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게임 폐인의 리셋 라이프-394화 (394/424)

외전 20화

7. 방해

며칠 후, 조명희 과장은 점심이 되자 움직였다.

"YM의 A&R 2팀에서 팀장직을 맡고 있는 최민구입니다."

국내 3대 기획사 중 한 곳인 YM.

"HU의 조명희 과장입니다."

"시간도 없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저를 스카우트하고 싶다고요?"

"예. 사전에 말씀드린 대로 가수가 하나뿐인 영세 기획사에 스카우트를 하려고 합니다. 조건은 그대로입니다."

최민구는 고민에 휩싸였다.

이직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현재의 그에게 있어서는 무척이나 좋은 조건이지만, 영세 기획사라는 게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조명희는 어둔 낯빛으로 차를 홀짝이는 최민구를 무심하게 보며 입을 열었다.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까?"

"……5년 차 무명 가수 하나만 있다는 것이 가장 걸립니다."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스카우트 이야기는 없던 걸로 하죠. 저희와 맞지 않으시는 것 같으니 다음에 좋은 기회로 뵐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예?"

'이, 이렇게 그냥 간다고? 내가 아니면 안 되는 게 아니었어?'

"잠깐!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할 말이 남았습니까?"

최민구는 무덤덤한 조명희의 눈빛에 숨이 턱 막혔다.

'내가 간절히 필요한 게 아니구나!'

"……할 말이 더 없으신 것 같으니,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소중한 시간 뺏어서 죄송합니다. 그럼."

카페를 나선 조명희는 코웃음을 쳤다.

"버클리도 아닌 미국 지잡 음악학원 나온 놈이 어디서. 쯧."

그래도 굉장히 유명한 학원이었지만, 한국대 졸업 후 하버드에서 MBA과정을 수료한 인재인 그녀에게 있어선 가소로운 존재일 뿐이었다.

그녀는 시간을 확인했다.

"다음에 만날 사람은 말이 좀 통하면 좋겠네."

* * *

"차지혜입니다. 귀사와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만나자마자 수락해 오는 SY 기획5팀 팀장의 말에 조명희는 실망할수밖에 없었다.

'도망치는 건가?'

그래도 물을 건 물어야 했다.

"가수가 하나뿐인 영세 기획사입니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대신 쩐주가 슈퍼 개미시죠. 국내만 놓고 봐도 100대 대기업 재벌가의 구성원들이 한편으로 만들고 싶어서 안달이 난."

'……어머, 얘 좀 봐?'

이번 헤드 헌팅의 본질을 짚고 있다.

"그래서요?"

"그리고 제 앞에 계시는 과장님은 그런 슈퍼 개미가 직접 직원으로 받아들인 인재죠. 아마 대기업 출신이실 겁니다. 그것도 가장 선진화된 시스템을 채용하는 증권쪽."

"……맞습니다. 그래서요?"

"즉, 로엠 컴퍼니는 앞으로 대기업의 시스템으로 운영될 게 분명하고, SJ와 끈이 연결된 슈퍼 개미가 최대 주주로서 배경이 될 겁니다. 그 말은 곧 아무리 못해도 이번 HU와 SJ의 합작 프로젝트 광고는 찍을 수 있다는 소리일 테니 제가 이직을 하기에 중분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호오."

뭔가 숨기는 게 있는 것 같지만,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하다.

"역시 기획을 하는 사람답네요."

그런 사람이 왜 국내 기획사에서 일하고 있는 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감사합니다."

"그러면 이제 저도 질문 하나를 해도 될까요? 대답하셔도, 대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명희의 말투는 굉장히 온화해졌다.

"네. 얼마든지요."

"무능한 경영자는 어떻게 생각하시죠?"

"……정구호 사장님에게는 지금까지 기회가 없었던 것뿐,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HU가 그분을 택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백 점짜리 대답이었다.

"좋습니다. 채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저희와 함께해 주시겠습니까?"

"예!"

"그럼 직급은 부장으로 시작하죠. 괜찮죠?"

'말했다!'

전에 진호가 자신들을 채용할 때 했던 말. 정말 얼마나 있어 보였던가. 솔직히 이때 전율을 느꼈다.

"……감사합니다!"

"그래요. 우리 잘 해 봐요."

"네!"

조명희는 흐뭇이 웃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저, 그런데 조 과장님."

"네, 편히 말하세요."

조명희는 차지혜가 껄끄러운 낯빛으로 하는 말에 표정을 딱딱하게 굳혀야 했다.

* * *

조명희 과장이 들고 온 소식에 아직 이름을 짓지 못한 매에게 먹이를 주던 진호는 몸을 일으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재밌네요."

'아, 이거 열 받네.'

3대 기획사 중 한 곳과 중견 기획사 중 몇 곳이 방송국들에 로엠컴퍼니 소속 가수를 출연시키지 말라는 압박을 넣었단다.

"대체 무슨 깡일까요?"

'진짜 무슨 깡이지? 감당이 되나?'

모두 이쪽에 어떤 패가 있는지 모르기에 하는 짓일 테지만, 그래도 짜증이 났다.

"이유는요?"

"아직 명확하게 조사된 것은 없지만, 아무래도 대표님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세력들이 그들에게 헛바람을 넣은 게 아닌가 하는 가능성이 제일 높습니다."

"……일본?"

"일본 쪽 자금일 수도 있고, 일본 침공에서 손해를 본 국내 단체일수도 있고, 그냥 대표님이 싫은 곳 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대형 자본이 들어오는 걸 반기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대표님의 뒤에는 SJ가 있으니까요."

"이건 뭐 인간의 종특도 아니고……. 흠, 뭐 알겠습니다. 신경쓰지 마시고 계속 일 진행하세요."

"대표님, 이건 심각한 상황입니다."

"아니까 그 부분은 아무 걱정하지 말고 계속 진행하시면 됩니다. 절 믿으세요. 당하는 건 오히려 그들일 테니까요."

"……예!"

한시름 놓은 조명희가 물러나자 진호는 그녀가 가져온 기획서를 살펴보았다.

'차지혜라는 사람이 입사 선물로 줬다던가?'

"……호오. 이거 제대론데?"

차지혜가 작성한 기획서는 정구호가 보여준 것과 달리 연예계쪽에 대해 잘 모르는 진호조차도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이 되어 있었다. 여러 그래프와 통계가 진호의 마음을 쏙 들게 했다.

"뭐야? 뒷내용은? 그렇게 해서 방송국에서 콜이 들어오면?"

인터넷에서 말하는 절단마공이라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그런데 완전히 끝은 아니었다.

"음? 이진호 대표 이미지 메이킹 기획안?"

의아해하며 내용을 살핀 진호는 이내 피식 웃었다.

언론을 통해 드러난 것들을 토대로 기획안을 짰다. 그중에는 얼마전 기사로 나간 길냥이 장례식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다.

"이 사람, 재밌네."

여차하면 HU로 갈아타고 싶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HU가 돈만 투자하는 게 아니란 걸 눈치챘다는 뜻이다.

"아, 조 과장님이 움직였으니 알수밖에 없구나."

그렇다고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투자는 언제든 철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 봐야 확실히 알겠지만……"

욕심이 난다.

고개를 끄덕인 진호는 나머지 내용을 살피기 시작했다.

"흠. SNS라……"

차지혜는 이걸 가장 먼저 제시하고 있었다.

곰곰이 생각하던 진호의 두 눈에 장난기가 서리기 시작했다.

"일단 처음은 쇼킹하게 가 볼까?"

진호는 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꾸륵?"

* * *

-콰장창!

"풉!"

-……형이 거기서 왜 나와?

-꾸륵?

저 멀리서 날아와 사무실 창문을 뚫고 들어온 매의 모습을 담은 CCTV 영상.

진호가 SNS를 개설했다는 소식에 냉큼 접속을 했던 이영재는 마시던 커피를 품을 수밖에 없었다.

"콜록! 콜록! 콜록!"

똑똑!

"괜찮으십니까, 실장님?"

"괘, 괜찮습니다. 일 보세요."

겨우 사례를 정리한 이영재는 다음 영상을 보았다.

매가 생닭을 들고 있는 진호에게 애교를 부리는 영상과 매가 의자에서 낮잠을 자는 진호의 옆에서 조는 영상이다.

"병원에 있는 냥이보다 먼저 입양 의사를 제시한 참매형. 곧 있으면 떠나보내야 할 이 답 없는 먹보의 이름을 공모합니다……. 푸하핫!"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다.

매가 창문을 뚫고 들어온 것도 놀랍지만, 그런 매를 태연하게 애완동물 삼아 버린 진호의 행동력도 놀랍다.

띠리리!

"네. 전략기획실의 이영재 실장입니다."

-오빠! 이 대표님이 개설한 SNS봤어?

"보는 중인데…… 이서형 씨, 지금 업무 시간입니다."

-갈 거야?

"……당연히 가야지!"

쉽게 보기 힘들다 못해 이렇게 가까이서 만지는 건 꿈도 못 꾸는 동물이 매다. 사나이로서의 호기심이 들끓고 있었다.

'거기에 접근하기에 이렇게 좋은 명분이 또 있을까.'

-알았어. 좀 이따가 나도 같이 가!

"뭐? 야!"

전화가 끊긴 수화기를 멍하니 바라보던 이영재는 이내 고개를 저으며 다시 SNS를 보았다.

"……소문 빠르네."

분명 진호가 SNS를 개설했다고 말한 사람은 몇 명 안 될 텐데, 팔로우 숫자가 벌써 500명을 돌파했다.

댓글을 남기는 이들 중에는 익숙한 계정명도 보였다.

"인호도 있고, 병철이에……"

모두 한국에서 내로라 하는 재벌가의 구성원들이다.

얼른 친구 신청을 보낸 이영재는 다시 영상을 보았다.

넋 나간 진호의 말에 다시 한번 웃음을 터트리던 이영재는 이내 미간을 좁히며 영상을 천천히 훑었다.

"참매라……"

무언가가 떠오르려는 듯 머릿속이 간지럽다.

"……에이."

일단 '참매, 이진호'를 메모한 이영재는 다시 업무를 시작했다.

* * *

"설아야! 그 의자는 저기다 놔주고, 복사기는 저쪽…… 아니다. 같이하자!"

정구호와 이설아는 이른 아침부터 이사를 하느라 바빴다.

'내일부터 합류할 직원들이 오기 전에 이사를 마쳐야 돼! 아오, 진짜 배송 문제만 아니었어도!'

결제를 하기 전에 배송 업체의 평판부터 살펴봤어야 했다.

"하아. 일단 좀 쉬자."

"네에……"

"후, 이제 책상만 조립하면 되겠다. 배고프지? 메뉴는 뭘로 할래?"

"이사에는 짜장면이죠!"

"먹어도 돼?"

덜컥!

"괘, 괜찮아요. 오늘은 열심히 땀흘렸으니까! 괜찮……을 거예요. 아마도……"

"그, 그래! 오늘은 먹어도 괜찮아! 그 관장이 뭐라고 하면 내가 아주 혼내 줄……"

"여기가 로엠 컴퍼니 맞나요?"

"맞겠죠. 저기 가수님 계시잖아요."

낯선 사람들의 등장에 땅바닥에 철푸덕 앉아 있던 정구호와 이설아가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

"누구신지……"

경계가 가득한 정구호의 물음에 세 남녀가 활짝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내일부터 기획을 맡게 될 차지혜입니다."

"A&R을 맡게 된 김상혁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마케팅과 홍보, 임시 회계를 맡을 김보라입니다."

"네에?"

"헛!"

화들짝 놀란 정구호와 이설아는 다급히 서로를 보았다.

'어, 어떡해요, 사장님!'

'나, 나도 몰라!'

"짐을 정리하고 계셨나 보군요. 돕겠습니다."

"아, 아니! 괜찮……"

"상혁 씨! 저기 큰 것 좀 맡아줘요!"

"예!"

정구호와 이설아는 넥타이를 풀며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에 잠시 넋을 놓았다.

'와, 멋있다.'

정장이 너무도 잘 어울리는 그들의 모습에 이설아는 작은 질투마저 느꼈다.

"아차. 도, 도울게요!"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러 이사가 끝나자 그들은 한자리에 모였다.

"전 짜장면이요!"

"아니, 더 비싼 거 드셔도 됩니다."

"이사에는 중국집이죠. 상혁 씨는요?"

정구호는 아쉬워하며 핸드폰을 들었다.

차지혜는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정구호가 통화를 종료하자 손뼉을 쳤다.

짜악!

사람들의 시선이 모였다.

"자, 그럼 식사가 오기 전에 간단하게 회의를 해 볼까요? 사장님, 설아 씨. 기획팀에서 회의를 요청하겠습니다. 승인하시겠습니까?"

"네? 예, 예!"

"네!"

차지혜의 박력에 밀린 정구호는 얼떨떨해하며 답했지만, 이설아는 마치 사막에서 만난 오아시스처럼 간절히 대답했다.

그렇게 그들은 회의실로 향했다.

"그러면 지금부터 이설아 씨를 어떤 방식으로 기획하고, 케어해야 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스크린을 봐 주십시오."

정구호는 스크린에 비춰지는 온갖 그래프와 도표에 당황했고, 이 설아는 그걸 멍하니 바라보았다.

'이게 일류……'

몽롱해져 가던 이설아는 이전에 진호가 했던 말을 떠올리곤 눈에 힘을 주었다.

'이건 내게 도움이 되는 거야. 그러니 집중해야 돼!'

마음속으로 진호에게 감사하다외친 그녀는 재빨리 회의실에 둔메모지와 볼펜을 들고 왔다.

* * *

치이익! 화륵!

불꽃을 피워 올리는 그릴 위에서 한우가 맛있게 익어 간다.

그래도 몇 번 구워 봤다고 분무기에 담긴 진한 소금물이 예쁘게 뿌려진다.

"으흥흥."

콧속을 파고드는 향기로운 냄새에 절로 웃은 진호는 옥상에 펴둔 테이블에 앉아 어색한 모습으로 술을 홀짝이는 직원들과 펄 게이트 사람들을 보며 피식 웃었다.

그랬다. 오늘은 로엠 컴퍼니의 직원 합류 환영회 겸 전체 회식을 하는 날이었다.

'이렇게 모아 두니까 진짜 많네.'

옥상의 반절이 꽉 찰 정도다.

'그리고 설아 씨는 여전히 제일 예쁘고.'

먼저 돕겠다고 나서 옆의 그릴에서 고기를 굽고 있는 이설아를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진호는 발치에서 알짱거리는 참매를 발로 밀어내며 열중하고 있는 이설아를 힐끔힐끔 살폈다.

"대표님, 제가……"

"괜찮아요. 앉아 계세요. 사장님이 그렇게 엉덩이 움직이는 거 아닙니다."

'어딜 방해하려고!'

그렇지 않아도 펄 게이트의 세명이 흘끔흘끔 쳐다봐서 살짝 짜증이 나던 참이다.

정구호를 만류하던 진호는 갑자기 어두워지는 그의 얼굴에 의아해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설마?"

"아, 아뇨!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럼 실례 좀 하겠습니다."

"실례는 무슨. 어허, 최 이사님도 앉으시죠."

엉덩이를 다시 붙이는 그들에게 싱긋 웃은 진호는 고기가 수북하게 담긴 접시들을 그들에게로 가져갔다.

"자, 에피타이저용 투쁠 한우 나갑니다!"

"와아-!"

"헐. 한우가 에피타이저면 메인은 뭡니까?"

"당연히 삼겹살이죠! 원래 고기는 맛없는 한우부터 먹는 거예요. 설아 씨도 그만 굽고 얼른 앉아요."

"……네?"

"그, 그런 것치고는 에피타이저가 너무 많은데요?"

팩이 웬만한 성인의 허리 높이까지 쌓여 있는 한우만 해도 다 먹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진호는 질려 하는 그들을 보며 깜짝 놀랐다.

"아니, 사람이 몇 명인데 이것도 못 먹어요? 안 그래요, 최 이사님?"

"그럼요! 이 정도론 간에 기별도 안가죠! 다들 먹을 수 있지?"

"예!"

"사랑합니다, 대표님-!"

"거봐요."

주식 파트와 로엠 컴퍼니, 펄 게이트의 사람들은 고개를 저었다.

키득키득 웃은 진호는 잔을 들었다.

"서로 인사들은 잘 나누셨나요?"

"예-!"

"다행이네요. 난 또 같은 식구들끼리 내외할까 걱정했거든요."

옥상 위로 작은 웃음 소리가 퍼져 갔다.

"그래도 두 분은 제가 따로 소개시켜드리고 싶네요. 도명안 변호사님? 최덕재 사장님?"

드르륵!

"아까도 인사 나눴지만, 다시 인사드립니다. HU의 전속 변호사 도명안입니다. 앞으로 법률적인 일이 있을 땐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최덕재입니다. 앞으로 목숨을 바쳐 경호하겠습니다. 그러니 어느때라도 어떤 상황이라도 무조건 저희를 믿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짝짝짝짝짝!

진호는 술잔을 들었다.

"인사가 끝난 것 같으니, 잔들을 채워 주세요."

사람들은 황급히 빈 잔을 채워머리 위로 들었다.

그 순간이었다.

저벅저벅.

누군가 옥상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응? 올 사람이 없는데?'

"아, 이런."

옥상에 나타난 사람만큼 진호도 놀랐다. 이영재와 이서형이 낭패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신들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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