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기본을 모르면 깨지는 것이 당연하다 (2)
주인아주머니의 목소리가 따스했다.
“우리 지훈이 왔구나. 아직도 날씨가 서늘하지? 이리 앉아. 덕분에 따뜻하게 잘 지내. 고맙다.”
손일석과의 대화는 언제나 즐거웠다.
“지훈아, 친구 따라 강남도 간다는데, 나도 친구 따라 일반 외과 가야겠다.”
“뭔 소리야? 네가 하고 싶은 과를 해야지.”
“야, 인마, 내가 없으면 너 외로워서 어떻게 살려고 그래? 형이 앞으로 4년 동안 따뜻하게 해 주마.”
“미친놈.”
술김에 나온 말이겠지만 고마웠다.
골뱅이는 고소했고, 소주는 달콤했다.
웃고 떠드는 사이 소주 한 병을 비웠고, 아쉬운 자리를 끝냈다.
김지훈은 오래간만에 숙면을 취했다.
아침부터 정갑수가 깨졌다.
모든 과에서 가장 중요한 인턴의 업무인 데일리(daily:입원 환자 목록) 작성을 빼먹은 것이다.
얼굴이 시뻘게진 송동하가 입술만 잘근잘근 씹었다.
“정갑수, 어제 당직 너였지?”
“예.”
“이 자식이, 정말. 너, 이렇게 일할 거야? 한두 번도 아니고 도대체 이게 몇 번째냐? 네가 아직도 학생이야? 데일리 만드는 일이 그렇게 어려워?”
“죄송합니다.”
“너, 어제 뭐 했어?”
정갑수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말 안 해? 이따위로 일하면 너를 받아 줄 과 하나도 없다. 우리나라는 지피(GP:일반의)를 의사로 쳐주지도 않아. 정신 차려, 이 자식아.”
좀처럼 큰 소리를 내지 않던 송동하가 어지간히 화가 났는지 정갑수를 끌고 의국으로 들어갔다.
문밖으로 고함 소리가 흘러나왔다.
유석재가 김지훈에게 물었다.
“어제는 또 어디 갔었대?”
“저도 어제 나갔다 와서 잘 모르겠습니다.”
김지훈이 고개를 저었다.
사실 손일석과 들어오고 한참이 지나서 정갑수가 얼굴이 벌게진 채 들어온 것을 봤다. 툭하면 당직 때 무단으로 외출을 하거나 술을 마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오프인 김지훈에게 일을 부탁했었다. 말이 부탁이지, 나 몰라라 하고 나가는 통에 어쩔 수 없이 오프를 반납한 날도 꽤 됐다.
유석재가 한숨을 쉬었다.
“지훈아, 인턴은 학생이 아니잖아. 네가 대신 일을 해 주니까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거야. 앞으론 나갈 일 없다고 당직 대신 서 주지 마.”
“그런 적 없습니다. 오프 가는 날을 바꾼 겁니다.”
정갑수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정갑수가 다운을 당한 탓에 학번도 다르지만, 어쨌든 인턴 동기였다. 굳이 말을 보태서 더 혼나는 것을 보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김지훈도 환자만 아니면 당직까지 대신 서 줄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솔직히 슬슬 화가 나고 있었다. 환자에게 태만한 의사는 의사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자식!”
유석재가 웃으며 어깨를 툭툭 쳤다.
김지훈이 종이 몇 장을 내밀었다.
“데일리를 작성할 시간이 없어서 각 파트 신환들만 따로 정리했습니다.”
“정말? 안 그래도 회진을 또 어떻게 도나 걱정했는데, 잘했다. 어이구! 역시 김지훈이야.”
유석재가 재빨리 1년차들에게 김지훈이 정리한 것을 건넸다. 다들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으며 김지훈을 보았다.
그 덕분에 별 탈 없이 회진이 끝났다.
정갑수가 수술실로 내려가는 김지훈을 불렀다.
“너, 어제 어디 갔었냐?”
“왜요?”
“당직 좀 부탁하려고 했는데 안 보이더라.”
말투가 묘했다.
뭔가 기분이 찝찝했다.
“형 대신 몇 번 서 드렸잖아요. 이제 당직은 형이 서세요.”
“그까짓 것 갖고 유세 떠냐? 스케줄 보니까 같이 돌 때가 또 있더라. 그때도 부탁 좀 하자.”
이게 무슨 말이야?
‘내가 뒤치다꺼리하는 사람도 아니고, 정말 뻔뻔하네.’
기분이 확 상한 김지훈이 목소리를 높였다.
“형, 분명히 말했어요. 형 일은 형이 해요.”
“이 새끼가 빡빡하게 왜 이래. 어쭈, 눈깔 뜨는 거 봐라? 졸업했다고 너랑 나랑 똑같아 보이냐? 이 새끼가 정말.”
‘뭐야, 지금 나한테 성질내는 거야?’
“형이나 나나 인턴이에요. 앞으로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죠. 그리고 환자 좀 보세요. 잡일만 하는 게 인턴은 아니잖아요. 환자만 아니었다면 대신 당직 서는 일도 없었을 거예요. 그럼 수술실 갑니다.”
“뭐? 너, 지금 뭐라고 했어.”
김지훈이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돌아섰다.
‘악어도 참기 힘든데, 같은 인턴끼리 이건 아니지. 이젠 정말 당직이고 뭐고 비지에이까지 단 하나도 안 해 준다.’
정말 주먹만 빼면 딱 악어였다.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트러블 메이커라는 소리를 들을지도 몰랐다.
그날 저녁, 정갑수가 이혁민 교수의 회진을 안내했다. 수술이 늦게 끝난 탓에 김지훈은 아직 병동에 올라오지 못했다.
고령에 암 수술까지 받은 환자들이 여럿 있었다.
상당한 주의를 요했다.
이혁민 교수가 정갑수에게 오더를 내렸다.
“인턴 선생, 이 환자들 비지에이하고, 하는 김에 내일 수술할 환자 엘튜브도 해라.”
“예, 선생님.”
“지금 빨리해라. 결과 보고 퇴근해야겠다. 뭐 하노?”
정갑수가 머뭇거리자 이혁민 교수가 재촉을 했다.
병동 스테이션으로 온 정갑수가 비지에이용 주사기 3개와 엘튜브를 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간호사, 김지훈 안 올라왔어요?”
“아직 안 오셨는데요.”
간호사의 목소리가 쌀쌀맞았다.
일 안 하는 인턴이 곱게 보일 리 없었다.
정갑수가 수술실에 전화를 걸어 김지훈을 찾았지만, 안 보인다는 말만 들었다. 한숨을 쉬며 혀를 차던 정갑수가 병실로 향했다.
엘튜브(코 줄)를 먼저 한 후, 수술한 환자들을 찾아 비지에이(동맥혈 가스 분석)를 했다. 몇 번이나 찔러 댔지만 한 방울의 피도 비치지 않았다. 환자들이 불만을 내비치자 도리어 짜증을 냈다.
‘에라! 모르겠다. 지훈이 이 자식은 수술 끝났으면 빨리 올라오지 뭐 하고 있는 거야?’
잠시 복도에서 서성이던 정갑수가 이혁민 교수와 마주쳤다.
당연히 다 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회진을 돌았다.
김지훈이 병동으로 올라왔다.
정갑수를 보았던 간호사가 자리에 없었다.
다른 간호사가 주사기 3개와 엘튜브를 내밀었다. 이미 챙겨 주었다는 말을 못 들은 모양이었다.
“선생님, 올라오시자마자 죄송해요.”
“오늘 당직은 정갑수 선생님인데요.”
“지금 이혁민 선생님하고 회진 돌아요. 그리고 급하다고 하던데요.”
김지훈이 입맛을 다셨다.
‘안 해 주려고 했더니, 정말 운도 좋네. 내가 일복이 터진 건가? 아후! 피곤해.’
정말 급한지 간호사가 뒤를 따랐다.
하품을 하며 병실로 간 김지훈이 비지에이를 하려다 말고 흠칫 놀랐다. 방금 전에 찌른 자국이 대여섯 개나 보였다.
“혹시 방금 전에 피 뽑아 갔나요?”
“하긴 뭘 해요. 이렇게 찔러 놓고 그냥 갔어요.”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한 번에 못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평소에 조금만 신경을 썼어도 이렇게까지 찌르진 않는다.
“죄송합니다. 한 번 더 찌를게요.”
그간 김지훈이 다른 환자들에게 하는 것을 본 환자가 순순히 팔목을 내밀었다.
한 방에 끝!
역시 던지면 꽂히는 귀신다웠다.
가볍게 2개를 더 하고 간호사에게 주사기를 건넸다.
마지막 환자 병실에 들어갈 때 갑자기 고함 소리가 들렸다.
이혁민 교수였다.
“정갑수, 너 뭐 하는 놈이야!”
정갑수가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엘튜브를 이따위로 하나? 넌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도 안 해? 이건 기본이야, 기본!”
환자의 위에 들어가 있어야 할 엘튜브가 엉뚱하게도 입 밖으로 길게 튀어나와 있었다. 위로 잘 들어가는 줄 알고 튜브를 마구 밀어 넣은 탓이었다.
사실 흔히 벌어지는 일이기에 반드시 복부 청진을 해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해야 했다.
이혁민 교수는 기본을 매우 중시했다. 기본이 없으면 언젠가는 큰 실수를 하게 되고, 그것이 결국 환자를 죽일 수도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실제로도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기에 더욱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조심스럽게 엘튜브를 뽑은 이혁민 교수가 정갑수를 노려보았다.
“비지에이는 했나?”
“…….”
“왜 대답이 없나. 했냐는 말이다.”
“못했습니다.”
“3개를 다?”
정갑수가 대답을 하지 못하자 어이가 없는지 이혁민 교수가 잠시 입을 열지 못했다. 도리어 목소리가 낮아졌다.
“니, 인턴 맞지.”
“맞습니다.”
“그런데 엘튜브하고 비지에이를 못해? 이게 말이 되나?”
정갑수가 인상을 쓰며 이를 악물었다.
“하기 어려운 환자였습니다.”
“3명이 다 하기 어려웠다고?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나? 넌 의사야. 해야 할 일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의사란 말이다. 이따위로 일하려면 당장 나가라!”
고함이 또 터졌다.
송동하와 유석재가 빨리 잘못했다고 말하라는 눈짓을 했지만 정갑수는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송동하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분위기가 살벌해 김지훈과 간호사가 들어가지도 못하고 병실 앞에서 서성였다.
‘도대체 뭔 일이야. 설마 엘튜브도 못한 거야?’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이혁민 교수의 얼굴이 심상치 않았다.
김지훈이 얼른 비켜섰다.
“김지훈, 손에 든 건 뭐냐?”
“예. 엘튜브 할 환자가 있다고 해서.”
“그래, 잘됐다. 이 환자부터 해라.”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
이혁민 교수가 맨 뒤에 서 있던 정갑수를 잡아끌었다.
“넌 기본이 안 된 놈이야. 면허 땄다고 다 의사인 줄 아나? 어떻게 하는지 잘 봐라. 아무리 간단한 처치도 환자에겐 다 괴로운 법이다!”
그간 한 번도 화를 내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버럭 소리까지 질러 가며 정갑수를 혼내는 통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조심스럽게 엘튜브를 한 후 주사기로 공기를 밀어 넣었다.
‘꾸르륵’ 하고 위에 공기가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다 했나. 확실히 들어갔지?”
“예, 선생님.”
“정갑수, 잘 봤나? 이게 기본이다. 어려워 보이나? 실수는 나도 한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하면 금방 바로잡을 수 있다. 코에다 집어넣기만 하면 저절로 들어가는 게 아니란 말이다.”
보통 화가 난 게 아니었다.
거의 욕까지 나올 기세에 정갑수가 땀을 뻘뻘 흘렸다.
그때 간호사 한 명이 조심스럽게 들어와 유석재에게 뭔가를 건넸다.
“여기, 비지에이 결과 나왔어요.”
이혁민 교수가 말없이 손을 내밀었다. 결과지를 보며 송동하에게 오더를 내린 후 김지훈을 보았다.
“니가 했나?”
“예.”
“쉽드나, 어렵드나.”
김지훈이 순간 머뭇거렸다.
이혁민 교수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정갑수를 노려보며 병실을 나섰다. 스테이션이 아니라 비지에이를 한 환자들의 병실로 향했다.
환자들의 손목에 바늘 자국이 여러 개 나 있었다.
“김지훈, 몇 번 찔렀나?”
정갑수가 아무리 싫어도 대답할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데 평소 거의 일을 하지 않는 정갑수가 못마땅했던 간호사가 재빨리 끼어들었다.
“한 번에 하셨어요.”
이혁민 교수가 기가 차는지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아예 화도 내지 못했다.
“정갑수, 김지훈이 한 게 기본이다, 기본. 가자.”
회진을 마친 이혁민 교수가 김지훈의 어깨를 두드리고는 퇴근을 했다. 송동하가 정갑수를 불렀다.
“너 이 새끼, 정말 맞아 볼래? 데일리 빵꾸 내는 것도 모자라, 앨튜브까지 그렇게 넣어? 입안이 코 줄로 가득 찼는데, 그것도 확인 안 해?”
호되게 정갑수를 혼내던 송동하의 숨이 거칠어졌다.
정갑수가 잘못했다는 말을 끝까지 하지 않았다.
“넌 잘못했다는 말도 못하냐? 아니, 잘못했다는 생각이 아예 없구나. 이 새끼를 그냥.”
한 번도 폭력을 쓰지 않았던 송동하가 결국 정강이를 걷어찼다. 정갑수가 무릎을 잡으며 얼굴을 구겼다. 그래도 당연히 해야 할 말이 들리지 않았다.
송동하가 결국 극약 처방을 내렸다.
“후우! 너, 오늘부터 풀(full) 당직해. 김지훈, 너는 앞으로 비지에이고 뭐고 일체 하지 마. 그 대신 당직 때 정갑수 하는 거 보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줘. 알았어?”
“예, 선생님.”
졸지에 병동 일이 사라졌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몰라도 4년차의 오더였다.
정갑수의 얼굴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
지켜보는 것이 더 피곤했다.
열의는 물론 성의마저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니 환자가 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유석재에게 몰래 허락을 받아 대신해야 했다.
정갑수가 종일 욕을 해 댔다.
“아니, 씨팔. 이런 거 못한다고 환자가 죽어? 풀 당직? X 까고 있네. 고작 1년 선배면서 잘난 척하기는.”
“갑수 형, 그런 소리 말고 제대로 좀 해요. 환자들 힘들어 하는 거 안 보여요?”
“왜 너까지 지랄이야? 그래, 이 새끼야, 넌 잘해서 좋겠다. 씨팔. 너도 좀 일찍 올라오든가, 아니면 늦게 올라오든가. 딱 시간 맞춰 올라와서 이 지경을 만들어.”
급기야 김지훈 탓까지 했다.
오프였지만, 그래도 같은 인턴이라는 생각에 시간을 낸 터였다. 김지훈이 기가 찬다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답이 안 나왔다.
“알았어요. 나 오늘 오프니까 갑니다.”
“어디 가, 인마. 난 어떡하라구. 에이! 씨팔! 진짜.”
슬쩍 정갑수를 째려본 김지훈이 아무 말도 없이 숙소로 향했다. 정갑수가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
‘정갑수, 정신 좀 차려라. 개새.’
악어한테 하듯 무시하는 것이 답이었다.
***
김지훈이 이혁민 교수의 말과 행동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상하다. 석재 형 말로는, 지원하면 과장님께 바로 인사를 시킨다고 했는데 왜 말씀이 없으시지?’
금요일이 지나고, 토요일이 되어도 이혁민 교수는 별말이 없었다. 물론 4년차들에게 인사를 한 이후 과제나 질문은 점점 많아졌다. 오프를 가고 싶어도 못 갈 정도였다.
이상한 일이었다.
그때 병동 전화벨이 울렸다.
(김지훈 선생님, 이혁민 선생님께서 외래로 내려오시래요.)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마지막 날에 인사를 하는 거였나.’
나름 이유를 짐작한 김지훈이 옷매무새를 고쳤다.
세수를 하고, 머리도 단정하게 빗은 후 외래로 내려갔다.
똑! 똑! 똑!
가운에 새겨진 이름을 본 외래 간호사가 활짝 웃었다.
“선생님이 김지훈 선생님이셨구나. 말씀 많이 들었어요. 좋으시겠어요. 기다리고 계세요. 들어가세요.”
무슨 소리를 들었는지 모르지만 꽤나 반가워했다.
고개를 갸웃거린 김지훈이 조심스럽게 이혁민 교수의 진료실로 들어갔다.
“부르셨습니까, 선생님?”
꾸벅 인사를 한 김지훈이 흠칫 놀랐다.
신현수와 손일석이 있었다.
“우리 과 도는 놈이 제일 늦네. 니들 다 동기지?”
“예.”
“다들 외과 한다고 지원했으니까 앞으로 잘들 지내. 과장님 기다리시겠다. 빨리 가자.”
김지훈이 이혁민 교수의 뒤를 따르며 손일석을 보았다.
‘어떻게 된 거야? 언제 지원했어?’
‘어제.’
손일석이 씩 웃으며 어깨를 으쓱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