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SSION 04 : 츠바키 (10) >
김규택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이미 방 안에는 담배 연기가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지 않고서는 지금 이 상황을 버텨 내지 못할 것 같았다.
그는 화가 났다.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것에 화가 났다.
무엇보다 병신 같은 스스로에게 더욱 화가 났다.
밤늦게 도착한 그 여자를 보고 화를 냈어야 했다.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냐고 화를 내고, 조수석 문이 부서질 정도로 강하게 닫고, 다시 공항으로 걸어갔어야 했다.
한국 가는 항공권을 현장 구매 해서, 바로 인천으로 돌아왔어야 했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많이 기다리셨죠?
운전석에 앉은 여자가 자신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할 타이밍을 놓쳐 버렸다.
-저희 쪽에서 착오가 있었습니다. 정중히 사과드리겠습니다.
여자가 고개를 숙였다. 윤기가 흐르는 검은 비단 같은 머리가 그를 향해 숙여졌다.
-오늘은 밤이 늦었으니 우선은 휴식을 취하시고, 내일 이야기를 나누시죠.
여자는 깊고 검은 커다란 눈동자에 간절함을 담아 말했다.
김규택은 자신에게 사과하는 그 눈을 보고 기다렸던 그 시간이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다.
-부탁드립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가느다란 손으로 김규택의 팔을 부드럽게 잡았다.
그래. 그녀도 다 월급 받는 직원일 뿐인데, 그녀가 무슨 결정권이 있겠는가.
김규택은 자신도 모르게 웃었고, 관대해진 마음으로, 괜찮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다.
그래. 뭐. 아쉬운 것은 나니까.
들어갈 때 조건이 중요한 거지, 들어가기 전의 대접이 뭐가 중요하겠어?
김규택은 운전석에 앉아 있는 미래의 직장 동료의 다리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
씨발. 병신 같은 새끼.
담배를 비벼 끈 그는 바로 이어서 담배에 불을 붙이면서 자책했다.
아니야. 이게 다 그 새끼 때문이다. 그 새끼만 아니었으면 이런 수모를 당할 필요가 없었는데.
한규호, 그 새끼가 자신의 인생을 망친 그 날 이후로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다.
K-55에서 수모를 당한 서울로 돌아간 김규택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자택 대기 명령이었다.
김규택은 자신이 엿 먹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약 없는 대기를 하면서 자신이 왜 엿을 먹게 되었는지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고 또 고민해 보았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내가 잘못한 것이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것이 떠오르질 않았다.
그나마 하나 찾으라면 독립 요원에게 뭐라고 한 것 정도?
정보기관의 하청 일을 하는 독립 요원 주제에 건방지게 굴기에 한마디 했을 뿐인데, 그런 사소한 이유 때문에 자신이, 국정원의 핵심 요원으로 출세 가도에 들어선 자신이 엿을 먹은 것은 아닐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고작 독립 요원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을 리는 없다.
두 달이 넘는 자택 대기가 끝나자 광양으로 가라는 새 인사 발령이 나왔다.
처음 듣는 부서였다. 그런 부서가 있는지조차 몰랐던 김규택은 그곳에 가서야 자신이 한직으로 밀려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존심에 입은 상처에 침을 발라 가면서 버텨 내던 김규택은 결국 반년 만에 사직서를 던졌다.
일종의 시위였다.
나를 잊어버리고 있음이 분명해. 내가 여기에 처박혀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 것이 분명해.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려야겠어.
김규택은 그렇게 생각했다.
본부는 나를 포기할 수 없어. 내가 그동안 쌓은 공적이면 절대로 본부는 나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도 생각했다.
무엇보다 김규택에게는 국정원 고위층과의 선이 있었다.
그것도 그냥 고위층이 아니라 실장급 선이었다.
국장을 제외하면 가장 높은 직급과 직접적인 선을 가지고 있는 그였기에, 그는 절대로 자신이 낸 사직서가 수리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수리가 되어 버렸다. 그것도 아주 순식간에.
김규택은 상처를 입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본 적 없는 그이기에, 그런 자신을 내친 국정원에 대한 배신감에 깊은 상처를 입었다.
김규택은 짐을 꾸려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선, 해외정보실의 모용진 실장을 통해 상항을 파악하려고 했다.
서울에 돌아오고서야 알았다. 자신이 가진 선, 해외정보실의 모용진 실장은 전(前) 실장이 되어 있었다.
모용진 실장은 국정원에 남아 있었지만, 그는 더이상 해외정보실장이 아니었다.
다음 국장이 내부 승진으로 임명된다면 모 실장이 첫 번째 후보였는데, 지금은 퇴출 1순위가 되어 있었다.
김규택은 그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일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요원으로서 자신은 이제 끝났다는 것을.
김규택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어디서부터 상황이 잘못된 것일까? 뭐가 문제였을까?
생각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한 사람을 떠올렸다. 오산기지에서 만난 한규호 그 자식.
그 자식을 만난 그날 이후로 그의 인생이 꼬였다.
김규택은 이성적으로 알고 있었다. 고작 독립 요원 주제에 자신이 엿 먹었을 리는 없다.
하지만 김규택은 미워할 누군가가 필요했고, 한규호를 선택했다.
그런 그에게 끈 떨어진 모용진이 제안 하나를 건넸다.
퇴직한 정보기관 요원들을 전문적으로 스카우트하는 민간 기업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첩보 업계의 PMC 같은 민간 정보 기업이라고 했다.
김규택은 가려면 갈 수 있는 회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전직 정보기관 요원이라는 것은 기업들이 선호하는 인재였고, 김규택은 퇴직 요원 중에서도 나름 황금 라인이라는 서울대-국정원 라인이었다.
그러나 기업으로 가기에는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퇴직한 선배들이 재벌 총수 일가의 밑을 닦는 것을 보면서 아무리 돈이 많아도 저런 짓은 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모용진 실장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이 그의 자존심에 더 깊은 상처를 주었다.
***
호텔 신아마미아의 한 객실에서 김규택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공항에 그를 데리러 온 여자가, 잠시나마 마음을 빼앗겨 버린 아름다운 여자가 그에게 제공한 숙소가 지금 이곳이었다.
신아마미아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이 호텔은 호텔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안 된다는 것이 하룻밤을 보낸 김규택의 평가였다.
허리가 푹 꺼져 있는 매트리스가 깔려 있는 작은 침대가 방의 90%를 차지하는 좁은 공간, 창가에 있는 텔레비전은 이제는 고물상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17인치 브라운관 텔레비전이었고, 샤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더러운 복도를 지나 공동욕실을 이용해야 했다.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은 방 안에 가득 풍기는 담배 ‘쩐내’였다. 담배를 피우는 그 조차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담배 쩐내가 심각했다.
김규택은 그 담배 쩐내 가득한 방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라도 피우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아침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김규택이 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은 그렇게 말하고 그를 이런 시궁창에 던져 버린 뒤 떠나갔다.
호텔이라고 불리는 이 쓰레기장에 투숙한 지 아직 12시간이 되질 않았는데, 김규택은 벌써 한 갑 반이 넘는 담배를 피웠다.
이것만 피우고 나가야겠다.
김규택은 그렇게 마음먹었다.
그 여자를 보고 바보같이 홀린 자신의 병신 같음을, 혹시 연락이 올지도 몰라 하면서 한 대만 더, 한 대만 더 하며 담배를 피우며 기다리는 자신의 병신 같음을 더 이상 참아 줄 수 없었다.
씨발, 진짜로 간다.
띠리링.
김규택이 그렇게 마음먹으며 이미 꽁초가 가득한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끈 그 순간 알림음이 울렸다.
이메일이 온 것이다.
***
JR니시니혼(西日本)이 운영하는 오사카 순환선을 타고 텐마(天満)역에 내린 김규택은 따가운 햇살에 얼굴을 찌푸리며 스마트폰을 꺼내 지도 어플을 실행시켰다. 목적지인 동양쇼극장까지 가는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조금 전 그가 호텔에서 받은 이메일에는 ‘pm.1, 東洋ショー劇場’이라는 짧은 문장만이 적혀 있었다.
김규택은 검색을 통해 ‘東洋ショー劇場(동양쇼극장)’이 오사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스트립 클럽이고, 오사카 순환선 텐마역에서 가장 가깝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핸드폰을 손에 든 채로 그는 잠시 생각했다.
이대로 캐리어를 챙겨 간사이국제공항으로 가 버려?
오사카와 인천 사이에는 하루에 스물다섯 편의 항공편이 운항하고 있다.
만약 타려고만 한다면 오늘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것이다. 저녁에 가도 취소 표 하나 정도는 현장 구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뭐라고 하는지. 뭐라고 씨부릴 건지 들어나 보자.
김규택은 그렇게 마음을 정하고, 호텔이라는 이름의 쓰레기장을 나와 전철을 타고 텐마역까지 온 것이다.
그는 구글 지도를 보면서 스트립쇼장으로 향하는 시장 통을 가로질러 가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휘둘리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 여자가 아니라 세상에 어떤 미인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김규택은 스스로에게 그렇게 다짐하면서 오사카 유일의 스트립 극장을 향해 걸어갔다.
대략 15분여를 걸어 극장 앞에 도착한 김규택은 황당한 기분을 느꼈다.
동양극장이라는 간판이 붙어 있는 건물은 마치 그가 어릴 적 동내에서 보았던 작은 동내 극장 같았다.
오사카 유일의 스트립쇼 극장이라고 해서 어느 정도 규모는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정말 이곳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는 오사카의 명물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김규택은 잠시 극장을 바라보다, 공연하는 여배우의 사진이 걸려 있는 계단을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 올라가자 자신의 예상처럼 허름한 로비가 그를 맞이했다.
맞았다. 예전에, 그가 아주 어린 시절에 아빠 손을 잡고 만화영화를 보러갔던 엄마손극장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었다.
어두컴컴한 실내, 한쪽에 매점과 자판기, 그리고 대기하는 사람들을 위한 좁은 의자들.
김규택은 정말 그들이 말한 극장이 이곳이 맞을까 의심스러웠다.
김규태은 확신을 가지지 못한 채 카운터로 다가갔다.
지겨운 표정의 젊은 여자 둘이 그곳에 앉아 있었다.
그녀들에게 입장료로 3천 엔이나 지불한 뒤에야 김규택은 쇼가 벌어지는 상영관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안내판에는 오후 1시에 1회 공연이 시작된다고 쓰여 있었다.
김규택은 시계를 보았다. 1시 10분이었다.
약속 시간보다 10분 늦어있었다.
하지만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를 기다리게 만든 시간을 생각하면 고작 10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그는 쇼가 열리는 공연장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간 김규택은 작은 충격을 받았다.
학교 교실 두 개를 합친 것보다 조금 작을 것 같은 공간에 2백 석은 넘을 것 같은 의자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빈 좌석이 없다는 것이었다.
빈자리 하나 없이 관객이 가득 차 있었다.
김규택은 오늘이 무슨 요일이었는지 생각했다. 평일이었다.
평일 오후 1시에 스트립쇼장은 만석이었다. 대충 봐도 2~3백 명은 넘을 것 같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이 얼마나 한심한 인간들이란 말인가.
평일 낮부터 여자의 음부를 보겠다고 3천 엔이나 내고 극장에 앉아 있는 불쌍한 늙은이들을 보고 있자니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게 느껴졌다.
몇몇 사람들은 자리가 없어서인지 벽에 기대서서 무대를 보고 있었다.
김규택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제 만난 그 여자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그 여자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고, 의자에 앉아 눈을 반짝이며 무대를 바라보는 저 한심한 인간들 중에서 자신을 호출한 사람이 누구인지 그는 전혀 알 방도가 없었다.
찾아오겠지, 지가.
김규택은 그렇게 생각하며 벽에 기대어 서서 팔짱을 꼈다.
참으로 처량하다 규택아. 네가 어쩌다 이 꼴이 되었냐.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무대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
한 사람당 대략 30분씩, 세 명의 무희가 공연을 끝낼 때까지 김규택에게 접근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김규택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결국 세 명의 공연을 다 보고 말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기다리는 시간 동안 그가 생각만큼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쇼가 생각 외로 훌륭했다.
무희들이 옷을 벗고 알몸을 보여 주는 그런 단순한 쇼가 아니었다.
다섯 곡 정도의 음악에 맞춰 무희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춤을 추었다. 그런데 그 춤 실력이 상당했다. 춤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는 그가 보더라도 상당한 연습을 했음을 알 수 있었다.
거기에 내공이 느껴지는 조명과 음악은 그녀들의 몸짓을 더욱 부각시켰다.
솔직히 상상 이상이었다. 그냥 스트립쇼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아까운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덕분에 김규택은 1시간 반이나 기다리고 있을 수 있었다.
세 명의 공연이 끝나자 극장에 불이 켜졌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규택은 그들이 가방을 자리에 두고 가는 것을 보고는 공연 중간 휴식 시간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김규택도 그들과 같이 극장 밖으로 나아가, 로비 한편에 마련된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한 대 입에 물었다.
막상 공연이 끝나고, 담배를 입에 물자, 참아왔던 분노가 다시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이런 대접을 받고 일을 할 수는 없다.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이런 대접을 받고 일할 수는 없다.
그는 그만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남아 있는 두 명의 공연을 보고 싶다는 마음을 억누르며, 극장을 빠져나가, 택시를 잡고, 그 쓰레기장 같은 곳에서 짐을 찾은 후 공항으로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대기업에 들어가야겠다. 그곳에서 총수 일가의 밑을 닦아주는 일을 한다고 해도, 이 정도로 수모를 당하지는 않겠지.
“불 좀 빌립시다.”
그렇게 결정을 내린 그에게 누군가가 다가와 일본어로 말을 걸었다.
김규택은 남자를 힐긋 보았다. 회색 스웨터 셔츠를 입은 중년 남자였다.
김규택은 말없이 그에게 라이터를 건넸다.
라이터를 받아 들어 입에 물고 있는 담배에 불을 붙인 남자는 라이터를 건네면서 씩 웃으며 말했다.
“어째, 쇼는 볼 만합니까?”
김규택은 자신에게 말을 거는 남자에게 거북스러움을 느꼈다.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 따위는 없었다.
“뭐. 그럭저럭.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김규택은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호텔은 마음에 드셨습니까?”
자리에서 일어서던 김규택의 머리가 휙 돌았다.
이놈이다. 날 여기로 부른 놈이 이 놈이다.
“담배를 많이 피우시더이다. 요즘은 담배 피울 수 있는 호텔을 찾기가 힘들어서. 그래도 신경 쓴다고 쓴 건데 푹 쉬셨는지 모르겠소.”
남자는 그렇게 말하곤 껄껄 웃었다.
김규택은 뒤돌아선 자세로 그를 노려보았다.
남자는 그를 노려보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서며 자판기로 다가가 동전을 넣었다.
“뭐 하나 드시겠소?”
김규택은 말없이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어떻게 해야 지금 그가 느끼는 분노를 효율적으로 쏟아 낼 수 있을까.
남자는 김규택이 말이 없자 자신이 마실 캔 커피 하나만을 뽑아서 의자에 앉았다.
“자, 자, 앉읍시다. 그렇게 수상쩍게 서서 노려보지 말고.”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팡팡 때렸다.
김규택은 남자를 노려보다 천천히 그 옆자리에 앉았다.
“좋아요, 김규택 씨. 데이빗 박에 대해서 말해 보시오.”
남자의 눈빛이 변했다.
< MISSION 04 : 츠바키 (10)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