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SSION 03 : La Mancha Negra (24) >
2일차
JW 매리어트 카라카스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는 엘 오로가 말하는 민중이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잘 몰랐다. 그리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뭐. 이야기가 너무 도는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솔직히 말하죠. 지금과 같은 형제관계가 계속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바람직한 관계로 갱신하고 싶군요. 그래서 형제가 직접 움직여줬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떻게?”
(우리 삼두사에게 있어서 더블 티 형제의 역할은 분명합니다만, 하지만 그가 가장 높은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리에 설 수 있도록 도와 달라?”
(저는 주제를 알고 있습니다. 돈 세는 역할이 저에게 어울립니다. 더블 티 형제의 역할은 제 취향에도 맞지 않고, 마찬가지로 푸에르토 형제의 영역도 제가 들어가기엔 불가능하죠. 제가 그 정도 그릇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차피 수평적 구조가 깨질 거라면 전통 있는 엘 푸에르토가 가장 높은 곳을 차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엘 푸에르토는 이 자식이 분명 꿍꿍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말을 끊지는 않았다. 듣기 싫은 이야기는 아니었으니까.
(아까 콜롬비아에서 온 저격수 이야기를 들으셨을 겁니다. 더블 티 형제는 부인했지만 저는 더블 티 형제가 저격수를 고용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내일 분명 미국에서 오신 귀한 손님들이 움직일 때 더블 티 형제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움직일 것으로 예상됩니
다. 말 했던 것처럼 더블 티 형제가 단독 행동을 하는데 우리가 이래저래 간섭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다만 말입니다. 더블 티 형제가 원하는 것을 푸에르토 형제가 먼저 해낸다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명분 정도는 얻게 되는 것 아닐까요?)
“........ 내가 처리해라?”
(그런 이야깁니다.)
“이 망해가는 나라에서 그나마 가장 군대같은 군대인 5방위군의 호위를 받고 있는 양키들을 습격하라. 나보고?”
(방위군은 철수합니다.)
엘 오로가 말했다.
“철수한다고?”
(방위군은 내일 철수할 겁니다. 귀한 손님들은 알아서 공항으로 가야 할 겁니다.)
“그 말이 사실인가 형제? 아니. 사실이겠지. 엘 오로의 귀가 여기저기서 듣고 있다는 건 나도 알고 있네.”
(제 귀는 여기저기 있지 않습니다. 적어도 라과이라에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형제여.)
“그래야 하겠지. 신뢰란 소중하니까.”
푸에르토는 생각에 잠겼다.
방위군이 호위하지 않는다면? 고속도로에서 그들을 잡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엘 오로의 정보가 확실하기만 하다면 말이다.
“다 죽여야 할까?”
(다 죽일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 일단은. 생각해 보지.”
푸에르토가 말했다. 확실해지고 나서 움직여도 괜찮다.
(확인해보고 움직여야죠. 당연한 이야깁니다. 내일 방위군이 철수하는 즉시 연락하도록 하죠. 오늘 상담 고맙습니다. 푸에르토 형제.)
“뭐. 그래. 내일 통화하자고. 전화 고맙네. 엘 오로 형제.” 푸에르토는 전화를 끊었다.
이래저래 돌려 말하긴 했지만 엘 오로와의 통화 내용은 간단했다.
푸에르토 자신이 더블 티가 하려는 것을 먼저 해라. 그러면 엘 오로가 그를 지지한다. 수평적 구조에서 조금의 격차가 생긴다면 푸에르토 자신이 가장 위에 적합하다.
분명히 꿍꿍이가 있겠지만, 나쁜 이야기는 아니다. 아니 푸에르토는 내심 기분이 좋았다.
“뭐 판돈 없이 도박을 할 수 있겠나.”
엘 푸에르토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전화기를 들었다. 일을 벌이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
***
2일차
까티아 농장(Planta Catia)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서카라카스의 까티아 바리오 외각에 위치한 까티아 농장 사무실에 앉아 있는 티노 토르, 일명 더블 티는 책을 보고 있었다. 그가 18살이 되던 해에 처음 읽었던 책, 그 이후 수백 번, 수천 번을 반복해 읽고 또 읽은 책을 그는 오늘도 읽고 있었다.
원제 일 프린치페(Il Principe), 영어로는 The Prince라고 불리는 책.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이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를 이루었던 주변국과는 달리 여러 소국으로 쪼개어져 있던 당시 이탈리아에 강력한 중앙집권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을 더블 티는 읽고 있었다.
‘군주는 자기네 백성을 단결시키고 충성을 지키게 하려면 잔인하다는 악평쯤은 개의치 말아야 한다. 자애심이 너무 깊어서 혼란 상태를 초래하여 급기야 시민들을 죽거나 약탈당하게 하는 군주에 비하면 소수의 몇몇을 시범적으로 처벌하여 질서를 바로잡는 잔인한 군
주가 결과적으로 훨씬 인자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그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었다. 더블 티에게 군주론은 성경이었고, 이 문장은 복음이었다.
뜨거운 마음을 품고 카라카스 중앙 자치대학에 입학한 더블 티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후 빈민 연구로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걸고 바리오에서 빈민 운동에 헌신했다. 그런 그에게 돌아온 보답은 암살 위협이었다.
바리오를 중심으로 그의 정치력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던 가진 자들은 티노 토르라는 젊은 청년을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언제나 해왔던 것처럼 암살자를 고용해 그를 죽여 암매장 하려고 결정한 것이다.
티노 토르는 몸을 숨겼다. 바리오의 깊숙한 곳으로 몸을 숨겼다. 목표가 사라지자 가진 자들은 차선책을 택했다. 티노 토르의 어머니가 그녀의 직장인 슈퍼에서 총을 맞았다. 카라카스 자치대학 학생이었던 그의 여동생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에는 강간 흔적이 남
아 있었다.
피눈물을 흘리며 지하로 숨어든 빈민 운동가는 복수의 화신이 되었다. 그가 가진 카리스마와 지식을 발휘해 사람들을 모았다.
그의 몸에 문신이 하나씩 늘어 갈수록 그를 따르는 충성스러운 부하들이 늘어났다. 티노 토르는 그들에게 충성을 요구했다. 부하들은 사람답게 살게 해주겠다는 티노 토르의 약속을 대가로 충성을 맹세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기사(騎士)라고 불렀다. 카바예로 카르텔의
시작이었다.
차베스 정권이 물러난 뒤, 경제위기 발생 이후 다시 모습을 드러낸 티노 토르는 더 이상 빈민 운동가가 아니었다. 카라카스 서부 전역을 지배하는, 그를 위해 목숨을 건 기사들을 거느린 냉혹한 군주가 되어 있었다. 빈민 운동가 티노 토르는 죽고, 카바예로 카르텔의 수
장인 더블 티만이 남아 있었다.
더블 티의 기사들은 용맹했다. 그들은 군주의 명령을 받아 수많은 사람을 납치하고, 살해하고, 토막 내고, 불 지르고 묻었다. 특히 더블 티의 가족들을 건드린 사건과 아주 조금이라도 연관이 된 자들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전부 살해당해 거리 이곳저곳에 장
식품처럼 전시되었다.
더블 티 그 자신도 모습을 드러난 해에만 백 명이 넘는 사람을 그 스스로의 손으로 처치했다.
군주론에는 ‘군주가 경멸을 당하는 이유는 변덕이 심하고 경박하며, 여성적이고 무기력하며, 결단력이 없다고 보일 때’라고 쓰여 있었다. 마키아벨리의 훌륭한 수제자인 더블 티는 일관되고 진중하게, 남성적이고, 힘 있고, 결단력 있게 복수했다.
‘가진 자’를 대표해 더블 티의 가족을 살해할 것을 명령한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부총재를 납치한 후 고령인 그가 쇼크로 죽지 않도록 의료진까지 배치해 놓고 그의 눈앞에서 그의 가족들을 하나하나 직접 강간하고 살해함으로써 그는 바리오의 전설이 되었다.
사람들이 그의 잔인함을 비난하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더블 티는 개의치 않았다. 그것은 일반 백성들의 시각이다. 군주에게는 군주만의 생각과 방식이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의 베네수엘라를 바꾸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선거를 통한 의회 진출, 같은 생각을 가진 정치인들을 모아 세력화하고 입법을 통해 사회변혁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교과서 같은 수단 가지고는 지금의 베네수엘라에 통하지 않는다.
라 만차 네그라(La Mancha Negra).
어느 날 고속도로에 발생해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정체불명의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 청소를 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베네수엘라의 기후 환경을 감안하지 않고 건설된 고속도로를 전부 뜯어내고, 새롭게 고속도로를 깔았을 때만이 라 만차 네그라를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는 것이다.
더블 티. 그가 바라는 것은 고속도로를 새로 까는 것이다. 전반적이고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베네수엘라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갈아엎기 위해서는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군주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더블 티 자신이 되어야 한다. 그만이 할 수 있다. 그의 기사들은 혁명군이 될 것이다.
끼익. 농장 바깥에서 차량이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더블 티는 그 소리에 읽고 있던 책을 덮었다. 얼마나 읽었는지 표지가 다 해져 있는 책을 그는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올렸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조금 있다가 문이 열리고 여러 사람의 남자들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데려 왔습니다.”
더블 티의 용맹한 기사 중 한명이 말했다. 기사는 손이 묶인 채 검은 두건을 뒤집어 쓴 남자를 한쪽 팔에 끼고 있었다. 납치 과정에서 저항이라도 했는지 남자의 양복이 여기 저기 찢어져 있었다.
더블 티가 턱짓으로 그 앞의 의자를 가리켰다. 기사들은 남자를 끌고 와 더블 티 앞에 앉혔다.
“벗겨.”
더블 티가 말하자 부하 중 한 명이 손이 묶인 남자가 쓰고 있는 남자의 두건을 확 벗겨 냈다.
두건이 벗겨진 남자는 갑작스럽게 눈으로 들어온 빛에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눈 뜨시지.”
더블 티가 말했다.
그 말에 납치되어 온 남자는 눈을 뜨기 위해 노력했다. 눈을 살짝 뜨고, 빛을 받아들여 적응하고, 그리고 초점을 맞추고 나서야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어서 오시오. 오시는 길은 편하셨는지 모르겠군요. 장관님.”
베네수엘라 여성부 장관인 살바도르 발데즈 바렐라(Salvador Valdez Barela)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남자가 바리오의 지배자 더블 티임을 알고는 공포보다 더한 절망감을 느꼈다.
***
2일차
JW 매리어트 카라카스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잠을 자던 한규호는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감으면 바로 잠들 수 있고, 약간의 자극으로 바로 잠에서 깨어날 수 있는 그라 해도 잠자는 도중에 울린 초인종 소리는 그에게 약간의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손을 뻗어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자정이 되기까지 십여 분이 남아 있었다.
한규호는 몸을 일으켰다. 빤스만 입고 있던 그는 가운을 걸치고 나가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앤 챔버가 서 있었다.
“무슨 일입니까?”
한규호가 물었다.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조금 날카로운 감정이 섞여 있었다.
“죄송해요. 혹시 자고 계셨는데 제가 깨운 건가요?”
앤 챔버가 미안한 눈빛으로 말했다.
한규호는 아니었다고 말할까 하다가 그녀의 시선이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향해 있는 것을 눈치 채고 손을 뻗어 뒷머리를 만졌다. 베개에 눌린 머리카락이 까치집을 이루고 있었다.
“괜찮아요.”
한규호는 손으로 붕 뜬 머리를 누르며 말했다.
“우선 들어오시죠.”
한규호가 앤 챔버를 방으로 안내했다.
“그럼 잠시만······.”
앤 챔버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한규호의 방으로 들어섰다. 그와 단 둘이 있는 것은 처음이다.
앤 챔버가 거실 소파에 앉자 한규호는 미니바로 가서 적당히 마실 것을 챙겨서 그녀의 앞에 놓은 다음 맞은편에 앉았다.
“무슨 일입니까?”
한규호가 다시 용건을 물었다. “그레이스 박사님께서 내일 인터뷰를 9시 정도에 시작할 거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앤 챔버가 눈을 깔며 조심스러운 말투로 그 사실을 전했다.
한규호는 어떤 상황인지 알 것 같았다.
기자가 아고스토에게 연락을 하고, 아고스토가 그레이스에게 전달을 하고, 그레이스가 앤 챔버에게 이야기를 한 것이다. 한규호에게 전달하라는 의미로.
자존심? 고까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레이스의 그런 바보 같고 유치한 생각이 이런 한심한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이다.
“알겠습니다. 내일 출발에는 큰 문제가 없겠군요.”
한규호가 말했다. 앤 챔버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마도요.”
앤 챔버는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닫았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어색한 침묵이 찾아왔다.
한규호도 그녀가 지금 상황을 어색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한규호는 그녀에게 말을 건넸다.
“아고스토 이사가 방문을 두드리지는 않았습니까?”
한규호의 말에 앤 챔버의 얼굴이 빨개졌다.
“네?”
“아고스토 이사가 챔버 양에게 불안해하지 말라며, 서로 안심할 수 있도록 일상적인 이야기나 하자고 말하지 않던가요?”
“······. 어떻게 아셨......”
한규호는 웃었다. 아고스토가 앤 챔버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는 첫 만남에서부터 알 수 있었다. 추잡한 늙은이의 더러운 마음이 표정에 너무나도 잘 드러나 있었으니까.
“그 음료수를 드세요.”
“네?”
“그걸 드시면서 여기서 한 30분 정도 있다 방으로 돌아가세요. 그러면 더 이상 그가 방문을 두드리지 않을 겁니다.”
한규호가 말했다.
앤 챔버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말을 하는 것이지? 어떻게 아고스토가 더 이상 귀찮게 굴지 않게 한다는 말이지?
“믿어보시죠. 먹이를 빼앗긴 하이에나는 빼앗긴 먹이에는 더 이상 군침을 흘리지 못합니다.”
“하이에나요?”
“흐음... 그를 하이에나 취급하기엔 하이에나에게 미안하군요.”
한규호가 웃으며 말했다.
***
아고스토는 앤 챔버가 스즈키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가 스즈키의 방으로 들어간 이후 벌써 40분이 지났는데, 아직 객실 문이 열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젠장할.”
아고스토는 작게 내뱉었다. 물론 자신에 비하면 스즈키가 조금 더 젊다고 해도, 그래봤자 동양인일 뿐이다. 남성적 매력으로 따지면 라틴의 열정적인 피가 흐르는 자신이 훨씬 더 위라는 것이 아고스토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앤 챔버는 스즈키라는 원숭이의 방에 들어간 뒤로 나오질 않고 있었다. 진정한 남자를 볼 줄 모르는 저 어린애의 잘못된 선택에 아고스토는 기분이 나빴다.
40분. 두 남녀가 사랑을 하기로 합의하고 실천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이미 사랑을 마치고 침대 위에 알몸으로 엉켜 있을지도 모른다.
아고스토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시 보안경으로 스즈키의 방을 살폈다. 그 문은 아직 열리지 않고 있었다. 그는 다시 시계를 보았다. 앤 챔버가 저 방으로 들어간 지 이제 47분이 지났다.
포기하고 뒤돌아서려는 찰나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고스토는 재빨리 문으로 다시 다가가 보안경으로 눈을 가져갔다. 열린 문으로 약간 빨개진 얼굴로 나서는 앤 챔버의 모습이 보였다. 앤의 모습이 사라지자 그녀를 배웅하러 나온 가운을 입은 스즈키의 모습이 보
였다.
앤 챔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스즈키의 시선은 천천히 정면을 향했다. 그리고 보안경을 통해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아고스토와 눈이 맞았다. 아고스토는 찔끔했다. 자신이 지켜보고 있음을 스즈키가 알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흠칫 놀랐다.
그런 그의 눈에, 자신을 향해 검지를 치켜 들고 좌우로 흔들고 있는 스즈키의 모습이 잡혔다.
< MISSION 03 : La Mancha Negra (24)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