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써전-509화 (509/1,329)

제1화 변화의 전조 (2)

북풍한설보다 더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잘못 대답했다가는 온몸에 비수가 꽂힐 것이다.

“대답을 못하는 거 보니까 의사는 맞는 모양이구나. 수술 중에 내가 다 신경이 쓰일 정도로 다른 생각을 해? 어떻게 두 놈이 똑같은 짓을 할 수가 있어. 너희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거야?”

손일석이 김지훈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이준영 교수라면 용기를 내서 대답했겠지만 신기동 교수다. 손일석에게는 가장 친근하면서도 가장 무서운 사람이다.

김지훈이 힐끗 째려보고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바이탈까지 흔들릴 정도로 출혈이 심해지니까…….”

신기동 교수의 눈이 번쩍였다.

“김지훈, 너 이런 수술 한두 번 봤어? 헤모뻬리를 보면 아주 기절을 하겠다. 이 자식들이 정말! 똑바로 말 안 해?”

언성까지 높아졌다. 정말 수술에 방해가 될 정도였던 모양이었다.

생각해 보니 말도 안 되는 핑계였다. 솔직하게 말할 일이었다.

“사실은 현수가 생각나면서 집중을 잃긴 했습니다.”

‘후우! 그럴 것 같더니. 지금 확실하게 잡아 주지 않으면 언젠가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어.’

신기동 교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이준영 교수는 아예 나직한 신음 소리를 흘렸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잠시 자리를 비켜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단단히 주의를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잘못한 것이 있다면 신기동 교수보다 더 살벌하게 태우는 이준영 교수였다. 그런데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비켜 주었다. 왠지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너희 두 놈 다 치명적인 실수를 했어.”

치명적인 실수라니,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말이었다.

순간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뛸 지경이었다.

머릿속에서 뱅뱅 도는 말이 있었지만 입 밖으로 뱉을 수는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다음 말을 기다렸다.

“수술실에서 내 눈에는 의사가 아니라 신현수 친구가 보였어. 너희들이 그동안 배운 원칙은 다 어디다 팽개쳤어? 그러고도 치프라고 할 수 있겠어?”

신기동 교수가 무섭게 다그쳤다.

“오늘 수술실에서 너희들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잘 생각해 봐. 수술 중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져도 냉철하고 객관적이어야 하는 존재가 바로 의사야. 감정에 휘둘리거나 사적인 관계에 영향을 받는다면 너희들이 수술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정신 차려. 우린 신호선이란 환자를 수술한 거지, 신현수의 할아버지를 수술한 것이 아니야. 수술 중에는 물론 치료를 할 때도 반드시 그래야 해.”

정곡을 찌르는 말이었다.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렴풋하게 머릿속을 감돌던 생각이 확실해졌다.

“하마터면 친구한테 평생 원망을 들을 수도 있었어. 신호선 환자가 지금도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알고는 있겠지? 너희들이 가운을 입고 치료를 하는 한, 친구 할아버지이기 전에 한 명의 환자라는 사실을 명심해.”

이렇게 아픈 비수는 없었다.

약간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단지 신현수의 얼굴이 잠깐 떠올랐을 뿐이었다. 하지만 집도의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걱정이 될 정도로 급박하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위험한 상황을 만든 것이다.

“한 번만 더 이러면 알아서 해. 내 말을 잊을 거면 앞으로 내 수술에는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마. 조금 있으면 4년차가 될 놈들이 이게 뭐야?”

분명 잘못했다. 욕을 바가지로 먹는다고 해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의외일 정도로 화가 많이 난 모습이었다.

김지훈이나 손일석은 그 이유를 알지 못했지만, 신기동 교수에게는 일종의 두려움이자 안타까움이었다.

또한 제자를 아끼는 마음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화를 내는지도 몰랐다.

‘이준영 선생님도 비슷한 실수 때문에 10년이나 우리 곁을 떠나실 수밖에 없었다. 난 너희들을 잃을 수 없어. 이준영 선생님은 나보다 더 걱정하실 거야. 다신 이러지 마라.’

신기동 교수가 힐끗 이준영 교수를 보며 잠시 머뭇거렸다. 눈길을 마주치고서야 고개를 숙이고는 중환자실을 나갔다. 여전히 차가운 바람을 풀풀 날리고 있었다.

김지훈이 입을 꾹 다물고는 신호선 환자를 보고 있는 이준영 교수 옆에 섰다. 묵묵히 환자만 보는 모습에 고개조차 들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이준영 교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훈아, 신 교수 말을 절대 잊지 말기를 바란다. 개인적인 친분을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때론 그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야. 과할 수도 있고, 도리어 명백한 사실조차 무시할 수 있어. 난 그런 사실을 무시한 대가를 지금도 톡톡히 치르고 있다. 넌 평생 씻을 수 없는 아픔과 죄책감이 어떤 것인지 몰랐으면 좋겠구나.’

스승의 눈에 묘한 슬픔이 스쳤다.

어떤 의미인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었지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눈빛이었다.

‘치료를 할 때는 사적인 감정을 버리고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감사합니다, 신기동 선생님.’

평생 동안 간직해야 할 귀중한 교훈이었다.

신호선이 친구의 할아버지라는 사실에 오늘 배운 원칙과 교훈을 더욱 가슴 깊이 새겨야 했다.

“환자 잘 보고, 문제 생기면 바로 연락해.”

중환자실을 나가는 이준영 교수의 어깨가 왠지 무거워 보였다.

질책이 없었다는 사실에 더욱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얼굴이 너무 안 좋으시네. 차라리 예전처럼 혼나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다. 왜 이렇게 마음이 안 좋지?’

김지훈이 얼굴을 찡그리며 갑갑한 숨을 내쉬었다.

“일석아, 우리 의사 되려면 아직 먼 것 같지?”

“그러게. 4년 짬밥이 아무 소용도 없네. 으휴! 어쩐지 수술 중에 자꾸 현수가 생각나는 게 불안했어. 피가 멈추질 않으니까 더 생각이 나더라.”

“사실 나도 그랬어.”

“지훈아, 근데 너무 과민하신 것 같지 않아? 솔직히 잘못은 했지만 치명적인 실수까지는 아니잖아. 이준영 선생님이 아무 말씀 안 하시는 것도 이상하고 말이야. 우리가 모르는 일이라도 있는 걸까?”

불현듯 스승과 관련된 의료사고가 생각났다.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해도 절대 입 밖으로 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착잡하고 답답한 마음을 금치 못하던 김지훈이 눈길을 돌렸다.

눈가가 붉어진 신현수와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신호선의 모습이 왠지 전과는 다르게 보였다.

감정이나 주관이 과도하게 개입하면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을 것이다. 평소 환자나 보호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였다.

실수를 반복하면 그것은 죄악이다.

알면서도 또 범하긴 하지만 노력은 해야 했다.

김지훈이 눈빛을 굳혔다.

신호선은 아직 고비를 다 넘기지 못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취 기록과 검사 결과를 차근차근 확인했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출혈이 많았다. 무려 2,000cc가 넘는 피가 수혈됐다. 검사 결과도 불안하기만 했다.

뜨거운 가슴으로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가슴이 차가워지거나 머리가 뜨거워진다면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할 때였다.

***

일요일 아침이 밝았다.

하룻밤이 무사히 지났다.

번갈아 킵을 했지만 서도진과 박순용의 눈이 벌겋게 변해 있었다. 다행히 신호선의 의식은 명료했고, 호흡도 좋아 밤을 새운 보람이 있었다.

“수고했어. 오전 회진은 돌았으니까 올라가서 좀 쉬어.”

김지훈이 서도진의 등을 툭 치며 신호선의 상태를 신중하게 살폈다. 기관에 삽입된 튜브를 빼도 좋다는 판단이 들었다. 튜브를 빼자 거칠게 기침을 내뱉었다. 근육의 힘도 괜찮다는 의미였다.

“할아버님, 숨 크게 쉬세요.”

신호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무척 힘들어 보였지만 9시간의 수술과 고령을 생각하면 순조로운 회복이었다. 조금이나마 안심이 됐다. 다만, 불안한 혈액 검사 결과가 마음에 걸리긴 했다.

오전 면회가 시작됐다.

신동석 이사장과 윤재철, 그리고 몇몇 가족들만 면회를 허락했다. 환자의 안정을 위해서 당연한 일이었다.

신현수가 슬며시 다가왔다.

“지훈아, 할아버지를 보고 싶어 하시는 친척분들이 계신데 면회를 허락하면 안 될까?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해서 말이야.”

김지훈이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신기동 교수의 말이 떠오른 것이다.

신현수는 자신을 주치의로서 대하고 있었다. 김지훈 역시 신현수를 지금 이 순간만은 친구나 동료가 아니라 보호자로 봐야 했다. 사적인 관계를 생각하면 면회를 허락할 수도 있겠지만, 환자를 생각하면 절대 아니었다.

“현수야, 앞으로 며칠간은 면회를 제한하는 게 좋겠어. 할아버님이 안정을 찾는 데는 아버님과 너만 있어도 충분하지 않을까? 가족분들의 마음은 알지만, 내가 생각해야 할 사람은 누구보다도 할아버님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곰곰이 생각을 하던 신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다. 나 같아도 그랬을 거야. 우리 할아버지라 그런지 다른 환자를 대할 때와는 다르게 생각을 하게 되네. 고맙다.”

무엇이 고마운지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그 덕에 올바른 판단과 대처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이상하게도 환자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더 편해지는 것 같았다.

서도진과 교대를 하며 중환자실을 지켰다.

단, 박순용이 드레싱을 할 때만은 반드시 옆을 지키며 거즈를 확인했다. 검붉은 피가 거즈 서너 장을 적셨지만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였다.

‘이 상태로만 갔으면 좋겠는데.’

아직 하루도 안 지났다. 결코 방심할 수 없었다. 때론 예상치 못할 정도로 급작스럽게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드레싱을 확인할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어느새 6시가 넘었다.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된 중환자실은 종종 시간 개념을 잊게 하곤 했다. 지금쯤 박순용은 병동 환자 치료 때문에 내려올 시간이 없을 것이다.

기지개를 펴며 뻐근한 어깨를 푼 김지훈이 드레싱을 했다. 조심스럽게 상처를 치료하고, 드레인을 감싼 거즈를 확인하던 김지훈이 흠칫 놀라며 눈가를 찡그렸다. 무려 10여 장이 넘는 거즈가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배 속에 고였던 피가 한꺼번에 흘러나온 건가?’

철저하게 확인해야 했다.

드레인 밑에 거즈를 받친 후 눈을 떼지 않았다.

똑!

한 방울의 피가 떨어졌다. 고인 피라면 검붉은 색이어야 한다. 그런데 미세하지만 마치 방금 전에 흘러나온 것처럼 붉은색이 감돌았다. 어디선가 피가 새어 나오고 있을지도 몰랐다.

입안이 말라 오기 시작했다. 신호선의 상태를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했다.

“할아버님, 어디 불편한 데는 없으세요?”

“난 괜찮아요.”

말 한마디를 하는 것도 힘들어했지만 의식은 명료했다. 바이탈 역시 안정적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탈수의 징후가 관찰됐다. 심하지 않다고 해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신호선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최대한 자연스럽게 앉아 드레인을 살폈다.

똑! 똑! 똑!

느릿느릿 한 방울씩 떨어졌다.

‘1분에 세 방울 정도면 양은 많지 않아 다행이네. 만에 하나 출혈이 있다고 해도 지켜볼 수 있는 수준인데…….’

수시로 거즈에 묻은 피의 양과 양상을 살피며 출혈 여부를 확인하고자 애를 썼다.

확실하게 붉은색이 감돌기 시작했다. 점점 가능성이 높아졌다.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누군가 답답한 소리를 내뱉었다. 병동 환자를 보고 온 신현수였다.

환자가 알아서 좋을 것이 없었다. 김지훈이 재빨리 눈짓을 하며 신현수를 옆에 앉혔다.

“3가트(Gatt:분당 떨어지는 속도, 즉 1분에 세 방울이 떨어진다는 의미다)야. 이 정도 양이면 수술 후 가끔 볼 수 있는 일이니까 지켜보자.”

나란히 앉아 조용히 드레인만 쳐다보았다.

신현수가 뭔가 불편한지 자꾸만 뒤척이는 신호선의 손을 꼭 잡았다.

김지훈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빨라지고 있었다. 분당 세 방울이 어느 틈엔가 네 방울, 다섯 방울로 늘더니 이제는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곧바로 혈액 검사를 내보냈다. 수혈 중인데도 불구하고 헤모글로빈과 혈소판 수치가 수술 직후보다 더 감소했다.

“현수야, 노티해야겠다.”

이준영 교수에게 노티를 했다. 수화기 너머로 답답한 소리가 들렸다. 재수술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자리로 돌아온 김지훈이 콧등을 찡그리며 나직한 한숨을 내뱉었다.

‘할 수 있는 치료가 더 있을까?’

지혈에 필요한 처치는 모두 다 동원한 상태였다. 머리를 쥐어짠다고 해서 뾰족한 방법이 나올 리가 없었다. 신현수도 초조한 표정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신호선의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혹시 의식이 흐려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 여러 차례 확인을 해야 했다. 다행히 수술 후 기력이 떨어진 탓이었다. 다소 창백해진 얼굴 때문인지 잠이 든 모습이 불안하기만 했다.

다시 한 번 드레싱을 했다. 10여 장의 거즈가 흠뻑 젖어 있었다.

김지훈과 신현수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때 뜻밖의 얼굴이 보였다. 금경태 과장이었다.

수술 직후에도 보이지 않았는데, 하루가 거의 다 지나서야 환자를 찾다니 조금은 의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뭔가 힌트를 얻을지 몰랐다. 지나가듯 한 말이라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김지훈, 환자 상태는 어때?”

어떤 도움을 받을지 모르기에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전하는 것이 중요했다. 수술 후 경과부터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금경태 과장의 눈가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 마지막 말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데 한 시간 전부터 갑자기 드레인에서 피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금경태 과장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직접 차트를 펼치고는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

잠시 잠이 든 신호선의 얼굴을 보던 금경태 과장의 눈이 번쩍였다. 피로 흠뻑 젖은 거즈를 본 것이다.

드레인까지 직접 확인했다. 떨어지는 핏방울의 속도는 줄어들지 않은 상태였다.

인성이 어떻든 평생 동안 간담도 환자를 보아 온 의사다. 해결책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김지훈과 신현수가 일말의 기대를 걸고 조용히 기다렸다.

“수술 중에 특별한 문제 없었어?”

잠이 들었다지만 신호선 앞이다. 김지훈이 머뭇거리자 금경태 과장의 인상이 험악해졌다.

분위기가 묘했다. 마치 환자가 듣든 말든 상관이 없다는 것처럼 보였다.

“중간에 힘들기는 했지만 끝날 때는 거의 다 잡았습니다.”

에둘러 말할 수밖에 없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얼굴을 하던 금경태 과장이 팔짱을 끼며 입술을 쭉 내밀었다.

“출혈이 많았다는 말이지? 이준영에게 연락은 했어?”

“예. 곧 나오신답니다.”

“그럼 내가 할 일은 없겠군. 집도의가 가장 잘 알 테니까 말이야. 일단 기다려. 이러다 저절로 멈추는 경우도 있어. 바이탈 수시로 확인하고, 환자에게 투여되는 혈액량에 신경 써.”

조언일까?

미처 질문을 하기도 전에 금경태 과장이 힐끗 신호선을 보고는 중환자실을 나갔다. 눈가를 잔뜩 찌푸리면서도 묘하게 입가를 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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