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2화
185cm 큰 키를 가진 잘 생긴 미남이 씩씩거리며 친구가 사는 원룸의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른다.
"아, 나. 이 미친 놈은 왜 이렇게 연락이 안돼?"
친구와 연락이 끊긴 지 벌써 두달이다.
회사에 물어보니 한 달 전 일을 그만두었다고 했다.
"정말 죽은 거 아냐?"
코코아톡 메시지를 확인하는 걸 보면 겨울 한파에 얼어 죽은 건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기울어진 가세에 일찍 이 사회로 향해야 했던 친구 진호.
남들은 대학 새내기 생활의 단꿈에 젖어 신나게 놀 때, 여인숙 달방보다 허름한 방에서 여름 독감에 걸려 다 죽어 가던 진호를 겨우 구출한 것만 생각하면 지금도 눈앞이 아찔하다.
혹시나 이번에도 그런 상황일까 재준은 다급히 걸음을 옮겼다.
그는 얼른 간이 건물의 문손잡이를 잡았다.
덜컹!
"어? 집에 있네? ……뭐야, 이새끼."
가져갈 게 없기에 오히려 하나라도 사라지면 엄청난 타격이 온다고 문단속을 철두철미하게 하는 진호.
그는 얼른 방문을 활짝 열었다.
"야, 이 개자식…… 아!"
타다다다다다!
컴퓨터 모니터만이 유일한 불빛인 방, 위염이 생긴다면 병원비가 더 나간다고 잘 먹지도 않은 컵라면 그릇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더러운 방.
광기가 가득한 눈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연신 마우스와 키보드를 두드리는 친구의 모습은 여태까지 보아 온 진호가 아닌 것처럼 굉장히 낯설었다.
그 순간 진호는 벌떡 일어나 만세를 했다.
"됐다-! 그렇지! 그렇지-! 이제 된 거야! 고생 끝! 행복……"
허공에 어퍼컷을 날리며 방방 뛰던 진호는 멍하니 이쪽을 보는 친구 재준을 발견하곤 그대로 굳어버렸다.
"어……. 왔어?"
정신을 차린 재준은 얼굴을 와락구기며 혹여 끙끙 앓고 있을까 걱정되어 사 온 죽을 집어 던졌다.
퍽!
"야, 이 개새끼야! 잘 살아 있다면 살아 있다고 말을 해야 할 거 아냐-!"
움찔 어깨를 움츠린 진호는 머리를 긁었다.
"안 했나?"
"안 했거든-!"
재준의 입에서 온갖 쌍욕이 흘러나오자 진호는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숙였다.
안 했다면 분명 자신의 잘못이 맞았다.
그렇게 길길이 날뛰던 재준이 진정한 건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였다.
"그래서."
"응?"
재준은 이를 갈았다.
"그래서 뭔 개짓거리를 하느라 회사도 그만두면서 연락을 안 받은 건데?"
"아……"
말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만약 말해야 한다면 어디까지 말해야 할까.
찰나 동안 많은 고민을 한 진호는 이내 들어오라 손짓을 하곤 마우스를 조작해 하나의 창을 띄워보여 주었다.
"이게 뭔데?"
"내가 두 달 동안 주식 및 코인으로 번 수익."
"뭔 개소리를……"
재준은 무척이나 진지한 진호의 얼굴을 보곤 진호가 띄운 창을 보았다. 그리곤 경악했다.
"일, 십, 백, 천, 만, 백만, 천만, 억? 7억?"
정확히 말하자면 두 달 동안 번 수익의 일부다.
하지만, 이 정도까지다.
"너, 너 이거 뭐야! 무슨 짓을 한거야!"
"내가 전에 말했잖아. 누가 너한테 어떤 주식이 상한가 치는지 알려 주면 어떻게 하겠냐고."
"……그, 그럼 이게?"
"어."
"……미, 미친."
진호는 중격에 빠진 재준을 향해 침대에 앉으라 손짓하고는 쳐 놓은 커튼을 걷었다.
두 달 만에 겨우 보는 햇빛이 몸을 좀 먹어 가던 무언가를 깔끔하게 날려 버리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정보를 얻어 주식을 한 것도 있는데, 하다 보니까……"
"재능이 있었다? 그래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혹여 능력이 사라질까 말도 안되는 말로 휴가까지 써 가며 일주일 동안 매달렸던 전 세계 증시와 전자 화폐.
그런데 [스킬: 블랙 펄의 선장]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쓰면 쓸 수록 더 세심하게 더 멀리 파도를 볼 수 있게 됐다.
어느 지점에서 파도가 일어날지도 눈에 훤히 보였다.
그 순간 어느 하청 업체의 선반밀링 공돌이 월급 190만 원의 비정규직 이진호의 삶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십 년간 모았던 전세 자금은 이제 한 사람, 한 일가, 아니 3대의 인생을 바꿀 엄청난 액수가 되었다.
대학 중퇴 후 아르바이트로 번돈 1, 600만 원으로 5년 만에 1, 600억 원을 번 일본의 젊은 부자인 코테가와 타케시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익률.
진호는 이런 그동안의 사정을 꾹숨기며 재준을 응시했다.
"……새끼. 축하한다."
"어?"
"축하한다고!"
벌떡 일어난 재준은 진호를 뜨겁게 끌어안으며 방방 뛰었다.
"이제 네 그 거지같던 인생에도 볕이 드는구나! 그래, 씨발! 하느님도 양심이 있으면 이렇게 해 주셔야지! 축하한다, 친구야! 정말 축하해!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혹여 질투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 이놈은 이런 놈이었지…….'
왜인지 부끄러워진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됐지?'
옛날엔 과자 한 봉지도 서로 나눠 먹었는데, 언젠가부턴 같이 밥을 먹으면 백 원까지 셈을 해 가며 더치페이를 했다.
나중엔 그 돈마저 없고, 만날 밥을 사는 친구에게 미안해 '나중에, 다음에'라는 말로 만남을 차일피일 미뤘다.
겨우 얼마 전까지의 과거.
삶을 지독히도 괴롭혔던 지옥 같던 족쇄였다.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그래. 행복 시작이야. 행복 시작……"
진호는 언제나 고마운 친구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뜨겁게 녹아내린 설움을 토해 냈다.
* * *
'그동안 뭐에 씌었던 거지.'
식음을 전폐하면서까지 주식과 코인을 했던 것도, 20살 이후 옹졸해졌던 것도 모두 무언가에 씌었던 게 분명했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치이익!
"하필이면 삼겹살이냐. 그것도 이렇게 우중충한 사내놈 집에서. 돈도 그렇게 번 놈이!"
"삼겹살이 뭐 어때서?"
진호에겐 무한 리필 뷔페에 가서 먹은 소고기보다, 짜디짠 홍게보다, 소금간이 잘 된 삼겹살이 더 맛있는 음식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만 원이라는 작은 돈으로 나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그리고 내 집이 어때서? 이렇게 담배도 필 수 있잖아."
"……인정."
둘은 낄낄 웃으며 소주잔을 부딪쳤다.
"크-."
무척이나 오랜만에 마시는 소주가 설움과 울분을 모두다 토해낸 속을 촉촉이 적셨다. 뿌연 담배 연기가 남은 찌꺼기마저도 긁어냈다.
"그래서 이젠 뭘 할 거냐? 어떻게 할 거야?"
"……글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방금 전까지 목표한 금액을 버는데 치중해서 더욱 그랬다.
'내 예상대로라면 아직 하나의 스킬을 더 얻을 수 있어.'
돈은 이제 해결됐으니 그 외에 인생에 가장 필요한 스킬을 얻어야 했다.
'외모? 기술? 음악? 미술? 요리?'
앞으로 살날이 무척이나 많이 남은 인생을 놓고 봤을 때 가장 필요한 재능.
진호는 친구 재준을 보았다.
은수저 이상 가는 수저를 물고 태어난 것도 모자라 우월한 외모로 인생 승리자의 삶을 살아온 친구 재준.
"뭐, 인마. 뭐? 형이 그렇게 잘 생겼어?"
'외모일까? 지성이면 감천이다?'
아니다. 십대나 이십대라면 그런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젠 아니다.
우월한 외모가 삶을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지 재준을 보아 오며 알고 있다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게 있다.
'앞으로 인생을 즐기면서 살 텐데, 도중에 망가져서는 곤란해.'
[스킬: 지성이면 감천이다]도 건강한 몸을 만들기는 한다.
외모를 개변하고, 절대 살이 찌지 않도록 신체를 고정시키며, 인체 오장육부가 뛰어난 면역력을 갖춘다.
그러나 결코 완벽하지는 않다.
'지성이면 감천이다 스킬의 주인공은 뇌종양에 걸려 인생을 후회하다가 칼 맞고 죽지.'
술과 담배를 끊어 건강을 지키려 했다가 스토리를 다시 시작한 적이 있다. 질병은 예정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잘난 외모가 필요하다면 성형을 하면 된다.
살은 빼면 된다.
하지만, 언제 찾아 올지 모르는 각종 암, 혈압, 혈관 질환 등의 질병은 억만금이 있어도 막아 낼 수 없다.
마침 그런 질병을 막아 내는 스킬이 있다.
본인의 몸을 실험체이자 표본으로 삼아 의학계에 무수한 업적을 남긴 어느 의사의 스킬.
"운동…… 해야지. 운동할 거야."
"오재준은 박수를 쳤다.
"그래, 잘 생각했어! 난 또 겨우 7억 가지고 집을 살 거다, 뭐 차를 바꿀 거다 그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하는 줄 알았네!"
진호는 친구의 응원이 고마운 한 편 헛웃음이 나왔다.
"그래. 겨우 7억이지. 이 서울 바닥에서 7억은 아무것도 아니지."
그럭저럭 살만 한 집을 사고 차를 사면 사라져 버릴 작은 액수.
"그래. 그건 네 종잣돈으로 하고, 살부터 빼. 앞으로 오래도록 맛있는 거 먹으려면 몸뚱이가 좋아야지."
진호는 뱃살을 잡아 흔드는 재준의 손을 쳐 내며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맛있는 거? 국내산 삼겹살보다?"
재준은 이마를 잡았다.
"……세상에 맛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인마! 아오-!"
"…… 많으면 많은 거지. 왜 화를 내, 인마! 또라이냐?"
"아, 아니. 그냥 그렇다고……. 마, 마시자."
장난이었다는 듯 웃은 둘은 다시 잔을 부딪쳤다.
"크-. 그래도 집은 옮겨. 근처에 좋은 투룸, 쓰리룸 많잖아."
진호는 잠시 생각했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일단 몸부터 좋게 만들고 나서 생각해 볼게."
혹여 거래를 해도 지금 하면 안된다.
부동산 거래를 하는 순간 그 스킬의 1차 해금 조건을 해금해 버리기 때문이다.
"왜! 겨울은 이제부터 시작이야! 여기서 계속 살면 전처럼 얼어…… 안 죽겠구나, 참."
"응. 여름엔 북극보다 시원해질 예정이지."
기름 콸콸, 에어컨 빵빵.
이제 난방비와 전기세 등 각종 공과금 걱정은 안녕이었다.
"진짜 즐거운 라이프 시작이구나. 축하한다……아, 술이 없네."
"그러게 몇 병 더 사자니까."
진호는 옷을 챙겨 들며 일어섰다.
"아니야. 그냥 나가서 먹자. 형이 쏠게."
"됐어. 사도 내가 사야지. 그동안 얻어먹은 게 얼만데……. 삼겹살보다 맛있는 게 많다고 했지? 오늘은 이 형이 쏜다! 넌 메뉴만 골라!"
"오오오! 진호 형 최고다! 형-!"
키득키득 웃은 진호는 삼겹살 몇점이 남아 뒹구는 전기 그릴을 챙겨 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쏴아아아!
"……뭐 하냐?"
"다 치우고 가야지. 안 그럼 내일 고생해."
"크-. 가정적인 남자 이진호! 쌈장은 냉장고에 넣으면 돼?"
"남은 야채는 냉동실에."
"오케이!"
* * *
침대 위에서 뒤척이던 진호는 갑자기 눈을 번쩍 뜨더니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갔다.
쿠르릉!
"후우."
고개를 저은 그는 냉장고를 열어 어제 산 유기농 채소와 과일들, 한 약재 우린 물들을 주섬주섬 챙겨들고 부엌으로 향했다.
"시금치 한 주먹, 비트 한 주먹, 브로콜리 두 주먹……"
깨끗한 몸 관련 스킬의 1차 해금조건인 '해독 주스 십 일 마시기' 의 레시피.
일단 몸과 오장육부에 들어찬 독기부터 모두 빼내는 이 레시피를 알기 위해 시행착오를 얼마나 겪었는지 모른다.
기이잉! 카가가가가!
진호는 다 갈린 짙은 보라색 주스를 떨떠름하게 바라보았다.
"…… 빌어먹을."
꿀꺽!
"컥!"
진호는 재빨리 화장실로 달려가 방금 먹은 것을 다 게워 냈다.
지옥의 모든 풀뿌리를 갈아 만들면 이럴까.
흔히 고삼차라 말하는 한약재 달인 물 등 쓰디 쓴 한약이 들어가 더 견디기가 힘들었다.
"후우……"
그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해독 주스를 죽일 듯 바라보다 이내 낚아채 코를 막고 삼켰다.
꿀꺽 꿀꺽!
"……웩! 웨엑!"
진호는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이걸 뱉어 내면 다시 만들어 먹어야 한다.
'……포기할까?'
아니다. 이제 와 포기할 수 없다.
아니 포기하기도 싫다.
'죽어라 운동하는 것도 아니고, 겨우 먹는 걸로 포기한다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금치 한 주먹도 사치였다.
비트란 야채는 리셋 라이프를 할 때만 들어 본 이름이고, 브로콜리는 초장이 비싸 포기했다.
'미래의 행복을 얻으려고 하는데 겨우 이따위로 약해진다고?'
진호는 이를 악물며 올라오는 토기와 내용물을 꾹 눌렀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커흡?"
등 울리는 아랫배를 잡은 진호는 날다시피 다시 화장실로 향했다.
쿠르릉!
대장을 잡아 뽑는다는 게 이런 걸까.
아님 온몸의 수분을 쥐어짠다는 게 이런 걸까.
이러다 정말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위기감은 새로 산 체중계에 오르자 말끔히 사라지고 말았다.
"5 킬로……"
어제 오늘 합쳐 5킬로그램이 빠졌다.
진호는 다시 냄새나는 화장실로 들어가 얼굴을 살폈다.
"턱살은…… 좀 빠졌나?"
두툼하다 못해 타이어를 두른 것 같은 외모는 여전한 것 같지만, 한 편으론 턱선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하긴 살이 빠져 본 역사가 없으니.'
여기에 3교대 직장 생활과 잦은 회식으로 인해 몸이 끔찍할 만큼 부풀었다.
"그래도 트러블이 많이 가라앉았다."
만날 거울을 보며 푸념만 해서인지 더 잘 보였다.
슬그미니 고개를 들며 볼과 턱을 쓸어내린 진호는 점퍼를 챙겨 들곤 집을 나섰다.
일을 시작하기 전 동네 한 바퀴를 돌기 위해서였다.
'2차 해금을 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체력이 필요해. 물론 10일 동안 걸어 봤자 체력이 얼마나 늘까 싶지만…… 안 하는 것보다 나아.'
그리고 집안에 있는 것보다는 밖에 나가고 싶다.
한국 증시의 장이 열릴 때까지 핸드폰을 보기보단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동네의 풍경들을 제대로 보고 싶다.
그렇게 점차 알고 있는 풍광을 늘려 가고 싶다.
"가자."
그렇게 거리로 나온 진호는 굉장히 신이 났다.
"아, 여기 슈퍼가 편의점이 됐구나. 아, 여기에 원룸이 새로 생겼네. 빵집은…… 문 닫았네. 단팥빵 맛있었는데……"
주위를 신경 쓰지 못하게 된 지 몇 년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참 많은 게 변했다.
이곳에 정착했을 때만 해도 허를 했던 동네는 제법 세련되게 변했다.
진호는 내친김에 대로변으로 향했다.
"이 동네도 많이 변했구나……"
못 보던 음식점들이나 편의 시설, 놀이 시설들이 즐비했다.
이렇게 주위를 보지 않고 살았나 자괴감이 드는 한 편, 낯선 풍경들이 큰 재미로 다가왔다.
"그나저나 이 근처에 헬스장이 있었던 것 같은데……"
2차 해금 조건에 꼭 필요한 장소인 헬스장을 찾던 진호는 갑자기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만화책방 위에 헬스장이 있네."
심지어 1층은 음식점이다.
굉장히 특이한 위치 선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
"흠. 거리상 적당한 것 같고 걸어서 약 20분 정도 거리였다.
"어이구. 혹시 운동하러 오셨어요?"
"예?"
고개를 돌린 진호는 화들짝 놀랐다.
개구리 왕눈이를 연상케 하는 큰눈에 험악한 인상과 우락부락한 덩치. 껄렁껄렁 다가오는 걸음걸이 조차도 위협이 되었다.
'조, 조폭?'
"아이쿠, 이거 내가 놀라게 해 드렸구나? 반가워요. 여기 체육관관장 강치승입니다."
'어?'
웃는 모습이 꽤나 선했다. 의외였다.
'그리고 어디서 본 것 같은데 …….'
굉장히 강렬한 인상이라서 한 번 봤으면 잊지 않았을 텐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운동하실 생각 있으면 언제든 찾아와 주세요. 내가 싸게 해 드릴게. 어휴, 조금만 빼면 아주 미남되시겠네."
"……그, 그래요?"
괜스레 찢어지는 입가에 헛기침을 한 진호는 명함을 조심스레 받아 들며 고개를 숙였다.
"곧 찾아 뵙겠습니다."
"어휴. 언제든 찾아와 주세요. 우리 체육관 싸고 좋아요."
"하하. 옙!"
돌아선 진호는 히죽 웃었다.
왜인지 좋은 인연을 만나 좋은 곳에서 스킬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게임 폐인의 리셋 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