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수술이 가져온 여파 Ⅰ (2)
고성문이 막차를 타고 원주로 떠났다.
김지훈은 고경아와 함께 금요일 아침 첫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눈치였지만 눈만 흘길 뿐이었다. 휴가를 이 모양으로 보낸 것이 김지훈 탓은 아니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아 씨, 그래도 아버님께서 정식으로 밥 먹자고 하셨으니까 정말 의미 있는 휴가 아닐까요?”
“흥! 흥!”
콧방귀를 뀌며 눈길도 안 주었지만, 입가에는 살짝 미소가 걸려 있었다. 토라진 얼굴에 걸린 미소가 무척이나 예뻤다. 순간 늑대의 본능이 불끈 치솟았다.
“오늘 밤 나 재워 주면 이따가 다시 나올 수 있는데. 경희도 없고 정말 좋은 기회…….”
윽! 너무 노골적으로 말했다.
어딘가 뚫어질 것 같은 가공할 눈빛과 함께 무시무시한 고통이 다가왔다.
꼬집어 대는 여자의 손은 왜 이리 매운 걸까? 살점이 남아난 게 용했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한 후, 입맛만 쩝쩝 다시며 병원으로 돌아왔다. 단둘이 바다를 보고 싶어 한 고경아는 어디에 숨었는지 모를 일이었다.
의국에 들어서자 이번에는 따가운 눈빛이 쏟아졌다.
“지훈아,, 제발 휴가 좀 가라. 마음 졸이면서 수술했고, 이준영 선생님 성격도 잘 알지만 이럴 필요까지는 없잖아. 도진이도 있고, 안 되면 우리가 환자를 보면 되는데 왜 또 기어 들어와, 인마.”
“오늘 밤은 진상미 환자 때문에 어쩔 수가 없어, 일석아. 똑같이 아프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
손일석이 혀를 찼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똑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김지훈처럼 행동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에휴! 너도 참 일복 하나는 끝내준다. 그 복이 다른 데 붙었으면 지금쯤 신문에 날 정도로 크게 성공했을 거야.”
왠지 실없는 농담으로 들리지만은 않았다. 정말 일을 몰고 다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숨을 푹푹 쉬던 김지훈이 고개를 흔들었다. 어쨌든 진상미의 통증이 관건이었다.
두 시간 간격으로 진상미를 찾았다. 아직은 마취 기운이 있는지 잠에서 쉽게 깨어나질 못했다. 소변이 잘 나오는지, 코 줄은 단단히 고정돼 있는지 확인한 후 숙소로 향했다.
‘지금까지는 괜찮네. 내일 아침이면 확실한 결론이 나겠지. 경아 씨가 상황을 잘 이해해 줘서 정말 다행이야.’
밤새 진상미가 통증을 호소하는 꿈을 꿨다. 싱숭생숭한 마음에 일찌감치 일어나 소아과 중환자실부터 찾았다. 밤새 킵을 했는지 눈이 거의 감긴 소아과 당직 전공의의 목소리에 졸음이 잔뜩 묻어 있었다.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은 없는데 앞으로가 문제지, 뭐. 고영양 요법을 하고는 있지만, 워낙 어린 데다 금식 기간이 길어서 장이 잘 붙을지 모르겠네.”
“우리 과 문제는 확실하게 볼 테니까 잘 부탁해.”
입이 찢어져라 하품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왠지 믿음직스러웠다. 누군가의 몸이 힘든 만큼 연철희도 좋아질 것이다.
병동에 도착한 김지훈이 눈가에 힘을 주었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손일석이나,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이경석의 눈초리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진상미 환자의 병실 앞이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간호사들 말로는 지난밤 진통제를 한 번도 찾지 않았다고 했다. 아파도 참은 것인지,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 것인지 모를 일이었지만 일단은 희망적이었다.
“환자분, 밤새 괜찮으셨어요?”
진상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혹시 하나도 나아진 것이 없는 것일까?
“화, 환자분, 혹시 똑같이 아프셨어요?”
당황한 김지훈이 말까지 더듬었다.
진상미가 아무 말 없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김지훈의 팔을 잡았다. 그러고는 펑펑 울었다. 어깨가 들썩일 때마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10분쯤 그랬던 것 같았다.
“선생님!”
“예. 환자분, 불편한 게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정말 전하고 똑같이 아프셨어요? 원인을 찾았는지 알았는데…….”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 이렇게 잠을 자 본 적이 언제였는지 모르겠어요. 나 정말 안 아픈 거죠? 앞으로는 남들처럼 살 수 있는 거죠?”
순간 가슴이 턱 막혔다.
손가락만 베어도 난리를 치는 것이 사람이다. 아무리 조그맣다고 해도 배를 뚫었다. 당연히 아파야 한다. 코 줄과 소변 줄까지 끼고 있다. 보통 불편하고 힘든 것이 아니다. 그런데 안 아프단다. 고통에서 해방됐다는 사실에 지금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도대체 그동안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던 것일까?
잠시 말을 잃었던 김지훈이 애써 웃었다.
“정말 다행이네요. 어제 수술 어떻게 했는지 설명했는데 기억나세요?”
진상미가 고개만 끄덕였다.
“이준영 선생님께서 다시 설명을 하실 테지만, 환자분을 보니까 확실하게 해결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말 잘됐습니다. 수술 받으시길 정말 잘하셨어요.”
김지훈의 팔을 잡은 채 또 울었다. 묵묵히 서서 진상미를 보던 김지훈이 미소를 머금었다. 아직 안심하기에는 일렀지만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한동안 자리를 지켜 주던 김지훈이 헛기침을 했다.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지만 할 말은 해야 했다.
‘오늘은 더 이상 병원에 있을 수가 없네요.’
“환자분, 제가 휴가인 거 아시죠? 계속 봐드려야 하는데 아직 휴가가 안 끝났습니다. 내일 오후에 오니까 그때 뵐게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휴가는 가셔야죠.”
그러면서도 팔을 놓지 않았다. 마침 간호사가 오지 않았다면 빠져나오지 못할 뻔했다.
슬쩍 눈길을 준 김지훈이 조용히 병실에서 나왔다. 절로 웃음이 나와 미친놈처럼 입을 가리고는 혼자 키득거렸다.
그때 낯익은 얼굴이 앞을 가로막았다. 옆 병실에 입원하고 있는 윤재철이었다.
“김지훈 선생, 무슨 일 있어? 환자가 너무 서럽게 우네.”
“예, 아버님. 그럴 일이 있습니다.”
간략하게 설명을 했다. 호기심과 걱정이 섞였던 윤재철의 표정이 묘해졌다.
모든 직업이 그렇다고 하지만 유난히 격무에 시달리는 직군이 전공의였다. 그런 전공의가 환자 때문에 휴가까지 마다하고 수술에 참가했다. 백번 양보해도 기분이 좋을 수는 없을 테고, 한 시간이라도 빨리 휴가를 가고자 하는 것이 사람이었다. 그런데 김지훈의 목소리에 흥분이 가득했다. 휴가는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
“그런데 아버님, 퇴원 언제 하세요? 이젠 식사도 예전처럼 하시고, 어제 한 검사도 깨끗하던데요.”
한술 더 뜬다. 치료를 담당하는 파트도 아닌데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윤재철이 웃었다.
“난 하고 싶은데, 서연이하고 현수가 얼마나 성화를 부리는지 이번 주까지는 있어야 할 것 같아. 나가서 할 일도 있는데 말이야.”
“아버님, 무슨 일이 있으신지 모르지만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무리하지 마세요.”
“고맙네. 어서 가 봐. 지금도 휴가 기간이잖아?”
‘가능한 한 빨리 사돈 양반과 상의해서 외과 센터 문제를 해결하는 게 좋겠군. 그나저나 백제 병원 구입을 지금까지 미루고 있는 확실한 이유를 알아야 할 텐데. 단순히 자금 부족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왜 드는지 모르겠네.’
경영자로서의 신동석 이사장의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 하지만 이권을 주고받아야 하는 사업가적 면모는 윤재철을 따라갈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더구나 병원 확장에 관한 정보가 이미 사방으로 새었을 것이다. 돈이 걸린 일에는 수많은 날파리들이 꼬이기 마련이다. 허용 가능한 범위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막아야 할 일이었다. 개인적인 명예나 욕심이 아니었다.
‘이렇게 젊고 유능한 의사들이 환자와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의 내가 할 일이야.’
잠시 생각에 잠긴 윤재철을 보던 김지훈이 인사를 하고는 스테이션으로 향했다. 최소한 이준영 교수에게 보고는 할 일이었다.
곧 회진이 시작됐다.
역시 스승이다.
평상시와 똑같은 표정으로 당연한 것처럼 회진을 돌았다. 이제는 진정이 좀 됐는지 진상미가 이준영 교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김지훈, 코 줄하고 소변 줄 빼자. 이 정도면 식사 진행해도 되겠지?”
“예.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
“환자분, 운동 열심히 하세요. 별일 없으면 다음 주에 퇴원 날짜 잡읍시다.”
진상미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수술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그동안 병원에 입원할 때마다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어떤 식으로 치료를 받는지 보았다. 그런데 벌써 퇴원 얘기가 나왔다.
진상미가 또 울었다. 눈물이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
“이왕 울 거면 소리 내 울어요. 그래야 마취 때문에 쭈그러든 폐가 잘 펴집니다.”
이준영 교수가 농 아닌 농을 던졌다.
진상미가 정말 통곡을 하는 것처럼 울었다.
‘환자가 좋아져서 기분이 정말 좋으신 모양이네.’
같은 일을 두고 둘은 웃고, 한 명은 울었다.
회진이 끝나자마자 김지훈이 부리나케 오더를 냈다. 진상미의 코 줄과 소변 줄을 빼라는 오더를 내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몸은 다소 힘들었어도 마음만은 개운했다.
‘스승님과 아침 회진을 돌기를 잘했네. 내일도 저렇게 울까? 헉!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원주로 출발해야 할 시간이 이미 지났다.
생각도 잠시, 김지훈이 번개처럼 사라졌다.
***
정식으로 식사를 하는 자리다.
비록 남들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상견례를 할 수는 없었지만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는 자리였다.
말끔하게 차려입은 김지훈이 긴장된 자세를 풀지 못했다. 원주로 오는 내내 입을 내밀고 있던 고경아도 다소곳하기만 했다.
조용한 가운데 식사가 끝났다.
커피 한 모금을 마신 고성문이 나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첫딸을 시집보냈지만 가슴이 먹먹한 모양이었다.
한참 동안 뜸을 들인 후에야 고성문의 입이 열렸다.
“자네, 우리 경아 정말 사랑하나?”
“예. 사랑합니다.”
“그래. 그 마음 변치 말게. 먼저 가정을 꾸렸고, 딸자식을 둔 아비의 입장에서 한마디만 하겠네. 경아, 너도 잘 들어.”
김지훈이 살짝 고개를 숙이고는 귀를 기울였다.
“전혀 모르는 사람 둘이 만나 사랑하고 함께하다 보면 처음에는 보지 못했던 단점들이 보이기 마련이지. 많이 싸우고, 많이 힘들 거야. 그때 내 말을 기억했으면 좋겠어.”
최문옥이 힐끗 고성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상대의 단점을 고치려 하지 말고 인정하게. 사랑이라는 것이 그런 건지 몰라도, 내 눈에는 꼭 고쳐야 할 것처럼 보이는 일이 다른 사람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그보다는 자신의 단점을 먼저 고치려고 애를 썼으면 좋겠네. 행복이라는 것이 별건가? 서로 사랑하고 보듬고 아껴 주면 저절로 쫓아오는 것이 행복이야.”
“명심하겠습니다.”
“그래. 경아 너도 명심해.”
“네, 아빠.”
고경아의 눈가가 붉어졌다. 정식으로 허락을 받는 자리에서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말을 듣자 가슴이 복받쳐 오른 모양이었다.
김지훈이 살며시 손을 잡아 주었다.
아버지와 딸의 마음이 이럴진대 어머니의 마음은 오죽할까? 그런데 최문옥이 마냥 좋다는 듯 밝게 웃었다.
고성문이 눈가를 찌푸리며 핀잔을 주었다.
“당신은 딸자식 보내는 자린데 뭐가 그렇게 좋아?”
“경아를 왜 보내요? 말은 좀 그렇지만, 김 서방이 우리 집에 오는 거예요. 아들 하나 공짜로 생겼는데 좋아해야지, 뭐가 슬프다고 울어요?”
혈혈단신이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
고성문이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는 것처럼 눈치를 주었지만, 최문옥은 좋기만 한 모양이었다.
“왜 눈치는 주고 그래요? 설날이고 추석이고 다 우리 집에 올 텐데, 그럼 아들이지 딸인가? 김 서방, 안 그래?”
“예, 어머님. 잘하겠습니다.”
“잘할 게 뭐가 있어? 경아와 알콩달콩 잘 지내고, 시간 날 때마다 놀러 오면 돼. 장모가 아니라 엄마 보러 온다고 생각하면 어려울 것도 없네. 그런데 날은 어떻게 잡지? 여보, 어떻게 해요?”
고성문이 고개를 흔들었다. 딴에는 어렵게 허락을 했는데, 마누라라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도 몰라주고 벌써 날 타령을 하니 심난하기만 했다.
“아직 수련 중인데 날은 무슨 날이야?”
핀잔을 하는 고성문의 눈가가 붉어졌다. 딸자식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픈 것이다.
최문옥이 웃으며 입을 삐죽거렸다. 아들이 또 하나 생긴다는 생각에 기쁘기만 한 것이다.
어떤 마음이든 부모의 마음이었다.
‘아버님, 어머님, 감사합니다.’
김지훈의 눈가도 축축해졌다.
자신을 자식처럼 아껴 주는 고재현의 부모님도 계시고, 든든한 형인 정훈철도 있었지만 다가오는 느낌이 달랐다.
장인, 장모가 아니라 어머니, 아버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이제부터 고성문과 최문옥은 어머니, 아버지였다.
슬며시 눈가를 훔친 고성문이 맥주를 시켰다.
“자네, 고등학교 때부터 독학했다고 들었는데 그동안 어떻게 살았어?”
딸을 주어야 하는 부모라면 당연히 궁금할 것이다.
김지훈이 담담하게 지난 일을 말했다.
고성문이 가끔씩 무거운 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문옥의 밝은 웃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연거푸 눈가만 찍었다. 고경아도 새삼스러운 눈으로 김지훈을 보았다.
“잘 살아왔네. 고재현이라고 했나? 나중에 식 치를 때 자네 친구 부모님께서 함께하시면 좋겠다. 아니지. 그 전에 정훈철 PD하고 자리 한번 같이하자. 최소한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지.”
“그래요. 저도 꼭 만나 뵙고 싶네요. 김 서방, 부담 갖지 말고 자리 한번 마련해. 경아야, 너도 잊지 말고.”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허락을 받자마자 들은 말이기에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부모가 없는 김지훈에게 이보다 더 감사하고, 행복한 말은 없었다.
“예, 아버님, 어머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식당에서 나와 집에 도착해서도 밤늦도록 대화를 이어 갔다.
한잔 걸치고 들어온 고경철이 고성문에게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꼽사리를 꼈다. 도리어 최문옥이 가끔은 그래도 된다며 등을 두드렸다. 어째 꼬장꼬장한 장인어른이 엄마 같았다.
잠자리에 들던 김지훈이 웃었다.
최고의 휴가였다.
고경아와의 만남을 허락받는 것도 모자라 아예 날까지 잡기 직전이었다.
이제 일주일 된 작고 연약한 아이 하나를 살렸다. 8년 동안 고통받아 온 여인에게서 전혀 다른 의미의 눈물을 보았다.
비록 계곡에 발 한번 담근 것이 다였지만, 이보다 더 멋진 휴가는 없을 것이다.
은근히 설레는 가슴에 뒤척이던 김지훈이 갑자기 얼굴을 찡그렸다. 진상미를 생각한 탓인지 엉뚱한 인간들이 떠오른 것이다. 잠이 확 달아날 지경이었다.
‘에이! 이렇게 좋은 날 왜 그 인간들이 생각나지?’
전종훈 교수와 악어.
병마에서 벗어난 진상미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그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평범한 가족은 아니었다. 결코 좋아할 것 같지가 않았다.
전종훈 교수 때문인지 금경태 과장까지 떠올랐다.
‘그런 사람을 교수로 뽑은 이유가 있겠지? 돈일까? 아니면 병원장 되는 데 도움이라도 되나? 깡그리 다 잘렸으면 좋겠네. 그 인간들 잠은 편하게 자나?’
그렇지 못했다.
전종훈 교수와 악어가 이 시간까지도 술잔을 기울이며 심각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