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써전-516화 (516/1,329)

제5화 용서받을 수 없는 자 (1)

서정호와 정훈철에게 진실을 구하고 도움을 청해야 했다.

몸도 못 가눌 정도로 술에 취한 신현수를 간신히 숙소에 눕힌 김지훈이 눈가를 찡그렸다.

얼마나 아프고 힘들까?

‘이런 일과는 비교하기 어렵겠지만, 나도 한때는 굉장히 힘들었어. 하지만 결국 이겨 내게 되더라. 넌 강한 놈이니까 나보다 훨씬 빨리 이겨 낼 거야. 힘내. 잘될 거야.’

공중전화박스로 달려갔다.

(동서,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아직도 퇴근을 하지 못한 서정호의 목소리에서 심한 피로가 느껴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모든 정황을 종합하면 녹취록은 분명 결정적인 증거였다. 하지만 여전히 정황증거라는 것이 문제였다.

신호선은 살아 있고, 금경태는 주치의도 아니었으며, 치료에 관여하지도 않았다. 따라서 신호선의 목숨을 위협한 의도 내지는 구체적인 동기를 명확하게 밝혀내야 했다.

답은 이미 녹취록 내에 있었다.

처음에는 간단해 보였다.

백제 병원을 두고 100억이란 돈이 추가로 언급됐다. 녹취록을 생각하면 그 돈이 어떤 대가인지는 빤했다. 그 점만 구체적으로 증명하면 금경태는 물론 진평호까지 절대 빠져나가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저지른 죄보다 더 무거운 죄가 새롭게 추가되는 것이다.

일단 금경태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백제 병원을 인수했다는 증거를 찾아내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그런데 누구에게 조언을 받았는지 금융 거래가 치밀하기 짝이 없었다. 의사로서는 도저히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경로를 이용했다. 금경태가 돈을 건넸다는 거래 내역이 없었다. 병원 거래 시 차명 계좌까지 이용해 윤재철과 금경태 사이에 오고 간 돈의 흐름을 숨긴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묵비권을 행사하는 상태에서 구속 수사까지 못하게 되면 더 힘들어질 텐데 이를 어쩐다. 조상천, 돈을 중계한 그놈을 잡아야 금경태를 잡고, 그래야 진평호를 처넣을 수 있는데 도대체 어디로 숨은 거야? 단순한 중개인인데 왜 숨었을까? 제길! 이런 증거를 두고도 보고만 있어야 하다니, 아직은 진평호 그놈의 운이 남아 있는 모양이야.’

당장 3일 앞으로 다가온 구속 수사 연기 신청도 문제였다. 이 상태로 간다면 판사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확신할 수 없었다. 법은 그럴듯한 말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증거로 말하기 때문이다.

(형님, 듣고 계세요?)

김지훈의 목소리에 서정호가 정신을 차렸다.

“응? 그래. 무슨 일이야?”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김지훈이 신현수에게 들은 말과 함께 서정호가 알 수 없는 일까지 모두 말했다. 입 밖으로 꺼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았다.

(형님, 금경태는 그런 사람입니다. 다신 사회에 발을 붙이게 해서는 안 됩니다. 형님께서 확실하게 죗값을 치르게 하겠지만, 저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습니다. 정훈철 형님에게 부탁해서 아예 매장을 시켜야 합니다. 진평호라는 사람 때문에 만나기까지 하셨잖아요. 도와주세요.)

김지훈의 목소리에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느껴졌다.

“동서, 마음고생이 심했구나. 그런데 수사 중에는 함부로 말을 할 수가 없어. 그것도 방송국 기자인 정 PD님이라면 더 문제가 돼. 그게 법이야. 내가 확실하게 처리할 테니까 진정하고 기다려.”

(아니요. 논문 표절 정도가 아니라 복사한 수준입니다. 장례식장 문제도 쉬쉬하고 넘어갔고요. 솔직히 교수 임용 때도 어떤 짓을 했을지 모릅니다. 그런 일들을 덮고 지나간다면 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볼 겁니다. 형님, 하마터면 제 손으로 현수 할아버님을 돌아가시게 할 수도 있었어요. 도와주셔야 합니다.)

수화기를 통해 김지훈의 거친 숨소리가 고스란히 들려왔다. 흥분한 상태에서는 이성이 마비되기 마련이었다. 자신도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그걸 무시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답답한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려던 서정호가 갑자기 눈을 반짝였다. 교수 임용이라는 말에 문득 자리를 두고 벌어지는 떳떳치 못한 거래가 떠오른 것이다.

금경태를 구속 수사할 죄목이 꼭 녹취록과 관계가 있을 필요는 없었다. 연장이 중요했다.

그런 생각을 못하다니, 진평호와 녹취록에만 너무 집중한 모양이었다.

‘금경태 와이프의 계좌까지 압수했으니까 의외의 수확을 얻을지도 모르겠어. 문제가 되는 것들을 한꺼번에 다 걸면 금경태도 입을 열지 않을까? 동서에게 뜻하지 않은 도움을 정말 많이 받네. 후우! 너무 한쪽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나? 원칙이라. 원칙이 꼭…….’

때론 원칙을 지키면서도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는 일이 있는 법이다.

한동안 침묵을 지키며 생각에 잠겼던 서정호가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동서, 안 된다고 했잖아. 진정해.”

(형님, 제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습니까?)

김지훈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자 서정호가 난데없이 씨익 웃었다.

조 검사 역시 어떤 짓을 할지 모르는 부류였다. 가진 힘까지 생각할 때 통화조차 조심해야 하는 상황인데, 딱딱 맞춰 주는 꼴이었다.

“어휴! 안 되겠다. 내일 몇 시쯤에 시간 있어? 제일 빠른 시간에 보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수사 중인 사건을 두고 내가 그런 식으로 도울 수는 없어. 난 검사다. 절대 안 돼. 그래도 일단 논문 문제는 봐줄 테니까, 다른 말 하지 말고 시간이나 정해.”

김지훈이 미친놈처럼 머리를 쥐어뜯었다.

“수술이 없는 날이니까 오전 10시면 시간이 납니다.”

(목소리가 왜 그래? 그럼 의국에서 보자.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만나는 건 괜찮아서 만나는 거다. 개인적으로는 말이야. 그럼 끊는다.)

전화가 툭 끊어졌다. 실망스러운 말이었다.

어깨를 축 늘어트리던 김지훈이 갑자기 눈을 반짝였다. 시간을 내기 어려울 정도로 바쁠 텐데 굳이 만나러 올 이유가 없었다.

논문 표절도 사실 법적으로는 문제 삼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은 괜찮다고 하며 강조까지 했다.

‘날 두고 말하는 게 아닌 것 같네.’

서정호의 말속에 어떤 의도가 담겼는지 알 것 같았다. 제대로 짚었든 오해를 했든, 서정호가 입을 다문다면 어차피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밑져야 본전이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야 했다.

‘금경태,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정훈철에게 바로 연락을 했다.

(안 그래도 금경태 과장 소식 듣고 한번 찾아갈 작정이었는데 잘됐다. 내일 보자.)

유난히 반가워했다.

진평호의 일로 서정호와 연락을 취한 이후 관심을 끊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왠지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았다. 잠꼬대까지 하며 괴로워하는 신현수를 봐서라도 반드시 그래야 했다.

***

목요일 오전 9시 50분.

일을 마친 김지훈이 부리나케 의국으로 달려갔다.

홍재순이 와 있었다. 다소 긴장된 표정이었다. 전문의 시험도 얼마 남지 않아 공연히 미안했다.

잠시 후, 마치 우연인 것처럼 서정호와 정훈철이 동시에 도착했다. 잠을 거의 못 잤는지 서정호의 눈이 시뻘겠다.

“어이구! 정 PD님이 여기 어쩐 일이십니까?”

“지훈이하고 할 얘기가 있어서 잠깐 들렀습니다. 어젯밤에 갑자기 전화를 해서 말입니다. 그러는 서 검사님이야말로 요새 굉장히 바쁘실 텐데 어쩐 일이십니까?”

“조사할 게 좀 있어서요. 정 PD님, 죄송하지만 관련자 이외에는 공개하기 어려운 일들이라서 잠시만 자리를 피해 주시겠습니까? 김지훈 선생은 내가 확인할 게 있으니까 자리 지켜 주시고.”

김지훈이 콧등을 찡그렸다. 선생이란 말까지 붙이다니 정말 잘못 짚은 모양이었다.

곧 서정호가 홍재순과 논문에 관한 사안에 대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어이없다는 표정이었다.

“김지훈 선생 말대로 거의 복사 수준이네. 홍재순 선생님이라고 하셨죠?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때 뜻밖에도 이혁민 교수가 의국으로 들어왔다. 교수 임용에 관해 상세하게 묻고는 장례식장과 논문 표절 문제까지 재차 확인했다.

서정호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거래 내역을 다시 확인하길 잘했네. 강기웅이라! 금경태 와이프에게 천만 원을 보낸 이유가 그거였어? 장례식장 문제까지 들추면 구속 연장에는 문제가 없겠어.’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수사에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럼 다들 바쁘실 텐데 일 보시죠. 저는 잠시 정리할 게 있어서요.”

홍재순이 기대에 찬 얼굴로 김지훈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기대했던 일은 없을 모양이지만, 어쨌든 금경태의 잘못을 확인했다는 사실에 김지훈도 웃을 수 있었다.

‘그래도 아쉽다.’

다들 일어섰다. 서정호가 서류를 정리하고 마지막으로 의국을 나왔다. 엘리베이터가 아닌 복도로 향했다. 정훈철이 마치 올 줄 알았다는 듯 자연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어이구! 여기 계셨습니까?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커피 한잔하실까요? 동서, 조용한 데 없어? 숙소가 꼭대기지?”

잠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던 김지훈이 재빨리 숙소로 안내했다.

“겸사겸사 동서 얼굴 좀 보려고 왔습니다. 금경태 문제로 하도 흥분을 해서 진정시켜 주려고요. 잘 아시겠지만 수사 중인 사안은 여기저기 떠벌릴 수가 없는데 말을 잘 못 알아듣네요. 의사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 서른인데 그럴 수도 있죠. 앉으시죠.”

어째 죽이 척척 맞는 느낌이다. 금경태에 관한 문제도 의문 없이 잘만 대화를 주고받았다.

김지훈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커피를 탔다.

“동서, 걱정돼서 왔는데 많이 진정됐네. 너무 급하게 생각할 거 없어. 금경태는 죗값을 치르게 될 거야.”

“그래. 서 검사님 말씀이 맞아. 흐음! 그래도 이렇게 얼굴까지 봤는데, 뭐 건질 만한 거 하나 안 주십니까?”

“PD님까지 왜 이러십니까? 예전에 진평호 문제로 상의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수사하기 전이니까 가능했죠. 그럼 전 가 봐야겠습니다.”

김지훈이 흠칫 놀라며 서정호를 보았다. 정말 이대로 갈 생각인 모양이었다.

“벌써 가시게요? 서운합니다.”

“동서 얼굴 봤으니까 됐죠. 가뜩이나 정신이 없는데 조사해야 할 일이 더 많아졌네요.”

서정호가 커피 잔을 든 채 일어서다 말고 창가로 향했다.

“맨 위층이라서 그런지 경치 참 좋네요. 야! 한강도 보이고, 강남이 지척이네. 고속도로 가기도 쉽고. 정 PD님, 이런 자리에 아파트 세우면 가격이 어마어마하겠죠?”

뜬금없는 소리인데 정훈철이 눈을 반짝였다.

“그럼요. 말이 강북이지, 강남이나 다름없는 동네 아닙니까? 모르긴 몰라도 병원보다는 훨씬 돈이 될 겁니다.”

그것도 모자라 맞장구까지 친다.

“정확하게 아시네요. 나 같으면 이 자리에 절대 병원 안 세웁니다. 일단 외곽으로 이전하고 허가만 따면 노다지 정도가 아닌데, 뭐하러 고생하면서 병원을 경영합니까?”

“그렇긴 한데, 용도 변경만큼 어려운 일이 없지 않습니까? 돈이 있어도 웬만한 힘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인맥이 중요한 거 아닙니까? 이럴 줄 알았으면 관리 좀 할 것을 그랬습니다. 그놈의 인맥이 뭔지.”

서정호와 정훈철이 묘한 시선을 주고받았다.

“서 검사님 발 넓다고 소문났는데, 아니었습니까?”

“제가요? 어이구! 그런 말씀 마십시오. 끽해야 진평호, 금경태, 보복부 정 국장, 주거래 은행 행장 정도예요. 조금 더 넓히면 국세청 차 국장까지 꼽을 수 있을까요? 아! 제가 그래도 배지 단 분들도 알긴 합니다. K. S. L. 아시죠?”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능글능글한 목소리다.

“그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이 정도로요? 어림없습니다. 무리할 수밖에 없어요. 괜히 억지로 추진하다가는 횡령, 배임, 사기, 협박, 뇌물 공여까지 별짓을 다 해야 할 겁니다. 심지어 방해가 되면 다른 사람 목숨도 우습게 여겨야 할지 모릅니다.”

정훈철이 남은 커피를 홀짝 마셨다.

“설마 그렇게까지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어쨌든 원칙을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겠죠. 그런데 언제쯤 한가해지십니까?”

한가할 틈이 있을까?

아직 구속도 못했는데 진평호를 확실하게 잡아 처넣기까지는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묻는 사람이나 대답하는 하는 사람이나 이상한 말을 했다.

“다음 주 주말까지는 정신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제 곁에 꼭 묶어 두고 싶은 사람이 있는 건 아시죠? 간신히 붙잡고 있는 사람도 이번 주말에나 거취를 확실히 정할 것 같고요. 늦었지만 인맥 관리를 하고 싶거든요.”

“어련하시겠습니까? 그럼 저도 다음 주 목요일이나 금요일까지는 일을 끝내야겠군요. 그래야 그다음 주에 식사라도 할 수 있겠죠?”

의미심장한 눈길이 오고 갔다.

김지훈이 두 사람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눈가를 찡그렸다. 오늘따라 능글맞게 오고 가는 말속에 숨겨진 의미가 조금씩 다가왔다.

입안에서 뱅뱅 도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서정호가 서류 가방을 챙겼다.

“어이쿠!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죄송합니다. 먼저 가 봐야겠습니다. 동서, 잘 지내.”

서정호가 급한 기색으로 허겁지겁 밖으로 나갔다. 갑자기 간다는 소리에 어리둥절해진 김지훈이 뒤를 따라가다 말고 소리를 질렀다.

“형님, 서류 하나 두고 가시는 거 아니에요?”

“서류? 빠진 거 없는데. PD님 거 아니야?”

그럴 리가 있나?

분명히 정훈철은 수첩 하나만 들고 왔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김지훈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서류를 든 정훈철의 얼굴이 전에 없이 심각했다.

김지훈이 고개를 들이밀자 슬며시 서류를 감춘 정훈철이 눈가에 힘을 주었다. 서정호가 수사 정보도 모자라 녹취록까지 전할 줄은 몰랐다. 이번 수사에 목을 걸었다는 의미였다.

‘서 검사님, 옷 벗을 각오로 진행하신다 이거죠? 좋습니다. 저도 목 한번 걸어 보죠.’

“지훈아, 나도 바빠서 이만 가 봐야겠다. 어젯밤에 네가 한 말 잊지 않았고,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도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다음 주 목요일이나 금요일부터는 9시 뉴스 볼 수 있으면 꼭 봐.”

할 말은 많았지만 일과 중이었다. 홀로 숙소에 남은 김지훈이 길게 숨을 내쉬었다.

무엇인가 손에 잡힐 것 같으면서도 흐릿했다. 그러나 서정호와 정훈철은 확고하게 믿을 수 있는 선배들이었다. 분명 금경태는 자신의 잘못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 될 것이라 믿었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실망하지 않을 것 같았다.

이제는 그들을 믿고 의사 본연의 일에 다시 집중해야 할 때였다. 특히 금경태에게 수술을 받고 입원한 환자들, 그리고 진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에게 신경을 써야 했다.

환자들은 금경태의 빈자리에 불안해했다. 지금 이 순간 김지훈에겐 그가 어떤 잘못을 했고, 어떤 인성을 가졌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환자들도 그럴 것이다.

누군가는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김지훈이 부지런히 병동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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