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휴가와 맞바꾼 수술 (1)
십이지장-공장-결손-공장-결손-공장-결손-회장.
결손 부위의 길이가 50센티미터에 육박했다. 생각조차 하기 싫었던 최악의 경우였다.
신생아의 소장 길이를 감안할 때, 남은 소장을 완벽하게 연결하지 않으면 단장 증후군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100퍼센트라고 해도 무방할 지경이었다.
소장이 지나치게 짧아지면 영양분 흡수가 극히 적어지거나, 혹은 불가능해진다.
어떤 경우든 간에 태어난 지 이제 일주일밖에 안 된 연철희에겐 치명적인 문제였다.
또한 다발성 결손은 수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수술 부위가 확실하게 아물고, 소장이 기능을 회복할 때까지 최소한 보름 이상 금식을 유지해야 한다.
정맥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가능한 한 빨리 경구로 영양을 투여해야만 그나마 회복이 빨라질 것이다.
따라서 단장 증후군이 발생한다면 회복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었다. 성장 저해 정도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심각한 기색으로 소장을 보던 이준영 교수가 눈가에 힘을 주며 말했다.
“실수는 절대 안 돼.”
스스로에게 한 말인지, 김지훈에게 한 말인지 구분이 되질 않았다. 아마도 둘 모두에게 한 말일 것이다.
나직했지만 단호하고도 각오에 찬 김지훈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각각의 결손 부위를 모두 제거하고, 가늘고 약한 소장을 연결해야 한다. 단 1센티미터라도 더 자르면 단장 증후군이 발생할 위험도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할 수 있었다. 고도의 집중력은 물론, 조금이라도 손이 따라 주지 못하면 절대 할 수 없는 수술이었다.
잠시 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수술 재개를 알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시작하자.”
이준영 교수와 김지훈이 동시에 손을 내밀었다. 고경아가 장난감처럼 자그마한 장 겸자를 건넸다.
따르륵! 따가각!
막힌 장 부분을 잡는 겸자 소리가 울렸다.
태어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아기의 생명과 삶을 건 수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극도의 긴장감이 수술실을 휘감았다.
공장과 회장 사이의 결손 부위부터 연결을 시도했다.
결손 부위에 위치한 장간막을 부채살 모양으로 잘랐다. 눈으로는 식별하기 힘들 정도로 가느다란 동맥들을 하나하나 묶었다. 가장 가는 실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힘이 과하면 끊어질 수밖에 없었다. 손끝에 전해지는 압력을 정확하게 느껴야 했다.
타이를 하는 김지훈의 이마에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신중하고도 조심스러운 손길로 장간막을 제거했다.
이제 공장과 회장을 연결할 차례였다.
가장 작은 메스로 완전히 막힌 공장과 회장의 끝을 수직으로 절개했다. 최대한 크게 연다고 했지만, 장 내부는 새끼손가락 하나 들어가기도 힘들 정도로 좁았다. 그렇게 가는 장을 음식이 통과하는 데 문제가 없게 연결해야 한다.
이준영 교수가 조심스럽게 장을 연결하기 시작했다. 중요하고도 위험한 과정이었다.
봉합 시 장벽을 조금이라도 많이 뜨면 연결 부위가 두꺼워져 적절한 통로를 확보할 수 없다. 반대로 너무 조금 뜨면 제대로 아물지 못한다.
볼펜보다 조금 더 두꺼운 장을 얼마나 떠야 적절한지는 오직 집도의의 경험과 감각에 달려 있었다.
이준영 교수의 이마에도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한 바늘을 뜰 때마다 김지훈이 실을 당겨 공장과 회장을 단단히 밀착시켰다.
타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과한 힘은 장을 찢을 것이고, 약한 힘은 장을 밀착시키지 못할 것이다. 어느 경우든 수술 실패와 직결됐다.
단 한 번의 수처나 타이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세컨을 서는 서도진이나 써드인 박순용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리트랙터로 복벽을 당겨 수술 시야를 확보하는 것은 똑같았지만, 성인 수술과는 달리 사소한 움직임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었다.
수처를 하는 이준영 교수나 타이를 하는 김지훈의 손이 외부의 충격에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가늘고 약한 장은 쉽게 찢어질 것이다. 단 1센티미터의 소장도 아까운 상황에서는 이조차도 치명적인 문제였다.
숨 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고경아가 극도로 신중하게 수술 기구를 전했다. 자리가 좁은 탓에 혹시라도 수술에 방해가 될까 봐 성미경 간호사는 이미 뒤로 빠진 상태였다.
단지 10여 바늘을 꿰매는 데 무려 30분이 넘게 걸렸다. 마지막 수처와 타이가 끝나자 이준영 교수가 수술 부위를 만지며 내부 통로가 적절하게 확보됐는지 확인했다.
“확인해 봐.”
김지훈이 눈을 가늘게 뜨며 엄지와 검지 사이로 수술 부위를 잡았다. 봉합으로 인해 둘레가 두툼해진 장 한가운데에서 엄지와 검지 끝이 살짝 맞닿았다. 지금 이 느낌이 바로 적절한 통로를 확보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는 김지훈을 본 이준영 교수가 서도진과 박순용을 보았다.
“너희들도 확인해 봐. 손끝에 이 정도 느낌은 와야 통로가 적절하게 확보됐다는 의미라는 걸 잊지 마.”
전공의들에겐 정말 중요한 경험이었다. 이런 경험이 쌓이고 쌓여야 비로소 전문의가 되고, 이준영 교수의 수준을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수술이 이어졌다.
반복한다고 쉬워질 리가 없었다. 수술 모자가 젖을 정도로 땀이 흘러 마취과 간호사가 이마를 닦아 주어야 할 정도였다.
김지훈은 물론 이준영 교수까지 간간이 목과 어깨를 흔들어 긴장을 풀어야 했다.
상당한 시간을 소모한 끝에야 다음 결손 부위를 제거하고 공장과 공장을 같은 방식으로 연결했다.
이미 12시가 훌쩍 지났다.
가장 위험하고도 중요한 부분이 남았다. 마지막 남은 결손 부위였다. 확장된 공장과 정상적인 공장을 연결하는 과정은 이전과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마치 공기를 넣지 않은 풍선과 가득 넣은 풍선을 연결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공기가 가득 찬 풍선은 살짝만 찔러도 터지듯, 확장된 소장도 마찬가지였다. 가뜩이나 연약한 데다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져, 단 1밀리미터라도 바늘이 빗나가면 그대로 찢어질 것이다. 더구나 연결해야 할 소장의 크기까지 맞지 않아 수술 과정까지 달라져야 했다.
이준영 과장이 김지훈을 보았다.
탄탄한 긴장을 유지하면서도 일말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불안하기는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적당한 자신감과 약간의 불안은 도리어 수술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요소였다. 외과 의사가 가져야 할 자세였다.
‘지금처럼만 하면 어떤 의사도 널 신뢰할 거다.’
“장 겸자, 메스.”
확장된 소장을 겸자로 잡은 이준영 과장이 조그만 구멍을 냈다.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장이 쭈글쭈글해졌다. 김지훈이 재빨리 석션을 대 흘러나오는 내용물을 제거했다.
먹은 것이라고는 엄마 젖이 다였을 텐데 고약한 냄새가 퍼졌다. 장내 유해 세균이 증식해 내용물이 썩었다는 의미였다. 이제는 감염까지 유의해야 했다.
확장된 소장의 감압이 끝났다. 장 겸자를 받아 든 김지훈이 늘어났던 감압된 소장의 내부 지름을 눈대중했다. 대략 1.5센티미터 정도는 돼 보였다. 가장 안전하고 확실하게 연결하려면 양쪽 장의 지름이 같아야 한다.
‘이 정도 각도면 비슷할까?’
지금까지는 소장을 모두 수직으로 잡고 절개 창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름을 같게 하기 위해 정상 소장을 사선으로 잡아야 한다. 살짝살짝 겸자를 움직이며 지름을 비교하던 김지훈이 과감하게 겸자를 조였다.
따가각!
이준영 교수가 겸자를 동시에 잡고 양쪽 장의 크기를 비교했다. 확장된 소장은 수직으로, 정상 소장은 사선으로 절개하면 거의 동일한 내부 지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녀석, 휴가 때 하는 수술인데도 준비를 정말 착실히 했구나. 이러니 널 어떻게 안 믿겠어?’
불현듯 마음이 편안해진 이준영 교수가 확신을 갖고 마지막 연결을 시작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김지훈은 지금 이 부분이 수술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기대대로 김지훈의 손이 더욱 신중해졌다. 누구보다도 타이를 잘한다는 자부를 가져도 좋을 손이 극도로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또다시 이마에 땀이 맺혔지만 당연한 일이었다.
한 바늘 한 바늘 장과 장을 연결했다. 김지훈의 눈과 머리는 결코 수술 부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종잇장처럼 얇아진 장은 아주 조그만 방심이나 흔들림도 허락하지 않았다. 긴장으로 입안까지 바짝 말랐다.
끝이 다가올수록 긴장은 더욱 심해졌다.
마침내 이준영 교수가 마지막 수처를 했다.
“타이!”
김지훈이 거의 눈을 감다시피 한 채 손끝으로 전해지는 실의 압력에 집중했다. 이번 타이만 완벽하게 하면 끝이다. 만에 하나 끊어 먹거나 허술하게 하면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팽팽하게 당겨진 실을 통해 단단하게 밀착된 장의 느낌이 전해졌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확신이 다가왔다. 실이 풀리지 않도록 일정한 압력을 유지하며 마지막 매듭을 지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3개의 매듭을 겹쳐 만든 김지훈이 길게 숨을 내쉬며 손을 뗐다.
이준영 교수가 눈가를 좁혔다. 장의 색깔과 봉합의 간격, 그리고 타이의 적정성까지 모두 확인했다. 이제 컷(Cut)이라는 말이 들려야 한다. 그래야 확실하고도 정확하게 끝났다는 것이다.
김지훈이 침을 꿀꺽 삼켰다. 이준영 교수가 김지훈을 보며 입을 열었다.
“컷!”
매듭에 이어진 실이 잘렸다. 연결된 소장의 내부 통로가 적절하게 유지됐는지 확인했다.
고개를 끄덕인 이준영 교수가 소장 전체를 모두 끄집어냈다. 순간 긴장이 치솟았다.
과연 남은 장의 길이는 단장 증후군을 막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할까?
혹시 짧은 것은 아닐까?
찬찬히 소장을 살피던 이준영 교수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이 정도면 짧진 않겠어.”
안도와 기쁨이 혼재된 한숨이 터졌다. 김지훈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웃었다.
‘이제 회복만 잘되면 되는 거지? 다행이다.’
이제야 여유를 찾은 김지훈이 슬며시 뒤를 돌아보았다.
어느 틈엔가 송재덕 교수가 고성문과 함께 들어와 수술을 참관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길어진 수술에 걱정을 많이 했을 것이다.
이준영 교수가 웃으며 물었다.
“송재덕 선생님, 괜찮겠죠?”
수술 부위 전체를 확인한 송재덕 교수가 살짝 놀라며 고성문에게 눈짓을 했다. 중간에 들어와 결손 부위가 세 곳이나 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선생님, 어때요? 잘됐죠? 제가 보기에는 정말 수술 잘 끝난 것 같은데 어떠세요? 잘됐죠?”
“내가 본다고 뭘 알겠어? 이 교수가 했는데 어련할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고성문의 눈에도 놀라움이 스쳤다.
장 결손 수술은 극히 드물지만 어려움과 위험성은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깔끔하게 끝나 있었다. 무려 세 곳이나 결손이 발생했는데 소장이 짧아질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을 정도였다.
스승인 허경발 교수가 인정할 정도로 뛰어난 이준영 교수의 실력만은 아니었다. 이런 수술에서 퍼스트의 역할과 실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익히 알고 있었다.
슬쩍 김지훈에 눈길을 주던 고성문의 입이 서서히 찢어졌다. 마스크에 가려진 탓에 마음 놓고 즐거워했다.
‘이놈이 내 사위가 될 놈이지? 허어! 이놈이 내 사위가 될 놈이야. 경아 속만 안 썩이면 백 점이야. 아니, 만 점이다.’
송재덕 교수가 마침표를 찍었다.
“어디 보자. 보자. 어이쿠! 세 군데였네. 그래서 오래 걸렸구나. 아니지. 도리어 빨리한 거네. 빨리했어. 야! 제일 힘든 부분도 정말 잘 처리했네. 이 교수, 수술 정말 잘한다. 잘해. 지훈이 너도 잘했다. 타이는 니가 최고야, 최고. 니들이 이 조그만 놈을 살렸다. 이제 소아과에서 잘만 치료하면 건강하게 퇴원하겠다. 허허! 지훈아, 대장 하자. 대장.”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준영 교수가 묘한 소리를 내며 마무리를 시작했다.
송재덕 교수는 입맛만 다셨고, 고성문은 흐뭇한 얼굴로 김지훈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래그래. 거기서는 그렇게 해야지. 야! 이놈 손 좀 봐라. 준영이 3년차 때보다 훨씬 빠른 것 같네.’
그 시절이 온전하게 기억이 날까?
어렴풋한 기억이 전하는 감이겠지만 고성문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아니, 확신에 찬 눈빛이었다.
문득 자신의 딸이지만 고경아도 정말 번듯하게 컸다는 생각에 고성문이 더욱 크게 웃었다. 소리만 내지 않을 뿐이었다.
‘경아야, 고맙다. 훌륭하게 커 줘서 정말 고맙다.’
수술이 모두 끝났다.
마취과 회복실에서는 신생아를 감당할 수가 없다. 곧바로 소아과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수술 방을 나가자마자 아이 엄마와 아빠가 달려왔다.
“선생님, 수술은 잘 끝났나요? 우리 아기는 어때요?”
이준영 교수가 걸음을 멈추고 자세히 설명했다.
아빠가 초조한 표정으로 수술 결과에 귀를 기울였다. 누구보다도 궁금해할 엄마는 오직 아이만 보고 있었다. 아파서라도 크게 울어야 할 아이가 칭얼대지도 못하는 모습에 입도 열지 못했다. 보호자의 출입이 금지된 신생아 중환자실이 앞을 가로막자 발만 동동 굴렀다.
“철희야, 엄마 여기 있어. 미안해. 엄마가 정말 미안해.”
잠시 후, 소아과 전공의들에게 아기를 인계한 김지훈이 나왔다. 엄마가 정신없이 달려왔다.
“어머니, 수술 잘 끝났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는 소아과 선생님들이 철희를 볼 겁니다. 물론 저희도 외과적인 치료가 끝날 때까지…….”
미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어디선가 아이의 자지러지는 울음소리가 들렸다. 엄마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김지훈의 귀에는 그저 한 아이의 울음이었지만, 엄마에게는 무엇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자식의 울음소리였다.
펑펑 눈물만 흘렸다. 그동안 극심한 긴장에 시달렸는지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눈물 자국이 역력하게 난 아이 아빠가 오고서야 품에 안겨 소리 내 울었다.
“철희 아빠, 우리 아기 괜찮대요. 수술 잘됐대요.”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었지만 누구보다도 고마워하는 사람이 바로 엄마였다. 아직도 뺨을 따라 뚝뚝 떨어지는 눈물이 그 마음을 알려 주고 있었다.
묵묵히 아이 엄마를 보던 김지훈이 가슴 벅찬 미소를 머금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행복하기를 바라며 자신의 꿈을 좇아 쉬지 않고 달리지만, 정작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 속에 진정한 행복이 있는지도 몰랐다.
아이를 향한 엄마와 아빠의 사랑.
아이의 건강하고 맑은 웃음, 혹은 힘찬 울음.
그 속에 말이다.
‘좋다. 정말 좋다.’
갑자기 휴가 대신 수술에 들어온 것이 너무도 보람되고,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웠다. 자신에게나 아기에게나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겠지만, 지금도 들려오는 연철희의 힘찬 울음소리에 행복했다.
고경아도 같은 마음일 것이다.
먹먹한 가슴을 안고 수술 방으로 돌아갔다. 막 옷을 갈아입고 나오던 이준영 교수와 마주쳤다.
“진상미 환자 검사 결과 파악했지? 외래로 내려와.”
순간 한숨이 나오며 행복이 휘리릭 사라졌다.
무엇인가 불길한 느낌이 머릿속에 똬리를 틀고 앉아 빠져나갈 생각을 안 했다. 차트와 검사 결과를 가지러 병동으로 올라가는 김지훈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나 휴가 중인 거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