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결코 작지 않은 전환점 Ⅰ (1)
김지훈에게 수술을 받기로 했지만 막상 백선희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하루 지날 때마다 김지훈을 보는 눈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지훈은 정말 하루 종일 바빴다.
가장 먼저 회진을 올라와 시간이 허락하는 한 환자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어찌 된 일인지 거의 모든 환자를 아는 것처럼 보였다. 세 파트를 맡고 있다는 사실은 며칠이 지나서야 알았다.
회진이 끝나면 거의 매일 수술실에서 살고 있었다. 간혹 환자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아무리 사소한 일일지라도 틈나는 대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큰 수술을 앞둔 부담감인지 백선희 자신에게 쏟는 시간이 가장 많았다.
목요일 밤에는 꽤 늦은 시간에 슬며시 나타나 놀라기까지 했다. 수술이 있는 김에 잠시 들렀다는 말에 그러려니 했는데, 주말에도 몇 번이나 얼굴을 보였다. 과 행사도 있고, 당직이라 그렇다고 했다.
“상미야, 김지훈 선생님 수술 상당히 많이 하시나 봐.”
“언니, 나도 들은 말인데 전문의 되기 전에도 수술을 꽤 하셨대요. 그리고 진짜 실력이 없으면 저렇게 바쁘기도 쉽지 않을걸요. 누가 환자를 맡기겠어요?”
김지훈의 얼굴에서 피곤이 가시질 않았지만 백선희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교수들에게 인정받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며, 환자들에게 정성을 기울이는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
월요일이 밝았다.
입국식 때 마신 술로 떡이 됐던 1년차들이 새벽부터 드레싱으로 분주했다. 드레싱이 끝난 후 무슨 일인지 강병옥이 송진우를 보며 인상을 썼다.
‘에이! 저 자식이 진짜.’
뭔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이었지만 김지훈은 오늘도 어김없이 8시가 조금 넘어 회진을 올라왔다. 강병옥이 표정을 싹 감췄다. 이내 벌게진 송진우의 얼굴도 월요일 아침의 분주함에 묻혔다.
지난밤에도 수술을 했는지 김지훈의 얼굴에 피곤이 잔뜩 묻어 있었다. 수술을 받고 퇴원한 후 내원한 외래 환자 몇 명을 보고 수술실에서 하루를 보냈다.
오후 회진을 모두 끝낸 김지훈이 마지막으로 백선희를 찾았다. 왠지 불안해 보였다.
당연한 일이었다.
“환자분, 어디 불편하신 건 아니죠? 내일 수술이니까 몸 관리 잘하셔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말씀하세요.”
진상미가 대신 입을 열었다.
“선생님, 언뜻 들었는데 오늘 당직이시라면서요? 당직 때마다 무척 바쁘시던데, 언니 수술에 지장은 없을까요?”
환자 눈을 피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김지훈이 미소를 머금었다.
안 그래도 불안한 참이었다. 피로에 젖어 간까지 절제해야 하는 큰 수술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서 동료들이 중요하다. 이경석에게 이미 부탁을 한 후였다.
“당직 바꿨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내일 이준영 선생님과 함께 수술을 할 예정입니다. 시간이 적지 않게 걸려서 환자분 체력도 무척 중요합니다. 그동안 철저하게 수술 준비를 했지만, 오늘 밤은 가능한 한 푹 주무셨으면 좋겠네요.”
그게 가능할까?
환자도, 김지훈도 불안과 긴장 속에 밤을 보냈다.
마침내 화요일 해가 떠올랐다.
펠로우가 된 이후 가장 큰 수술을 하는 날이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 수술은 쉽게 접하지 못할 것이다.
단단히 마음을 먹은 김지훈이 수술 방으로 향했다.
수술 방 앞에 선 진상미가 입술을 꽉 깨문 채 눈물을 참고 있었다. 백선희는 바짝 긴장한 얼굴로 눈도 뜨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본 김지훈이 부담감을 덜려는 듯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말기 암 환자는 거의 100퍼센트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혹은 가능하다고 해도 의미가 없다.
그러나 절제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성공한다면 그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다.
예외적이기에 여러모로 더욱 버거울 수 있는 환자였다. 수술 난이도를 떠나 더욱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기에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담낭암 수술 및 간 절제에 관한 자료들을 읽고, 또 읽었다. 전공의들은 물론 이준영 교수까지 참석해 한 번 더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 수술 참관도 라파로 수술이 아닌 개복 수술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
모든 수술이 그렇지만, 이 정도로 큰 수술은 환자 상태도 무척 중요했다. 바이탈부터 사소한 증상들까지 철저하게 점검해 조금도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했다.
심리적인 안정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고, 그만큼 신경을 썼다.
하지만 수술실은 누구나 경험하는 곳이 아니다. 수술 방 전체를 감도는 차가운 냉기와 따스함과는 거리가 먼 무영등 불빛에 더욱 불안하고, 위축될 것이다.
수술대 위에 누운 백선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한기 때문인지, 불안 때문인지 손까지 떨고 있었다.
김지훈이 편안한 미소를 머금으며 백선희의 손을 잡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잘 끝날 겁니다.”
“선생님, 부탁드릴게요.”
환자의 불안을 감지한 김진호 교수가 조용히 마취를 시작했다. 백선희의 눈이 서서히 감겼다. 깊은 잠에 빠지며 빠르게 뛰던 심장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이준영 교수를 비롯해 수술 팀이 각자 자리에 섰다.
퍼스트 자리에 선 이준영 교수는 언제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예외적으로 세컨을 서게 된 안호석, 써드인 송진우, 여느 때처럼 참관을 하며 만일을 대비하는 이혁원까지 무척이나 믿음직스러웠다.
모두들 조용히 수술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스승과 수술 팀의 눈에 서린 신뢰가 느껴졌다. 적당한 긴장과 자신감이 가슴속을 꽉 메웠다. 침착하면서도 빠르게 수술 과정을 되새기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지훈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수술 기구를 가지런히 정리하던 고경아와 눈이 마주쳤다. 누구보다도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보조를 한다는 사실에 심리적 안정감까지 얻었다.
또 다른 힘이었다.
‘시작하자.’
“마취과,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예. 시작하세요.”
“선생님, 시작하겠습니다. 메스!”
은색 메스를 따라 선홍빛 피가 맺혔다.
배를 열고 시야를 확보했다.
가장 먼저 내려야 할 판단은 수술 가능 여부다.
종종 검사와 실제 소견이 다른 경우가 있기에, 먼저 원격전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검사 상으로는 관찰되지 않았지만, 단 한 곳이라도 발견되면 어떤 수술도 의미는 없다.
다행히 간을 제외한 내부 장기는 모두 깨끗했다.
다음으로 절제해야 할 부위를 확인해야 한다.
마찬가지다.
수술이 불가능한 소견이 관찰되면 이대로 배를 닫을 수밖에 없다.
담낭에 발생한 2센티미터 크기의 덩어리가 만져졌다. 암이 침범한 간은 다소 딱딱했지만, 예상했던 부분을 넘어가진 않은 것으로 보였다.
김지훈이 간을 만지던 손을 빼며 말했다.
“제 판단으로는 절제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준영 교수가 신중하게 수술 부위를 확인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집도의와 퍼스트가 수술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제 본격적인 수술만이 남았다.
지금까지 경험한 그 어떤 수술보다 힘들고, 어려운 수술이다. 더구나 처음부터 끝까지 환자를 책임져야 하는 집도의다.
그런데 막상 주요 과정을 시작한다고 생각하자, 불현듯 끈질기게 남아 있던 긴장과 불안이 사라졌다.
도리어 담담하달까?
‘스승님과 믿을 수 있는 후배들이 함께하는 수술이다. 계획대로 진행하고 자신감을 유지한다면 어떤 문제도 생길 수가 없어.’
머릿속이 맑아졌다.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마치 방금 전에 다시 본 것처럼 선명하게 떠올랐다.
침착하게 다음 과정을 진행했다.
무엇보다도 시야 확보가 중요한 수술이다.
워낙 수술 범위가 넓은데다 간은 우측으로 치우쳐 있다. 복부 정중앙을 15센티미터 정도 절개한 것으로는 부족했다. 우상복부를 10센티미터 정도 추가로 열었다.
지혈을 하며 발생한 하얀 연기가 살이 타는 매캐한 냄새를 담고 퍼져 나갔다. 수술 중 손상을 막기 위해 잘린 피부와 근육 등을 천으로 감쌌다.
도합 25센티미터에 달하는 ‘ㄱ’자 모양의 절개 창을 낸 김지훈의 마스크가 불룩해졌다. 통상의 절개로는 감당하지 못할 이번 수술의 어려움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후우! 준비한 대로 침착하게 진행하자.’
이번 수술은 통상과는 반대 수순으로 계획을 수립했다. 담낭 동맥과 담낭관을 먼저 자른 후, 담낭 몸통과 간을 한꺼번에 절제할 것이다.
김지훈이 침착하게 담낭과 인접한 간을 확보했다.
담낭은 상당한 경험을 갖고 수술해 온 장기다. 이준영 교수는 말할 것도 없다.
스승과 제자가 각자 자신의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했다. 완벽하게 호흡이 맞아 들어갔다.
“석션! 타이! 컷!”
어느새 담낭 동맥과 담낭관을 잡고 잘랐다.
이젠 돌이킬 수 없다.
남은 부위는 간이다.
얼마나 어려울지, 시간은 또 얼마나 걸릴지 예측할 수 없었다. 생각 이상으로 암전이가 심할 경우 중간에 수술을 중단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암 조직의 출혈을 통제하지 못해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었다.
예측되는 온갖 어려움에 사라졌던 긴장이 다시 치솟았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였다.
가볍게 어깨를 흔든 김지훈이 신중하게 절제 범위를 가늠했다. 먼저 좌측 간 하부에서 우측 간 하부로 이어지는 가상의 선을 그었다.
어려운 수술일수록 수술 팀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첫 간 절제술을 집도하는 김지훈에게 노련하고 경험 많은 의사의 의견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었다.
“선생님, 이 정도 자르면 전이된 암을 모두 제거하고, 간 기능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적절할까요?”
“좌측 간을 너무 과도하게 자르는 것 같은데.”
이준영 교수는 결코 단언하지 않았다.
한동안 절제 범위를 두고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언제 또 들을지 모르는 귀중한 말들이었다. 안호석과 이혁원이 눈가에 힘을 주며 귀를 기울였다.
“그럼 좌측 간 이 부분에서, 우측 간 이 부분까지 자르겠습니다. 여기서 더 축소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충분한 상의가 이루어졌고, 김지훈의 판단은 적절했다. 또한 최종 결정은 집도의의 몫이라고 늘 강조했던 이준영 교수였다. 더 이상은 시간만 허비할 뿐이었다.
최종 결정을 내렸다.
사실 상 지금부터가 바로 수술 시작이었다.
김지훈이 훅 숨을 내뱉었다.
“마취과, 간 절제 시작합니다.”
조용히 환자 상태를 살피던 김진호 교수가 바쁘게 움직였다. 바이탈을 점검하며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기 시작했다. 만일을 대비해 준비한 혈액들과 간의 부담을 줄여 주는 약제들을 꼼꼼하게 점검했다.
“계속 진행하셔도 됩니다.”
“모스키토.”
절제할 부분에 손을 가져가던 김지훈이 눈가를 좁혔다.
눈으로는 무수히 보았지만 실제 간을 자르는 것은 처음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손목을 가볍게 풀고 절제 시작 부위를 잡았다.
첫 간 조직이 모스키토 사이에 잡혔다.
손잡이를 오므리는 순간 약간의 저항이 느껴지며 쉽게 바스러졌다.
사각! 사각!
잘린 간 사이로 새빨간 피가 흘렀다.
간 조직이 완전히 부서지며 그 속에 숨어있던 가느다란 혈관과 담도들이 드러났다.
“컷! 타이!”
이준영 교수가 신중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타이를 했다.
거즈로 피를 닦아내자 간 단면이 보였다.
이제는 익숙하다고 할 정도로 자주 보았는데 순간 말로 설명하기 힘든 전율이 온몸을 타고 흘렀다. 왠지 이제야 진짜 일반외과 의사의 길에 첫 발을 디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시작이다. 침착하자.’
두 번째, 세 번째.
간 단면이 점점 커져갔다.
생각과는 달리 등을 타고 흐르는 전율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일종의 흥분이었다. 그 탓에 손이 빨라졌다.
‘김지훈. 수술 중이야. 너무 급해.’
힐끗 김지훈을 본 이준영 교수의 손이 느려졌다.
집도의와 퍼스트의 손이 엉켰다. 다른 때라면 문제를 야기했겠지만 지금은 결코 아니었다. 다소 급하게 손은 뻗던 김지훈이 슬쩍 손을 뺐다.
‘급하다. 이건 아니다.’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며 끈질기게 달라붙어있던 흥분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이 상태가 지속됐으면 분명히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다.
이준영 교수의 노련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김지훈도 스승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조금씩 침착함을 되찾았고 곧 본래의 손을 보이기 시작했다. 과감하면서도 자연스럽고 한편으로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손이 어울렸다.
스승과 제자의 호흡이 일치되기 시작했다.
흥분을 제어하지 못한 집도의 탓에 집중하지 못했던 수술 킴의 눈빛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좌측 간 절제가 이어졌다.
모스키토를 이용해 간 조직을 손톱만큼 부순 후, 가는 혈관과 담도를 일일이 묶었다.
안호석이 조심스럽게 거즈로 절단면을 닦아 시야를 유지시켰다. 벌겋게 피로 물든 거즈가 수술실 바닥에 수복하게 쌓여갔다.
아무리 꼼꼼하게 처리해도 절단면에서 발생하는 출혈을 완벽하게 처리할 방법은 없기 때문이었다. 나머지는 자연적인 지혈 능력에 기대야 했다.
좌측 간은 절제할 부분이 크지 않았다. 암도 예상 부위 이상으로 침범하지도 않았다. 예정했던 부위를 거의 다 잘랐다. 남은 부위는 일이 센티미터에 불과했지만 김지훈과 이준영 교수의 긴장이 급격하게 치솟기 시작했다.
가장 위험한 부분에 도달한 것이다.
간동맥과 간문맥, 그리고 간정맥.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모두 모이는 담도.
어느 하나도 건드려서는 안 된다. 더구나 간 깊숙이 위치하기 때문에 손상을 주었을 때 대처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너무 여유를 갖고 자르면 암이 전이된 부분을 확실하게 절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수술 전 계획한 주요 구조물과의 절제 간격은 불과 5밀리미터였다. 기구와 손이 움직여야 할 공간을 생각하면 사실상 여유는 없었다. 그 속에서 어떻게든 출혈을 제어하고 간을 잘라야 한다.
사각! 사각!
극도의 긴장 속에 최대한 신중하게 간을 절제해 나갔다. 타이를 하는 이준영 교수의 이마에 땀까지 맺혔다.
안호석의 손까지 들어올 공간이 없어, 김지훈이 직접 피를 닦아 가며 시야를 확보해야 했다.
마침내 좌측 간의 혈관들이 위치한 부분에 도달했다.
약간은 단단하게 느껴지는 담도를 확인했다.
다행히 간 조직은 정상적인 소견을 보였다.
하지만 좁고 길어진 수술 부위에 더 이상 절제해 나갈 수가 없었다. 물리적인 공간이 부족한 것이다.
이미 예측했던 일이었다.
절단면에 물에 적신 거즈 몇 장을 끼워 넣은 김지훈이 이준영 교수를 보았다.
“더 이상 이 방향에서 접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우측 간을 절제하고, 양쪽에서 번갈아 접근해 절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그게 가장 안전하겠어.”
이미 12시가 넘어가고 있었지만, 우측 간의 절단면이 훨씬 넓기에 쉴 틈이 없었다.
곧바로 우측 간 절제가 시작됐다.
절개 창을 크게 냈지만 우측 간의 끝부분을 쉽게 볼 수 없었다. 이혁원의 눈짓에 송진우가 끙 소리를 내며 리트랙터를 끌었다.
우리 몸에서 가장 거대한 장기인 간의 우측 부분이 모두 드러났다.
김지훈과 이준영 교수의 손이 배 속 깊숙이 들어갔다.
좌측 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우측 간이 잡혔다. 검붉고 매끈하며 따스한 느낌이 전해졌다. 이렇게 정상적인 간을 상당 부분 절제해야 한다.
암의 무서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