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용서할 수 없는 자 (2)
서정호가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왔다.
“형님, 웬일이세요?”
“응. 겸사겸사 일이 좀 있어서 왔어. 다른 게 아니라, 혹시 진상미에게 연락이 오면 최대한 안심시켜. 어제 얘기는 다 끝났는데 몹시 불안해하네. 자넬 단단히 믿고 있어서, 만에 하나 마음이 변하면 먼저 연락을 할 수도 있으니까 부탁해.”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형님, 금경태 과장님 일은 어떻게 된 겁니까?”
“들었어?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서정호가 손을 흔들고는 바삐 걸음을 옮겼다. 전화로 해도 충분한 말이었다. 김지훈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배웅을 하기 위해 뒤를 따라나섰다.
외부가 아니라 별관으로 향했다. 서정호가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을 하고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 옆에 형사로 보이는 사람까지 서 있었다.
꼭대기 층에서 멈췄다. 재단 이사장의 사무실이 있는 층이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본관으로 향하던 김지훈이 흠칫 놀라며 인사를 했다. 회진을 취소한 교수들이 별관으로 향하고 있었다. 평소 웬만한 일은 웃음으로 넘겨 버리는 송재덕 교수마저 심각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꼭대기 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이거 뭐야? 상상도 못할 일이 터진 거 아냐?’
머리가 아플 정도로 궁금한 일투성이였다.
***
서정호가 신동석 이사장과 윤재철 및 4명의 교수와 마주 앉았다. 뜨거운 커피가 모락모락 김을 피우고 있었지만 아무도 입을 대지 않았다.
신동석 이사장이 답답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서 검사님, 금경태 과장 문제가 병원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이라니요? 연행을 했을 정도면 꽤 큰 문제일 텐데,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어제 늦은 시간에 갑자기 연락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금경태 과장의 일로 급히 몇 가지 여쭤보고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먼저 진평호와 병원은 어떤 관계입니까? 이사라는 것은 알지만 최근 행적이 상당히 이상하더군요.”
난데없이 진평호를 언급했다. 재단이 처한 상황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는 의미였다.
윤재철이 신동석 이사장과 눈빛을 교환하며 입을 열었다. 외과 센터에 관련된 일은 물론 국세청 세무조사부터 은행권 대출 회수까지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서정호가 눈가를 좁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도리어 교수들이 상당히 놀란 눈치였다. 한마디로 위기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은 것이다.
“그런 일이 동시에 일어나다니, 진평호가 재단을 노리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이는군요. 돈이 안 되는 일에는 절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인데 이상하네요. 혹시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글쎄요. 저희도 진평호 이사가 왜 이런 일을 벌이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굳이 찾아본다면 진평호 이사가 우리 병원에서 신장 이식을 받기로 했었는데 문제가 생겨 받지를 못했습니다. 혹시 그게 동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듭니다.”
이미 그간의 조사와 녹취록을 통해 윤곽은 파악하고 있는 서정호였다. 추가적으로 얻을 단서가 있는지 확인할 요량이었지만 특별한 소득은 없었다.
‘역시 돈 이외에는 이유가 없군. 그러면 금경태와 진평호가 언급한 사람은 누구지? 금경태가 의사고 목숨이 위태롭다고 했으니까 환자 중에 한 명일 가능성이 높지만, 진평호가 추진하는 일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관련이 있는 구석은 철저하게 조사할 일이었다.
“답변 감사합니다. 다음으로 교수님들께 묻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혹시 최근에 금경태 과장이 특별하게 관심을 갖는 환자가 있었습니까?”
이혁민 교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왜 그러십니까?”
“죄송하지만, 이유는 묻지 마시고 질문에만 대답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상당히 딱딱한 목소리다. 역시 검사는 검사인 모양이었다.
약간은 어색한 표정을 지은 이혁민 교수가 교수들과 시선을 교환하며 의중을 나누었다. 최근 수술이 줄어 입원 환자도 많지 않았다. 금경태 과장이 어떤 부류의 환자에게 신경을 쓰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딱 한 명뿐이었다.
“신호선이란 환자분이 계시긴 합니다.”
신호선? 신동석 이사장과 성이 같다.
서정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그렇습니까? 혹시 그분이 상당히 위중한 상태는 아닙니까?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로 말입니다.”
“그건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환자분은 우리 병원 초대 이사장이십니다.”
이준영 교수가 그간의 경과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서정호의 눈빛이 번쩍였다. 초대 이사장인 신호선을 대입하는 순간 아귀가 딱 맞아 들었다. 마치 구멍 난 퍼즐에 모자랐던 조각을 끼운 것처럼 진평호의 목적과 금경태 과장의 역할이 한눈에 들어왔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아주 죽일 놈들이네. 답은 확실하지만 의학적인 면과 재단에 관한 일을 확실하게 정리하려면 녹취록을 보여 주는 게 필요한데, 문제가 없을까?’
만일을 위해 이미 녹취록을 가져온 마당이었다. 금경태 과장을 구속했고, 진평호도 알고 있는 상황은 곧 공개수사와 다름이 없었다.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불확실한 구석이 단 하나라도 있으면 진평호의 변호사들이나 조 검사에게 빌미를 잡힐 것이다. 최악의 경우 수사 상황이 유출될 수도 있었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 제가 보여 드리는 자료는 수사상 기밀입니다. 문건을 보았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 주셔야 합니다. 강 형사, 녹취록 돌려.”
강 형사가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검사의 명령이다. 떨떠름한 얼굴로 녹취록을 나눠 주었다.
모두들 기밀이라는 말에 약간은 긴장된 기색으로 녹취록을 읽었다.
한 장 한 장 녹취록이 넘어갔다.
신동석 이사장과 윤재철의 손이 덜덜 떨렸다. 너무도 기가 막힌 현실에 머리가 멍할 지경이었다.
진평호의 목적이 무엇인지 이제야 알았다.
병원을 인수한 후 외곽으로 이전시키고, 이 자리를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개발할 속셈이었다. 탐욕에 물든 수많은 자들이 엄청난 이득을 보고 달려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50억, 100억.
진평호와 금경태가 신호선의 목숨을 놓고 흥정을 했다. 평범한 사람은 평생 동안 만져 보지도 못할 돈이지만 사람의 목숨과 바꿀 수는 없는 일이다.
신동석 이사장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금경태, 아버님이 널 얼마나 아끼셨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마치 절규를 하는 것처럼 소리를 질렀다.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윤재철마저 분노에 차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교수들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모든 상황이 일목요연하게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금경태 과장이 누굴 지칭했는지는 알 수 있었다.
스승의 가르침을 헌신짝처럼 버렸다. 아니, 의사이기 전에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서정호가 눈가를 좁히며 식은 커피를 단번에 마시고는 침착하게 자문을 구했다.
불확실했던 면들을 하나하나 제거했다. 진평호를 옭아맬 동아줄이 점점 단단해지고 있었다.
필요한 조사가 모두 끝났다. 신동석 이사장은 눈을 감은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윤재철이 그 모습을 보며 굳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정말 믿을 수가 없는 일이군요. 검사님, 확실하게 죗값을 치르게 해 주십시오.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자들입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오늘 이 문건을 본 사람은 없는 겁니다. 명심해 주십시오.”
이런 사안을 누가 입에 담을 수 있을까?
서정호가 녹취록을 회수하며 일어섰다. 윤재철이 따라나와 주변을 살피며 말했다.
“혹시 제가 도울 일은 없겠습니까? 진평호의 발이 정관계에 걸쳐 상당히 넓습니다. 분명 여러 곳에서 압력을 가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대하지 못한 말이었다. 안 그래도 오늘 아침 이미 한 차례 압력을 받았다. 사회적, 경제적 파장을 언급했지만 진평호 같은 돈벌레에게는 말도 안 되는 언급이었다. 귀중한 금배지를 진평호를 비호하는 일 따위에 사용하다니 울분이 치밀었었다.
‘얼마나 받아 처먹었으면 하루도 안 돼서 전화를 했을까? 그런 놈들 때문에 지장을 받을 수는 없지.’
서정호가 잠시 생각을 한 후 나직하게 답했다. 사적인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윤재철이 협조를 한다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었다.
“해 주실 수 있는 일이 있습니까?”
“제가 몸이 안 좋아 현역에서 물러난 지 여러 해가 됐습니다만, 아직은 절 기억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부당한 압력을 가하는 사람들에게 경고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런 수사는 외압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국세청을 비롯한 몇몇 행정 부처부터 은행까지 일시에 병원을 압박했다는 것은 관련자가 그만큼 많다는 말이었다. 그 어느 사건보다 외압이 강할 가능성이 높았다.
다른 말이 필요 없었다.
“감사합니다.”
병원을 나서던 서정호가 피식 웃었다.
‘이 병원에만 오면 좋은 일이 생기네. 인연이 있나? 아니면 동서가 있어서 그런가?’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지만, 가끔은 이런 운에 기대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다.
어느 한곳에만 가면, 혹은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행운이 찾아온다면 정말 멋진 일이 아닐까?
별생각이 다 나는 날이었다.
***
주말이 지났다.
월요일 아침에도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답답한 공기 속에서 회진과 수술이 끝났다.
가뜩이나 바쁜 월요일인데 금경태 과장의 외래 환자 때문에 교수들이 더욱 바빠졌다.
달라진 일정으로 항의하는 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도 보통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좋은 일이 있긴 했다. 신호선이 드디어 중환자실에서 벗어나 1인실로 옮겨졌다. 김지훈과 신현수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지만, 이준영 교수는 그때조차 무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석아, 들은 얘기라도 있어?”
하도 답답해 손일석에게 물었지만 고개만 저었다.
문득 금경태 과장에게 생각이 미치자 헛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어쩌면 이렇게 분위기를 망칠 수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휴! 정말 짜증 난다.’
하루가 또 그렇게 흘렀다. 환자들의 웃음이 아니었다면 답답해 쓰러졌을지도 몰랐다.
어느새 수요일도 다 지나갔다. 신현수가 간만에 오프를 갔다. 당직인 손일석은 갑자기 들이닥친 응급 환자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의국에 홀로 앉아 창밖을 보던 김지훈이 문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다 말고 깜짝 놀랐다.
신현수였다. 얼굴이 벌게진 채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현수야, 너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지훈아, 이래도 되는 거야?”
다짜고짜 들려온 말에 눈만 멀뚱거렸다.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에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느껴졌다.
“무슨 소리야? 진정하고 찬찬히 얘기해 봐.”
“지훈아, 나랑 술 한잔하자.”
“술? 지금?”
백(Back)당직도 엄연한 당직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단박에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신현수다. 술까지 찾을 때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소리였다.
걱정이 앞섰다. 손일석에게 잠깐 외출한다는 말을 전하고 양해를 구했다. 다소 의아한 얼굴을 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응급 환자에게 달려갔다.
연신 들려오는 경고음에 신경이 쓰였지만 손일석은 누구보다도 훌륭하게 대처할 것이다.
신현수와 조용한 술집에서 마주 앉았다. 술이 나오자마자 안주도 없이 연거푸 잔을 비웠다.
‘이 자식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기에 이래? 혹시 서연이랑 헤어졌나?’
먼저 입을 열 분위기가 아니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신현수가 입을 열었다.
“지훈아, 너 우리 할아버지가 금경태를 얼마나 아꼈는지 모르지? 예전 기억을 잊지 못하셔서 금경태가 어떤 인간인지, 그동안 무슨 짓을 했는지 말씀도 못 드렸어.”
또 한 잔을 비웠다. 걱정이 될 정도였다.
“살살 마셔, 인마.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금경태가 우리 할아버지 돌아가시기만을 기다렸단다. 절대 못 사신다고 장담을 했대. 돌아가시기를 바란 거야. 그게 사람이야?”
김지훈이 콧등을 찡그렸다.
“금경태 과장도 사람인데 설마 그럴 리가 있겠어. 어디서 무슨 말을 들은 거야?”
“믿기 어렵지? 나도 그랬어. 아버지가 오늘 그 말씀을 하시면서 펑펑 우시더라. 할아버지에게 그럴 수는 없다고, 다 당신 잘못이라면서 날 붙잡고 펑펑 우시더라.”
신현수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이유가 뭔지 알아? 돈이야. 우리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 돈이 들어오고, 회복되시면 망한다고 그랬단다. 아무리 돈이 중요하다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순간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또 한 잔의 술을 비운 신현수의 말이 다 끝난 후에야 무슨 일인지 알았다.
두 귀로 빤히 듣고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문득 든 생각에 입안이 바짝 말라 왔다.
‘현수 말이 사실이라면 내가 들었던 말은 뭐지? 치료를 위한 말이 아니었던 건가?’
결코 믿고 싶지 않았지만 생각해 보면 조언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누구든지 할 수 있는 말에 불과했다. 만일 혈액 투여량에 주의하라는 말을 거꾸로 해석했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됐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이 멍해지면서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등짝이 서늘해졌다. 신현수가 잘못 알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 지경이었다.
얼굴이 점점 굳어 가는 김지훈을 보던 신현수가 난데없이 피식피식 웃었다.
“지훈아, 탄원서가 뭔지 알지? 금경태 와이프가 교수님들한테 탄원서를 받고 다닌다더라. 순간의 실수 어쩌고 하면서 그동안 의사로서 열심히 살아온 걸 인정해 달라고 말이야. 우리 할아버지 목숨을 돈과 바꾼 놈이 감옥에서는 단 하루도 견디기 힘든 모양이야. 웃기지 않아?”
“그래서 뭘 어떻게 해 달라는 건데?”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하는 거겠지. 사람을 죽이려고 한 놈이 감옥에서 나오는 게 말이 돼? 금경태는 인간도 아니야. 다른 사람은 어떻게 되든 말든, 끝까지 혼자 살아날 궁리만 하는 놈이야.”
마지막 말이 머릿속에 푹 박혔다. 갑자기 지난날의 일이 생각나며 가슴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제야 가슴속에서 화가 치밀었다. 그동안 참고 참았던 것이 한꺼번에 터져 나올 것 같았다.
김지훈 자신도 피해자라면 피해자다. 수련을 시작했을 때 꿈과 희망을 잃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금경태로 인해 인생을 망칠 뻔한 사람들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었다.
그것도 모자라 사람의 목숨을 돈과 바꾸려 했다. 자신을 아껴 준 사람이 사경을 헤매는 모습을 보며 웃었을 것이다. 어쩌면 신호선을 치료하는 도중 실수하기를 바랐는지도 몰랐다.
도대체 사람은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 걸까?
‘인간이 아니야. 이런 사람이 어깨를 펴고 사는 건 말이 안 돼. 막아야 해.’
난생처음 증오를 느꼈다. 금경태는 인간 본연의 가치마저 버린 인간이다. 그런 자가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은 정의라고 할 수도 없었다. 살아 있는 한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한 일일 뿐이다.
무엇이든 해야 했다. 불현듯 두 사람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