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화 같은 시간이라도 의미는 다 다르다 (2)
음성 병원 원무과에 전화를 했다.
‘이준영 선생님이 다음 주에 휴가를 가시면 안 되는데.’
한참 동안 전화를 받지 않아 몸이 들썩일 때 원무과 직원이 전화를 받았다.
“저 일반 외과 김지훈입니다. 혹시 기억하세요?”
(김지훈 선생님이요? 어휴! 그럼 기억하죠. 아니, 이 시간에 웬일이세요?)
“혹시 이준영 과장님, 언제 휴가 가시는지 아세요?”
(벌써 다녀오셨습니다. 왜 그러시죠?)
“다음 주에 휴가라 찾아뵈려고요. 특별한 일은 없으시죠?”
(혹시 일요일에 오실 거면 그날은 피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요일만큼 여유 있는 날도 없는데, 의아한 일이었다.
김지훈이 이유를 묻자 원무과 직원이 다소 들뜬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이번 주 일요일에 병원 차원에서 처음으로 의료 봉사를 가는데, 과장님들도 다 가십니다. 만일 그날밖에 시간이 안 되시면 오후 늦게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 듣는 말이었다.
“의료 봉사요?”
(멀리 가는 건 아니구요. 사랑원 아시죠? 상당히 외진 데 있는 데다 차편도 여의치 않아서 병원에 오지 못하는 환자들이 꽤 있는 동네입니다. 그래서 사랑원 원생들 진료도 할 겸 근방에 사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이번에 의료 봉사를 나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요? 그럼 사랑원에서 의료 봉사를 하나요?”
(거기 말고는 적당한 장소도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휴가가 겹치지 않아 다행이었다.
‘의료 봉사를 간다고?’
학교 다닐 때 여름 방학마다 농촌 활동과 의료 봉사가 있었다. 매번 참가하고 싶었지만 돈을 벌어야 해서 한 번도 참가하지 못했다. 항상 미안했던 차에 잘된 일이었다.
‘잘됐다. 이번 기회에 나도 의료 봉사 좀 해 보자. 청진기는 꼭 챙겨 가야겠네. 선생님 성격상 간다고 하면 무뚝뚝하게 오지 말라고 할 게 뻔해. 일단 그냥 가서 깜짝 놀라게 해 드리는 거야.’
장난기까지 발동한 김지훈이 간만에 즐거운 미소를 머금었다. 이준영 과장의 성격을 안다면 원무과 직원도 함부로 말을 붙이진 못할 것이다. 그래도 매사 철저한 것이 좋았다.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부탁까지 하고 전화를 끊었다.
이준영 과장을 다시 본다고 생각하니 답답하기만 했던 가슴이 뚫리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의료 봉사까지 하면 어떤 휴가보다도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동으로 올라가 남은 일을 하던 김지훈이 자꾸 고개를 갸웃거리며 콧등을 찡그렸다.
‘휴간데 연락도 안 하면 경아 씨가 꽤 서운해할 텐데. 에이! 전화 한 통 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린다고 여태 안 했지? 내일은 경아 씨에게 꼭 전화를 해야겠다. 훈철이 형한테도 전화한 지 너무 오래됐네.’
이상하게 신경이 쓰이고 걱정까지 됐다. 생각해 보면 작년에 청평으로 함께 휴가를 갔었던 일은 보통 인연이 아니었다. 정훈철과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100일 당직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이해해 줄 것이라 믿었다.
다음 날, 박경일 과장이 김지훈을 볼 때마다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동안 피곤 때문인지, 아니면 환자 때문인지 어깨가 축 처졌던 김지훈의 눈에 갑자기 생기가 돌고 있었다.
“석재야, 어제까지 축 늘어졌던 놈이 갑자기 왜 저래?”
“다음 주에 휴가 가잖아요.”
박경일 과장이 머리를 톡톡 치며 웃었다.
“건망증이 벌써 생기나. 휴가 좋지. 저때보다 더 즐거운 휴가는 없는 것 같더라.”
“저도 확실히 1년차 때 휴가가 훨씬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별 재미가 없더라구요.”
“뭐, 재미가 없어? 아이구! 누가 보면 너 4년차인 줄 알겠다. 2년차 주제에.”
유석재가 크게 웃었다. 김지훈의 얼굴이 밝아지자 과 분위기까지 좋아졌다. 그만큼 다들 김지훈을 아끼고 있다는 말이었다.
없던 힘까지 생겼는지 김지훈이 수술실에서도 고개를 들이밀며 적극적으로 수술에 임했다.
“자식, 그래, 봐라. 석재야, 저렇게 보겠다고 애를 쓰는데 좀 비켜 줘.”
“에이! 과장님. 전 퍼스트예요. 세컨이 어디 감히.”
유석재가 힐끗 김지훈을 노려보며 슬쩍 몸을 비켰다.
그 덕에 수술이 더욱 잘 보였다.
‘세컨을 괜히 서는 게 아니었네. 수술을 보는 것 역시 기본 중의 기본이었어.’
김지훈은 수술의 가장 기본이 무엇인지를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트레이닝을 거꾸로 받은 탓에 자연스럽게 습득해야 할 문제들을 놓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윤서연이 마지막 수술이 끝나고 오더를 내고 있는 김지훈을 보고는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후 조용히 다가와 물었다.
“지훈아, 너 다음 주 휴가지?”
“응? 왜?”
“나도 휴가거든. 뭐 할 거야?”
김지훈이 머리를 긁적였다. 음성에 간다고 말하기가 애매했다. 지금도 힘들어 빌빌대면서 휴가 때까지 수술을 배운다고 하면 핀잔을 먹을 것 같았다.
더구나 얼마 전 이혁민 교수가 한 말을 생각하면 왠지 입을 다물어야 할 것 같았다. 딱히 좋은 핑계도 생각나지 않았다. 있다면 단 하나!
“으응, 나 의료 봉사 가.”
“의료 봉사? 그러고 보니까 벌써 본과 애들 의료 봉사 갈 때구나. 근데 너 힘들지도 않아? 그러다 쓰러지겠다.”
김지훈이 말을 얼버무리자 윤서연이 지레짐작을 했다. 그러고는 잠시 고민했다. 함께 가려는 눈치였다.
‘얘, 설마 같이 가자고 하는 건 아니겠지? 일요일만 하고 가면 괜찮지만, 음성에서 수술을 배우려고 하는 것까지 알게 되면 입장이 난처해질지도 모르는데.’
다들 미쳤다고 손가락질할지도 몰랐다.
공연한 말을 들을 이유도 없었다.
김지훈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입맛만 다시며 헛기침을 했다.
그런데 정말 곤란한 일이 벌어졌다. 윤서연이 어디로 언제 가냐고 물은 것이다.
김지훈이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대답했다.
“이번 주 일요일에 음성에 있는 사랑원이라는 데서 해. 생각보다 멀고, 학교에서 가는 것도 아냐. 내가 아는 분들과 함께 가거든. 넌 잘 모르는 분들이야.”
“그래? 그래도 혹시 시간 되면 나도 가면 안 될까?”
고민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의료 봉사를 하고 싶다는데 의사인 윤서연을 오지 말라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었다. 혀를 찬 김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니까 아침에 왔다가 저녁에 가면 되지, 뭐.”
“알았어.”
윤서연이 고개를 요리조리 흔들며 손을 흔들었다.
잠시 윤서연의 뒷모습을 보던 김지훈이 고개를 흔들었다.
‘에휴! 정말 올까? 그래, 한 명이라도 더 있으면 좋은 일이지. 어차피 1박 2일도 아니니 상관없잖아.’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좋게 생각할 일이었다.
그날 일과를 마치고 저녁을 먹기 전 김지훈이 잠깐 시간을 냈다. 어찌 됐든 고경아와 정훈철에게 안부는 전해야 했다.
고경아가 상당히 반가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지훈 씨, 이제야 통화가 되네요?)
“왜요? 전화했었어요?”
(네. 외부 방송까지 했는데 안 받으셔서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걱정했잖아요. 아직도 100일 당직이세요?)
전화가 없어 걱정했던 모양이었다.
김지훈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이젠 끝났어요.”
(다행이네요. 사람이 기계도 아닌데 두 달이나 더 세우다니, 정말 너무해요.)
밝게 웃은 김지훈이 헛기침을 하며 물었다.
“근데 경아 씨, 휴가는 언제 가기로 했어요?”
(어머! 안 그래도 물어보려고 했는데. 다음 주에 언니네하고 경희까지 해서 물놀이 가기로 했거든요. 형부가 지훈 씨도 꼭 같이 가야 된다고 하셨는데, 연락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우리끼리 정했어요. 지훈 씨는 언제 가세요?)
“어후! 나도 마침 다음 주에 휴간데, 어떻게 하죠? 의료 봉사를 가야 해서 시간이 안 될 것 같네요.”
고경아가 무척 실망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의료 봉사요? 휴가 때라도 좀 쉬시지. 어디로 가세요?)
“음성에 있는 사랑원인데 일요일부터 며칠 할 것 같아요.”
선의의 거짓말이었다. 솔직하게 얘기해도 말이 새어 나갈 염려는 없겠지만, 정훈철이 마음에 걸렸다. 같이 휴가를 가자고 고집을 부리면 거절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휴가의 달콤함은 여전히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다.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즐겁게 놀다 와요. 훈철이 형님에게도 안부 전해 주고요.”
(네. 정말 아쉬워요. 함께 가면 재밌을 텐데.)
“일이 그렇게 됐네요. 미안해요.”
몇 마디를 더 나누고는 전화를 끊었다.
고경아가 무척이나 아쉬워했다.
병원으로 들어가다 문득 수술실 불빛을 본 김지훈이 한숨을 쉬었다. 감정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후우! 이거 점점 부담되네. 빨리 확실하게 결정하자. 아무래도 훈철이 형의 조언이 틀린 것 같아. 시간 되면 형수님한테 물어볼까? 아니지, 그럼 경아 씨가 단박에 알 텐데.’
진퇴양난이었다. 둘 다 안 만나든지, 한 명만 만나든지 빨리 양단간에 결정을 내려야 했다. 이런 식은 확실히 김지훈의 스타일이 아니었다.
***
드디어 휴가를 떠나는 날이 왔다.
거의 다섯 달을 100일 당직처럼 근무했다. 새벽 5시 반부터 아침 일과를 시작하자 일주일간 푹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이미 칼을 뽑았다.
‘외과 의사가 돼서 이렇게 의지가 약하면 안 되지.’
주먹을 불끈 쥐고 각오를 다진 김지훈이 회진 후 토요일 리포트를 발표했다. 평소 톡식(toxic:독하게 태운다는 의미) 했던 최철한이 없어서 오늘은 유석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정말 한껏 탄 후 밀린 일을 했고, 1시쯤 오후 회진이 끝났다. 이제는 휴가라는 생각에 미리 짐까지 싸 놓았던 김지훈이 남몰래 한숨을 쉬었다.
주말 오더를 받고 나니 추가로 해야 할 일이 잔뜩 쌓였다.
‘1년차는 휴가도 제시간에 못 간다더니, 정말이었네.’
아무리 급해도 대충 환자를 치료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급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일을 끝마치자 오후 3시였다.
그제야 유석재가 휴가를 가라는 말을 했다.
“지훈아, 휴가 가라. 잘 보내고 와.”
2시간은 아무것도 아니었고, 원래 1년차들은 다 그렇게 간다지만 왠지 얄미웠다. 김지훈이 유석재를 몰래 휙 째려보고는 천연덕스럽게 밝은 웃음을 지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선생님.”
“응. 일요일 12시까지 와.”
“일요일이요? 토요일 아닌가요?”
유석재가 딴청을 피우며 턱을 만졌다.
“그럼 토요일에 오든지. 난 분명 일요일 12시라고 했어. 과장님도 오케이하신 일인데, 정 일찍 오고 싶으면 네 마음대로 해.”
하루를 더 주었다. 아마도 100일 당직 연장에 최선희 환자 때문에 열흘 넘게 중환자실에서 킵(keep)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지훈은 소리 죽여 웃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닙니다, 선생님.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난 열심히 일하고 있을게. 아이고! 힘들어. 휴가 간 지훈이가 언제 올까?”
못 들은 척 후다닥 숙소로 가 짐을 들었다.
버스 시간상 지금 바로 출발해야 했다.
대충 세수만 하고 바로 출발했다.
두 달 만에 다시 음성으로 가는 것이다.
청주를 거쳐 간신히 늦지 않게 음성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자 은근히 흥분되는 마음을 진정시키기 어려웠다.
지난 두 달 동안 음성은 변함이 없었을까?
응급실에 들어서자 문 열리는 소리에 자동적으로 고개를 돌리던 간호사들이 입을 쩍 벌렸다.
“김지훈 선생님?”
“잘 지냈어요.”
“어머머! 구미에 있는 병원에 가셨다고 들었는데, 여긴 어쩐 일이세요.”
“놀러 왔어요. 지금은 좀 한가하네요.”
간호사들이 눈가를 찡그렸다.
“선생님 가시고 나서 환자들이 조금씩 줄고 있어요. 인턴 선생님들이 계시긴 하지만, 아무래도 조금은……. 그리고 이준영 과장님도 너무 힘드셔서 다른 과 환자를 모두 보실 수는 없고요.”
짐작은 했던 일이었다. 인턴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전공의가 없는 상황에서는 이준영 과장 혼자 다른 과 환자를 모두 커버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때 마침 인턴들이 늦은 저녁을 먹은 후 응급실로 들어오고 있었다. 김지훈을 보고는 눈을 말똥거리며 고개를 갸웃거리다 말고 급히 인사를 했다.
“어, 김지훈 선생님? 여기는 웬일이세요.”
“그냥 일이 있어서. 할 만해? 힘들지?”
“아닙니다. 서울보다 할 게 많아서 좋습니다.”
떡 진 머리에 꾀죄죄한 가운까지, 열심히 일하고 있는 티가 팍팍 났다. 인턴들을 보며 빙그레 웃던 김지훈이 손가락을 튕겼다.
의국비!
이준영 과장에게 받은 의국비를 다 쓰지도 못하고 구미로 갔다. 무려 60만 원이나 남았는데 봉투째 가방에 쑤셔 넣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100일 당직의 여파이자 1년차는 돈 쓸 일도, 시간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럴 때 쓰라고 받은 돈인데 써야지.’
“인턴 선생들, 내가 살 테니까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지금 다 시켜. 우리 간호사들도.”
다들 의아한 표정이었다. 김지훈이 웃으며 재촉하자 인턴 한 명이 물었다.
“선생님, 정말 마음껏 시켜요?”
“그럼, 당연하지. 내가 음성에서 꼭 써야 할 돈이 있었는데 남았거든. 간호사들도 막 시켜도 돼요. 탕수육 어때요? 이왕 시킬 거면 수술실하고 병동에도 물어봐요.”
간호사들은 여전히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슬슬 입이 찢어지고 있었다.
“정말 그렇게 시켜도 돼요?”
영문을 모를 일이었지만 오래간만에 와 맛있는 거 사 준다는데 싫을 사람은 없었다.
전화통에 불이 났다. 꽤 먼 거리인 데다 조금은 늦은 시간이었지만 중국집은 역시 배달의 왕이었다. 고소한 냄새가 곳곳에서 퍼졌다.
김지훈이 인턴들과 탕수육을 먹으며 가볍게 맥주 한 잔을 했다. 시원한 맥주가 일품이었다. 정말 간만이었다.
그때 교통사고 환자들이 들어왔다.
콜을 받은 인턴들이 바로 환자를 보러 나갔다.
김지훈도 슬며시 밖으로 나갔다.
인턴들에게 음성에서의 3개월은 어느 병원보다 힘들 수밖에 없었다. 오프라고 받아야 봐야 병동과 수술실을 커버해야 하는 데다, 두 달을 꼬박 응급실 근무를 서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 덕에 확실히 환자는 익숙하게 보고 있었다.
이게 다 김지훈 때문이라는 것은 알까?
인턴들을 보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던 김지훈이 눈가에 주름을 만들며 뷰 박스에 걸린 흉부 사진을 보았다.
‘오자마자 기흉을 보네. 흉부외과 할 걸 그랬나?’
참 질기게도 인연이 깊은 질환이었다.
기흉 환자를 본 인턴이 스테이션으로 와 오더를 내며 간호사를 보았다.
“기흉 환자네요. 빨리 전원 준비해 주세요.”
“어디로 보낼지는 설명하셨어요?”
“아직 말 안 했어요. 일단 구급차부터 대기시키세요.”
전원이라는 소리에 김지훈이 입맛을 다셨다. 이준영 과장이 이런 환자들까지 본다면 아마 나이 때문에라도 며칠 못 가서 쓰러질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기만 하면 별문제가 없는 환자이기도 했다.
‘튜브만 박으면 되는 환자를 보내기는 그런데. 자식들, 이참에 체스트 튜브를 어떻게 박는지 보여 주마. 배워서 나쁠 것 없잖아. 그러면 선생님께 노티부터 해야겠지?’
곰곰이 생각하던 김지훈이 간호사에게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고는 가운을 걸치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