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28화
'지금은 바빠서요.'
"……칫."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요사이 통 진호를 보기가 힘들다.
어쩌다 만나도 저 말만 하고 사라진다.
아니, 무슨 일인지는 안다. 새로운 기획사를 발견하여 그쪽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즉, 일 때문에 바쁘다는 소리다.
'이해는 하는데……'
이렇게 짜증이 나고, 우울해지는 이유는 왜일까.
이설아는 옥탑방 사무실을 째려보며 팔에 힘을 주었다.
"꾸르륵!"
"아, 미안!"
이설아의 품에서 얼른 빠져나온 참매는 그녀의 머리를 날개로 후려쳤다.
퍽! 퍽퍽!
"미안! 진짜 미안!"
"꾸륵!"
고개를 팩 돌린 참매는 총총 옥상 바닥을 뛰더니 이내 곧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저 심술쟁이!"
'콱 자연으로 가버릴 것이지!'
진호가 애니멀 팜의 권유에 의해 북한산에서 날려 보냈는데도 다음 날 다시 찾아온 참매. 때문에 며칠뒤에 다시 애니멀 팜 제작진이 찾아 온다고 했다.
"냐앙!"
마치 '나도 같이 가'라는 듯 팔짝팔짝 뛰며 옥상 난간으로 달려가는 하양이를 재빨리 안아든 이설아는 하양이의 코를 톡 때렸다.
"안돼. 위험하단 말이야."
"캬악!"
"꺅!"
깜짝 놀란 이설아가 손을 놓자 당황하지 않고 바닥에 착지한 하양이는 옥탑방 사무실 옆에 놓인 쿠션으로 향했고,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던 그녀는 발을 동동 굴렀다.
"저게 진짜!"
'대표님은 저런 애들을 대체 어떻게 그렇게 잘 다루는 거야!'
그녀는 하양이가 현재 질투를 한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우웅!
"응? 엄마?"
그녀는 재빨리 옥상에서 내려가며 전화를 받았다.
-딸, 어디니? 일하는 중이야?
"아니, 오늘은 쉬는 날. 집이야."
-그래? 잘 됐다. 문 열어.
이설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문 앞에서 서성이는 40대 후반의 여성을 발견한 이설아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갑자기 찾아 온것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기쁨이 더 컸다.
"엄마!"
이설아는 와락 안겼고, 그녀에게 미모를 고스란히 물려준 이미 영은 울컥한 마음을 누르며 딸의 등을 쓸어내렸다.
"잘 지냈지?"
"잘 지내지! 사람극장 안 봤어?"
"봤지. 우리 딸이 너무 예쁘게 나오는 거 잘 봤지."
무명을 전전하던 딸이 드디어 빛을 보는 것 같아서 참기뻤다. 이설아는 엄마의 흔들리는 목소리에 입술을 깨물었다.
"뭘 울려고 해. 이젠 잘 될 거야! 성공할 일만 남았어!"
"그래. 좋은 대표님 만난 것 같더라."
흠칫!
갈등하던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서울로 상경해 5년을 넘게 무명으로 고생한 삶을 촉촉이 적시는 따뜻한 말. 이설아는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 얼른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갑자기 어쩐 일이야? 말도 없이?"
"어쩐 일은 우리 딸 반찬 주려고 왔지."
"진짜? 아, 얼른 들어와. 집 보여줄게!"
열리는 문을 통해 들어간 이미 영은 넓은 방 크기에 순간 울컥했다.
"집 좋다……"
만날 좁고 허름한 원룸을 전전하여 얼마나 속이 상했던가.
어려운 형편 때문에 보증금 한 푼 보태 줄 수가 없어서 새까맣게 타 버린 가슴을 부여잡고 남몰래 끙끙 알아야 했다.
"그치? 이것도 모두 대표님께서 힘들게 월세 전전하는 사람들을 위해 지은 거다?"
이미 영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좋은 사람이네."
"그렇다니까?"
'응?'
"그런데 딸이 왜 그렇게 뿌듯해 하니?"
"으응? …… 그, 그거야 우리 대표님이니까? 자, 음료수 마셔!"
'……어머, 얘 봐?'
이미 영의 머릿속으로 사람극장의 한 장면이 스쳐지나갔다.
좁은 녹음 부스 안에서 기타 치는 진호를 보며 행복하게 노래를 부르던 딸의 모습이 말이다.
여자로서, 아니 엄마로서의 육감이 강렬하게 자극되었다.
"그러니?"
"으응."
이설아는 관심을 끄는 듯한 엄마의 모습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그건 아주 큰 착각이었다.
"그래서 진도는 어디까지 뺐는데?"
"풉!"
음료를 뿜은 이설아는 발을 동동 굴렀다.
"엄마!"
"아니야? 이 엄마는 그 사람 참 듬직하니 좋던데……. 죽은 네 아빠처럼."
"아니야! 진짜로!"
이미 영은 눈을 가늘게 떴다.
"딸, 엄마 잘 봐 봐. 정말 아니야?"
움찔!
자못 진지한 엄마의 모습에 입을 다문 이설아는 그제야 깨달았다.
반박을 하려고 해도 목에 탁 걸려서 내뱉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말이다.
'……그랬구나. 나 대표님 좋아하는 거였구나.'
이제야 괜스레 진호의 주위를 맴돌고, 요새 바쁜 진호의 모습에 짜증이 났던 자신의 모습이 이해가 된 이설아는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날의 행동을 떠올린 그녀의 얼굴이 화악 뜨거워졌다.
"거봐. 속일 사람을 속여야지."
움찔 몸을 굳힌 이설아는 우울해하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아니야. 사귀는 거. 대표님은 내게 관심도 없을 걸?"
"그래?"
'아닐 텐데?'
식당 주방에서 나온 이설아를 설명할 때와 녹음을 할 때, 그리고 녹음을 하는 이설아를 바라보던 진호는 종종 애틋한 눈빛을 보였다. 즉, 진호도 이설아에게 마음이 있다는 뜻이었다.
'설마?'
우울해하는 딸의 모습을 발견한 이미영은 이마를 잡았다.
이설아가 그동안 어떻게 행동했을지, 그에 진호가 어떻게 반응했을지 눈에 훤히 보였기 때문이다.
"그 소심한 성격에 그냥 주위만 맴돌았겠지."
맞다. 정말 그랬다.
"……몰라. 대표님은 이제 나 신경 안 쓴단 말이야."
"정말? 정말 신경 안 써? 아닐걸?"
20대와 30대의 남자가 생각하는 연애는 다르다.
10대, 20대의 남성은 무작정 달려들지만, 30대의 남성은 몇 번 찔러 보고 아니다 싶으면 관둬 버린다.
금전적 여유에 아쉬울 게 없는 것도 있지만, 삶을 사는 게 바쁘고 힘들다 보니 사랑에 투자할 '시간'마저도 따지기 때문이다.
아닌 사람도 많지만, 그런 사람이 더 많다.
이런 그녀의 설명에 이설아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짜? 아, 아닐걸?"
"네 눈에만 안 보이는 거겠지."
생각해 보니 진호가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한 시기와 딸이 이 원룸에 입주한 시기가 절묘하게 겹쳤다.
'어이구. 이렇게나 표현하고 있는데!'
정말 답답해 속이 터져 버릴 것 같았다.
하지만 이건 딸이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부분이다.
'억지로라도 연애를 시킬 걸 그랬나?'
작은 후회가 생긴다.
그래도 남자 보는 눈을 똑같은 것 같아서 다행이었다.
"됐고. 그 대표님 뭘 좋아하니?"
"……글쎄?"
"됐다, 됐어. 내가 너한테 뭘 바타겠니. 밀가루 있지?"
"뭐 만들게?"
"딸, 쿠키 만들 줄 알지?"
"……내, 내가 할게!"
"당연히 네가 해야지!"
그렇게 모녀는 쿠키 만들기에 돌입 했다.
이설아는 완성된 쿠키를 보며 입술을 씹었다.
"좋아하실까?"
'엄청 좋아할걸?'
"딸, 잘 들어. 원래 혼자 사는 남자는 여자의 이런 모습에 약한 법이야."
더욱이 진호는 여느 남자들처럼 정말 간단한 요리만 할 줄 알았다.
"그래?"
"엄마가 이런 모습으로 당시 잘 나가던 네 아빠를 공략했잖아. 내가 그 불여시 같은 것들 치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부모의 연애사를 처음 들은 이설아는 입을 떡 벌렸다.
"아빠가 매달렸다며?"
"……나중에는 그랬지. 자, 얼른 가."
"으, 응!"
등이 떠밀려 옥상으로 향하게 된 이설아는 옥탑방 사무실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 빤히 바라보는 월터의 시선을 억지로 외면하면서 말이다.
'조, 좋아해 주면 좋을 텐데……'
심호흡을 한 그녀는 문을 두드리기 위해 손을 들었다.
그 순간이었다.
벌컥!
'어?'
이설아는 코앞으로 다가오는 문모서리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쿵!
"꺄악!"
* * *
"괜찮아요? 어디 다친 곳 없어요?"
"아으. 괘, 괜찮아요."
진호는 자신의 손안에 쏙 들어오는 이설아의 작은 손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아니, 왜 하필이면 문 앞에 있어서…… 조심 좀 하지.'
그래도 이마를 문지르는 모습은 참 귀여웠다.
'크게 다친 것 같지는 않네. 그래도?'
"어디 봐요."
"흡! 대, 대표님?"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죽을 것 같았지만, 그 마음을 꾹 누르며 이마를 꼼꼼히 살핀 진호는 미간을 찌푸렸다.
"병원에 가야겠네요."
이마의 한 부분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다.
"괘, 괜찮아요! 이런 건 가만둬도 나아요!"
'미치겠네. 나 왜 이러지?'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파닥거리는 모습도 너무 귀여웠다. 속으로 피식 웃은 진호는 정색했다.
"무슨 말이에요. 지금 설아 씨 상황에서 얼굴 다친 것보다 큰일이 어딨다고요. 어서 가요."
"아니에요! 병원은 저 혼자 갈게요! 그리고 이거!"
"음?"
진호는 품에 안겨진 작은 상자가 풍기는 고소한 냄새에 의아해했다.
"안녕히 계세요!"
"아, 저……!"
이설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옥상을 빠져나갔고, 남겨진 진호는 폭풍이 스쳐 지나간 것 같은 상황에 잠시 멍해졌다.
"어머. 그거 설아 씨가 처음으로 준 선물 아니에요? 한번 열어 보세요, 대표님!"
'어? 그러고 보니?'
진호도 새삼 놀라 작은 상자를 보았고, 직원들은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열어 봐! 열어 봐!"
"……크흠흠. 그럼 어디."
바스락 바스락
상자를 연 진호는 손수 만든 것 같은 쿠키를 보곤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머-. 귀여워라. 나도 옛날에 우리 남편한테 이런 거 자주 만들어 줬는데……"
"역시 20대네요."
직원들은 흐뭇하게 웃었고, 진호는 마른 침을 삼켰다.
"이거 내가 설레발 치는 걸 수도 있는데……"
"그린라이트네요. 아직 완전히 자각하지 못한 것 같지만요. 축하드려요, 대표님."
드디어 진호의 감정이 전달되었다.
"크흠!"
대표로서의 체면만 아니었다면 아마 방방 뛰었을지도 모를 만큼 기뻐한 진호는 슬그미니 끼어드는 손을 찰싹 때렸다.
"어딜! 제 겁니다. 저만 먹을 거예요."
"치사합니다!"
"치사해도 안 됩니다. 먼저 내려가 계세요. 전 이거 방에 놔두고 갈 테니까!"
발을 땐 진호의 입술이 꿈틀 거렸다.
'나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란 말이지.'
그렇다면 이제 덫을 쳐야 했다.
결코 도망칠 수 없을 덫을 말이다.
진호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 * *
철렁!
양진혁은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저, 정말 이렇게 큰 액수를 투자 하신다는 말입니까?"
"이만한 돈을 투자해도 아깝지 않을 아이들이니까요. 보통 아이돌 한 명을 키우는데 10억이 넘게 든다는 말이 있더군요. 그 돈을 드리는 겁니다."
"그, 그건……"
양진혁은 카메라를 보며 말하기를 망설였고, 진호는 옅게 웃었다.
"괜찮습니다. 민감한 이야기니 편집할 겁니다."
사람극장 제작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계시는군요."
"당연히 알고 있죠. 그런 기본도 모르는데, 어찌 이 분야에 투자한다고 했겠습니까."
연예계 뉴스를 보다 보면, 몇 년째 잘 나가는 아이돌 가수가 아직도 정산 중이라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이는 단체 레슨을 받는 것임에도 달에 수백만 원짜리 개인 레슨을 받는 것처럼 비용을 책정하기 때문이다. 숙식비, 난방비 등 모든 부대 비용을 그런 방식으로 부풀려서 책정한다.
연습생을 모두 가수로 만들지 못하기에 나가거나 현재 레슨 중인 연습생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데튀한 이들에게 떠넘기는 기획사들의 못된 행위였고, 기획사는 그런 식으로 돈을 아끼고 있었다.
이런 진호의 설명에 양진혁은 이를 악물었다.
기획사에서 일했던 사람으로서 참 부끄러웠다.
"아시면서 대체 왜……"
"이 돈으로 베테랑 직원들을 구하시라는, 그들 기획사들보다 더 많은 돈을 줘서 데려오라는 의미입니다. 프로는 돈으로 대우하는 거잖습니까?"
양진혁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초반부터 밀어붙이라는 의미군요."
양진혁 본인보다 TKS의 성공을 더 확신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굳이 멀리 돌아갈 필요 있겠습니까? 제대로 된 작곡가, 제대로 된 홍보팀, 제대로 된……. 초반부터 모두 갖추고 가시죠. 아, 맞아. 지분은 20퍼센트만 받겠습니다. 그리고 2차, 3차로 더 투자되더라도 지분 변동은 없습니다."
그 20퍼센트가 지금 투자한 돈의 몇 배, 몇 십 배를 벌어다 줄 테니 말이다.
'최소 10배였어.'
가상으로 TKS를 주식 종목으로 만들어 투자하려고 마음먹은 순간 그런 해일이 일어났다.
마음만 먹는다면 더 많은 지분을 받아내 큰 수익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그건 지나친 욕심이었다.
이런 진호의 마음을 모르는 양진혁은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부르르!
'이런 투자자도 있구나! 정말 빛이다, 이 사람은!'
투자한 엔터 회사는 지금까지 단두 곳밖에 없지만, 진호는 이미 영세 사업자에게 드리운 한줄기 빛으로 통하고 있었다.
사람극장이 그런 이미지를 만드는데 한몫을 했다.
"감사합니다. 정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선 말고 최고의 결과를 보여주십시오. 그거면 됩니다."
"아무렴요! 당연히 그래야죠!"
애초부터 TKS를 리노에서 데리고 나오면서 세계 최고로 만들겠다고 다짐하지 않았던가.
진호는 뜨겁게 다짐하는 그를 보며 푸근하게 웃었다.
"그럼 계약서를 작성하실까요, 도 변호사님?"
"꼼꼼히 확인하시고 사인하시면됩니다.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물어봐 주십시오."
"예!"
투자 계약서를 쭉 훑은 양진혁은 바로 사인과 지장을 찍었다.
"더 확인하셔도 됩니다만……"
"아닙니다. 대표님을 믿겠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사업을 하는 사람이 믿어야 할건 돈이지,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말해도 먹히지 않을 것 같다고 느낀 진호는 고개를 저으며 몸을 일으켰다.
"버, 벌써 가십니까?"
"1호 주택 완공일이 가까워져서 말입니다. 축하주는 다음에 마시기로 하죠. 아, 그리고 이건 제 나름대로 아이들을 위한 기획을 짜 본것입니다. 접목하셔도 되고,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럼."
움찔!
"……배웅해 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진호는 따라나서는 양진혁을 뒤로한 채 사무실을 빠져나갔고, 남겨진 양진혁은 그가 남기고 간 두툼한 대봉투를 빤히 바라보았다.
"안 보시나요?"
"……아."
TKS의 분량을 덜어 낼 수도, 더 붙일 수도 있는 제작진의 재촉.
양진혁은 한숨을 내쉬며 대봉투속 내용물을 꺼내어 살폈다.
그리고 잠시 후.
'이, 이건?'
오싹!
온몸에 닭살이 돋은 양진혁은 진호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았다.
한편, 건물을 빠져나온 도명안은 옆에서 핸드폰을 보며 걷는 진호를 빤히 바라보았다.
'정말 끝까지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다.'
성공 가능성이 불분명 하다면,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든다.
결코 일반적인 투자자로서의 모습이 아니지만,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다. 그는 이제 마음을 완전히 정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대표님."
"네?"
"제가 돈을 어디까지 쓸 수 있습니까?"
"예?"
'사우디 왕세자, 전격 방한'이라는 기사에서 시선을 땐 진호는 도명안의 불타오르는 눈을 발견하곤 살짝 놀랐다가 이내 입꼬리를 비틀었다.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전에 말했죠? 무제한. 돈에 한계 따윈 두지 않겠습니다."
……부르르!
"예!"
진호는 이를 악물며 대답하는 그를 보며 기꺼워했다.
'능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는데……'
왜인지 [스킬: 아이돌마스터]가 발동된 것처럼 심장이 두근두근뛰었다.
게임 폐인의 리셋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