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프티드-55화 (56/386)

< MISSION 03 : La Mancha Negra (2) >

1일차

도심고속도로 프란시스코 파하르도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한규호 일행이 탄 차량은 한적한 고속도로를 지나 시내로 접어 들었다. 시내를 관통하는 고가 고속도로 프란시스코 파하르도(Autopista Francisco Fajardo)에 들어서서야 여느 도시처럼 차량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차량이 늘어났음에도 한규호 일행이 탄 밴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빠르게 도로를 달렸다. 맨 앞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지프가 끊임없이 사이렌과 클락션을 울려 댔다.

고가도로 아래로 작은 상자마냥 따닥따닥 붙어있는 빈민촌이 눈에 들어왔다.

한규호 옆에 앉아 있는 앤 챔버는 창문 너머로 멀리 보이는 빈민촌들을 보고 있었다.

“도시로 들어오니 좀 사람 사는 곳 같군요. 미스터 스즈키. 카라카스에 대해서 좀 알고 계신가?”

펠릭스 아고스토, 미-베네수엘라 협력 재단의 이사 중 한명인 그가 갑자기 한규호에게 말을 걸었다.

“뭐. 그다지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

한규호가 답했다.

“저 왼쪽 산등성이에 따닥따닥 붙어있는 집들이 보이시오? 미스터 스즈키?”

한규호도 고개를 돌렸다. 카라카스 북쪽을 방벽처럼 막고 있는 안데스 산맥의 지류 중 하나에 수많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저런 곳을 바리오(Bario)라고 부릅니다. 바리오는 ‘구역’이라는 의미의 스페인어인데, 베네수엘라에서는 빈민촌을 의미하지요.”

그의 말에 앤 챔버가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대부분의 바리오는 서카라카스에 집중되어 있어요. 오면서 도시에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거대한 빈민촌을 보셨는지 모르겠군요. 거기가 서카라카스의 대표적 바리오인 까티아(Catia)란 곳이지요. 아주아주아주 무서운 곳입니다.”

무서운 곳이라는 말에 앤 챔버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얼마나 무섭습니까?”

한규호가 물었다.

“얼마나 위험하냐. 하하하. 뭐. 사실 우리 일행하고는 관계가 없는 지역이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참고삼아 말씀 드리면 저기에 외지인이 들어가면 총 든 강도를 볼 일은 없다고 하지요.”

“그게... 무슨 의미인가요?”

앤 챔버가 물었다.

“우리 세뇨리따도 관심이 있으신가 보군요. 하하하. 강도질을 하기 위해서 총을 꺼내드는 것이 아니라, 그냥 쏜 다음 시체를 뒤지는 게 편하니까 먼저 죽여 버린단 이야기죠. 손들어. 가진 거 다 내 놔. 이런 말 할 필요 없이. 그러니, 이미 죽어버렸으니 총 든 강도를 볼 일은 없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한규호는 저런 이야기를 웃으면서 하는 아고스토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자조적인 농담으로 하곤 한다. 스스로를 깜둥이라고 부르는 흑인들의 N-Word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그런 농담은 당사자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외부인이 할 수 있는 농담이 아니다.

아고스토는 베네수엘라 출신인 자신이 내부자라고 생각했을까? 그래서 이런 멍청한 발언을 한 것일까?

“이사님. 그 말씀을 지금은....”

그레이스 박사가 아고스토를 말렸다. 아고스토 오직 그만이 모르고 있다. 얼마나 실례되는 짓을 했는지.

“바리오는.”

조수석에 앉아 있는 도밍게즈 소령이 입을 열었다.

모두의 시선이 조수석에 앉아 전방만을 바라보고 있는 소령에게 향했다.

“바리오는 보통 5~6개의 집이 하나로 붙어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것처럼.”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빈민촌으로 향했다. 길다란 단층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그들의 눈에 들어왔다.

“하나로 붙어있는 5~6개의 집 중 길가에 인접해 있는 단 하나의 집에만 문이 있습니다. 그 문을 통해서 사람들이 드나들게 됩니다.”

앤 챔버가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집마다 문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집에 문이 있고, 그 문을 통해서 사람들이 들락날락 거린다는 이야기다.

“보통 한 가정에서 7~8명의 아이를 낳습니다. 그 중 10%가 첫 번째 생일을 맞이하지 못합니다. 살아남은 아이들 중 또 10%가 세 살이 되기 이전에 죽습니다. 살아남은 아이들 중 40%가 성년을 맞이하지 못합니다.”

앤 챔버의 목울대가 한번 울렸다.

도밍게즈 소령은 계속 건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성인이 된 아이가 5명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남자 세 명, 여자 두 명이 있으면 여자 두 명은 몸을 팝니다. 남자 세 명 중 두 명은 마약을 팔거나 강도가 됩니다. 남은 한 명은 대학에 가거나, 감옥에 가거나, 아니면 해외로 나갑니다.”

차량이 조금 더 많아졌다. 그들이 탄 밴은 어쩔 수 없이 속도를 조금 줄였다. 여전히 맨 앞의 선두차량은 사이렌과 클락션을 울리고 있었지만 길은 이전처럼 쉽게 열리지 않았다.

“남자 두 명, 여자 세 명이 있는 경우 남자 둘은 마약을 팔거나 강도가 됩니다. 여자 셋 중 둘은 몸을 팝니다. 남은 하나는 대학에 가거나...”

도밍게즈 소령이 잠시 말을 멈췄다.

“실종됩니다.”

거기까지 말한 도밍게즈 소령은 몸을 돌려 운전석 뒤쪽에 앉아 있는 아고스토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런 것을 무섭다고 하는 겁니다.”

***

고가고속도로를 빠져나온 차량은 천천히 시내 도로로 접어들었다.

동카라카스, 그나마 치안이 안전하고, 고층건물이 들어선 중심업무지구임에도 도밍게즈 소령의 말을 들어선지, 차 안에 탄 한규호 일행은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말이 없었다.

멕시코 대사관을 끼고 우회전한 차량은 대략 50m를 더 달려 JW 매리엇 호텔 카라카스 입구로 들어갔다.

입구를 막고 있는 커다란 통행금지 표지. 그리고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채로 입구를 지키고 있는 가드들의 모습이 호텔이라기보다는 보안시설 같은 느낌을 풍겼다.

차량이 천천히 속도를 줄이자 호텔 종업원이 한명 다가와 문을 열려 했다. 그러자 선두차량에서 내린 군인이 다가와 거칠게 종업원을 밀어냈다.

군인에게 밀린 호텔 종업원은 거의 넘어질 듯 비틀거렸지만, 넘어지지는 않았다. 그를 밀친 군인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문을 막고 섰다.

차 안에 있던 사람들 모두 그 장면을 보았지만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도착했습니다. 내리기 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제가 없이는 이곳을 벗어나지 마시길 바랍니다.”

도밍게즈 소령이 그렇게 말하고 문을 열고 내렸다.

그레이스 박사 일행도 그를 따라 내렸다. 그들이 전부 내리자 군인들이 그들을 둘러쌌다. 군인에게 원형으로 둘러싸인 채 그들은 그대로 대략 5m를 걸어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높다란 천장, 기품 있는 샹들리에, 화려한 문양으로 장식된 대리석 바닥. 은은하게 울리는 부드러운 음악. 전세계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5성급 호텔의 로비 모습이었다.

그 로비가 순식간에 군인들의 군화소리로 가득 찼다. 주위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모였다.

“여기서 잠시 기다리시죠.”

도밍게즈 소령은 그들을 호텔 로비에 위치한 소파로 안내했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 호텔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와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어서 오십시오. 매리어트 카라카스에. 저는 총지배인 앙헬이라고 합니다.”

4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약간 마른 남자가 소파에 앉아 있는 그들에게 다가와 인사했다.

“그레이스 박사님 일행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웰컴 드링크를 준비해 드릴까 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바로 방으로 모셔주시오.”

도밍게즈 소령이 그의 말을 끊었다. 지배인은 자신의 말을 끊은 도밍게즈 소령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 눈을 흔들림없는 매서운 눈빛으로 도밍게즈가 받았다.

지긋이 도밍게즈를 바라보던 총지배인은 고개를 끄덕인 후 소파에 앉아 있는 그들에게 말했다.

“그러면 방으로 모시겠습니다.”

한규호 일행은 여권 제시도, 서류 작성도, 보증금 지불 등의 어떠한 절차도 없이 총지배인을 따라서 방으로 올라갔다.

최상층 바로 아래, 이그제큐티브 플로어에 있는 원베드룸 스위트가 4명에게 각각 배정되었다.

복도 끝 방은 그레이스 박사가, 그리고 그 옆방에는 한규호가, 그레이스 박사 맞은편 방에 앤 챔버, 그리고 그 옆방에는 펠릭스 아고스토가 각각 방을 배정받았다.

한규호는 자신의 방에 들어서자 커다란 창문으로 다가가 커튼을 걷었다.

유리 너머로 제일 먼저 그들이 지나온 고가도로가 눈에 들어왔다. 그 밑으로는 차량들과 걸어 다니는 사람들, 건물들과 건물들 틈 사이의 좁은 골목이 보였다.

고가도로에서 저격이 가능하겠군.

그레이스 박사의 방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앤 챔버와 그레이스 박사의 방을 바꿔야 할까?

한규호가 유심히 창밖을 살펴보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열자 캐리어를 들고 있는 한 남자 직원과, 그 뒤를 따르는 여자 직원이 들어왔다.

남자직원은 캐리어를 거실에 내려놓았다. 한규호는 그를 불러 세운 후 그에게 10달러 지폐 한 장을 내밀었다.

“Thank you. Senor.”

남자직원은 10달러를 받아 정중하게 인사한 후 방을 나섰다.

그 모습을 지켜본 여자 직원은 빙긋 웃더니 한규호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세뇨르(Senor) 스즈키. 저는 플로어 매니저 에스코베도(Escobedo)라고 합니다. 계시는 동안 불편하신 점이 있으면 저에게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규호는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도밍게즈 소령께서 전할 말씀이 있으시다며 세뇨르 아고스토의 방으로 모여 주셨으면 한다는 전갈이 있었습니다.”

에스코베도의 말에 한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녀를 따라 복도 너머의 아고스토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고스토는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도밍게즈 소령이 공항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은 무심한 얼굴 표정을 유지한 채로 앉아 있었고, 그 옆에는 대위 계급장을 단 남자가 열중쉬어 자세로 서 있었다.

한규호는 아고스토 방의 창문 너머의 풍경을 살펴보았다. 짧은 순간이지만 저격이 가능한 지점에 3개는 눈에 들어왔다.

방을 바꿔봤자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

“피겠소?”

아고스토가 한규호에게 담배를 내밀었다.

“괜찮습니다.”

한규호가 거절했다.

아고스토는 새로운 담배를 꺼내 또 다시 불을 붙였다.

한규호의 눈에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금연 표지가 보였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창 쪽으로 걸어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 방향에도 고층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고층건물과 고층건물 사이의 골목들도 보였다.

그리고 그 골목에서 총성과 함께 오토바이 헬멧을 쓴 괴한이 누군가를 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거리가 꽤 멀어 한규호가 아닌 일반 사람들은 듣고 보기 어려운 거리였다.

짧은 시간에 다섯 발을 쏜 괴한이 재빠르게 반대쪽으로 뛰어가 괴한을 기다린 듯한 오토바이 뒷좌석에 올라타고 서쪽 방향으로 사라지기까지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흠.”

한규호는 팔짱을 꼈다.  골치 아플 수도 있겠군.

그때 그레이스 박사와 앤 챔버가 방으로 들어왔다.

그레이스 박사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거실을 가득 채운 담배연기에 눈살을 찌푸렸고, 앤 챔버는 가볍게 기침을 했다.

그들이 들어오자 앉아 있던 도밍게즈 소령이 일어났다.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몇 가지만 알려드리고 저는 내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저녁에 이곳에서 환영 만찬이 있을 예정입니다. 그때까지는 각자의 방에서 휴식하시면 되겠습니다. 두 번째로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저와의 협의 없이 호텔을 나가시는 것은 삼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더 알기 쉽게 말씀드리면, 금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의 말에 한규호를 포함한 세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고스토만 제외하고.

“이보시오 소령.”

“질문은 나중에 받겠습니다. 세 번째로, 이 층은 저희 군인들이 지키고 있을 것입니다. 혹시나 필요한 것이 있으시거나,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여기 있는 이 친구에게 말씀하시면 됩니다.”

열중쉬어 자세로 아고스토 옆에 서 있던 대위가 차렷 자세를 취한 후 경례를 한 후 다시 열중쉬어 자세를 취했다.

“아니면 호텔 플로어 매니저를 통해서 말씀하셔도 괜찮습니다. 이 모든 조치는 여러분들의 안전을 위한 것이니 협조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혹시 질문 사항 있으십니까?”

도밍게즈 소령이 말을 끝내자 그제야 아고스토가 기다렸다는 듯 말했다.

“소령. 아무리 그래도 아예 못 나간다는 것은 좀 그렇지 않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오랜만에 찾은 고향인데. 이렇게 호텔에만 있다가 가라는 것은 좀 가혹한 것 같소만. 위험하다고는 해도 여기는 중심업무지구 아니오, 더군다나 여기서 30m만 걸어가도 연방정부 청사가 있는데.”

아고스토가 약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고스토 이사님. 예외는 없습니다. 저희에 통제를 따르시든가, 아니면 바로 공항으로 모시겠습니다. 이후 다시 찾아오시면 자유롭게 다니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닙니다.”

도밍게즈 소령이 단호하게 말했다.

“.... 알겠소. 소령. 뭐. 안전을 위한 것이라니. 딱히 불만은 없소만.”

아고스토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질문이 없다면 저는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일주일 간 저도 이 호텔에 상주할 예정입니다. 참고로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도밍게즈 소령은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숙여 보인 후 문을 열고 나갔다. 대위도 그 뒤를 따라 나섰다.

이제 이 공간에는 4명의 사람만이 남아 있었다.

그들 사이로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있었다.

한규호를 제외한 모두가 이야기를 꺼내야겠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에 아고스토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안타깝네요. 진짜 끝내주는 까차빠(cachapa:옥수수 가루로 만든 팬케이크로 치즈를 돌돌 만 베네수엘라 전통음식)를 파는 곳을 아는데. 대접해 드리지 못하게 됐군요.”

아고스토의 말에 그레이스 박사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외교관계는 최악의 상황 바로 직전까지 와 있었다. 그러한 이유로, 이번 방문에서 정부차원의 협조관계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 차원에서 가교역할을 할 민간단체가 필요했고 거기엔 미-베네수엘라 협력재단이 가장 적합해 보였다. 정부는 관여하지 않는다. 그저 미국의 민간단체와 베네수엘라의 민간단체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었다. 그 일을 미-베네수엘라 협력재단이 맡은 것이다. 그리고 협력재단의 이사 중 한명인 펠릭스 아고스토가 그 대표로 여기 온 것이다.

그는 증명서나 확인서 같은 존재였다. 그저 라티노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원에 진출할 생각 밖에 없는 그는 이번 여행에서 그저 상징적이고 표면적인 역할만이 요구됐다. 일할 필요도 없었고, 해서도 안 되는 그런 역할이었다. 그런데 그는 자신의 역할을 잊고, 마치 고향에 여행이라도 온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멀지도 않아요. 저기 바로 저기쯤에 있는데 말이죠.”

아고스토는 창가로 다가가 입맛을 다시며 한 지점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보세요. 벌써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지 않습니까.”

한규호는 창가로 다가가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아고스토의 말대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한규호만이 조금 전 괴한의 총격에 의해 사망한 시신 한구와 시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신은 거의 발가벗겨져 있었다.

< MISSION 03 : La Mancha Negra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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