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MISSION : Behind The Scen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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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민정수석이 건네준 서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서류를 바라보는 대통령의 미간에 주름이 잡혀 있었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드러나는 대통령의 표정이었다.
“의견들을 좀 들어 봅시다.”
대통령이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마음에 안 드십니까?”
수석비서관이 물었다.
“마음에 안 든다기보다는, 뭐랄까요.”
대통령이 살펴보던 서류에는 차기 국정원장 후보로 선정된 네 명의 인물의 프로필이 담겨 있었다.
국정원 내부 인사 둘, 외부 인사 둘 해서 총 네 명의 후보가 대통령을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부 인사로는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과 모용진을 대신해 새로 임명된 해외정보실장이었다. 내부 승진 서열로는 1, 2순위의 인사였다. 문제는 두 사람 다 정보위원회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외부 인사 두 명은, 전직 장성 출신의 대테러센터장, 검찰 출신의 여당계 정치인이었다. 물론 그들도 정보위원회에 대해 알지 못했다.
“내부에서 올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서열상으로 기조실장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수석비서관이 제일 먼저 의견을 제시했다.
“새 술을 담기 위해 새 부대를 만들자는 건데. 다시 내부에서 원장을 뽑는 것이 맞느냐.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대통령이 다시 담뱃갑을 집어 들며 말했다.
“김훈 원장이 조직 내에서 신망이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사퇴에 조직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정진웅 민정수석이 입을 열었다.
“흔들려야 잎이 떨어지고, 낙엽을 전부 다 떨궈야 겨울을 견뎌 내고 봄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고착화되어 있는 국정원 체제를 변모시키기 위해 이번 기회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안보 전문가인 대테러센터장이 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정수석의 말을 들은 대통령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에게 시선을 주었다.
“문 박사께서는 어떤 생각이신지요?”
대통령의 질문을 받은 은발의 노교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는 수석비서관이나 민정수석의 의견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 다음 국정원장이 그렇게 중요한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차피 천을 건너 다음 목표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아니겠습니까? 중요한 것은 징검다리를 건널 때, 어떤 돌을 놓느냐가 아니라, 천을 건넌 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꼭 누구 하나를 뽑으라면 저도 내부 승진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렇게 잠시 담배를 피우던 대통령은 뭔가 생각난 듯 정진웅 민정수석을 바라보며 물었다.
“김형원. 그 사람은 어떨까요?”
국정원 내부 인물이고, 정보위원회 위원이었다. 대통령은 김형원이라는 인물이 가장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떠올린 것이다.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정진웅 민정수석은 오랜 친구인 김형원을 떠올렸다.
국정원장 후보로 단 한 번도 그를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는…….”
김형원을 떠올렸던 정진웅 민정수석의 입이 열렸다.
“김형원은…… 어떻게 보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욕도, 명예욕도 없는 사람이니까. 원장 자리에 올랐다고 해서 변할 인물은 아닙니다.”
대통령은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정진웅 민정수석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래서 원장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훈 원장만큼은 아니라 하더라도, 어떠한 상황에서는 희생을 감수할 줄 아는 정치적인 결정도 내려야 하는데, 그에게는 그런 부분이 없습니다.”
정진웅 민정수석의 말에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 이해했다는 의미의 끄덕임이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차기 원장은 특별보좌관님 말씀처럼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아직 쓰임새가 많은 상황에서 그를 원장이라는 카드로 쓰고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의 성격상 조직에서 그리 인망을 얻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딱딱한 사람이라는 말이군.”
“그렇습니다.”
“정 수석 친구라면 뻔하지 않겠습니까?”
옆에서 듣고 있던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농을 던졌다.
가벼운 웃음이 분위기를 은은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하도록 합시다.”
대통령이 담배에 불을 끄면서 말했다.
“다음 원장은 대테러센터장에게 맡기도록 합시다. 대신 국정원 내부에는 1년 6개월 후에, 내부 승진을 시켜 주겠다고 약속해 주도록 하지요. 모용진 사례를 들면 어느 정도 수긍하겠지요. 그렇게 일단 봉합하고, 향후 시나리오를 마련해 보도록 합시다.”
대통령의 말에 다른 사람들은 전부 고개를 끄덕였다.
“곽용신이라고 했죠? 그 친구는 정치를 좀 가르쳐야 할 테니 기조실로 보내도록 할까요? 몇 급이죠? 그 친구가?”
“지난 비정기 인사 때 3급을 달았습니다.”
정진웅 민정수석이 말했다.
“그럼 좀 기다려야 되겠군. 기조실에서 제대로 일 좀 시키려면 2급은 달아 줘야 할 테니.”
“2년 정도 후에 2급을 달아 기조실로 보내면 될 것 같습니다.”
수석비서관이 말했다.
“다행히 임기 안이군요. 그럼 곽용신은 일단 김형원 밑에 두고, 일 좀 가르치도록 하죠. 뭐였죠? 그 위장 회사 이름이?”
“태청무역입니다.”
정진웅 민정수석이 말했다.
“노출되어 버렸으니 정리하는 게 좋겠군요. 일단 김형원은 정보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하되, 국정원에서는 그대로 두는 게 좋겠군요. 일부러 눈에 띌 필요는 없으니까. 태청무역은 최대한 무리 없이 정리하고, 대신 다른 회사를 만들도록 합시다. 곽용신, 김승섭, 홍성민 전부 다 그곳으로 보내고 김형원하고 같이 정보위원회의 토대를 만들어 보라고 해 보죠.”
“그렇게 하겠습니다.”
정진웅 민정수석이 답했다.
“자, 다음으로 모용진을 어떻게 할 것인가.”
대통령이 수석비서관에게 물었다.
“자택에 연금하는 조건으로 기소를 면제하는 제안을 하면 어떠하겠습니까?”
수석비서관이 말했다.
“조용히 넘어가기는 하겠지만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는군요. 일본과 접촉한 것도 사실이기는 하고.”
대통령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듣고만 있던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느 책에선가 읽었습니다. 정치라는 것은 하수처리장과 같다고. 사회에서는 꼭 필요하지만, 그곳에 붙어서 일하는 사람에게 냄새가 배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요. 대통령께서는 하수처리장 가장 깊은 곳에서 일하시는 분 아니십니까?”
그 말을 들은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사님은 여전히 자비가 없으시군요. 알겠습니다. 모용진은 그렇게 마무리합시다. 김훈 원장은?”
“생각이 깊은 분이니 잘 처신할 겁니다. 유만호는 겁을 좀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수석비서관이 말했다.
“잘 처리해 주세요.”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담뱃갑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깊게 한 모금 빨아들인 다음 다시 천천히 내뿜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친구.”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대통령에게로 집중되었다.
“미국이 그 친구, 한규호에게 아주 관심이 많은 것 같더군요. 우리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은데.”
***
HK Antique Trade의 부사장이자 대니얼 양에 이어 박물관 연대의 2인자인 패트릭 키츠(Patrick Keats)는 마카오 국제공항의 한 화장실에 앉아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마지막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조직의 수장인 대니얼 양이 연락이 끊겼을 때만 해도, 그리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작전에 들어간 대니얼 양이 아무런 소식도 없이 연락이 끊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락이 끊긴 후, 48시간 동안 일어난 상황은 패트릭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수장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태국 네트워크가 침묵에 들어갔다. 시아누크빌 위장사무소인 여행사에 경찰이 들이닥쳤고, 중국 본토에서도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패트릭은 재빨리 몸을 숨겼다. 몸을 숨기기 전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대니얼 양은 패트릭을 믿지 않았고, 그래서 가장 중요한 정보들이 어디에 보관되는지, 박물관연대의 자금이 어디로 흐르고 있는지 알려 주지 않았다.
그 덕분에 패트릭은 자신과 관련된 정보만을 빠르게 파기하고, 위조 여권과 위조된 신분으로 만들어진 신용카드 하나만을 들고 마카오로 넘어왔다.
신분증이 필요 없는 마카오 사우나에서 나흘을 보낸 그는 MSS가 HK Antique Trade 사무실을 급습한 것을 알게 되자 ATM 여러 곳을 돌며 10만 파타카(약 1만 2,500달러)를 인출하고 바로 마카오 국제공항으로 온 것이다.
마카오 국제공항에서 마닐라행 필리핀항공 편도 항공권을 현찰로 주고 구매한 후, 화장실에 숨어 상황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의 여권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를 호출하는 방송이 나올 것이고, 설사 누군가가 그를 찾는다고 해도 이곳에 숨어 있으면 그리 쉽게 발각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게 숨어 있다가 파이널 콜이 뜨는 그 순간에 비행기를 타러 가겠다는 계산이었다.
패트릭의 예상대로, 탑승 마감 시한 10분 전까지 그를 찾는 방송은 흘러나오지 않았다. 시간을 확인한 패트릭은 재빨리 출입국 심사를 마치고, 게이트로 달려가 거의 마지막에 비행기에 탑승했다.
자리에 앉아 좌석벨트를 매고, 깊게 한숨을 몰아쉬는 그에게 옆자리에 앉아 있던 백인 남자가 말을 걸었다.
“괜찮으십니까? 안색이 안 좋아 보이시는데.”
“괜찮습니다. 감기 기운이 좀 있어서요.”
패트릭은 옆자리 남자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더는 말을 걸지 말라는 의미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패트릭의 의도를 이해했는지, 남자는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문이 닫히고, 비행기가 푸시백 한 다음, 활주로로 이동할 때까지 패트릭은 완전히 마음을 놓지 않았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정렬하고, 속도가 붙고, 이륙했다. 그렇게 한참을 날아올라, 순항고도에 이르렀고 안전벨트 사인이 꺼진 후에야 패트릭은 숨을 깊게 내쉬었다.
아직 입국 심사라는 과정이 남아 있지만, 필리핀에는 그에게 도움을 줄 만한 사람들이 있었다. 지방 소도시에서 1년 정도는 숨어 있을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한 패트릭은 숨을 다시 한번 길게 몰아쉬었다. 긴장 때문에 흘러나온 땀이 등을 적시고 있었지만, 그다지 불쾌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옆자리 남자가 다시 말을 걸어왔다.
“괜찮으십니까?”
패트릭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쓸데없는 오지랖을 부리는 것이 미국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습니다.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몸살기가 좀 있는 것 같아서 조금 자 둬야 할 것 같습니다.”
패트릭이 말했다.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말라고 말로써 의미를 전달했다.
“그러십니까? 감기에는 잠이 최고죠.”
옆자리에 남자가 말했다.
패트릭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눈을 감았다.
그런 그에게 다시 옆자리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걱정했습니다.”
패트릭의 눈이 다시 떠졌다.
걱정했습니다? 걱정했다고?
패트릭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옆자리 백인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탑승 안 하시는 것은 아닐까. 그런 걱정을 잠시 했었습니다. 미스터 키츠.”
패트릭의 눈이 커졌다. 그가 자신의 성을 알고 있었다.
“마닐라에 도착하시면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저와 함께 가시든지, 아니면 NICA와 함께하시든지 말이죠.”
남자가 말했다.
패트릭은 순간적으로 숨이 멎었다. NICA, 국가정보조정부, 필리핀 정보기관의 이름이었다.
“비행기 이륙이 확인된 순간, 미스터 키츠가 이 비행기에 탔다는 정보가 MSS에 들어갈 겁니다. MSS는 당연히 NICA에 요청하겠죠. NICA가 미스터 키츠를 중국에 넘길지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일단은 신원을 확보하려 할 겁니다. 내기해도 좋습니다. 분명히 그럴 것입니다.”
패트릭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놀라움과 경악이 가득 들어찬 눈으로 옆자리 남자를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놀라시는 것도 당연합니다. 못 믿으실 수도 있겠죠. 이러면 어떻습니까? NICA가 중국의 요청을 받으면 항공사에 연락을 할 테고, 항공사에서는 기장에게 알려 주지 않을까요? NICA가 주목하는 인물이 지금 그 비행기에 타고 있다고 말이죠. 기장이라면 분명히 사무장에게 말해 주겠죠. 가서 확인해 봐라. 그 남자가 진짜 그 자리에 앉아 있는지. 사무장이 어색한 표정으로 다가오는지 아닌지로 제 말의 사실 여부를 알 수 있지 않겠습니까?”
남자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앞쪽 갤리에서 승무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승무원은 패트릭 쪽을 바라보고 있었고, 눈이 마주치자 황급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누가 봐도 어색한 행동이었다.
“저와 동행하신다면, NICA 사람들을 안 만나셔도 됩니다.”
남자가 자신의 말이 맞지 않느냐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어디로 가게 됩니까?”
패트릭이 물었다.
“우리는 태평양을 건널 겁니다.”
남자가 말했다.
패트릭은 그가 CIA 쪽 사람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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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까우룽 반도 서쪽에 위치한 국제상업센터(International Commerce Center) 1층 로비에 수많은 엘리베이터 중 하나의 문이 열렸다.
열린 문으로 두 사람의 여자, 즉 백인 중년 여성 한 명과, 동양인 20대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하는지, 서로를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을 모르는 누군가가 보았다면, 사이좋은 모녀 사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다정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걸어가던 젊은 여자가 정면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눈에 로비에 서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 남자를 본 젊은 여자. 도버아메리칸 인슈어런스 아시아 HQ에서 경영감사 부문 과장직을 맡고 있는 마리 H. 스완슨의 얼굴에서 미소가 천천히 사라졌다. 미소가 사라진 그녀의 얼굴에 놀라움이라는 감정이 메워 가기 시작했다.
같이 걸어가던 백인 중년 여성, 도버아메리칸 인슈어런스 경영감사부문 부사장 신시아 챔버는 마리 H. 스완슨의 발걸음이 멈춘 것을 알아채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마리 H. 스완슨의 눈동자에 담겨 있는 놀라움이라는 감정을 읽어 냈다.
신시아 챔버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마리 H. 스완슨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6피트 정도의 키, 옷 너머로도 알 수 있는 근육질의 체형, 어딘가 서글서글하고 눈매가 부드러운 남자.
그도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신시아 챔버에 옆에 서 있는 마리 H. 스완슨을 바라바고 있었다.
그 남자를 바라보고 있는 신시아 챔버 옆으로 마리 H. 스완슨이 스쳐 지나갔다.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그 남자에게 다가간 마리 H. 스완슨은 그 남자 두 발자국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마주 보고 있었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신시아 챔버는 그 남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빛에서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