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써전-483화 (483/1,329)

제8화 누구나 아플 수 있다 (1)

김지훈의 목소리가 떨렸다.

“경석이 형, 손 이리 줘요. 겉만 찢어진 걸 거야. 걱정하지 마. 경아 씨, 거즈 빨리 줘요.”

거즈를 받아 든 김지훈이 이경석의 손을 박박 씻었다. 너무 당황해 고경아의 이름을 부른 것도 의식하지 못했다.

이런 일은 가끔 일어난다. 분명 바늘에 찔린 기억도, 메스에 베인 기억도 없는데 상처를 입은 적이 있다. 장갑 안으로 피가 스며들었다고 해도 그냥 지나칠 정도로 극히 미세한 상처인 경우가 대부분이긴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장갑에 묻은 피를 모두 닦아 냈다. 손가락에 상처가 났다면 스며든 피가 비칠 것이다.

눈으로는 이상을 찾을 수 없었다.

“괜찮은 것 같아. 형,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남은 장갑을 벗겨 냈다. 마른 거즈로 닦고 꽉꽉 눌러 피가 배어 나오는지 살폈다.

바늘구멍이라도 상처는 분명 상처다. 빨간 점이 나타나지 않기만을 바랐다.

몇 번을 반복했다. 이경석은 손가락을 맡긴 채 입을 열지 못했다.

없다.

하지만 눈에 안 보인다고 상처가 정말 나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

모두들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감염 확률이 극히 적다고 해도 확신할 수 없다면 항체 생성 기간 동안 이경석은 근무를 할 수 없다. 아니, 그보다 이경석이 받을 극심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이 더 큰 문제일 것이다.

이경석의 손가락을 잡은 채 눈가를 잔뜩 찌푸리던 김지훈이 무언가 생각이 난 듯 고경아를 보았다.

“고 간호사, 식염수 좀 줘요.”

장갑에 물을 채운 후 터져라 힘을 주며 한껏 쥐어짰다. 빵빵하게 늘어난 장갑을 뚫어지게 보았다. 새어 나오는 물이 없었다. 이 정도면 상처가 날 일 자체가 없었다는 확신을 가져도 좋았다.

김지훈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첫 번째 장갑만 찢어진 거네. 다행이다. 어후! 놀래라. 간 떨어질 뻔했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터졌다.

이준영 교수가 조용히 이경석의 손을 다시 확인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무표정한 사람이 당황했던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경석, 괜찮다. 걱정할 일 없다.”

이경석이 털썩 무릎을 꿇었다.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간 기분일 것이다.

“후우! 지훈아, 나 잠시 쉴게.”

한낱 해프닝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었다. 누구에게든 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이임순만이 아니라 다른 환자를 치료할 때 역시 조심해야 한다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모든 환자를 두고 지금처럼 대비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다.

‘감수하고 살아야 하나? 하긴 맨손으로 수술하는 것도 아닌데 여기서 뭘 더 할 수 있겠어. 개인적으로 안전에 신경을 조금 더 쓰는 수밖에 없겠네.’

김지훈이 눈가를 찡그리며 환자가 깨기를 기다렸다.

다른 환자와의 간접적인 접촉을 막기 위해 회복실로도 갈 수 없었다. 이임순이 수술대 위에서 완전히 의식을 회복한 것을 확인한 후 내과 병동으로 옮겼다.

병동이 은근한 긴장과 함께 부산해졌다.

병실에 들어갈 때는 무조건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덧 가운을 입은 후 손을 씻고 신발까지 갈아 신어야 한다. 그 때문에 환자의 바이탈을 체크하는 것도 일이었다.

체온과 혈압을 잴 때만이 아니라,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근육 주사를 놓을 때는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장갑을 끼었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리고 눈만 빼꼼이 내민 간호사의 눈에 불안이 실려 있었다.

아직도 미열이 났다. 수술을 한 이상 앞으로는 이런 증세들마저 상당한 부담을 가져올 것이다. 이임순의 면역 기능이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이준영 교수와 함께 보호자를 만났다. 주의할 점을 말하는 사이 이임순이 눈을 떴다.

“환자분, 수술 잘 끝났습니다. 이제 회복만 남으셨습니다. 병실 밖으로 나가도 좋다는 허락이 나기 전에는 병실 안에서라도 걷는 운동을 하셔야 합니다.”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이해를 하고도 남는 상황이었다.

그때 조용히 문이 열리며 이경석이 들어왔다. 이준영 교수와 눈이 마주치자 뒤늦게 와 죄송하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이런 상황에서는 미안할 일이 아니었고, 늦은 것 역시 이해가 되고도 남았다.

“불편한 점이 있으면 간호사들에게 바로 연락하세요. 이경석, 김지훈, 환자분 잘 봐.”

역시 이임순의 입은 열리지 않았다. 보호자도 답답한 안색으로 별다른 말이 없었다.

무거운 마음을 안고 의국으로 향했다.

김지훈이 중간에 슬쩍 빠져나와 수술 방으로 달려갔다. 고경아가 막 퇴근하는 중이었다. 항상 보고 싶은 얼굴인데 오늘은 화부터 났다.

“경아 씨, 나 좀 봐요. 왜 고집을 부리고 그래요? 그러다 일이라도 생기면 어떻게 할 거예요? 성미경 간호사도 혼자 잘할 수 있고, 우리가 그렇게 위험하게 만들 것 같아요?”

“알아요. 하지만 전화까지 하면서 걱정을 하는데 보고만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이건 아니지. 우리 중 한 사람만 들어가는 게 맞는 일이죠. 에이! 스승님도 경아 씨가 나한테 어떤 사람인 줄 아시면서 들어오라고 하실 줄은 몰랐네.”

얼굴이 벌게진 김지훈을 보던 고경아가 갑자기 웃었다.

“지금 웃음이 나와요? 경석이 형이 피 묻은 장갑을 보면서 어떤 얼굴을 했는지 기억나죠? 만일 경아 씨한테 그런 일이……. 어후!”

김지훈이 가슴을 두드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렇게 내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럼 걱정이 안 돼요?”

“왜요?”

“왜요? 아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예요?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일부러 위험을 자처하는데 가만있으면 그게 사람이에요?”

김지훈이 씩씩거릴수록 고경아의 웃음은 진해졌다.

사랑하기 때문에 화를 낼 것이다. 정말 걱정이 됐기 때문에 수술 방까지 쫓아왔을 것이다.

고경아의 웃음에 김지훈은 더욱 화가 났다.

“경아 씨, 나 지금 심각해요.”

살짝 주변을 둘러보던 고경아가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입을 맞췄다. 향긋한 내음이 코끝을 스치는 순간, 부글부글 끓던 김지훈의 가슴이 급격하게 평온해졌다. 병원 내 계단이라는 것도 잊었다.

“사랑해요. 고마워요.”

이런 말을 듣고자 한 게 아닌데 이상하게 맥이 탁 풀렸다.

“다신 안 그럴게요.”

미처 대답을 하기도 전에 또 한 번 입을 맞춘 고경아가 환하게 웃으며 돌아섰다. 두 번째는 조금 더 진했지만 이 정도로 물러설 수 없는 일이었다.

김지훈이 심각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다음부터 이러면 안 돼요. 그땐 정말 화냅니다.”

그러나 이미 힘은 다 빠진 상태였다.

“갈게요. 내일 봐요.”

김지훈이 피식 웃고 말았다.

‘키스 두 번에 무너지면 안 되는데. 하긴 나도 경아 씨하고 똑같은 상황이었으면 나왔을지도 모르지.’

이성과 감정이 함께 어울리기는 어려운 모양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고경아의 결정을 칭찬할지도 모른다. 반면 누군가는 무모한 행동이라고 할 테고, 또 다른 누군가는 걱정으로 만류할 것이다.

김지훈은 지금도, 앞으로도 마지막 입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숙소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던 김지훈이 깜짝 놀랐다. 수술이 뜬 모양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주말에는 인적이 뜸해야 하는 수술 방 앞인데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환자가 궁금해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혹시 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개도 들지 못하고 바로 뛰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김지훈이 자신도 모르게 의국으로 달려갔다. 무슨 일인지 이경석도 의국에 있었다.

“형, 많이 놀랐죠?”

“말도 마. 전에 몇 번 바늘에 찔렸던 생각까지 나면서 눈앞이 캄캄해지더라. 마누라하고 애들 얼굴이 아른거리는데 환장하는 줄 알았다.”

“그 정도예요?”

“너도 당해 봐. 그래야 알 거다.”

왜 아닐까? 김지훈이라고 해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수술실에서 있었던 일이 다시 생각났는지 이경석이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장갑 하나 더 낀 게 날 살렸어. 그리고 정말 고맙다.”

“뭐가요?”

“너 아니었으면 그 와중에 장갑에 물 넣고 확인할 생각을 누가 했겠어? 아까 너 사라진 사이에 우종철 교수님을 만났는데, 확실하지 않으면 두세 달 근무 정지라고 하시더라. 하마터면 노숙자 될 뻔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예요?”

“집에도 못 들어가고, 병원에도 못 있으면 길바닥에서 지내는 수밖에 더 있어?”

설마 그럴 리는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료할 방법이 없고, 발병하면 100퍼센트 사망하는 질병 앞에서는 직업을 떠나 두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라고 대순가? 똑같이 무섭지.’

김지훈이 피식 웃으며 반농담으로 물었다.

“형, 다음에 똑같은 환자가 오면 수술 못 들어가겠네.”

“다음에?”

이경석이 의외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고민을 하더니 한숨을 푹푹 쉬며 말했다.

“내 환자라면 들어가야겠지. 내가 안 들어가면 누군가 대신 들어가야 할 텐데 그러고 싶진 않다. 그렇다고 누구처럼 자청할 생각도 없다. 제수씨, 보기보다 대단한 사람이야. 어후! 신경을 너무 썼나? 배고프다. 밥 먹으러 가자.”

맞는 말이다. 의사로 살아가는 이상 위험하다고 회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경석의 뒤를 따라 식당으로 향하던 김지훈이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경석은 이임순을 거리낌 없이 치료할 수 있을까?

아니, 나는 어떨까?

솔직히 이임순 환자와 접촉하는 것이 찜찜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어쩌면 여전히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럴 필요는 물론 하등의 이유도 없다는 것을 빤히 알면서도 말이다.

‘후우! 어렵다, 어려워.’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 잔을 했다.

눈앞을 오가는 수많은 환자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김지훈이 한숨을 내쉬었다. 단 한 명도 아프고 싶어 아픈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은 건강해도 당장 내일 환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때 갑자기 너도 당해 보면 안다는 이경석의 말이 떠올랐다. 그 말은 곧 환자가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의 또 다른 표현일지도 몰랐다.

결과적으로는 단지 장갑 사이에 피가 묻었다는 사실만으로 난리를 쳤다. 보는 사람도 두려웠지만 이경석은 정말 두려워했다. 확실하지도 않은 일을 두고도 그 정도였는데, 이임순 환자의 마음은 짐작조차 하기 힘들었다.

의사의 입장만을 생각하며 환자가 어떨지는 잊고 있었다.

만약 내가 잘 아는 사람이 HIV 감염자라면?

문득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이즈 환자도 아니고 단순한 보균자일 뿐인데, 의사인 내가 환자를 두려워한다면 도대체 누가 치료하지? 질병을 모르는 사람들은 또 어떻게 행동하게 될까?’

확실하게 잘못하고 있었다.

잠시 눈가를 좁힌 채 생각에 잠겼던 김지훈이 내과 병동으로 향했다.

퍼스트를 섰고, 그에 준하는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떠나 환자를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올바른 태도와 자세를 보이지도 못했다. 그동안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이임순의 태도가 너무 마음에 걸렸다.

병실 앞에 선 김지훈이 헛기침을 하며 눈빛을 굳혔다.

‘아뻬 환자이자 단순히 보균자일 뿐이다.’

문을 열고 절차대로 소독을 하고 덧 가운까지 다 입었다.

“어머님, 조금 건조한 것 같네요. 하루 이틀은 가습기를 최대로 틀어 놓으셔도 됩니다. 전신 마취를 했기 때문에 그게 폐에도 좋습니다. 환자분, 많이 아프지 않으세요?”

역시 입을 열지 않았다.

‘지금은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일 수가 없겠지. 환자분, 이해합니다만 하루라도 빨리 힘을 찾아 예전의 이임순 씨로 돌아가길 바랍니다.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내심 환자에게 많은 말을 전한 김지훈이 돌아서다 말고 갑자기 심지를 감싼 거즈를 풀었다. 그러고는 코를 들이대고 냄새를 맡았다. 사람의 체액에서 나는 특유의 비릿함이 느껴졌다.

수술 부위가 세균에 감염되면 심지를 타고 나오는 삼출액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 색깔과 냄새 모두 중요한 정보가 되는 것이다. 이임순에게는 그런 감염이 어떤 일을 초래할지 알 수 없기에 최대한 조기에 발견해야 할 것이다.

생각을 바꾼 탓일까? 이임순이 HIV 보균자라는 사실이 그렇게 겁이 나지는 않았다. 어쩌면 이제야 과도한 두려움을 던지고 조금은 이성적으로 대처하는지도 몰랐다.

‘다행히 배 속의 고름은 거의 다 제거된 모양이네. 이렇게만 가면 좋겠네.’

“수술은 아주 잘된 것 같습니다. 이 상태만 유지되면 무난하게 회복되실 겁니다.”

김지훈이 웃음을 머금으며 병실을 나왔다.

그날 이임순은 김지훈의 얼굴을 몇 번 더 보아야 했다.

수술 상처를 살피고 일상적인 주의점들을 말할 뿐이었지만, 마지막으로 찾아온 시간이 밤 10시였다.

“내일부터는 정규 일과 때문에 전 못 올 수도 있습니다.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잊지 말고 이준영 선생님께서 회진 도실 때 꼭 말씀하셔야 합니다. 수술 중에는 필요한 조치를 못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는 역시 눈길도 안 주었다. 보호자도 별달리 말이 없었다. 당신이 오든 말든 상관없다는 태도였다.

내심 서운하긴 했지만 하루 만에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퇴원할 때까지 마음을 닫을지도 몰랐다.

김지훈이 살짝 한숨을 내쉬며 돌아서는 순간 보호자가 말을 건네 왔다.

“선생님,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당연한 일이다.

“예, 어머님. 뭐가 궁금하시죠?”

보호자가 조용히 소독 기구들과 덧 가운을 가리켰다.

“들어오는 사람들마다 꼭 저걸 해야 하나요? 우리 아이가 사람들에게 그렇게 위험한가요? 병을 옮길까 봐 다들 두려워하는 거죠?”

김지훈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미 누군가는 분명히 설명을 했을 것이다. 자식보다 더 아파하는 사람이 어머니란 존재다. 모르긴 몰라도 정신이 없어 듣고도 기억을 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보호자의 시선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다.

“소독은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환자분의 감염을 막기 위해 하는 겁니다. 다른 환자분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를 위한 안전 조치예요. 어머님, 환자분은 그냥 조금 특별한 맹장 환자일 뿐입니다. 사실 다른 환자도 어느 면에서는 다 특별한 환자죠.”

“우리 아이를 위해서 하는 거란 말이죠?”

“당연하죠. 병원은 환자분을 위해서 존재하는 곳입니다.”

하루 종일 굳었던 보호자의 표정이 조금은 풀어진 것 같았다. 오해가 풀려 다행이었다.

김지훈이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병실을 빠져나왔다.

‘조금 특별한 맹장 환자일 뿐이라고?’

이임순이 슬며시 눈을 뜨며 문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몸에서 나온 분비물에 코를 들이대는 모습을 떠올렸다. 남들과 똑같이 대하는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해 주길 바랐다. 그래야 덜 아플 것 같았다.

그때 또 다른 얼굴이 보였다. 나이가 두 번째로 많아 보이는 이 의사도 세 번째였다.

상처를 치료해 주는 의사까지 하루 종일 외과 의사만 몇 번을 보았는지 모를 일이었다. 요즘은 같은 과끼리도 말을 잘 안 하는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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