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운명의 갈림길 (2)
진평호는 2년 전 신장 이식 때 보았던 모습 그대로였다. 신부전 환자라고 해도 신장 기능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거나 투석만 잘 받으면 상당 기간 괜찮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 건강관리를 상당히 잘한 모양이었다.
순간 절망과 고통에 신음하던 진상미의 얼굴이 떠올랐다. 돈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세상이라지만 심한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런 사람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고, 그들을 책임져야 할 의료인을 길러 내는 의료 재단의 이사라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눈살을 찌푸리던 김지훈이 아예 고개를 돌리며 답답한 숨을 내쉬었다. 뜻밖에도 금경태 과장의 얼굴이 보인 것이다. 일반 외과 과장이기에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이 편치는 못했다.
괴리감일지도 몰랐다.
‘환자분에 대해 물어볼 것이 있으면 스승님을 가장 먼저 찾아야 하는 거 아닌가? 최소한 같이 오든지. 에휴! 아직도 그렇게 사는 겁니까?’
사실 진평호는 개인적으로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나 다름이 없다. 하지만 진상미와 서정호에게 들은 말이 있다.
얼굴도 보기 싫을 정도로 기분이 나빠진 김지훈이 조용히 뒤로 물러나 시계만 보았다. 그나마 윤재철이 함께 있다는 사실이 왠지 고마웠다.
‘딱 10분입니다. 그런데 서연이 아버님도 이사셨네. 다른 분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모르지만 다행이다.’
금경태 과장이 이사들과 함께 조용히 신호선을 보고 있었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 다만 진평호가 유달리 신호선의 상태에 관심을 갖는 것 같긴 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금경태 과장이 직접 드레싱을 하자 눈빛까지 번쩍였다.
나직한 목소리로 금경태 과장과 몇 마디를 주고받은 진평호가 신동석 이사장을 보았다.
“이사장님, 초대 이사장님 얼굴이 많이 안 좋아 걱정이 크시겠습니다. 아무쪼록 무사히 완쾌되시길 바랍니다. 윤 이사님도 신경을 많이 쓰셔야겠습니다. 내 건강이 안 좋다 보니까 남일 같지 않네요.”
“감사합니다, 진 이사님.”
오가는 말과는 달리 눈빛들이 좋지 않았다.
신동석 이사장은 빨리 자리를 끝냈으면 하는 마음뿐이었다. 이사들의 면회 요청을 거부할 명분이 없기도 했지만, 윤재철의 말이 아니었으면 절대 면회 요청을 수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윤재철은 지금도 단호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있었다.
‘사돈, 참아야 합니다. 진평호는 이미 우리가 어떤 문제에 봉착했는지 알고 있을 겁니다. 이럴 때일수록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행동해야 진평호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아버님께서 이루신 병원을 지키셔야죠.’
정면으로 충돌해서는 승산이 희박했다. 잠시 뒤로 물러나야 할 때였다.
하지만 기분이 좋을 수는 없었다. 누구보다도 이 상황을 즐기고 좋아할 사람이 진평호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진평호, 절대 당신 뜻대로 되진 않아. 금경태, 이젠 노골적으로 내게서 등을 돌렸다고 표현을 해? 내 개인적인 욕심을 앞세우는 게 아니었어. 원칙을 따랐어야 했어. 오늘 일을 절대 잊지 않겠어.’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 반면 후회할 바로 그때가 가장 빠른 시기일 수도 있다.
진평호와 금경태 과장을 보는 신동석 이사장의 눈빛이 깊게 가라앉았다. 끓어오르는 가슴속을 지그시 누르고 있었다.
김지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면회 분위기가 왜 이래? 할아버님이 깨시기라도 하면 도리어 곤란해지겠다.’
이러저런 대화가 오고 가는 사이 10분이 지났다. 꼬집어 말할 수는 없었지만 분위기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자신보다 훨씬 나이가 많고 가벼이 대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지만, 더 이상의 면회는 환자에게 득이 될 일이 아니었다.
시계만 보고 있던 김지훈이 헛기침을 했다.
“면회 시간이 다 됐습니다. 죄송하지만 이제 끝내 주십시오. 환자분이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10분간 면회를 허락한다는 말은 들었지만 과장이 함께 있는 자리였다. 더구나 재단 이사들의 면회였다. 상당히 당돌한 말이었다. 아니, 누군가에게는 예의조차 모르는 놈이었다.
금경태 과장은 눈썹을 꿈틀거렸고, 진평호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일순 분위기가 묘해졌다. 그때 신동석 이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지훈 선생이 아버님 주치의입니다. 치료를 맡긴 이상 우리가 이사들이라고 해도 당연히 말을 따라야지요. 금 과장님, 안 그렇습니까? 자! 모두들 나갑시다.”
금경태 과장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신동석 이사장도 모자라 전공의까지 자신을 무시하고 있었다. 그것도 진평호 앞에서 말이다.
하지만 이사들이 모두 있는 자리였다. 이를 악물고 꽉꽉 눌러 참아야 했다.
힐끗 진평호의 눈치를 보던 금경태 과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중환자실을 나서는 진평호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신호선은 창백한 얼굴로 단 한 번도 눈을 뜨지 못했다. 옆구리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시뻘건 피들까지 주렁주렁 매단 채였다.
말 그대로 죽음을 눈앞에 둔 모습이었다.
‘금경태가 말한 대로구만. 이렇게 되면 밀어붙일 기회가 된 건가? 콩팥 이식도 곧 받을 수 있겠군. 그놈의 순서가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날 지금까지 기다리게 해. 죽일 놈들.’
진평호가 조용히 휴대폰을 꺼냈다.
“김 비서, 지금 바로 움직여. 정한득에게도 연락해서 계획대로 하라고 해. 그리고 조 검사 만나서 준비한 거 조용히 건네줘. 겸사겸사 조사 대상이 누군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이번 주 금요일쯤에는 수색해도 된다고 해. 명분은 줘야지. 아! 서정호 그놈 좀 확실하게 관리하라고 전해. 그동안 먹은 돈이 얼만데, 그 정도 값은 해야지.”
그날 밤, 탐욕에 물든 인간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미 압수 수색에 대비해 문제가 될 만한 자료들은 모두 없앤 상태였다. 이번 일은 철저하게 구두만으로 진행될 것이다. 그러나 워낙 큰 이권이 걸려 있기에 다들 안전장치 하나씩은 준비할 것이다. 진평호 역시 수작을 부릴 수는 없는 사안이었다.
눈에 불을 켜고 있던 서정호도 압수 수색 날짜를 받았다. 얼굴이 수척해 보일 정도로 안색이 심각했다.
‘진평호를 변호하는 놈들의 영향력을 생각해 보면 지금 확보한 자료만으로는 집행유예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하여간 어디든 돈에 미친 놈들이 나머지 정직한 사람들 욕 먹이고, 물을 흐린다니까. 더러운 새끼들. 반드시 진상미를 증인으로 확보해야 돼. 제일 좋은 건 추가 범죄를 캐내는 건데.’
삼사 일 만에 추가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까?
진상미의 소재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문득 진평호와 유착된 조 검사가 온갖 회유와 협박으로 진상미를 빼돌린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강 형사, 나가자.”
“이 밤에 어디를 가시게요?”
“다시 한 번 싹 뒤지자. 어차피 조 검사가 다 손을 써 놨겠지만, 들쑤시다 보면 개구리처럼 튀어나오는 놈이 있을지 혹시 알아?”
옷을 걸치던 서정호가 전화를 꺼내 들었다.
김지훈에게 진상미의 연락이 있었는지 또 확인을 했다. 어쩐지 진상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 김지훈에게는 연락을 꼭 할 것 같은 느낌이 든 것이다.
‘집 잃은 새가 갈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되겠어?’
간절한 바람이자, 오랜 검사 생활에서 얻은 감이었다.
***
화요일 밤.
똑! 똑! 똑!
검붉은 핏방울이 일정하게 떨어지고 있었다.
김지훈이 신호선을 보며 차트를 작성했다.
기록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환자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리해, 어떤 치료가 최선인지를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POD(Post Operative Day) #3
(수술 후 3일째:입원은 당일이 1일째지만 수술은 다음 날이 1일째가 된다.)
의식은 명료하지만 가끔 기면(졸음) 상태가 유발됨.
바이탈은 비교적 안정적임.
소변량은 시간당 30~40cc 정도.
금일 시행한 흉부 촬영과 소변 검사 등은 정상적인 소견이나, 혈액 검사상 헤모글로빈이 9.0으로 저하된 상태.
복부 창상은 감염 등의 특이 사항 없음.
드레인에서는 여전히 혈액성 삼출액 배출됨.
치료 방침:
의식과 바이탈 및 소변량이 안정적인 한 하루 수액 3,000cc 및 혈액 제제 투여.
헤모글로빈 수치 9.0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전혈, 혹은 적혈구 농축액 투여 속도 조절.
혈소판 농축액과 신선 혈장 확보.
금식과 출혈 및 수혈 등으로 인한 전해질 불균형 조절.
하나하나 점검할 항목 등을 정리한 김지훈이 서도진, 박순용과 함께 수요일 오더를 냈다.
이전에 제안한 대로 혈액 투여량 및 종류에 많은 신경을 썼다.
병동 환자를 보고 온 신현수에게 다시 한 번 치료 방침을 말하고 상의를 했다.
이준영 교수에게는 이미 노티를 하고 허락을 받았다.
똑! 똑! 똑!
밤새 드레인에서 피가 떨어졌다.
교대를 할 때마다 다들 일말의 기대를 했지만 돌아온 반응은 침묵이었다.
신기동 교수도 아침저녁으로 환자를 찾았다.
목요일에는 그간 출입을 자제했던 송재덕 교수마저 걱정스러운 얼굴로 신호선의 상태를 살폈다.
지금도 피곤에 지친 사람처럼 잠에 빠져 있었다.
송재덕 교수의 눈가가 붉어진 것 같았다.
“곤히 주무시네. 많이 피곤하신 모양이다. 치프야, 지훈아, 초대 이사장님 좋은 분이다. 반드시 좋아지실 거다. 그렇게 되겠지? 그치?”
김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수혈 방식을 바꾼 이후 변한 것은 거의 없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상황이 나빠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최선을 다하면 분명히 좋아지신다. 걱정하지 말고 지금처럼 보면 돼. 암! 그렇고말고. 너랑 현수랑 도진이도 있잖아. 다들 잠도 못 자고 신경을 쓰는데 어떻게 안 좋아지겠어? 그치? 그렇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이었다. 신호선 때문만은 아니었다. 위중한 환자가 있으면 언제나 그랬다.
김지훈이 눈가에 힘을 주며 각오를 다졌다.
“예, 선생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환자들에게 소홀히 하면 안 된다. 누구에게나 마음이 아프고 더 신경이 쓰이는 환자가 있을 수 있지만, 모든 환자들이 다 소중한 법이야. 냉정한 말처럼 들릴 수 있어. 하지만 말이야, 더 귀하고 중요한 목숨은 없다. 누구에게나 목숨은 하나뿐이잖아. 그치? 지훈아, 치프야, 내 말이 맞지? 그치?”
행여나 하는 마음일 것이다. 김지훈도 항상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예, 선생님. 현수 할아버님, 아니 신호선 환자분만이 아니라 모든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래. 그래야지. 그게 의사다. 어떤 이유로도 환자를 차별하면 안 돼. 설령 아주 나쁜 놈… 음! 그건 나도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알지?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지?”
어쩌다 보니 의사의 직업 정신과 윤리 간의 충돌까지 나왔다. 그러나 송재덕 교수가 하고 싶은 말은 하나일 것이다.
모든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면 설혹 결과가 나쁘더라도 후회와 상처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저런 말을 나누었다. 송재덕 교수가 힐끗 시계를 보고는 김지훈의 등을 툭 쳤다.
“환자분 한 번 더 보고 가자. 보자.”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한숨 소리가 들렸다.
“이사장님, 주무세요? 눈 떠 보세요. 저 송재덕입니다. 벌써 수술하신 지 5일이나 됐습니다. 이젠 일어나셔야죠.”
기척도 느끼지 못하는지 신호선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의식마저 흐려져 점점 기면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송재덕 교수가 신호선의 손을 잡은 채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이사장님, 언젠가는 제가 천안 병원을 맡아 줬으면 하셨지요? 그런데 여기서 이렇게 뵙네요. 죄송합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일반 외과가 잘되는 것이 제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 됐습니다. 마음에 안 드실 겁니다. 그러니까 어서 일어나셔서 옛날처럼 호령을 하셔야지요. 이제야 얼굴을 보이냐고 소리를 지르셔야지요.’
송재덕 교수가 묵묵히 일어나 중환자실을 나갔다. 오늘따라 유난히 두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왠지 두 사람의 인연이 가볍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지훈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지훈아, 부탁한다. 이렇게 가시면 안 되는 분이다.”
송재덕 교수의 말이 무겁게 다가왔다.
똑! 똑! 똑!
그날 저녁에도 피는 떨어졌다.
벌써 수술 후 5일째다.
간당간당 유지되는 헤모글로빈은 언제 뚝 떨어질지 몰랐다. 바이탈이 유지되는 것 자체가 의아할 정도였다.
이 상태가 하루 이틀 더 지속되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어쩌면 결과를 빤히 알면서도 재수술을 해야 할지 몰랐다.
‘재수술은 지켜보는 것보다 더 위험해. 하지만 한계에 몰리면 스승님도 선택의 여지가 없을 거야. 누구의 책임인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결국 모든 사람에게 상처를 주겠지?’
신호선의 창백한 얼굴과 신현수의 얼굴이 겹쳤다. 이준영 교수를 비롯해 윤재철과 윤서연까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김지훈이 입을 꾹 다물며 각오를 다졌다.
막판까지 몰렸다. 이제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 다른 환자들도 무척 중요하지만 분명한 우선순위가 있다. 신호선에게 모든 정신을 쏟아부어 집중해야 할 때였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서도진과 박순용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늦지 않았기를 바랄 뿐이었다.
신현수와 함께 밤을 새웠다.
손일석까지 내려왔다.
“신현수, 나 오늘 오프라는 거 알지? 할아버님 벌떡 일어나셔서 퇴원하시는 날 술 사야 된다. 욕 무지하게 할 사람이 있지만, 주말 오프까지 반납할 의향이 있어. 그러니까 거하게 한 잔 사. 오케이?”
신현수가 콧등을 찡그리며 손일석의 어깨를 툭 쳤다.
“알았어, 인마. 고맙다.”
“친구끼리는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다. 지훈이 봐라. 절대 안 하잖아.”
평소와 다름없이 애써 밝게 말했지만, 그 속에 진한 안타까움이 있었다.
치프 3명이 머리를 맞댔다. 각자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동원했다.
단 하나의 검사도 빠짐없이 확인하고, 그에 따른 처치를 했다. 주요 치료는 변함이 없었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머리가 아플 정도로 고민을 했다.
금요일이 밝았다.
아침마다 중환자실에 들르던 금경태 과장이 고개를 흔들며 나지막하게 혀를 찼다.
똑! 똑! 똑!
변함없는 속도다.
“차라리 재수술을 하는 게 여러모로 나을지도 모르겠네.”
여러모로? 묘한 말이었다.
그 때문인지 오전 수술 내내 집중하느라 고생을 했다.
이준영 교수가 간간이 눈길을 보냈지만 별말은 없었다. 밤을 새웠다는 것을 빤히 알고 있었다. 치프가 돼서도 환자 때문에 눈이 시뻘건 제자를 태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수술이 끝난 후 점심도 먹지 않고 중환자실로 달려갔다. 아무도 없었다. 이 시간이 도리어 손이 가장 부족한 시간일 수도 있었다. 아마 한두 시간 정도는 공백이 있었을 것이다.
오전에 나간 검사 결과를 확인하던 김지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급히 신호선의 상태를 살폈다. 모니터상에 나타나는 징후들은 전과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나직한 한숨을 내쉰 김지훈이 드레인을 확인했다.
똑! 똑!
피는 여전히 떨어지고 있었다.
김지훈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