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게임 폐인의 리셋 라이프-334화 (334/424)

14권 10화

그렇지 않아도 마침 생각해 둔게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실버타운의 주방으로 향한 진호는 살짝 놀랐다.

'요리 학원?'

마치 요리 학원처럼 정렬되어 놓인 조리 테이블들과 한쪽 벽면을 모두 채운 오븐들.

테이블마다 하얀 앞치마를 두른 노인들이 구부정하게 서서 주름이 가득한 손으로 반죽 같은 것을 주무르고 있었다.

원장이 귓속말을 해 왔다.

"저희 타운에서는 거동이 힘드신분들을 제외하면 모두 본인이 드실 간식 혹은 하루 한 끼를 직접 만들어 다른 분들과 나눠 먹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치매예방에 좋거든요."

"아……"

정말 좋은 발상이었다.

'이분들이……'

그 전쟁의 영웅들이었다.

울컥 눈시울이 뜨거워진 진호는 그들을 향해 허리를 깊이 숙였다.

"안녕하십니까! 이진호입니다!"

"응? 뉘신가?"

"뭐여? 누구여?"

"한국에서 온 봉사자세요, 어르신들."

"……오! 한국!"

"귀찮게 뭘 또 와. 이제 한국 사람은 그만 좀 오라고 해. 아주 귀찮아 죽겠어."

"잘 왔네. 잘 왔어. 사탕 먹을래?"

따스한 미소로 맞이해 주는 그들의 모습에 진호는 한 번 더 울컥할 수밖에 없었다.

원장은 진호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며 푸근히 웃었다.

"어르신들! 여기 한국에서 온 봉사자께서 어르신들과 함께 빵을 만들 거예요!"

살짝 놀랐던 어르신들은 이내 어서 오라는 듯 따뜻하게 웃으며 손짓을 했다.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진호는 빵을 만들 재료를 챙기기 시작했다.

'밀가루가 그렇게 좋은 게 아니네……'

진호 본인이 빵을 만들 때 쓰는 밀가루에 비하면 꽤나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이었다.

그러나 이게 이들로서는 최선일것이고, 앞으로도 이런 것밖에 쓰지 못할 터였다.

'그럼 바꿔야지.'

어떤 생각을 하며 다시 고개를 끄덕인 진호는 빵을 만들 재료들을 가득 챙겨 빈자리에 섰다.

"무슨 빵을 만들 생각이에요?"

"케이크요."

"아."

원장의 낯빛이 살짝 어두워졌다.

"음. 미안하지만 어르신들에게 케이크처럼 단 음식은 좀……"

"걱정 마세요."

"네?"

"달지 않으면서도 단 케이크일테니까요."

"그게 무슨……"

"진호야! 여기!"

후다닥 달려온 정 실장은 오는 길에 진호가 부탁한 커다란 철제케이스 두개를 내밀었고, 재빨리 받아든 진호는 그중 하나를 열었다.

내용물을 본 원장은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음? 이것들은?"

약 15cm 크기의 병들이 액체나 가루를 그 속에 담은 채 줄줄이 놓여 있었다. 진호는 그중 하나의 병을 꺼내어 원장을 향해 흔들어주었다.

"방금 말씀드렸잖아요. 달지 않으면서 단 케이크를 만들 거라고요. 아, 이곳에 몇 분이나 계세요?"

"56명!"

방금 전 귀찮게 뭘 또 왔냐며 투덜거렸던 어르신이 크게 외치자 다른 분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3킬로그램이면 충분하겠지만……'

진호의 기준으로 봤을 때 작은 사이즈의 스펀지케이크, 간식 한 끼 분량의 스펀지케이크 한 판에 밀가루가 약 130그램 정도 들어간다.

그러나 지금 만들려는 작품을 위해서는 그 배 이상을 써야 했다.

"감사합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진호는 20kg짜리 밀가루를 찢어 체에 툭툭툭 치기 시작했고, 각이 꽤 잡힌 그 모습에 호기심을 느낀 어르신들이 슬그미니 그의 곁으로 몰려들었다.

"뭘 만드는 거야?"

진호는 방금 전 원장에게 했던 설명을 그대로 해줬고, 노인들은 눈을 끔뻑였다.

"달지 않으면서도 단 케이크?"

"그런 게 가능해?"

"가능하죠. 세상엔 설탕보다 건강하고 맛있지만, 설탕만큼 대용량으로 생산하지 못하는 것들이 꽤 있거든요."

"응?"

"지켜보시면 아세요."

'여러분들에게 의미가 있는 케이크일 테니까요……'

이들을 보자마자 바로 떠오른 디자인. 분명 한국을 위해 희생한 이들에게 의미가 있을 터였다.

'아, 다 쳤다.'

밀가루를 곱게 다 친 진호는 계란을 꺼내 들었다.

탁! 까각! 탁! 까각!

사람들은 순식간에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가 깔끔하게 분리되는 신기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 어어?"

커다란 조리테이블 전체에 빌딩들이 쌓아지고, 도로가 놓이고, 커다란 삼각형의 타워가 생겨난다.

지금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는 헬멧과 소총을 든 채 서울로 진격했던 그들은 빌딩에 쓰인 한글을 보곤 무언가를 알아차릴 수밖에 없었다.

"이, 이건?"

"……부, 불러와. 사람들을 불러와. 어서!"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 체스를 두던 참전용사들이 몰려드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들은 그 짧은 시간 동안 더 완성된 도시의 모습에 마른침을 꿀꺽 삼킬 수밖에 없었고, 어떠한 격동이 몸을 흔드는 걸 느꼈다.

왜 모르겠는가.

한국에서 온 봉사자들이 보여 주던 그 사진 속의 모습이고, 그들이 진격한 곳인데 말이다. 원장도 두눈을 파르르 떨며 완성되어 가는 경이로운 작품을 응시했다.

"서, 서울입니까?"

누군가의 떠듬거리는 질문에 진호는 고개를 저었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 광주. 한국 5대 도시의 랜드마크들이에요. 여긴 아시죠?"

서쪽에 배치된 노랗고 갈색인 커다란 빌딩.

"……63빌딩이라고 하더군요."

"네. 그리고 여긴 국회의사당이고, 여긴 RD타워예요. 지하 6층포함 총 129층. 약 555미터의 마천루예요. 그리고……"

그 굽이치는 한강을 중심으로 5대 도시의 랜드마크들이 세워진다.

한강 속에 제주도가, 거제도가, 완도가, 독도가 들어서고, 그 위로 각 지역 특산물들의 형태로 만든 무설탕 초콜릿이 놓이고, 또 그 위로 다리들이 놓였다.

사람들은 진호가 하고픈 말에 격동했다.

당신들의 희생으로 만든 한국이 이렇게 잘 살게 됐다.

이렇게 발전하고, 이렇게 세계에 위명을 떨치게 됐다.

'그리고 우리들의 희생은 결코 헛된 게 아니었다……'

"으음."

"크흡!"

진호가 보내는 메시지가 세월의 흐름에 다 깎이고 삭아 버린 그들의 마음을 울컥 적셨고, 원장은 이 젊은이의 마음과 천재성에 조용히 눈물을 흘리며 핸드폰을 들었다.

먹어 버리면 허무하게 사라져 버릴 가로 2미터, 세로 1미터의 걸작. 이건 무조건 기록으로 남겨야했다.

* * *

"음……."

"으음."

총 5시간의 제작 시간. 노인들은 접시와 포크를 든 채 진호가 만든 작품을 보며 마른침을 삼키고 있었다.

'이걸 어떻게 먹지?'

'꼬, 꼭 먹어야 하나?'

먹기엔 너무도 아까운 작품. 무슨 마법을 부린지는 모르지만, 마치 실제 건물을 축소시켜 올려놓은 듯한 모습에 선뜻 손이 가지 못했다.

그런 그들을 보며 피식 웃은 진호는 칼을 들었다.

"뭘 그렇게 보고만 계세요."

진호는 자신이 만든 대작에 서슴없이 칼을 가져갔다.

"어! 어어어!"

"자, 잠깐-!"

푸욱! 서걱!

칼이 가슴을 베어 내는 감각이 이럴까.

"억!"

"흐억! 저, 저!"

진호는 눈을 부릅뜬 그들을 향해 히죽 웃어 주었다.

"음식은 먹으라고 있는 거죠. 그럼 63빌딩 드실 분?"

……스윽!

사람들은 눈물을 머금고 접시를 내밀었다.

진호는 이후 참전용사들의 무용담을 듣고, 그들을 주물러 주다가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야 실버타운을 빠져나왔다.

"……허허."

"허허허."

빈자리가 이렇게 크게 느껴진 적이 얼마 만일까.

가끔 봉사자들이 찾아와 살뜰히 봉사를 해 주다가 돌아갔지만, 이젠 그들이 방문하고 떠나가는 게 일상처럼 되었지만, 오늘은 왜인지 그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오늘따라 유난히 적막한 로비의 소파에 앉은 그들은 핸드폰을 열어 진호와 함께 찍은 사진을 조심스레 매만졌다.

"……원장."

"네, 샘."

"그 젊은 청년이 연예인이라고?"

움찔!

쉰여섯 명의 참전용사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원장은 다부지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계 1위의 모델이자, 한국에서 무척이나 유명한 배우 겸 가수예요. 거기다 할 줄 아는 게 너무도 많아서 외계인이라고 불려요."

"외계인?"

"그만큼 재주가 많다는 거죠. 그리고 얼마 전에 미국에서 더 로드 오브 월 스트리트라는 드라마를 찍었는데, 거기서 존 리라는 역할을 맡았어요."

"존 리……"

"성이 같구만."

"아! 이번에 마돈나가 그를 프로듀싱해줬어요."

"마돈나? 그 마돈나가?"

"네! 지금 엄청 인기를 끌고 있어요."

"그-래?"

"노래 앨범을 냈어?"

눈을 번쩍 뜬 노인들은 냉큼 핸드폰을 들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어, 아들. 나다. 너 혹시 존 리라고 아냐? 아니, 더 로드 오브월 스트리트라는 드라마를 찍은 존 리! 이놈이? 그 좋은 청년을 왜 몰라! 나보다 스무 살이나 어린 놈이 어째 곧 관짝에 들어갈 나보다 소식이 늦어? 지금 엄청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

"뭐? 몰라? 이런 늙은 놈……. 쯧쯧쯧. 아무튼 그 사람 노래 앨범이랑 출연한 드라마를 그 뭐냐…… 응, 맞아. 다운받아서 보내라. 아, 거 보내라면 보내! 뭔 말이 그렇게 많아?"

"내가 보내 준 사진 봤지? 그 청년이다. 내일까지 보내라."

"뭐, 힘들어? 정말 힘든 게 뭔지 보여 줄까! 이놈이 나이 좀 처먹었다고 아비를 괄시해? 뭐 육십?

난 팔십셋이다, 이놈아! 너 오늘 잘 걸렸다! 안 그래도 할 말이……."

튀어나오려는 웃음을 겨우 참은 원장은 직원들에게 시간 되면 모시라는 말을 남기고는 원장실로 향했다.

달칵! 우우웅!

컴퓨터를 켜고 본체에 핸드폰을 연결한 원장은 참전용사 커뮤니티 사이트에 접속했다. 미국 각지에 퍼져 있는 참전용사 실버타운의 원장들이 모여 만든 커뮤니티 사이트.

'결코 본인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천사'라는 서문으로 글을 시작한 원장의 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좋은 건 널리 알려야지."

이 다음은 재향군인회였다.

그렇게 진호의 이름이 사회 저변에서부터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한편 차에 오른 진호는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겼다.

담담하게 풀어낸 그들의 무용담들이 진호의 머릿속을 엉클어 놓았다.

"……참 잔인했네요."

그저 듣기만 했는데도 속이 울렁거린다.

오랜 침묵 끝에 꺼낸 그 말에 월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은 원래 잔인한 법이지. 스마트해진 현대의 전쟁도 참혹하기 그지없는데, 그 시대의 전쟁이라면…… 으음."

"……왜였을까요. 그분들은 왜 단 한 번도 들어 보지 못한 나라에 와서 그런 지옥을 겪었을까요."

'그리고 우리 민족은 왜 그런 지옥을 우리의 땅에 펼친 것일까. 또 그리고 왜 우리는 지금의 우리를 있게 만든 그분들을 대우하지 않는 것일까.'

후손으로서 참 부끄럽고, 죄송스러웠다.

한숨을 길게 내쉰 진호는 이내 눈빛을 굳히더니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응, 봄아. 나랑 작업 하나 하자."

직접 발굴하고 키워 내어 세상에 풀어놓은 천재들.

'진태도 불러야겠지……. 그분들이 욕이나 하지 않으면 좋겠네.'

진호의 머릿속에서 악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 * *

워싱턴을 걸쳐 애틀랜타, 마이애미 등을 걸쳐 결국 LA를 떠난 지약 한 달 반 만에 다시 LA에 도착하게 되었다.

웅성웅성.

콘서트가 열리는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밝다.

"쳇. 로즈 볼 스타디움이면 더 좋았을 텐데."

지니어스 USA 초창기 멤버인 21세 여대생 사라 코너는 아쉬움에 혀를 찼고, 그런 그녀의 오랜 포교에 이제야 지니어스가 된 사라 코너의 절친인 에이미 호크는 고개를 저었다.

"지노가 로즈 볼에 서기에는 인지도가 부족하지."

맞는 말이었다.

사라 코너는 지니어스가 된 지얼마 되지 않아서 아직 냉정한 절친을 입다는 듯 노려보았다.

"하지만 다음 투어 콘서트는 다를 거야."

"응, 그렇겠지. 지노가 거쳐 온 도시들이 난리 났잖아."

지니어스 자식을 둔 부모들이 제법 크게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재향군인회에도 알려졌어."

"그래, 맞아. 그것도 있지."

특히나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퇴역 군인들의 반응이 컸다.

한국 전체를 하나로 모은 듯한 도시 모형도, 아니 케이크 작품.

이런 마음씀씀이와 정성으로 인해 그들 사이에서 진호의 앨범과 드라마, 영화 구매 붐이 일어났다는 건 지니어스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정말 이 다음은 다를 거야. 그렇게 될 거야. 그러려면 나도……'

"여기 셀린느에서 후원하는 손수건이에요."

"앗! 감사합니다! 가자!"

받을 건 다 받은 그녀들은 얼른 자리로 향했다.

난생 처음 관람하게 되는 진호의 콘서트.

벌써부터 심장이 터질 듯 크게 뛰고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그녀는 빨리 진호가 나오기를 고대하며 무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하아! 하!"

물에 흠뻑 젖은 우비를 걸친 사라 코너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아쉽다는 듯 무대를 바라보았다.

오후 8시에 시작한 공연이 벌써 새벽 2시.

무대에 걸터앉은 진호도 앙코르의 연속에 지쳐 버렸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후우우.

목소리도 무척이나 지쳐 있었다.

'이제 정말 끝이네……'

그녀는 마치 한여름 밤의 꿈처럼 지나가 버린 시간에 눈물을 흘릴수밖에 없었다.

"……히잉."

그녀는 주섬주섬 의자 아래 넣어두었던 짐을 꺼내 들었다.

더 늦기 전에 집에 돌아가야 했다.

-드디어 마지막 곡이네요.

"응?"

"뭐?"

일어서던 사람들은 다급히 무대를 바라보았다.

-응? 뭐야, 벌써 가려고요? 마지막 곡은 듣고 가지. 겨우 완성시킨 건데…….

사람들의 눈이 번쩍 떠졌다.

'지노의 신곡?'

'정말?'

-그런데 이번 곡은 장치가 있어야 해서 시간이 필요해요. 기다리는 시간 동안 이 영상을 봐 주시겠어요?

'영상?'

그 순간이었다.

피유우! 콰앙! 투다다다다다!

"억! 이 소리는?"

질겁한 사람들은 무대를 본 순간 말을 잃었다.

-진격하라!

쏟아지는 총탄과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는 군인들. 상륙선에서 쏟아 지는 군인들.

카메라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는 동서양의 병사들. 피투성이가 되어 스러진 군인들과 '아빠에게'라는 한국어 글귀로 시작되는 얼룩진 편지.

지니어스의 머릿속에 진호가 워싱턴에서 남몰래 했지만, 결국 원장이 밝혀 버렸던 봉사 활동이 스쳐 지나갔다.

'서,설마?'

그들은 무대 위로 올라오는 피아노들과 검은 슈트,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을 보며 넋을 놓았다.

"보, 보미다! 보미 최!"

"상영 킴도 있어!"

지니어스로서 모를 리가 없는 얼굴들.

현재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세기의 천재 피아니스트들. 그들 전원이 모인 것이다.

진호도 어느새 검은 슈트로 갈아입은 후였다.

그런데 그뿐만이 아니다.

"마, 마돈나?"

"케이지!"

"카밀라도 있어!"

지니어스, 아니 오늘 이 콘서트에 모인 모든 이들은 지금부터 진호가 하려는 행동에 전율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진태의 옆에 앉은 진호는 마이크를 들었다.

-다른 미사여구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한국전쟁에 스러져 간 젊은 피들을 위한 추모곡. 시작하겠습니다.

'진태야…… 아니, 모두. 시작합시다.'

진호는 숨을 길게 내쉬며 건반을 강하게 눌렀다.

콰강!

숨져 간 넋을 위로 하는, 우울하면서도 결코 우울하지 않은 추모곡이 커다란 다저스 스타디움을 울려 갔다.

게임 폐인의 리셋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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