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파이팅! (1)
월요일 아침이다. 주말 당직을 섰던 전공의들의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손일석이 뻐근한 어깨와 목을 돌리며 투덜거렸다.
“도대체 어느 놈이야? 지훈아, 니 일복이 다시 터지는 거냐, 아니면 종진이나 혁원이 저 두 놈 중의 한 놈인 거냐? 아뻬 하나 하고 밤새 뺑이 칠 줄은 몰랐다.”
“그래도 환자 한 명 더 살렸잖아.”
“넌 토요일로도 모자라서 새벽에 빤뻬리 하나 더 했으니까 그런 말이 나오지. 정형외과 자식들은 바이탈만 걸리면 코빼기도 안 보이고 말이야.”
새벽까지 응급실이 난리도 아니었다. 바이탈이 흔들리는 환자들 때문에 꼬박 밤을 새웠다. 그런데 일반 외과 환자는 단 두 명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다른 과 환자였다. 다들 입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김지훈과 픽스턴을 보는 손일석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마치 그중에 원흉이 한 명 있다는 것 같았다.
“분명 일복이 흘러넘쳐서 다른 과 환자까지 몰고 다니는 놈이 있어. 지훈이 넌 경험상 아니고, 그렇다면 저 두 놈 중 하난데 누굴까? 무조건 피해야 할 놈이야. 근데 현수 이 자식은 아직 안 온 거야?”
“그러게. 늦어도 일요일 밤까지는 꼬박꼬박 복귀하던 놈이 웬일이지? 무슨 일 있나?”
호랑이도 제 말 하면 나타난다고, 신현수가 허겁지겁 달려왔다. 눈길만 휙 주고는 다급하게 차트를 확인하고 회진을 돌았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도록 서두른 끝에 간신히 교수 회진 전에 일을 끝냈다. 얼굴에 피곤이 잔뜩 묻어 있었다.
“현수야, 당직은 우리가 섰는데 너 얼굴이 왜 그래? 혹시 이 자식이 날이 새는지도 모르고 밤새 누구랑? 너 그러다 코피 터지는 거 아냐?”
신현수의 눈이 쭉 찢어졌다.
“엉뚱한 생각 하지 마. 시간은 촉박한데 준비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더라. 어휴! 가구 몇 개 사는데 무슨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다리 아파 죽겠다. 사진도 간신히 찍었어.”
이것도 쇼핑이다. 더구나 혼수 장만인데 오죽했을까?
김지훈의 눈이 반짝였다.
“옷 한 벌 사는 데도 서너 시간이 걸리는데, 안 봐도 빤하네. 그래도 기분은 좋았겠다. 그치? 어쨌든 고생했어. 그나저나 왜 안 올라오시지?”
흥미진진한 얼굴로 뭔가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신현수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손일석이 씨익 웃으며 이혁원을 가리켰다. 그제야 신현수도 입가에 미소를 걸었다.
가장 무뚝뚝한 성격의 소유자인 이준영 교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픽스턴을 도는 아들을 보고 말이다.
그것도 단 이틀 만에 처참한 몰골을 하고 있었다. 김지훈은 그나마 일요일 낮에 충분히 잤지만, 아직 1년차인 박순용에게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이혁원이 어떨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잠시 후, 오상익 교수와 송재덕 교수가 올라왔다. 치프들의 눈짓을 받은 픽스턴들이 꾸벅 인사를 했다.
“허허! 자네들이 픽스턴이야? 열심히 해.”
“그래그래. 니들이 픽스턴이구나. 역시 파릇파릇하네. 이혁원, 나종진. 맞지? 니들 이름 맞지? 열심히 해라. 열심히. 선배들보다 못하면 안 되지. 그럼, 안 되고말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우리 치프들만큼만 해. 그러면 무조건 칭찬받는다. 나쁜 놈들아, 지훈아, 치프야. 내 말이 맞지? 그치? 대장이 재밌다. 대장 하자, 대장.”
오상익 교수가 먼저 회진을 돌았다. 신현수가 이혁원에게 눈짓을 하고는 뒤를 따랐다. 픽스턴이라고 해도 인턴이다. 교수 회진 때는 문 열고 안내하는 것이 주어진 일이다. 이혁원이 환자 리스트를 보며 재빨리 앞장섰다.
뒤이어 송재덕 교수의 회진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나종진이 병실 안내를 맡았다. 손일석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척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지훈아, 이번에도 빠릿빠릿한 게 괜찮지?”
“지금까지 하는 거 봐서는 그런데, 둘 다 두고 봐야지. 도진아, 주말에 수술 다섯 건 있었고, 오늘도 수술 데리고 들어갈 거니까 수술 기록하고 오더 내는 거 확실하게 확인해.”
“예, 선생님.”
김지훈의 목소리가 진지하기만 했다. 서도진이 다소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픽스턴들의 교육을 맡은 이상 조금이라도 허술했다가는 호되게 욕을 먹을 수도 있었다. 평소 거의 간섭을 하지 않았지만 환자와 관련된 일에는 칼 같은 사람이 바로 김지훈이기 때문이었다.
“환자들이 다 좋네. 좋아. 이렇게만 가면 얼마나 좋니. 역시 환자들이 좋아져야 일하는 맛이 나. 일하는 맛이. 그치? 현수야, 치프야, 너도 그렇지?”
회진을 끝낸 송재덕 교수가 오늘따라 차트를 뒤적이며 스테이션을 떠나지 않았다. 이준영 교수와 이혁민 교수, 그리고 신기동 교수가 올라올 때까지 말이다.
잠시 후 교수들이 올라왔다. 김지훈이 눈짓을 하자 이혁원이 재빨리 달려와 반듯한 자세로 옆에 섰다. 아들이라고 해서 인사를 빼먹을 수는 없는 일이다.
사(私)는 사고, 공(公)은 공이다.
“선생님, 오늘부터 픽스턴들이 정식으로 근무를 시작합니다. 이혁원, 인사 안 드리고 뭐해?”
이혁원이 다소 어색한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안녕하십니까? 픽스턴 이혁원입니다.”
이준영 교수가 고개를 돌렸다.
김지훈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이유를 말하기는 어려웠지만 왠지 모르게 뭔가 기대가 됐다. 심지어 어울리지 않는 웃음이 터질 것 같은 불길한 느낌까지 들었다.
가장 존경하는 스승과 가장 아끼는 후배.
각자의 가슴속에 품었던 아픈 사연까지 공유했다.
특별한 인연이었다.
지난날은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그보다 아프고 어려운 마음을 함께했기에 더욱 특별했다.
이혁원의 입장에서 일반 외과를 택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선택이었을지도 잘 알고 있었다. 하기에 이준영 교수의 반응이 더욱 궁금한지도 몰랐다.
기쁨과 어색함과 기대가 교차했다.
“이혁원? 열심히 해. 김지훈, 또 한 명은 누구야?”
어? 이게 끝인가?
목소리는 물론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다.
김지훈이 약간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자 이준영 교수의 눈가에 힘이 들어갔다.
그렇다. 혼자 북 치고 장구를 친 것이다. 절대 공사의 구분이 흐릿할 이준영 교수가 아니었다.
나종진이 인사를 했다.
“나종진? 열심히 해.”
둘을 대하는 태도나 목소리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회진을 돌 때도 평소와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하긴 그래서 인간적으로도 정말 좋아할 수밖에 없는지도 몰랐다.
‘에휴! 그래도 조금은 다르실 줄 알았는데, 어쩌면 저렇게 무뚝뚝하실까. 아쉽다. 솔직히 스승님이 당황하는 모습도 좀 보고 싶었는데, 참 보기 힘드네. 혁원이 저 자식도 은근히 아버지 닮았네. 어색한 척하다 만다 이거지?’
입맛만 쩝쩝 다셨다.
“지훈아, 뭔가 다를 것이라고 기대한 우리가 바보지? 야! 이건 뭐, 부자지간인데 이빨도 안 들어가겠다. 혁원이하고 집에서는 대화 좀 하시나?”
그걸 누가 알까?
하지만 김지훈은 짐작할 수 있었다. 이혁원이 일반 외과를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말이다.
***
월요일 정규 수술이 시작됐다.
1년차와 픽스턴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준비를 했다. 주말에 쌓인 피로도 수술이 주는 긴장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눈이 벌건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이준영 교수 앞으로는 개복 수술 하나와 라파로 두 개가 예정돼 있었다. 픽스턴, 즉 인턴들은 메이저 수술에 배치하는 원칙에 따라 송재덕 교수와 이준영 교수의 수술에 들어와야 했다.
김지훈이 묵묵히 박순용과 수술 준비를 했다.
수술 가운까지 다 입은 이혁원이 눈에 힘을 주며 어떻게 준비하는지 머릿속에 새겼다.
곧 이준영 교수가 들어왔다. 이혁원에게 힐끗 눈길 한 번 주었을 뿐이었다.
정말 아무런 감흥이 없을까?
내색은 안 했지만 가슴은 심하게 뛰고 있을지도 몰랐다. 자신을 원망했고, 다시는 얼굴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자식과 함께 수술을 한다. 더구나 가장 특별하게 여기는 제자가 앞에 있다. 결코 흔치 않은 일이다.
어느새 마취가 끝났다.
“마취과, 수술 시작해도 됩니까?”
이준영 교수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었다. 수술을 진행해도 좋다는 말에 메스를 잡던 이준영 교수가 슬며시 숨을 내뱉었다. 옆에 선 이혁원과 어깨를 맞대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진 것이다.
‘혁원아, 고맙다. 지훈아, 네게는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널 만난 게 내겐 행운이라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구나. 고맙다.’
이준영 교수도 알고 있었다. 이혁원이 어떻게 지난날의 아픔과 원망에서 벗어났는지를 말이다. 스스로의 힘과 자신의 노력도 있었지만 김지훈이 없었다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불가능했을지도 몰랐다.
김지훈과 눈을 마주친 이준영 교수가 아주 잠깐 동안 시선을 교환하고는 수술을 시작했다.
평상시와 다름이 없었다. 과감하면서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손은 언제 보아도 경이로웠다.
“타이, 석션.”
필요한 말만 했다. 김지훈과 박순용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수행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수술을 지켜보던 이혁원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소문은 많이 들었지만 아버지가 하는 수술은 처음 본다. 경험이 짧아 일반 외과 선배들이 왜 감탄까지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데 김지훈의 눈빛을 보는 순간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단순히 교수와 전공의라는 관계만이 아니었다. 배우고자 하는 열정 속에 존경이 가득했다.
다른 사람도 아닌 김지훈의 마음이다.
그렇다. 아버지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뿐인가? 자식에게 말조차 하기 힘든 일을 겪은 아버지였다. 그런 아픔을 이겨 내고 다시 당당하게 집도를 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아버지였다.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응어리가 남아 있었지만,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이었다.
문득 아버지가 한 말이 떠올랐다.
‘지훈이가 아니었으면 네게 용서를 구하지 못했을지도 몰라. 아버지가 그렇게 강하지 못했었다. 미안하다.’
‘아버지! 지훈이 형!’
더 이상 생각이 이어지지 않았다. 눈가가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그때 김지훈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이혁원을 보았다.
‘이혁원, 수술 중이야. 정신 안 차려?’
박순용도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화들짝 정신을 차린 이혁원이 리트랙터를 끌었다. 수술 중에 다른 생각을 하다니, 설혹 속마음을 알았다고 해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혁원의 눈가가 급격하게 식으며 등짝이 축축해졌다.
‘죽었다!’
수술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담낭만이 아니라 담도에도 돌이 있어 개복을 한 환자다. 담낭을 제거하고 총수담관에 T-tube를 박았다. 담도에 고인 염증성 담즙과 혹시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담석의 배출 통로가 될 것이다.
“김지훈, 배 닫아.”
“수고하셨습니다.”
이준영 교수가 장갑을 벗으며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김지훈이 집도의 자리로 가자 이혁원이 재빨리 박순용 옆으로 자리를 옮기고 있었다.
‘지훈아, 잘 가르쳐 다오. 혁원아, 열심히 배워야 한다.’
배를 닫았다. 복막과 근육 및 피하지방까지 모두 단단히 봉합했다.
피부만 남았다. 김지훈이 힐끗 시계를 보며 마취과 전공의에게 양해를 구했다.
“마취과, 박순용 선생님이 피부 닫습니다.”
“예, 선생님. 맞춰서 깨우겠습니다.”
“박순용 선생님은 수처하시고, 이혁원 너는 타이해.”
가위를 들고서 수처와 타이를 지켜보았다. 박순용에게 수처는 이미 숙달된 정도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혁원의 타이는 눈에 팍팍 밟혔다.
김지훈이 답답한 콧소리를 냈다. 픽스턴이라고 해도 치프가 인턴을 바로 태우는 일은 부적절한 면이 있었다. 자칫 중간에 끼인 년차들의 입장이 이상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교육은 서도진 담당이다. 참을 인(忍) 자 3개를 가슴에 박았다.
“박순용 선생님, 지금도 타이 연습하시죠?”
엉뚱한 말이었지만 박순용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그럼요. 선생님께서 기본이라고 1년차 끝날 때까지는 연습하라고 하셨잖아요. 많이는 못해도 하루에 실 몇 개는 소모하고 있습니다.”
이혁원의 얼굴이 벌게졌다. 1년차 말에도 타이 연습을 한다는 소리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일반 외과 전공의들이 이 정도로 기본에 충실하고 있는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김지훈이 못마땅한 얼굴로 쓰윽 이혁원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준영 교수와 담도 쪽 수술을 할 때마다 점점 강해지는 생각이었다.
‘오늘 수술이 라파로로는 불가능할까? 라파로 기구로 담도의 돌을 해결하고, T-tube를 넣을 방법이 없나? 오늘 수술 끝나고 나서 기구를 다시 한 번 살펴봐야겠어. 분명히 될 것 같은데.’
“컷(Cut)!”
어느새 마지막 봉합까지 끝났다.
‘약간은 어색할 줄 알았는데 평상시와 똑같네. 조금 서운하지만, 이래야 확실히 일을 시키지. 이혁원, 오늘도 수술 중에 정신을 팔았다, 이거지.’
피식 웃으며 이혁원을 보는 김지훈의 눈이 매서웠다.
뒤통수에 꽂히는 살벌한 느낌에 이혁원이 박순용 옆에 바짝 붙어 해야 할 일에 집중했다. 실수든 잘못이든 바로잡기 가장 좋은 방법은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약간은 뻔뻔해져야 한다.
“선생님, 다음 환자 준비하겠습니다. 특별히 주의해야 할 일이나 시키실 일 없으십니까?”
“박순용 선생님에게 물어봐.”
“예, 선생님.”
이혁원이 힘차게 대답하며 회복실을 빠져나갔다.
‘저 자식도 은근히 일석이하고 비슷한 기질이 있네. 정신 바짝 차려야겠어.’
김지훈이 고개를 흔들다 말고 기분 좋게 웃었다.
회진과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수많은 생각과 느낌이 오갔다. 음성 병원에서 시작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금경태와의 악연이 도리어 이준영 교수는 물론 이혁원과도 더욱 강한 인연을 맺게 해 주었다. 같은 일이라도 꼭 나쁜 면만 있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줄줄이 수술이 이어졌다.
오전에 메이저 수술이 모두 끝나, 이혁원은 김지훈과 함께 라파로를 들어갔다.
손일석은 싱글벙글 웃으며 틈만 나면 나종진과 뭔가를 얘기하느라 바빴다.
조금은 부러워하는 이혁원의 모습에 김지훈이 입맛을 다셨다. 때론 살갑게 대하고 싶었지만 왠지 입이 쉽게 열리질 않았다. 어째 점점 스승을 닮아 가는 것 같았다.
좋은 일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알고도 안 되는 일이 있는 법이다.
김지훈이 모든 수술이 끝난 후에도 한참 동안 고경아와 함께 라파로 기구를 확인했다.
오후 회진을 돌고 오더를 낸 후 저녁 식사를 했다. 모두들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며 하루 일과를 끝냈다.
물론 치프들의 경우였다.
년차가 내려갈수록 해야 할 일은 태산처럼 남아 있다. 박순용이 모든 일을 끝낸 후에도 픽스턴들은 잠을 자지 못했다. 조용히 보고만 있는 서도진의 침묵 속에 시퍼런 칼날이 숨겨져 있었다. 김지훈은 품속에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이혁원과 나종진이 까닭 없는 한기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