해 보였다.

우워워워!

환희에 찬 늑대 울음소리가 밤하늘에 울려 퍼졌다.

밤새!

너무 무리했나?

좀처럼 느끼지 못했던 월요병에 시달렸다.

‘어후! 오늘따라 왜 이렇게 힘들지? 하루만 더 쉬었으면 좋겠다. 경아 씨도 꽤 피곤해 보이네.’

노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 모양이다. 이상하게도 하루가 거의 다 지나도록 컨디션이 바닥을 보였다. 수술실을 나오며 찬물에 세수를 해야 할 지경이었다.

어기적어기적 병동으로 올라가 회진 돌 준비를 했다.

그때 이혁원이 하얀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뭐야?”

“내과에서 컨설트 하나 왔습니다.”

“컨설트?”

김지훈이라는 이름 앞으로 난 첫 번째 컨설트다.

갑자기 눈앞이 환해졌다. 띵한 느낌이 날 정도로 멍했던 머릿속이 순식간에 맑아졌다. 내과 병동으로 향할 때는 온몸에 힘이 넘칠 지경이었다.

스테이션으로 달려간 이혁원이 간호사에게 받은 차트를 펼쳤다. 약간은 긴장된 마음으로 차트를 확인했다. 양승철 교수가 의뢰한 환자였다.

‘설마 미안하셔서 컨설트를 내신 것은 아니겠지?’

“환자 보자.”

이혁원과 함께 내과 간호사가 앞장섰다.

담석으로 입원한 환자로 복강경 시술을 원했다. 전반적으로 건강해 보였고, 간 효소 수치가 살짝 증가한 소견 이외에는 특이 사항이 없었다.

환자는 물론 보호자들도 언제나 급하다. 필요한 질문과 진찰을 하기도 전에 날짜부터 물었다.

“언제쯤 수술이 가능하겠습니까?”

양승철 교수가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다른 교수들을 대할 때와 다름이 없었다. 티가 팍 날 정도로 젊은 의사라는 사실은 신경도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일단 몇 가지 필요한 사항들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구체적인 질문에 이어 진찰까지 한 후, 수술 날짜를 결정했다. 화목 이틀 중에 하루니, 당연히 목요일에 가능하다. 하루라도 빨리했으면 하는 표정이었지만, 교수마다 일정이 있는데 당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외과 의사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감기라도 걸리시면 수술이 미뤄질 수 있으니까 바깥출입 조심하시고요.”

어깨가 으쓱거린다.

남은 회진을 돌면서도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퇴근 후 소식을 들은 고경아가 자기 일처럼 반색을 하며 좋아했다. 같은 직종이 아니었거나 김지훈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받지 못했을 축하일 것이다.

“경아 씨, 이제 교수 티가 좀 나는 것 같죠? 이럴 때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딱인데.”

“오늘 당직이잖아요. 음주 진료하려고요?”

“한 잔에 무슨.”

김치를 안주 삼아 딱 한잔했다.

무언가 어색했지만 맥주만은 정말 시원했다.

따르르릉!

당직이면 으레 울리는 전화벨 소리다.

간만에 단체 교통사고로 응급실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신경외과, 흉부외과, 정형외과, 성형외과까지 모두 다 내려와 정신없이 움직였다.

김지훈만 한가했다.

가끔은 희한하게도 온몸이 상처투성이에, 여기저기 골절상을 입었는데도 배는 깨끗한 경우가 있다.

그날이 바로 오늘이었고, 외과 센터 응급실이 개설된 이후 손이 부족하지도 않았다.

마치 눈앞에 있는 것처럼 떠오르는 송재덕 교수의 얼굴만 아니었다면 응급실을 지킬 이유가 없었다.

‘차라리 수술이 있는 게 낫네.’

그때 정말 반가운 얼굴이 보였다.

정형외과 김대성 교수였다.

“선생님, 정말 오래간만이네요. 그동안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려서 죄송합니다.”

“다들 바쁜데 인사는 무슨. 점점 교수 티가 팍팍 난다. 요새 칼바람 날린다는 소식 잘 듣고 있어. 그렇게 수술을 하고 싶어 하더니 원 풀었겠다.”

같은 병원에 근무해도 과가 다르거나, 특별한 일이 없으면 얼굴 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그래도 항상 반가워해 주며 변치 않는 모습이 고마웠다.

“센터를 개설한 지 두 달이 거의 다 돼서 그런지, 이제는 제법 잘 돌아가는 것 같지? 조금만 더 투자를 해 주면 센터 내에서 수술까지 할 수 있을 텐데 아쉽다.”

“돈이 문제죠, 뭐. 그래도 여러 과가 달라붙어서 수술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환자가 오면 치료할 수 있는 대비는 충분히 된 것 같아요.”

김대성 교수가 갑자기 부르르 떨었다.

“지훈아, 그런 소리 하지 마라. 말이 씨가 된다고, 진짜 그런 환자가 오면 골치 아프다. 다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환자를 위해서라도 간단하게 다치는 게 최고 아니냐?”

“선생님 말씀이 정답이네요.”

그간 하지 못했던 얘기를 나누는 사이, 훌쩍 시간이 흘렀다. 어느새 응급실은 조용해졌고, 이제는 각자 자리로 돌아가 내일을 준비해야 할 때였다.

‘대성이 형도 만났는데, 장성기 선생님하고 변상훈 선생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 모르겠네. 내일 시간나면 간만에 인사나 드려야겠다.’

스치듯 지나간 인연도 소중한 법인데, 자신을 가르쳐 준 사람들과의 인연은 말할 것도 없었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얼굴 못 보면 멀어진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될 것이다.

다음 날, 바로 교수들을 찾았다. 다들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짧은 시간이나마 즐거운 자리를 가졌다.

그 덕인지 수요일에도 좋은 일이 이어졌다.

탈장 환자 한 명이 외래로 왔다.

복강경 수술 예약까지 잡았다.

담석 환자 컨설트가 하나 또 왔다.

역시 복강경 수술 예약을 잡았다.

양승철 교수가 아닌 다른 교수가 의뢰한 환자였기에 더욱 고무적이었다.

다음 주 화요일에 두 건의 수술을 잡았다는 사실에는 가슴이 터질 것처럼 벅차올랐다.

그것도 모두 복강경이다.

오늘만 같아라!

카르페 디엠!

내일 수술할 환자를 보며 각오를 다졌다.

첫 컨설트 환자를 확실하고 안전하게 수술해야 컨설트가 이어질 것이다. 어쩌면 탄탄대로가 보다 빠르게 열릴지도 모른다. 이제는 확실하게 회복세를 보이는 백선희를 보자 자신감까지 충만해졌다.

‘담낭암 수술까지 했는데 라파로는 이제 확실하게 할 수 있지. 그동안 본 수술이 몇 갠데.’

주먹을 불끈 쥐던 김지훈이 갑자기 눈가를 찡그렸다. 자신감이 과하다 싶을 때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어이쿠! 이럴 때일수록 자만하면 안 되지. 환자도 문제고, 잘못하면 스승님께 맞아 죽는다.’

등짝에 은근한 소름이 돋았다.

***

목요일 오전, 복강경 수술 준비가 시작됐다.

환자 옆에 서서 조용히 생각에 잠겼던 김지훈이 목을 휘휘 돌렸다.

퍼스트는 정말 많이 섰지만 집도 경험은 의외로 적은 수술이 복강경 수술이었다.

게다가 자신에게 의뢰된 첫 컨설트 환자를 수술하는 탓인지 자신감과 막연한 불안감이 혼재했다.

‘컨설트든 외래든, 어차피 첫 환자는 오기 마련인데 왜 이렇게 떨려. 언제나 담담해질까?’

입맛을 다시며 돌아서던 김지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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