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프티드-366화 (366/386)

MISSION 06 : 사냥꾼들의 연회 (49)

서용석의 표정이 처음으로 변했다.

지금까지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계속 들어왔지만, 지금 한규호의 입에서 나온 단어는 비현실적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단어였다.

불사(不死), 죽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있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한규호의 표정 어디에서도, 그의 말이 거짓이라는 징후는 찾아낼 수 없었다.

잠시 동안 한규호의 눈을 바라보던 서용석의 입술이 천천히 움직였다.

“증명할 수 있나?”

“가슴에 총을 맞고도 내게로 다가오는 것을 보지 못했나?”

한규호가 말했다.

서용석의 입술이 한일자로 닫혔다.

서용석도 그 장면을 보았다.

후방에 있었어야 할 백인 남자가 갑자기 적 뒤편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남조선 놈들의 후방으로 다가갔다.

다가오는 것을 눈치챈 한규호가 총을 쏘았지만, 그는 계속 걸음을 옮겨 한규호에게로 다가갔다.

서용석은 맞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백인 남자의 몸이 잠깐 휘청거리기는 했지만, 계속 움직이는 것이 판단의 근거였다.

총알을 네 발이나 맞고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것이 서용석이 알던 상식이었다.

“그때 쏜 총알을 맞았다는 건가?”

“정확히 네 발, 두 발씩 끊어서 두 번을 쐈지. 가슴으로 들어간 네 발 모두, 등 뒤로 뚫고 나왔지. 등으로 피가 터져 나오는 것도 분명하게 보았고.”

한규호가 말했다.

“……총을 맞았지만 죽지 않았다. 그게 그 남자가 기프티드고, 그의 능력이 불사라는 근거인가?”

서용석이 물었다.

한규호가 작게 웃어 보였다.

“이건 확실히 보았겠지, 총을 맞고도 그자가 나에게로 다가와 내 가슴에 칼을 꽂아 넣는 것을.”

한규호가 말했다.

서용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확실히 보았다.

“그가 쥔 칼이 피부를 가르고, 명치를 뚫고 들어오는 그 순간, 그의 기억 일부가 나에게로 흘러 들어왔지.”

한규호가 말했다.

* * *

명치에 대검이 닿았다.

제일 먼저 근육 단련으로는 보완하기 힘든 명치의 부드러운 피부가 갈라지고, 그 밑에 숨어 있던 근육이 갈라지고, 내장을 감싸고 있는 복막이 찢어졌다.

한규호는 몸이 굳은 상태로 자신의 몸을 뚫고 들어오는 대검을 바라보면서, 그 대검이 지니고 있던 냉기가 몸 안으로 퍼져 가는 것을 느꼈다.

피부가 찢어지고, 근육이 갈라지고, 내장이 끊어지는 고통보다, 대검을 타고 들어오는 냉기가 먼저 느껴졌다.

그다음으로 답답함이 느껴졌다.

강제로 호흡이 막혀 버리면서, 온몸을 짓누르는 답답함이 그의 뇌를 잠식했다.

그러고 나서야 고통이 찾아왔다.

단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강도의 고통이, 전신의 신경계를 불태워 버리겠다는 기세로 신경계를 타고 흘렀다.

하지만 신경계를 타고 흐르는 것은 고통만이 아니었다.

고통과 함께, 남자의 기억 일부가 흘러 들어왔다.

마치, 수관을 타고 흐르는 수분처럼, 남자의 기억이 신경계를 따라 흐르며 한규호의 온몸으로 스며들었다.

* * *

남자에게 불사의 능력이 발현되었다.

그리스신화의 헤라클레스처럼, 북유럽 신화의 지크프리트처럼, 슬라브 신화의 코셰이처럼, 그 누구도, 그 무엇도 그의 목숨을 거둘 수 없었다.

죽지 않는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있었다.

신화 속 영웅을 흉내 내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목숨을 아끼지 않은 남자의 행보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나라를 이루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왕을 Immortalem, 불멸의 왕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죽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 죽지 못한다는 것이 축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의 주변에 있는 필멸자들은 죽음이라는 예정된 길을 걸어갔고, 그는 홀로 남겨졌다. 다른 이들이 빈자리를 채웠지만, 그들도 결국은 떠나가 버렸다.

그렇게 몇 번의 남겨짐을 겪은 후, 남자는 자신의 능력이 축복이 아닌 저주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죽지 않는 축복이 아니라 죽지 못하는 저주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그때부터 공포가 그를 따라다녔다. 죽지 못한다는 공포가.

목숨을 끊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 보았다. 하지만 어떠한 방법으로도, 어떠한 수단으로도 남자는 죽음을 맞이할 수 없었다.

사람은커녕, 짐승조차 살 수 없는 불모지에서 행한 100년의 기도도, 능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돕는 선행도, 자신만이 느끼는 공포를 다른 이들에게 전염시키기 위한 악행도, 남자의 영혼에 깃들어 있는 공포를 떨쳐 낼 수 없었다.

그렇게 공포와 함께한 지옥 같은 몇백 년이 흐른 후에야, 자신과 비슷한 존재들이 있다는 것을 남자는 알게 되었다.

자신처럼 설명할 수 없는 능력이 발현되었고, 그리고 자신과는 달리 능력을 상실하는 제한 조건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남자는 희망을 보았다.

오랜 시간 동안 살아오면서 쌓은 지식을 이용해 재산을 축적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한때 사람들 위에 군림하던 카리스마를 이용해 남자를 위해 목숨을 내던질 사람들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았다.

그렇게 재산을 모으고, 조직을 만들었다. 돈과 힘을 이용해 자신과 같은 존재들을 찾아다녔다. 그들을 찾고, 포섭하고, 때로는 겁박하고, 때로는 납치해서 연구를 시작했다.

불사의 저주를 끝낼 수 있는 제한 조건을 찾기 위한 연구를.

그것이 남자가 한반도를 찾은 이유였다.

* * *

한규호의 이야기를 들은 서용석은 입을 일자로 다문 채 한규호를 노려보고 있었다.

한규호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그의 기억 속에서 나는 한 가지 사실을 더 알게 되었지. 기프티드에게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한규호가 말했다.

“어떤 공통점이지?”

“지진, 홍수, 가뭄, 사막화와 같은 자연재해, 전쟁, 기근, 전염병의 확산. 인종 갈등과 제노사이드, 극심한 빈부 격차와 같은 사회적 재해.”

서용석의 눈에 감정이 깃들었다.

“아버지가 쌀 한 줌에 딸을 팔고, 어머니가 입을 줄이기 위해 아들을 살해하고, 노인이나 아이 같은 사회적 약자가 가장 먼저 목숨을 잃는 혼란과 절망 속에서만 기프티드가 나타나지.”

서용석의 눈에 분노가 서렸다.

그 감정을 읽어 낸 한규호가 말했다.

“그래. 그자가 북한을 찾은 이유지.”

서용석도 알고 있었다. 그의 조국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빈국이라는 것을.

평양의 핵심 계층은 호화로운 삶을 살 수 있었지만, 북한 주민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요 계층과 적대 계층의 삶은 그야말로 끔찍함 그 자체였다.

한규호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기프티드가 발현되기 딱 좋은 조건이라는 이야기다.

“우리에게서 찾고 있었군.”

말했다.

그 남자는 535에게 호위를 받으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북한 최고의 특수부대라는 535의 대원들을 관찰하려 한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했을 때, 한규호가 질문을 던졌다.

“그자가 북한에 무엇을 제공한 거지?”

서용석은 잠시 동안 한규호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원심분리기.”

서용석이 말했다.

“역시. 그렇군.”

한규호가 말했다.

서용석은 한규호의 대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농축 우라늄을 추출하기 위한 초대형 원심분리기가 필수적이었다. 그 남자가 북한에 원심분리기를 제공한 것은 단순히 북한 정부의 환심을 얻기 위함이 아니었다.

전쟁의 씨앗을 심으려는 것이다. 전쟁을 통한 혼란을 일으키고, 절망을 만들어, 한반도를 기프티드 수확을 위한 농장으로 만들 생각이었던 것이다.

서용석이 이빨을 꽉 깨물었다. 그의 입에서 까드득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는 당신들을 따라다니면서 기프티드의 요건이 있는 사람들을 물색했다. 찾지 못했지. 마침 남쪽 특수부대가 북한에 들어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확인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지. 그래서 당신들을 따라왔고, 우리를 찾아냈고, 기프티드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가슴에 칼을 쑤셨지. 마치, 거실에 걸어 놓을 만한 좋은 뿔을 가진 사슴의 머리를 찾아다니는 사냥꾼처럼.”

한규호가 말했다.

“이제 이해가 되나? 내가 왜 당신에게 목숨값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지, 그리고 어떻게 당신을 이해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는군.”

“나로서는 조금 억울한 부분이 있군. 적어도 나는 나만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당신 부하들을 상대한 것은 아니니까. 뭐 지금 와서는 아무런 의미 없는 이야기겠지만.”

한규호가 말했다.

서용석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내가 질문을 할 순서로군. 그자는 누구지?”

한규호가 물었다.

하지만 서용석은 아직 묻고 싶은 것이 남아 있었다.

“그 답은 마지막에 해 주지. 너도 기프티드인가?”

서용석이 물었다.

한규호는 잠시 서용석을 바라보다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때인가?”

“그래. 내 가슴에 칼이 들어온 그 순간에 능력이 발현되었지.”

“너의 능력도 불사인가?”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지만, 실험해 본 적은 없어.”

“그럼 뭐지? 너의 능력은?”

“신체 조절.”

“신체 조절?”

“그래. 세포 말단까지 내 의지대로 조절할 수 있지.”

한규호가 말했다.

서용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규호의 설명에 따라 대부분의 퍼즐이 맞추어졌다.

그자가 왜 535를 따라왔는지, 왜 그런 미친 짓을 했는지, 눈앞에 앉아 있는 이 남자가 어떻게 자기 부하들을 도륙할 수 있었는지를.

하지만 완벽한 그림은 아니었다. 아직 퍼즐 몇 개가 남아 있었다.

“너는 그를 죽일 수 있나?”

한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그 사실을 알고 있나? 그래서 그가 그런 표정을 지은 건가?”

서용석이 물었다.

한규호의 가슴에 칼을 꽂은 남자의 표정은 감정을 드러내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단 한 번도 깨어지지 않은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 경악이라는 감정이 가득 들어차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한규호에게 공격을 당한 그는 비명을 질렀다.

총알을 맞고서도 소리 하나 내지 않던 그가, 한규호가 찌른 칼에 얼굴 가득 고통을 담고서 비명을 질러 댔다.

“아마도.”

한규호가 말했다.

“왜 그를 죽이지 않았지?”

서용석이 물었다.

한규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죽으면, 너도 죽는 것인가?”

대답이 없었음에도 서용석은 계속 질문을 이었다.

“목숨이 붙어 있는 유일한 전우를 살리기 위해서 그를 죽이지 않은 것인가? 그가 죽으면 너도 죽고, 그러면 박종연도 살아남지 못하니까?”

“그래.”

한규호가 대답했다.

* * *

신경계를 타고 흐르는 고통과 남자의 기억이 한규호의 눈을 부릅뜨게 했다.

더 커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규호의 눈이 커졌다. 그러나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세상 모든 빛을 받아들이려는 듯 확장된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규호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의 가슴에 대검을 찔러 넣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의 시선이 자신에게서 박종연 중사의 얼굴로 옮겨지고 있음을.

보이지 않았지만, 볼 수 없었지만, 보였고, 알 수 있었다.

그 장면을 마지막으로, 한규호의 의식은 화면이 꺼지듯 꺼져 버렸다.

의식 위로 떠오른 그의 기억 일부가 천천히 흩어져 갔다.

그리고 그 순간 머릿속에 문장 하나가 떠올랐다.

-‘시전자’에 의해 ‘죽음’을 ‘선물’ 받았을 때, 신체에 대한 완전한 통제력을 획득한다.

뒤이어 두 번째 문장이 떠올랐다.

-시전자가 살아 있는 동안, 신체에 대한 완전한 통제력은 유지되고, ‘선물’은 유예된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이 떠올랐다.

-시전자에게 ‘죽음’을 ‘선물’하면, 신체에 대한 완전한 통제력은 상실되고, ‘선물’은 개봉된다.

* * *

한규호의 대답으로 마지막 퍼즐까지 전부 다 맞추었고, 완벽한 그림이 모습을 드러냈다.

“또 질문이 있나?”

한규호가 물었다.

서용석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이제 내 질문만 남았군. 그자는 누구지? 베르그만 가문의 사람인가?”

한규호가 물었다.

“알고 있었나?”

서용석이 물었다.

“몇 시간 전에 베르그만이라는 이름을 들었지.”

한규호가 말했다.

서용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얀 베르그만. 그렇게 들었지. 크레디트 에우로파라는 유럽계 투자 은행의 소유주라고 하더군.”

“그를 만난 적 있나?”

“베네수엘라에서 전화 통화만. 그를 다시 만난 적은 없군.”

“다니엘라 노이도르프라는 여자가 그자의 사람인가?”

“많이 알고 있군. 그래. 그 여자가 찾아왔고, 전화를 연결해 줬지. 나를 이곳으로 데려왔고.”

“그 여자가 여기 있나?”

“네가 도착했다는 사실을 그 여자가 알려 주었지. 어쩌면 도망갔을지도 모르겠군.”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가슴속에 품어 왔던 의문을 풀어낸 두 남자는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아직 남은 의문이 있었지만, 중요한 이야기는 전부 나왔다.

잠깐의 침묵을 깬 것은 서용석이었다.

“항상 궁금했지. 너를 다시 만나면 목숨값을 받아 낼 수 있을지.”

한규호는 말없이 서용석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받아 낼 수 있을까?”

서용석이 물었다.

한규호는 고개를 저었다.

부상을 이겨 낸 서용석은 자신의 몸을 한계까지 몰아붙임으로써 20대 청년 시절 최전성기의 신체 능력을 뛰어넘었을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었다면 서용석은 원하는 것을 이루었겠지만 한규호에게는 그가 원하는 것을 얻어 낼 수 없었다.

“그런가.”

서용석은 그렇게 말하고는 천천히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쩌면 나는 사람을 잘못 찾아왔는지도 모르겠군.”

서용석이 말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지. 원인이 무엇이든, 너의 손에 부하들이 목숨을 잃은 것은 사실이니까.”

“이해해.”

한규호가 말했다.

“이해해 준다니 다행이군.”

서용석은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려 체력 단련실 한쪽에 마련된 캐비닛으로 다가갔다.

캐비닛을 열고, 무언가를 꺼낸 서용석은 다시 한규호에게 다가와 손에 들린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전투용 대검이었다.

“지금에 와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우습지만, 그때 네가 추었던 춤은 아름답더군. 마치, 마음이 두 개라도 있는 것처럼, 부하들이 죽어 나가는 분노와 아름다운 검무라는 두 개의 생각이 공존하고 있었지.”

서용석이 말했다.

대검을 건네받은 한규호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켰다.

각자의 손에 대검을 든 두 사람은 체력 단련실 한가운데로 걸어가 서로를 마주 보고 섰다.

“하나만 더 물어보지.”

서용석이 말했다.

한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중간에 팀을 쪼갰지. 미끼 역할을 하기 위해서.”

한규호는 서용석의 말을 바로 알아차렸다.

안성종 상사와 정의성 상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명령이었나? 팀을 쪼갠 것은?”

서용석이 물었다.

“아니. 그분의 선택이었지.”

한규호가 말했다.

“나이든 남자의 이름이 무엇이지?”

“안성종.”

“그 두 명을 잡기 위해 20명이 죽었지.”

“시신은?”

“양지바른 곳에 모셨다고 들었네. 묘비는 없지만, 적어도 모욕을 주지는 않았다고. 다른 사람들도 전부.”

“……고맙군.”

“쓸데없는 이야기가 길어졌군. 이야기는 슬슬 끝내고 이제 춤이나 추도록 하지.”

서용석이 말했다.

한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전투용 대검을 쥔 손을 들어 올렸다.

한규호의 자세를 확인한 서용석도 대검을 들어 올려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낮고 빠른 동작으로 재빨리 한규호에 품을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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