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3년차도 이제 마지막이다 (2)
처음으로 시도한 세 건의 라파로 수술을 모두 성공했다. 절반의 성과다. 환자들이 무난하게 회복돼 퇴원을 해야 비로소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박미영 환자를 찾았다.
켈로이드를 방지하기 위해 절개 창에 스테로이드를 주입했다. 오늘로 수술 후 4일째였다. 스테로이드로 인해 상처 회복이 지연될 수밖에 없지만 절개 창은 깨끗했고, 식사도 정상적으로 진행된 상태였다.
“선생님, 상처는 괜찮은 거죠?”
박미영은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문제였다. 그러나 최선을 다했다. 좋은 결과를 기대했고, 그렇게 되리라 믿었다.
“지금까지는 아주 좋습니다. 그리고 이준영 선생님께서 내일 퇴원하시고 외래로 오시라네요.”
“벌써 퇴원해도 되나요?”
“그럼요. 복강경으로 했기 때문에 문제없습니다.”
박미영과 보호자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감돌았다. 기분 좋은 미소다. 생각보다 빠른 퇴원에 켈로이드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 모양이었다.
이것저것 주의 사항을 전한 김지훈이 용동남 환자를 찾았다. 오늘도 보행기에 의지해 운동을 하고 있었다. 충분히 혼자 걷고도 남는데 말이다.
“할아버지, 보행기 쓰시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는데, 또 끌고 계시면 어떻게 해요?”
“아! 아픈 걸 어떻게 해? 복강경으로 하면 안 아프다더니, 똑같이 아프네.”
한숨이 절로 나왔다. 통증에 대한 두려움만큼 엄살도 대단한 환자였다.
“엉덩이 주사는 어떻게 맞으신데요. 하여튼 내일 퇴원하셔도 되니까 준비하세요.”
“이렇게 아픈데 퇴원을 해도 되나?”
“그럼 병원에서 평생 사실래요?”
휙 고개를 돌리며 눈가를 찢은 김지훈이 다음 병실로 향했다. 용동남이 소리를 지르며 쫓아왔다. 보행기는 김지훈의 손에 있는데 참 잘도 걷는다.
“그렇게 잘 걸으시면서 이건 왜 끌고 다니세요?”
머쓱해진 용동남이 연신 헛기침을 했다. 웃을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오늘 수술한 환자를 살폈다. 마취에서 무난하게 깨어났고, 수술 후 통증보다는 코 줄과 소변 줄이 주는 불편함을 더 힘들어했다.
“수술 잘됐으니까 조금만 참으세요. 내일 아침까지 큰 문제 없으면 다 빼드릴 겁니다.”
환자는 물론 보호자까지 안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침대 옆에 걸린 바이탈 용지를 확인한 김지훈이 인사를 하고 의국으로 향했다.
정규 일과가 끝나고 모두 모여 오더를 낼 때였다.
노크 소리와 함께 박미영 환자가 슬며시 고개를 들이밀었다. 김지훈을 보고는 활짝 웃으며 바닥에 뭔가를 슬그머니 놓았다. 주스 두 박스다.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똑똑!
용동남 환자와 아들이다.
주스 두 박스가 그 옆에 놓였다.
똑똑!
오늘 수술한 환자다.
또 주스다.
모두가 라파로로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다. 환자와 보호자들의 마음일 것이다.
문득 환자에게 친절한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실력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환자들이 가장 두려워하거나 힘들어하는 점을 해결해 주는 것 또한 그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어이구! 언 놈은 주스를 여섯 박스나 받는데, 누구는 그걸 얻어먹는 신세라니 처량하다, 처량해. 혈관을 라파로로 할 수도 없고 죽겠네.”
김지훈이 이혁원에게 눈짓을 했다.
‘빨리 주스 하나씩 돌려.’
주스 넘어가는 소리가 시원했다.
***
강렬한 자극이었다. 교수들과 의국원들 모두 기존의 현실에 안주하지는 않았는지, 시야가 협소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있었다.
새로운 활력소였다. 누군가 앞서 나간다는 사실에 질시나 부정보다는 긍정의 기운이 강했다. 금경태 사건 이후로 어딘지 모르게 어수선하고 무거웠던 분위기가 확연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는 치프들이 있었다. 김지훈이 지른 불에 신현수와 손일석은 기꺼이 몸을 던졌다. 번쩍이는 눈빛 속에 투지가 불타올랐다. 덩달아 의국원들 모두 전에 없이 의욕적으로 움직였다.
물론 몸은 엄청나게 힘들었다. 오프인 날도 일과가 끝나면 그대로 침대에 쓰러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가슴속을 꽉 채우는 성취를 맛볼 것이다. 그렇기에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는지도 몰랐다.
바쁜 만큼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어느새 금요일 오후다.
다른 날보다 조금은 수술이 일찍 끝났다. 치프 3명이 의국에 모였다. 무슨 일인지 김지훈과 손일석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신현수는 다소 곤란한 표정으로 조용히 눈치만 보고 있었다.
“어쩔 수 없네. 사다리 타자.”
“좋아. 어떤 결과가 나오든 깨끗이 승복하는 거야.”
“걱정하지 마. 나 손일석, 냉면서생이자 하오문주야. 강호의 도리가 몸에 뱄다는 말이지. 신현수, 사다리 그려.”
말과는 달리 비장하다.
신현수가 입술에 침을 바르며 사다리를 그렸다. 미안해 죽겠다는 얼굴이었다.
“난 왼쪽, 넌 오른쪽. 동그라미가 걸린 사람이 승.”
“나쁘지 않군. 신현수, 사다리 타자.”
두 쌍의 눈동자가 번쩍였다.
신현수의 손끝이 사다리를 따라 내려가자 점점 긴장이 고조됐다. 초조함에 눈동자가 흔들릴 지경이었다.
결과가 나왔다. 김지훈이 두 팔을 들어 올리며 만세를 불렀고, 손일석의 얼굴은 절망적으로 일그러졌다.
“제길! 졌다. 니가 가라. 주말 오프.”
신현수가 눈가를 찡그리며 손일석의 어깨를 잡았다.
“일석아, 미안하다. 내가 주말에 맛있는 거 살게.”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신혼여행 때문에 김지훈과 손일석이 지난 2주간 주말 오프를 못 갔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번 주가 3년차 마지막 주말이었다.
다음 주 주말은 4년차 시작이자 1년차들이 새로 들어오기 때문에 오프가 없다.
순차적으로 하려니 오프가 뒤틀려 누가 가야 할지 애매모호했다. 결국 단 한 번 남은 3년차 주말 오프를 두고 결전을 벌인 것이다.
‘경희야, 미안하다. 이 못난 오빠를 용서해 다오. 우리 과감하게 양보하자. 저 자식 입 찢어지는 것 봐. 어후! 이런 것까지 밀리면 안 되는데. 삼세판으로 결정하자고 할까?’
손일석이 간신히 떨리는 손을 진정시켰다. 김지훈이 피식 웃으며 냅다 불을 질렀다.
“사나이 대장부가 주말 오프 하나에 이렇게 괴로워하고 그래. 일석아, 설마 삼세판 뭐 이런 비열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덕분에 나 주말 오프 즐거울 것 같다. 열심히 일해야 한다.”
우워워워!
눈빛이 사납다. 냉면서생이 아니라 열혈서생이다.
휘리릭!
김지훈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사라졌다.
룰루랄라! 휘파람이 절로 나왔다. 오후 회진 내내 발걸음에 힘이 팍팍 들어갔다.
이런 맛에 일을 하고 오프를 간다. 허구한 날 놀기만 하면 오프가 가진 참맛을 알 수 없을 것이다.
회진이 끝난 후, 이혁민 교수가 치프들에게 손짓을 했다. 우거지상을 하고 있는 손일석과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는 신현수를 의아한 눈으로 보았다.
“니들 무슨 일 있나? 얼굴들이 왜 이래?”
“아닙니다, 선생님.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김지훈의 대답에도 고개를 갸웃거리던 이혁민 교수가 용히 말했다.
“오더는 2년차들에게 맡기고, 너희들은 외래 회의실로 내려와라. 할 말이 있다.”
“무슨 일이십니까?”
“내려와 보면 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이런 일은 없었다.
다들 궁금함을 안고 외래 회의실로 내려갔다. 노크를 하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던 김지훈이 반색을 했다.
교수들 앞에 낯익은 얼굴들이 우르르 서 있었다. 전문의 시험 발표까지 모두 끝난 4년차들이다. 유석재와 홍재순의 밝은 얼굴에 기분이 확 좋아졌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나지막한 목소리로 안사를 하고 한쪽에 섰다. 회의실이래야 외래보다 조금 커 앉을 자리가 없었다.
이혁민 교수가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으며 말했다.
“원장님, 송재덕 선생님, 한 말씀 하시죠.”
“아직 정식 근무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원장은 무슨. 이 교수, 어쨌든 과 문제는 과장이 먼저 아닌가? 송 교수님, 안 그렇습니까?”
“허허! 그렇죠. 맞습니다. 맞아요. 원장님은 병원 일, 저는 외과 센터 일에 나서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이 교수, 우리 전문의들 다리 아프겠다. 빨리하자, 빨리.”
이혁민 교수가 헛기침을 하며 자세를 바로 했다.
“다들 수고했고, 고맙다. 이제부터는 담당 환자를 혼자 책임져야 한다.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라지만,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을 거다. 그때는 고민하지 말고 우리에게 연락해라. 함께 풀어 가자. 어디에 있든 우리는 한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오상익 교수의 말이 이어졌다. 고개를 숙인 채 귀를 기울이던 김지훈이 갑자기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 명이 부족했다. 8명이 아니라 일곱이었다.
이어진 송재덕 교수의 말에 한숨이 나오고 말았다.
“그래그래. 니들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문의가 돼서 자신의 길을 가는구나. 축하한다. 축하해. 그리고 우리 치프들 정신 바짝 차리고 공부에도 신경 많이 써야 한다. 까딱하면 자격증 못 받을 수도 있어. 에휴! 그놈의 자식은 공부 안 하고 뭐한 거야? 나쁜 놈.”
한 명이 떨어졌다. 3년 반을 배우고, 5개월 정도 시험 준비를 해도 어려운 모양이었다.
운이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냉혹한 법이다. 1년이란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할 것이다.
잠시 침울했던 분위기가 걷혔다. 가벼운 다과를 하며 즐거운 말들이 오고 갔다.
오래간만에 얼굴을 봤기에 좀 더 시간을 냈으면 했지만, 준비할 것이 많은지 4년차들이 일어섰다.
‘다들 바쁘시겠지. 유석재 선생님은 군대를 가시니까 당분간 얼굴 보기 힘들 테고, 홍재순 선생님은 진로를 정하셨나?’
“그동안 열심히 해 줘서 고맙다. 자주 놀러 와라.”
“그래그래. 자주 안 오면 섭섭하다. 섭섭해. 석재 너는 휴가 나오면 꼭 와야 한다. 재순이 너는 할 얘기가 더 있으니까 남아. 원장님, 그래야겠죠?”
와글와글 인사가 오고 갔다.
무뚝뚝한 이준영 교수도, 날카로운 신기동 교수도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송재덕 교수는 말할 것도 없었다. 함께 고생하며 붙은 정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회의실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단순히 4년차들과 인사하는 자리만은 아닐 것이다. 부른 이유가 궁금하기만 했지만, 오상익 교수까지 있는 마당이라 입을 열기가 힘들었다.
홍재순은 왜 따로 남았을까?
김지훈이 손일석과 눈을 마주쳤다.
‘혹시?’
‘너도? 자식, 많이 좋아졌네. 나도 같은 생각이야.’
이혁민 교수가 오상익 교수를 보며 말했다.
“잘 들어라. 먼저 홍재순 선생이 항문 파트에서 2년간 펠로우를 하기로 했다.”
와우!
누구보다도 김지훈이 기뻐했다. 홍재순 역시 가장 먼저 김지훈에게 미소를 보냈다.
펠로우가 도입된 지 얼마 안 되는 시기였다.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고, 환자와 일에 집중한다면 대부분 전임 강사로 남았다. 즉, 2년 후에는 정식으로 교수가 되는 것이다.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로 다시 태어났다면 무리한 비유일까?
“선생님, 축하드립니다.”
그때 신현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선생님, 저 외람된 말씀이지만, 그렇게 되면 항문 파트 교수님만 세 분이 되는 거 아닙니까?”
재단 이사장의 아들이기에 같은 일을 두고도 보는 시각이 조금은 다른 모양이었다.
맞는 말이었다. 파트 간의 균형이 너무 한쪽으로 기울었다. 더구나 항문 수술은 케이스는 많다지만 대부분 마이너 수술이다. 사실 두 명으로도 충분한 파트였다.
절대 상관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교수 충원에도 원칙은 있어야 한다.
이혁민 교수가 헛기침을 했다.
“임동완 교수가 개인 사정으로 이번 달까지만 근무한다. 원장님은 다음 달부터 다른 일이 많으실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너희들이 홍재순 선생을 많이 도와줘야 한다.”
신현수와 손일석이 살짝 눈빛을 교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김지훈이 콧등을 찡그렸다.
‘휴우! 설마 금경태 일 때문에 그만두시는 걸까? 라인인지, 뭔지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도 될 텐데. 아니네. 그럼 홍재순 선생님이 들어오실 수가 없겠구나.’
좋고 나쁨을 따지면 무조건 좋은 쪽이다.
임동완 교수에게도 개인적인 사정이 있을 것이다. 다만, 오랜 시간을 병원에 몸담았는데 별다른 말도 없이 그만둔다는 사실에 조금은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금경태가 어떤 사람인지 확실하게 알았다면 달라졌을까?
아니다. 책임은 결국 자신의 몫이다.
이혁민 교수가 주의를 환기시켰다.
“누가 총치프를 하기로 했나?”
신현수와 손일석이 눈짓을 했다.
“예.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천안과 구미에도 연락해서 상의했습니다.”
교수들이 예상한 대로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준영 교수만 여전히 무표정이다.
“그래? 다들 알아서 잘 결정했겠지. 어쨌든 치프들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교수님들하고도 다 상의해서 결정한 일이니까 문제 생기지 않도록 잘 기억해라. 일단 총치프에게 수술 스케줄에 관해서는 전권을 주고자 한다.”
눈이 동그랗게 떠질 일이었다. 지금까지 수술 스케줄을 총치프가 정하긴 했지만 제약 조건이 많았다. 환자의 연령이나 수술의 위험도만이 아니라, 교수 서열에 따라 순서를 정하는 일이 제법 많았다.
특히 금경태가 과장을 할 때는 무조건 자신의 수술을 일순위로 놓았다. 그런 관행이 몇 년간 지속되자 마치 원칙처럼 변한 면까지 있었다.
“앞으로는 무조건 원칙에 따라 스케줄을 정하고 마취과에 제출해라. 우리에게 허락을 맡을 필요도 없다.”
더욱 놀랄 일이다.
“다음으로 주말 집담회 때 총치프가 전적으로 진행을 해라. 그리고 각 년차당 한 명씩 무조건 케이스 발표를 해야 한다. 파워포인트를 이용해야 한다.”
“파워포인트요?”
그동안 특별한 발표에서는 파워포인트를 이용하긴 했다. 문제는 슬라이드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외부에서만 가능해 은근히 시간을 잡아먹는 데다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게다가 컴퓨터가 따라 주질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그래. 학회 발표도 모두 파워포인트를 이용하니까 우리도 그런 것들을 미리미리 준비해야지.”
“선생님, 근데 컴퓨터가 구식이라 잘 돌아가질 않습니다.”
“그건 걱정하지 마라. 펜티엄인지 뭔지 최신으로 바꿔 준다고 했으니까 문제없을 거다.”
역시 이혁민 교수였다. 이론적인 부분을 크게 강화시키고 있었다. 전공의에게는 일이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였다.
몇 가지 세세한 문제를 더 말한 후 마무리를 했다.
“김지훈, 이전의 총치프를 생각하면 안 된다. 치프 니들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 알았나?”
“예, 선생님.”
“아! 그리고 김지훈 니는 이번 주 오프야, 당직이야?”
“오프입니다, 선생님. 왜 그러십니까?”
“그거 잘됐다.”
잘됐다는 말속에 담긴 의미가 무엇일까?
이혁민 교수의 입가에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이준영 교수의 무표정한 얼굴이 오늘따라 더욱 무뚝뚝해 보였다.
순간 목덜미가 서늘해졌다. 좋지 않다는 감이 본능적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