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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폐인의 리셋 라이프-230화 (230/424)

10권 5화

운암정의 아침은 꽤 분주하다.

눈이 닿는 곳, 닿지 않는 곳 모두를 쓸고 닦아야하며 수리도 해야 한다.

주방은 말할 것도 없다.

주방에 도착한 숙수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본인의 칼을 가는 것이며, 밤새 어디 녹슨 부분은 없는지 곰팡이 핀 부분은 없는지 불은 잘 나오는지 등 꼼꼼하고 세밀하게 점검한다.

그런 다음에야 운암정의 대문이 열리며 손님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치이이익! 타다다다다!

"여기 채 썬 양파 부족해!"

"3번 테이블 육전 완성됐습니다!"

"비켜!"

점심나절이 되면 빈 테이블과 방을 쉬이 찾아보기 힘든 운암정.

주방은 그만큼 바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시간이 3시를 향할 때 즈음이 되면 쥐가 나도록 움직이던 손들이 여유를 찾게 된다.

"요 며칠 전부터 식재료들 상태가 좋아지지 않았어?"

"선배님도 그렇게 느껴지셨습니까?"

언제나 같은 모습이 반복되는 주방이니만큼 작은 변화에도 민감할수밖에 없고, 이야깃거리가 될 수 밖에 없다.

"웬만한 10년 차만큼은 하는 것 같던데?"

재료를 일정한 크기로 써는 것만이 다듬기의 전부가 아니다.

그렇게 썬 후 재료가 얼마만큼 싱싱하냐가 문제다.

칼질이 어설프면 금세 시들해질 것이고, 칼질이 예리하면 오랫동안 신선도를 유지할 것이다.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그 차이가 눈에 보이지 않는, 솔직히 요리하는 입장에서도 그리 큰 차이가 없는 미세한 변화이지만, 언제나 손님에게 정성을 다한 음식을 대접하는 게 목표인 운암정 주방 사람들에게는 제법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썩 기꺼운 변화였다.

"창영이가 이번에 대오각성했나봅니다."

"그럼 이제 새벽이도 진급하는건가?"

"그건 좀 빠르지 않겠습니까? 고작 10년 차가 고기 칼을 제대로 다룰 수나 있을지."

밥 짓기의 이후 단계는 육고기를 이용한 요리를 하는 것이다.

"……뭐, 그건 점심 식사 때 보면 알겠지."

"그건 그렇죠. 그런데……."

"음?"

"그 배우란 양반은 어째 보이지가 않습니다?"

"보이지가 않기는, 아까도 봤는데. 저기…… 어, 저기서 불판 닦고 있네."

"벌써 불판을 닦아요?"

허드렛일에 속하는 설거지도 연차마다 맡는 게 다르다.

그중 설거지하기가 까다로운 불판은 최소 2년 차는 되어야 맡을 수 있는 조리 도구다.

재빨리 고개를 돌린 맥적과 너비아니 등을 담당하는 숙수는 구슬땀을 흘리며 석쇠를 닦는 진호를 발견하곤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음, 분명 닦는 건 창영이만큼 잘닦는데……."

"그렇지? 그런데……."

둘은 동시에 같은 생각을 가졌다.

"왜 저렇게 존재감이 없습니까? 불 꺼진 저녁에 보면 귀신인 줄알겠습니다."

"그러게. 분명 처음 봤을 때는 후광이 번쩍번쩍 빛났는데……."

[스킬: 나는야, 자연의 왕자]로 이 주방에 동화된 것이지만, 그들이 그것까진 알 리가 없었다. 그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의아해하다가 결국 윤헌수 숙수에게 한 소리 듣고 나서야 음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쯧."

혀를 찬 윤헌수 숙수는 창영과 웃음꽃을 피우며 설거지를 하는 진호를 응시하며 눈을 빛냈다.

'흐음.'

벅벅벅! 첨벙첨벙.

"솔직히 말해요, 진호 씨. 박소희 쉐프님 주방에서 몇 년 일했죠? 아니면 고깃집에서 알바를 했던가."

제아무리 탄 기름이 달라붙은 석쇠도 진호가 슥슥 문지르기만 하면 본래 모습을 드러내 버린다.

"제 인터뷰 보신 적 없으세요? 저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게임만 했어요."

"아씨. 진짜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어떻게 설거지도 잘해?"

"푸흐흐. 설거지는 요리사의 기본이잖아요."

"그건 맞는 말인데…… 어후."

'진짜 이러면 내 허드렛일 3년은 뭐지?'

그래도 질 수 없다는 호승심에 창영은 혼신을 다해 설거지 스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진호는 그런 그를 보며 살짝 미안해했다.

'미안해요. 스킬 때문이에요.'

한식 관련 스킬의 1차 해금 조건은 '설거지거리 만 개 닦기'다.

그렇게 되면 아주 더러운 식기도 빠르고 깔끔하게 닦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크고 역사가 깊은 주방에서 들어와 허드렛일을 시작하는 요리사 지망생들이라면, 아니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가지고 싶어 하는 재주라 할 수 있는데 진호는 이것을 고작 3일만에 습득했다.

"그보다 썸녀와는 어떻게 됐어요? 저랑 찍은 사진은 먹혀요?"

"…… 고마워요, 진호 씨."

"암튼 재주도 좋아. 새벽에 일어나 저녁 늦게까지 일하는데 썸은 대체 어떻게 탔대요? 그것도 여기 운암정 사람이 아닌 분과?"

"……헤헤헤."

"부럽다. 부러워."

진호는 쑥스러워 하는 그를 보며 입맛을 다시다가 눈을 빛냈다.

"그런데 창영 씨는 언제까지 혼자 이런 허드렛일까지 병행하는 거예요?"

영화에 써먹을 수 있는 디테일한 설정. 관객에겐 스쳐 지나갈 뿐인 한 마디 대사라도 이런 디테일이 모여야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저한테 후임이 들어오고 2년 정도는 더 있어야 해요. 그런 후에 쌀을 씻게 될 거예요. 그래도 2년은 더 식재료를 다듬어야 밥을 짓을 수 있게 되지만."

"어?"

"제가 좀 빨리 인정을 받아서…… 헤헤."

진호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최소 8년은 허드렛일을 해야 조리 도구를 맡기다니…… 그래도 역시.'

운암정 밥맛이 유독 맛있던 이유가 있었다.

'쌀을 씻는 데만 2년. 허어.'

"대단하네요."

"마지막 요리 나갑니다!"

"……끄아!"

"어후. 담배 몰려."

운암정 숙수들은 우르르 주방을 떠났고, 새벽이란 20대 중반의 청년이 설거지거리를 수거해 온 후 주방을 나섰다.

아니, 나서려 했다.

"잠깐."

윤헌수 숙수의 말에 모든 이가 걸음을 멈췄다.

"오늘 점심은 새벽이와 창영이, 그리고 이진호 씨가 한다."

모두가 놀라 창영을 보았다.

창영도 놀라서 얼어붙었다. 운암정 주방에 들어온 지 5년 차가 된이상 언젠가 닥쳐올 일이었지만, 너무도 갑작스러웠다.

"캬! 창영아, 축하한다!"

"간을 잘못 맞추기만 해 봐라. 아주 그냥 ."

"네, 네!"

벌떡 일어난 창영이 눈물을 그렁거리며 윤헌수에게 허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숙수님!"

"설거지부터 끝내."

"예! 감사합니다!"

윤헌수는 고개조차 끄덕이지 않은 채 주방을 나섰고, 나가려던 새벽은 안으로 들어왔다.

"그간 고생 많았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인 거 알지?"

"네!"

"짜식……. 너 뭐 할 거야?"

"대패삼겹 간장조림이요. 형은요?"

"너비아니."

"구이부터 시작하시려고요?"

"불을 다루는 게 제일 어려우니까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습득해둬야지. 그러면 진호 씨는……."

진호는 머리를 긁었다.

"이제 열흘밖에 안 배운 제가 숙수분들 식사를 만들어도 될까 모르겠네요."

'숙수분들도 그리 썩 좋아하는 기색은 아니었고.'

그들은 마치 진호가 호명된 것을 듣지 못했다는 듯 무시했다.

'나라도 그럴 테지만.'

엄격한 질서가 있는 신성한 주방에 연예인이라는 놈이 와서 고작10일 만에 숙수들을 대접할 요리를 만든다면 진호 자신이라도 못마땅해할 터였다.

"진호 씨가 운암정 식구라면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3개월짜리 연수잖아요. 정말 설거지만 하다가 가실 거예요?"

"……흠. 그럼 전 연잎밥을 하죠. 두 분의 요리가 짜니까요."

"그거 어려운 건데……."

'뭐 알아서 하겠지.'

"불린 쌀은 저기 있어요."

"감사합니다. 창영 씨, 얼른 설거지와 청소 끝내죠."

"아, 네!"

그들이 요리를 시작하게 된 건 거의 1시간이 지나서였다.

* * *

주방 안으로 들어온 숙수들은 조리대에 선 세 사람을 보며 눈을 빛냈다.

"대패삼겹 간장조림, 너비아니, 연잎밥인가?"

"연잎밥을 한다고? 허, 거참."

"포식을 할지, 배가 찢어질 만큼 고플지는 봐야 알겠지."

숙수들의 수군거림이 세 사람에게 큰 압박을 주었지만, 그들은 이내 이를 악물며 요리를 시작했다.

'역시 다들 못마땅하시구나.'

씁쓸하게 웃은 진호는 눈을 빛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지.'

실력을 보여 주는 것. 그런데 좀 걸리는 부분이 있다.

'2차 해금 조건은 가마솥으로 밥짓기…….'

이것을 해금해야 최고의 밥을 지을 수 있는 감각을 얻게 된다.

'하아, 이럴 줄 알았다면 어제 해치워 둘걸.'

눈과 코와 귀로 운암정의 요리를 훔치고 머릿속으로 정리하느라 너무 정신이 팔렸다.

'어쩔 수 없지.'

이를 악문 진호는 주방 한편에 있는 작은 가마솥에 찹쌀과 맵쌀, 햅쌀을 일정 비율로 섞은 쌀과 여러 건강한 식재료들과 물을 부은 후 아궁이에 불을 넣었다.

화륵!

'감각과 레시피를 믿는 수밖에.'

결국 한식으로서 한국을 알리는 한식의 대가가 된 이 스킬의 주인공이 만든 연잎밥 레시피.

밥이라는 카테고리에서 제법 상위에 있는 레시피였다.

[스킬: 불을 지배하는 자]의 온도 측정 감각이면 거의 흡사하게 따라 할 수 있을 터였다.

"호오"

"흠? 제법?"

숙수들은 주방 안을 가득 채우는 짜고 달콤한 냄새와 그 안에 은밀하게 숨어 있는 은은한 연잎 냄새에 코를 벌름거렸다.

숙수들은 밥을 맡게된 이후 수 십 수백 번 숙수들을 위한 점심이나 아침 식사를 만든 새벽보다는 창영과 진호를 응시하며 눈빛을 냉정하게 가라앉혔다.

이내 음식이 차려지자 그들은 젓가락을 들고 조리대로 몰려들었다.

창영과 새벽, 진호는 그런 그들을 보며 거세게 뛰는 심장을 다스리려 애써야 했다.

그들이 제일 먼저 손을 가져간 건 창영의 대패삼겹 간장조림이었다.

"흐음."

대패삼겹은 조리하기가 제법 까다로운 식재료 중 하나다.

육즙이 순식간에 빠져나가기에 잠깐 한눈만 팔아도 육질이 푸석푸석해지고, 타이밍을 이르게 잡으면 잡내가 난다.

그런데 창영의 대패삼겹은 비계와 육질이 탱글탱글했다.

그러면서도 부드럽게 찢겼다.

냄새와 육질은 합격이라고 봐야했다.

남은 것은 맛이었다.

"어디?"

젓가락으로 찢은 삼겹을 입에 가져간 숙수들은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물컹하면서도 이를 살짝 밀어내는 대패삼겹이 달큼하면서도 짭짤하며 파맛이 진하게 스민 간장 육즙을 뿜어내며 혀를 고소하게 녹였다.

"흐음. 호."

"창영이도 제법인데? 어깨너머로 그럭저럭 배운 것 같아."

"제법이긴. 아직 한참 멀었지. 냄새가 나잖아."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느낌이 이럴까.

창영의 얼굴은 밝아졌다가 어두워졌다가를 반복했다.

이후 숙수들이 맛 본 것은 새벽의 너비아니였다.

"흠…… 설익은 부분이 있군."

"여긴 탔어. 음, 탄 부분이 좀 많네."

"그래도 이 정도라면…… 괜찮은데?"

새벽도 창영과 같은 심정을 느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창영의 대패삼겹 간장조림보다 훨씬 더 먹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마지막 음식만 남겨 둔 숙수들은 잠깐 망설였다.

분명 겉의 비주얼은 어디서나 볼수 있을 법한 연잎밥이다.

그런데 냄새가 잘 풍겨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방금 전 먹은 자극적인 요리의 냄새가 혀 안에 남아 코를 약간 마비시켜서 그런 것일 수도있다.

'이거 이러다 입맛만 버리는 거아냐?'

'스트레스 받으면 저녁 음식 할 때 지장 생기는데…….'

한참을 망설이던 그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연잎밥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런데 그보다 먼저 뻗어지는 손이 있었다.

윤헌수였다.

냉큼 연잎밥을 집어든 그는 거침없이 연잎밥의 봉인을 풀었다.

그 순간.

화악!

"흠?"

"……오호?"

연잎이 풀어지는 순간 냄새가 폭발하듯 번졌다.

주방 안에 남은 간장 냄새들을 삼켜버리는 은은한 연잎의 향기와 그 뒤를 잇는 건강한 식재료들의 향기.

잡곡은 보이지 않지만 호두, 팥, 은행, 대추 등이 형형색색으로 번들거리는 비주얼은 분명 그들 기준에서도 합격이었다.

'제법?'

그렇다면 이번에도 남은 것은 맛이었다.

젓가락으로 연잎밥을 약간 떼어입에 가져간 윤헌수는 순간 눈썹을 꿈틀거렸다.

……꿀꺽.

진호는 그 모습을 초조히 지켜보았다.

듣기로 윤헌수 숙수는 이 운암정 주방에서 40년간 일을 하며 운암정의 맛을 지킨 사람이다. 한 명의 요리인으로서 만날 최고의 음식만 맛봐 온 그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실패인가? ……아니! 아니다!'

윤헌수가 밖으로 비추는 신호로 그의 판단을 읽은 진호의 얼굴이 환해질 때, 윤헌수는 한 발 물러나며 입을 열었다.

"먹어 봐."

짧은 한마디지만, 그건 숙수들에게 제법 놀라게 만들었다.

윤헌수는 결코 아무 음식을 권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숙수들은 재빨리 연잎밥을 하나씩 집어 들고 봉인을 풀어 한 입크게 베어 물었다.

그 순간 입안에서 찐득하면서도 고소하고, 달달하면서도 쓰며 심심한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것 봐라? 제대론데?"

"이게 연예인의 실력이라고? 에이, 설마."

"……캬아!"

사람들은 크게 탄성을 터트린 숙수를 보았고, 그들은 창영과 새벽이 만든 요리들을 가리켰다.

"기가 막히다. 기가 막혀. 연잎밥이 거의 신의 한 수야."

"그래? 어디……."

너비아니나 대패삼겹 간장조림을 입에 가져간 사람들은 탄성을 터트렸고, 이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젓가락과 입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창영과 새벽, 그리고 진호의 입이 함지박하게 찢어졌다.

서로를 본 그들은 혹여 숙수들이 볼까 허리 밑으로 소심한 하이파이브를 했다.

'오늘 저녁에는 이 둘과 한잔해야겠다.'

원래 전투를 마치면 전우끼리는 한잔하는 법이다.

'그래도 취하면 안 되니까 맥주를.…….'

"이진호 씨."

"아, 예!"

윤헌수의 부름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모였다.

진호는 마른침을 삼켰다.

"오늘 한 이 연잎밥, 스스로 점수를 주자면 몇 점을 주시겠습니까?"

굉장히 난감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숙수들이 눈을 빛내며 이쪽을 바라봐서 더욱 그렇다.

하지만 요리인으로서의 진호의 답은 언제나 하나다.

'분명 밥을 짓는 데서 점수가 깎이긴 했지만…… 지금 다시 밥을 하면 더 맛있겠지만…….'

"100점입니다. 확신을 가지고 현재의 모든 기량과 정성을 기울인 음식에 100점 말고는 다른 점수를 줄 수 없습니다."

"……호오."

"허허참."

숙수들의 입가에 번지는 미소.

그리고 진호의 답변에 경악했다가 숙수들의 반응에 당황하는 창영과 새벽의 눈빛.

윤헌수의 입가에도 아주 미세한 미소가 맺혔다.

'최소한의 실력과 마음가짐은 된 것 같군.'

고개를 끄덕인 그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부터 쌀을 씻고, 밥을 짓는 법을 가르쳐 드리죠."

"아……."

인정을 받았다.

깐깐하고 약간 무섭기까지 한 윤헌수 숙수에게서 말이다.

이는 엄청난 감동이 되어 진호의 몸과 마음을 흔들었다.

'내가 이래서 요리를 못 끊지.'

대접을 한 이들의 미소와 인정은 정말 마약과 다를 게 없었다.

진호는 이내 낯빛을 굳히며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훔치겠습니다!'

진호는 이곳에 스킬만 얻으려고 있는 게 아니다.

운암정의 맛을 훔치고 싶어서 한 달이라는 시간을 3개월로 늘리며 밑바닥부터 일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진호는 고속 승진하게 되었다.

게임 폐인의 리셋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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