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그레이트 써전-430화 (430/1,329)

제3화 가족, 그 그리운 이름 (2)

급히 수술 방으로 올라온 김지훈이 항상 그래 온 것처럼 나름의 수술 계획을 세우고 가상의 연습을 했다.

상황이 참 희한하게 돌아가고 있었지만, 일반 외과 의사이자 장인 될 양반과 하는 수술이었다. 한 치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고성문이 다가오는지도 몰랐다.

“자네, 지금 뭐하는 거야?”

김지훈이 깜짝 놀라며 손을 감췄다.

“예?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버님.”

“미친놈처럼 혼자 중얼거렸으면서 아니긴 뭐가 아냐? 손은 또 뭐하고 있는 거야?”

얼굴이 빨개진 김지훈이 머리를 긁었다.

“수술 전에 항상 수술 계획을 먼저 세운 후 미리 준비를 하라고 배웠습니다. 이제는 습관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런 건 누구한테 배웠어?”

“이준영 선생님이라고 계십니다.”

“이준영? 그건 그렇고, 3년차면 이젠 그렇게 안 해도 되잖아? 자네 혹시 수술에 자신이 없나? 빤뻬리면 눈 감고도 해야 할 때 아니야?”

대답하기 상당히 곤란한 질문이었지만 솔직하게 말할 일이었다. 수술과 환자를 두고 자신을 논할 수는 없었다. 아뻬일지라도 말이다.

“예.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고, 같은 빤뻬리라도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환자와 관련된 일은 절대 자신해서는 안 된다고 배웠습니다.”

“환자 중요한 걸 누가 몰라? 그래도 곧 치프 될 사람이 자신이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해? 그래 가지고 아랫년차들 교육은 제대로 시킬 수 있겠어?”

솔직한 말이 역효과를 낸 것일까?

김지훈이 고개를 푹 숙이자 고성문이 입을 꾹 다물고는 고개를 흔들며 뒤돌아섰다. 굳었던 얼굴에 스르르 미소가 걸렸다. 자신감이 넘치다 못해 자만할 수도 있는 시기에 스스로 부족하다고 했다. 그것도 떳떳하게 말했다.

‘정신 상태는 제대로 박혔네.’

문득 젊은 날의 기억이 더욱 새록새록 떠오르는지 김지훈처럼 수술하는 시늉까지 내고 있었다. 물론 절대 안 보이게 말이다.

‘준영이가 스승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전했구나. 3년차 정도 되면 잊기 십상인데 1년차 때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있단 말이지. 그래. 항상 겸손하고 기본에 충실한 놈만큼 제대로 된 놈도 없지.’

기대가 더욱 커진 고성문이 힐끗 김지훈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 스스로의 말과 자세에 어울리는 실력을 가졌는지, 교수들에게 들은 소리가 확실한지 확인해 볼 일이었다.

환자가 수술 방으로 올라왔다. 어떻게 병원을 운영하는지 몰라도 어느새 마취과 과장까지 나왔다. 토요일 밤인데도 즐거운 얼굴로 마취를 준비하던 마취과 과장이 낯선 얼굴의 등장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원장님, 처음 보는 얼굴인데 누굽니까? 새로 온 화이트 가운인가요? 젊은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상당히 젊네요.”

“화이트? 일반 외과 3년차야. 그냥 잠시 인연이 닿아서 데리고 들어왔어. 얼굴 또 볼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신경 안 써도 돼.”

조금은 서운한 말이었지만 허락을 받은 것은 아니기에 티를 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순식간에 수술 준비가 모두 끝나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김지훈이 갈등에 빠졌다.

‘아버님은 또 어떤 스타일이실까? 거칠게 하지 않으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텐데 큰일이네. 손 느리다고 혼나는 거 아냐?’

어찌 됐든 그동안 깨닫고 배운 대로 할 일이었다. 비록 갑작스럽게 수술까지 들어왔지만 그것이 환자를 위한 최선의 길이었다. 어디에서든 환자부터 생각할 일이었다.

고성문의 눈빛도 복잡 미묘했다. 막상 수술까지 함께하게 되자 도리어 생각이 많아진 것이다.

아직 수술 실력은 보지 못했지만 들은 말만으로도 기대가 될 정도였다. 일반 외과 선배로서 뛰어난 후배를 보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눈앞에 있는 김지훈이 사윗감이라는 사실이었다.

이준영 교수나 송재덕 교수는 결코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들에게 인정받을 정도로 의사로서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모든 노력과 시간을 투자한다는 말이었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었지만 도리어 그게 마음에 걸렸다.

다른 사람 혼처라면 부러움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경아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딸이다. 물질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부부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며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다. 솔직히 100점짜리 의사나 사위이기보다는 고경아에게 100점짜리 남편이 됐으면 했다.

딸자식 가진 아버지의 마음일 것이다.

‘이것 참! 사위를 들일 때마다 왜 이렇게 힘든 거야? 어쨌든 의사 노릇도 못하는 놈이 사위나 남편 노릇 제대로 하긴 힘들겠지. 어디 틈만 보여 봐. 경아가 고분고분한 면이 있으니까 나라도 확실하게 잡아야 해.’

의사이기 전에 아버지가 된 고성문의 눈이 먹이를 앞둔 맹수처럼 번쩍였다. 덩달아 김지훈이 더욱 긴장을 했다.

“메스.”

날카로운 메스가 환자의 배를 갈랐다. 김지훈이 눈을 크게 뜨고 수술에 집중했다.

상황은 참 어이없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최선을 다해야 했다. 어쩌면 떡 진 머리와 꾀죄죄한 꼬락서니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몰랐다.

고성문의 손은 군더더기가 없을 정도로 빠르고 간결했다. 마치 대학 병원에 송재덕이 있다면 로칼(Local:개인 병원)에는 내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김지훈이 시작부터 땀을 흘렸다. 절개 부위 구석구석까지 신경을 쓴 탓에 손이 느려진 데다 고성문과는 첫 수술이라 호흡을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 거칠다는 의미를 머릿속에서 싹 지워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어후! 아버님 손은 또 왜 이렇게 빠르신 거야? 송재덕 선생님하고 비슷할 정도잖아. 수술이 엄청 많으신 모양이네.’

심각하기만 한 김지훈과는 달리 고성문은 묘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살짝 놀라는 것 같기도 했다.

순식간에 배를 열고 장기 손상을 확인했다. 간, 비장, 쓸개까지 모두 깨끗했다. 하지만 안도하기는 일렀다.

소장과 대장을 확인하는 순간 고성문과 김지훈이 동시에 말을 잃었다. 예상한 대로 소장이 2센티미터 정도 파열돼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대장 손상이 동반돼 있었다. 정말 한 바늘만 뜨면 될 정도로 작게 난 구멍에 불과했지만 하필이면 인접한 동맥까지 손상된 상태였다.

사실 지속적으로 수술을 해 온 일반 외과 의사라면 이 정도 장 파열은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더구나 재야의 고수라고 소문이 난 고성문이 집도를 하고, 교수들도 인정하는 일반 외과 전공의 3년차 김지훈이 어시스트를 서는 마당이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인생 중 단 한 번뿐인 날, 오늘만이 갖는 특별한 의미가 문제였다. 반드시 인사를 해야 할 고경아의 어머니인 최문옥의 얼굴도 보지 못했다. 김지훈은 물론 고성문에게도 난감한 일이었다.

‘이 정도 손이면 앞으로 세 시간은 걸릴 텐데 큰일 났네. 사위 될 놈 손 한번 보자고 했다가 마누라에게 바가지만 긁히게 생겼어. 경순이는 또 어떻게 하지?’

고성문이 힐끗 시계를 보며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

“동맥 손상 때문에 잘라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 마취과, 보호자 좀 불러 줘요.”

가뜩이나 늦었는데 시간이 더 걸리게 생겼다. 그렇다고 설명을 생략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시 수술이 재개됐을 때는 귀중한 시간이 무려 10분 이상 흐른 뒤였다.

수술 기구를 받아 들며 수술을 서두르던 고성문이 눈가를 찡그리며 물었다. 갑자기 김지훈의 눈이 보인 것이다.

“자네, 어제 뭐 했어? 왜 그렇게 눈이 뻘게?”

“밤에 응급 수술이 두 건 있었습니다.”

고성문이 입맛만 다셨다. 아무리 젊어도 피곤하지 않을 재간이 없을 것이다. 경험을 해 보았기에 얼마나 힘든지도 알았다. 은근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와 무를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중요한 고비에 선 것이 분명한데, 빨리하자고 채근할 수도 없고 곤란하네. 근데 원래 손이 빠르긴 한 놈인가?’

자신이라도 최대한 빠르게 수술을 진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물론 김지훈의 손을 생각하면 3시간에서 단 몇 분도 단축하기 쉽지는 않아 보였다. 오랜 경험상 딱 맞을 것이다.

소장 봉합이 시작됐다. 단 몇 바늘 뜨기도 전에 고성문의 표정이 변했다. 가장 중요한 과정에 들어서자 김지훈의 손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3년차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확하면서도 빨랐다. 보조를 맞춰 주겠다고 한 자신이 민망할 정도였다.

‘호오! 이거 봐라. 제법이네.’

고성문이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다.

어느새 소장 봉합이 끝나고 대장을 잘랐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자르고 연결을 시작했다. 처음 마주친 손이 오랜 기간 손을 맞춰 온 것처럼 조화롭게 어울렸다.

빨라야 할 때는 빠르게.

꼼꼼해야 할 때는 더없이 꼼꼼하게.

2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주요 과정이 깔끔하게 끝났다.

김지훈이 내심 감탄을 터트리고 말았다.

‘와! 정말 대단하시다. 전종훈 같은 사람도 대학에 남았는데 왜 이런 분이 개인 병원에 계시지? 말도 안 돼.’

배를 닫기 시작하자 김지훈의 손이 다시 늦어지는 감이 있었다. 살짝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도리어 고성문의 눈에 서린 흡족한 빛은 점점 진해졌다.

개복서부터 주요 과정은 물론 마무리까지 빠르게 하려고만 하는 것이 전공의들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그런데 김지훈은 달랐다. 수술 후 환자에게 영향을 줄 만한 요소를 모두 차단하려 애를 쓰고 있었다.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음성에서 십 년을 있더니 설마 준영이 눈이 녹슬었나? 들은 말하고 너무 다르잖아. 벌써 전체적으로 수술을 보려고 하는 것도 모자라 손까지 이렇게 빠른 놈이었어? 이건 재능만으로는 되는 일이 아니야. 그냥 못 이기는 척하고 허락을 할까?’

잠시 고민하는 사이 수술이 모두 끝났다. 예상보다 무려 40분이나 빨리 끝났다.

마취과 과장이 상당히 놀란 눈으로 고성문을 보았다. 무슨 의미인지 굳이 말로 듣지 않아도 뻔했다. 고성문이 뿌듯한 마음과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감췄다.

“마취과 과장, 수고했어.”

김지훈에게는 힐끗 시선만 주고는 수술실을 나갔다.

그때 힘찬 목소리가 들렸다.

“수고하셨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버님.”

고성문의 어깨가 마치 크게 웃는 사람처럼 흔들리는 것 같았다. 아버님이라는 소리에 마취과 과장이 흠칫 놀랐다.

분명 신경 쓰지 말라고 했는데, 설마 사윗감이었단 말인가?

곧 환자가 회복실로 옮겨졌다. 오더는 이미 고성문이 낸 후였다. 혼자 남아 환자가 확실하게 깨어나기를 기다리던 김지훈이 피식 웃었다.

‘야! 수술 정말 잘하시네. 환자나 보호자가 바로 수술을 받겠다고 했을 때는 그만큼 아버님을 믿는단 말인데, 그동안 얼마나 환자에게 신경을 쓰신 걸까? 나도 어디에서 근무를 하든 그 정도 신뢰는 항상 얻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간결하면서도 빠른 손은 또 다른 수술의 모습이었다. 송재덕 과장의 손과 비슷하면서도 뭔가 느낌이 달랐다.

김지훈이 자신도 모르게 손을 움직이며 고성문의 손을 상기했다. 인사를 하러 왔다가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있었다.

무사히 환자가 깨어났다. 다시는 보지 못할 환자였기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결국 병실까지 따라갔다. 고성문이 병동 스테이션에서 환자가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눈이 딱 마주쳤다. 김지훈은 흠칫 놀라고, 고성문은 헛기침을 했다.

“환자 잘 깼나?”

“예. 잘 깼습니다.”

“그래. 그럼 할 일 다 하고 응급실로 와. 밥 먹으러 가자.”

꾸벅 인사를 하는 김지훈을 보던 고성문의 눈빛이 변했다.

‘경아만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나무랄 데가 없겠어. 근데 저놈을 어떻게 믿지?’

의사로서는 뭐 하나 흠잡을 곳이 없었지만, 사위로서는 여전히 불안한 모양이었다.

고성문이 흐뭇한 미소를 짓다가도 눈가를 찡그렸다.

하긴 첫째 딸인 고경순을 다른 직업도 아닌 검사에게 시집보낼 때도 그랬다. 검사라고 바람피우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그 역시 딸 가진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얼마 후, 깨끗이 씻고 새 옷으로 갈아입은 후 응급실로 내려온 김지훈을 본 고성문의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이제야 마음이 놓인 듯 고경아는 활짝 웃었고, 간호사들도 힐끔힐끔 김지훈을 쳐다보자 더욱 불안해진 것이다.

‘잘난 놈이 허우대까지 멀쩡하면 곤란하지만, 참 마음에 드네. 저런 놈 찾기도 쉽진 않을 거야. 우리 경아가 다 컸네. 다 컸어.’

이미 하나를 보냈어도 딸을 내준다는 것은 적응하기 힘든 일인 모양이었다. 기분이 묘해진 고성문이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쉬자 고경아가 다가왔다. 방금 전까지 웃고 있었는데 눈가가 살짝 찢어져 있었다.

“아빠, 왜 한숨을 쉬시고 그래요. 배고프시죠? 경철이도 배고프다고 난리예요. 그런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갈 식당이 없을 것 같아요. 아이! 어떻게 해요. 조금만 기다렸으면 과장님이 하셨잖아요. 난 몰라요. 아빠가 책임져요.”

기분 좋게 시작한 말이 투정과 타박으로 변했다.

어째 자신보다 김지훈을 보는 눈이 더 안타까워 보였다.

사랑에 눈이 먼 딸이다.

아들놈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자식 놈 키워 봐야 하나도 소용없다더니. 쯧!’

고성문이 다소 씁쓸한 표정으로 고경아를 보았다. 그나마 고경순이 시집갈 때 보았던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는지 챙겨야 할 사람에서 김지훈을 뺐다. 비록 말뿐일지라도 공연히 고맙고, 기분까지 좋아진 고성문이 애써 웃었다.

‘그래. 경아야, 넌 언제나 아빠 딸이지? 생각해 보니까 저놈은 오늘 한 끼도 못 먹었을 것 같네. 먹어도 먹어도 배고플 땐데 빨리 가자.’

마음은 그랬지만 김지훈이 눈앞에 있었다. 목소리가 좋게 나오질 않았다.

“집에 가서 먹자. 엄마한테 얘기해 놨다.”

“집에서 먹자고요? 엄마 힘들 텐데.”

“그럼 이 시간에 어디서 먹어?”

고성문이 휙 앞장을 섰다. 김지훈이 간호사들에게 인사를 하는 소리가 따라붙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인간성이 어떤지 알 수 있었다. 덩달아 고경철도 인사를 하고 있었다.

‘저놈이 아주 우리 경아 달라고 작전을 단단히 짜고 왔네.’

응급실은 김지훈이 짐작도 못한 곳이었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딸자식 훔쳐 가는 도둑놈으로만 보이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딸을 보낼 때 눈물을 흘리는지도 모른다.

잠시 후, 부르릉! 소리와 함께 차 두 대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일이 어디서부터 꼬였는지 모르지만 이제야 인사를 하러 가는 길이다. 쿵쾅쿵쾅! 두근두근! 누군가의 심장이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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