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프티드-50화 (51/386)

MISSION 02 : HANDCARRY (28)

5월 24일

마투피 제칠일 안식일 교회 동남동쪽 800m 지점.

마투피(Matupi), 친 주, 미얀마

샤오메이는 처음 한규호가 눕혀 놓은 그 상태 그대로 누워있었다.

가방을 내려놓고 한규호는 손등을 그녀의 빰에 가져다 댔다. 급격하게 내려간 고산지대의 밤기온 때문에 뺨은 차가웠지만 위험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는 가방을 열고 몇 가지 물품을 꺼낸 다음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내기를 거둬들여 그녀를 깨웠다.

“괜찮아? 눈 좀 떠 봐. 완. 정신 좀 차려봐.”

샤오메이는 정신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쉽게 눈이 떠지지 않았다.

“완. 완. 내말 들려?”

그가 계속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 들려요.”

샤오메이는 천천히 눈을 뜨자 그녀를 내려다 보고 있는 그의 얼굴이 들어왔다.

한규호는 그녀가 눈을 뜨자 살짝 웃고는 그녀를 천천히 땅에 내려 놓았다.

“저격수는요?”

“잡았어. 걱정할 필요 없어.”

한규호는 그렇게 말하고 그녀의 허벅지를 붕대 대신 감싸고 있던 그의 상의를 천천히 풀어헤쳤다.

그 말에 샤오메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잡았는지,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잡았다고 한다면 잡았을 것이고,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조심스럽게 묶어놓았던 상의를 풀자 상처가 드러났다.

출혈은 멈췄지만 검붉은 핏물과 엉겨 붙어 굳어버린 살점, 먼지투성이의 피복을 입고 땅을 구르면서 묻은 듯한 이물질들이 상처 주위에 범벅이 돼 있었다.

한규호는 그녀에게 말했다.

“소독을 할 거야. 좀 아플 거야.”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보고 한규호는 다시 미소지어 주었다.

한규호는 생수병을 꺼내 뚜껑을 딴 다음 냄새를 맡고 한 모금 마셨다.

오염된 것 같지는 않았다.

그는 생수병을 들어 상처에 조금씩 물을 부었다.

한 통 더 가지고 올 걸 그랬군.

한규호는 천천히 물을 부었다. 상처 주위에 말라붙어 있던 핏자국이 물을 타고 조금씩 씻겨 내려갔다.

샤오메이는 눈을 질끈 감았다.

물. 고작 물일 뿐인데, 상처를 송곳으로 찔러대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졌다.

자신도 모르게 잡고 있던 한규호의 팔뚝을 꽉 잡았다.

한규호는 샤오메이가 자신의 팔뚝을 잡은 손에 힘을 주는 것을 느꼈다.

“소리 내도 괜찮아.”

한규호가 말했다.

그러나 샤오메이는 이를 꼭 깨물며 참아냈다.

“괘.......괜찮아요.”

괜찮을 리가 없다. 총상, 그것도 관통상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작은 신음소리 하나 내지 않고 버텨냈다.

적당히 상처를 씻어내자 환부가 드러났다. 일반 총상보다 조금 더 컸다. 아마 한규호의 옆구리를 관통한 총알이 자유회전하면서 옆으로 들어간 것 같았다.

한규호는 붕대 대용으로 준비해온 흰색 천을 조심스럽게 꺼낸 다음 샤오메이의 허벅지에 두 번 감았다. 그리고 목사의 서재에서 가져온 버번위스키 병을 꺼내 들었다.

가지고 올 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와일드터키의 101프루프였다. 알콜도수 50.5%.

알콜소독을 할 때 적정 도수는 40~60%로 보고 있다. 도수가 너무 높으면 오히려 소독효과는 감소한다.

아니. 애초에 환부에 알콜소독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알콜소독은 장비 소독이나 상처가 없는 피부소독에나 쓰는 것이지.

“아플 거야. 소리 내도 괜찮아.”

한규호는 그렇게 말하고, 위스키를 두 번 감긴 붕대에 스며들도록 천천히 부었다.

그 순간 샤오메이의 몸이 크게 들썩였다.

물로 씻어낼 때는 송곳으로 찌르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뜨겁게 달아오르는 인두가 상처를 들쑤시는 느낌이었다.

“으으으으음!”

샤오메이는 터져나오려는 비명을 애써 눌러 신음으로 참아냈다.

한규호는 그녀의 신음을 들으면서 천천히 위스키로 붕대를 적셨다.

그도 경험이 있다. 급한 상황에서 상처에 직접 하는 알콜소독. 그 불타는 듯한 고통을 그도 느껴봤다.

사실 상처의 알콜소독은 추천하는 방식은 아니다. 안하는 것보다 좋다고는 하지만 여차하면 어마어마한 통증과 함께 조직손상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더군다나 샤오메이의 환부는 피부표면의 상처가 아니라 그 아래 깊은 곳의 그것이다. 피부표면과 달리 통각신경이 조밀하게 배치돼 있는 생살이다.

붕대를 감쌌다고는 해도 상처에 알콜이 닿았을 때, 그 고통은 신경계를 타고 온몸을 찔러댈 것이다. 육체적 고통 때문에 정신이 상처입을 수도 있을 정도의 강도로 말이다.

“완. 소리 질러도 괜찮아.”

한규호가 다시 말했다. 알콜은 증발이 빠르기에, 충분히 적실 필요가 있으니.

다시 위스키를 천천히 부었다.

그의 팔을 잡은 그녀의 손에 힘이 더욱 들어갔다. 그러나 그녀는 이번에 신음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저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참아내고 있었다.

어느 정도 붕대가 적셔지자 그는 그 위에 붕대를 덮어 둘렀다.

적셔진 붕대를 다시 덮어 알콜 증발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한 임시방편이었다.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는 그 위에 한 겹 더 붕대를 둘렀다.

그녀의 떨림이 조금씩 잦아들었다. 조금씩 안정을 되찾는 것 같았다.

“괜찮아?”

한규호가 물었다.

샤오메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질끈 감은 눈을 살며시 뜨고 한규호를 바라보았다.

한규호는 처치를 마무리하고 그녀의 더러워진 하의를 벗기고 있었다. 교회에서 가져온 깨끗한 내의와 바지를 입힐 생각이었다. 방한대비를 위해서.

샤오메이는 그 모습을 보면서 말했다.

“완. 당신은 여전히 날 완이라고 부르는군요.”

“그랬나? 몰랐는데. 미안.”

한규호는 동작을 멈추지 않으며 말했다.

그랬던가? 나도 모르게 그렇게 불렀나?

“그 이름.”

“응?”

“완이라는 그 이름. 단 한 번도 내 이름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데.”

“.........”

“당신이 나를 깨울 때, 완. 정신 좀 차리라고 했을 때, 그때는 내 이름 같더군요.”

“그랬나.”

“그녀에게 미안하지만.... 완이라는 이름. 이제는 내가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규호는 그녀의 상처에 닿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내의와 바지를 입혔다.

“........ 뭐. 완이든, 샤오메이든, 식양이든 그게 뭐든 그게 당신이라는 사실은 변하는 게 아니니까. 어둠 속에서 믿지 못하겠다고 중학생처럼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던 당신은 당신이니까.”

한규호가 말했다.

“자. 이제 거의 끝났어. 좋아. 지금부터 어떻게 할지 이야기해줄게. 오늘 밤새 당신을 업고 달릴 거야. 탄치라는 곳까지. 그곳에 가면 우리를 구출해 줄 사람들이 있어. 제대로 된 치료도 받을 수 있을 거야. 크게 걱정할 필요 없어.”

한규호가 그녀가 입고 있는 상의를 벗기며 말했다.

땀에, 흙과 먼지에 그리고 한규호의 옆구리에서 튀어 오른 핏물에 얼룩진 상의가 벗긴 후 내의와 가벼운 셔츠, 스웨터, 그리고 바람막이까지 그녀에게 입혔다.

“좋아. 이제 추울 일은 없겠군,”

한규호는 그녀에게 두툼한 양말을 세 켤레나 신기고 나서야 다 끝났다는 듯 말했다.

샤오메이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

아직 허벅지가 불이 붙은 것처럼 욱신욱신 했지만 그럼에도 그의 모습을 보면 미소가 지어졌다.

그녀에게 그가 다가왔다.

“이제부터 당신은 좀 자두라고. 잠에서 깨면 지금보다 훨씬 안락한 공간에서 일어나게 될 거야.”

한규호가 그의 손을 그녀에게 가져갔다. 내기를 불어넣어 다시 재우기 위해서.

“완 양. 잘 자요. 좋은 꿈 꾸고.”

그의 말에 샤오메이는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다. 지금 뭐라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러나 그의 손에 의해 바로 정신을 잃었다.

“참으로 손이 많이 가는 아가씨로군. 뭔가 낯뜨거운 소리를 하려고 한 것 같은데.”

한규호는 그렇게 툴툴거리며 남은 옷가지를 엮어 임시로 포대기 비슷한 것을 만들었다. 특히 총 맞은 왼쪽 허벅지가 압박되지 않고 고정될 수 있도록 그 부분에는 조금 더 신경을 썼다.

그는 임시 포대기가 다 만들어지자 그것을 이용해 그녀를 업었다. 그리고는 허리에서 조여 그녀를 단단히 결박했다.

지금 위치에서 탄치까지는 약 110km.

마투피를 거쳐갈 일이 없으니 검문검색을 피할 필요도 없고, 그저 산맥을 내려가면 된다.

군경이 저격수의 시신을 발견했을 때 이미 그들은 한참을 떨어져 있을 것이다. 헬기의 행동 반경 너머로 말이다.

시계를 봤다. 자정이 가까워지는 시간. 남은 시간은 5시간, 거리는 110km.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한규호는 발 끝에 힘을 주었다.

***

5월 25일

마디나 호텔(Madina Hotel).

탄치, 치타공주(州), 방글라데시

새벽 한 시가 넘어서야 김승섭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는 침대에 누워 잠시 뒤척였다. 너무 피곤하면 오히려 잠을 못 잔다고 하는데, 오늘이 딱 그짝이었다.

뉴델리에서 전문을 받고 바로 공항으로. 공항에서 현찰을 주고 캘커타행 국내 항공권을 주고 캘커타로 가서, 그곳에서 위장여권과 항공권을 받았다.

그리고 그 망할 놈의 사이캇 호텔. 밤새도록 울려대는 열차 경적소리에 시달리면서 잠 한숨 못 자고, 6 시간동안 비포장도로에 시달렸다.

그러고 왔더니 무슨 회의 같지도 않은 논의를 몇 시간을 하고.

생각해보면 지는 미리 도착해서 잤을 거 아냐. 자기는 바로 자고 일어나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고 나서, 자신과 똑같이 시달린 후배를, 얼마나 힘들지 알면서 잠도 안 재우고!

그런 생각이 들자 김승섭은 이를 뿌드득 갈았다.

두고 보자 곽용신. 내가 먼저 출세해서 밑에 두고 부려 줄테다. 개갈궈 줄테다. 곽용신을 개갈구는 행복한 생각을 하다 자신도 모르게 김승섭은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필름이 끊기듯, 내시경을 하기 위해 프로포폴을 맞은 듯, 어느 순간 의식이 뚝 끊겼다. 그러나 얼마 가지 못했다. 천지를 진동하는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깨 버린 것이다.

뭐지? 이건 꿈일까? 온 천지가 진동하는 것 같은데. 이게 뭔 소린지,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다만 짜증이 난다는 거. 그거 하나만은 확실했다. 무언가가 이 거대한 진동을 만들었고, 잠을 깨운 것이다.

어떤 무언가가.

김승섭은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이불을 감쌌다. 그리고 베개로 자신의 머리를 감쌌다.

지나가라. 뭔지 모르겠지만 지나가라. 제발 좀 꺼져라.

두두두두.

규칙적인 진동과 소음. 헬기 소린가.

어떤 미친놈이 새벽부터 헬기를 타고 다니는 거야. 어떤 개자식인지 모르겠지만 심야 시간 주택가 비행금지 규칙도 모른단 말인가. 어떤 자식이 말이야!

헬기 소리?

헬리콥터? 지금 시간에? 여기가 어디였지? 탄치였지. 탄치에서. 새벽에 헬리콥터가?

그는 눈을 떴다. 그리고 급하게 상체를 일으켰다.

진동은 조금 잦아들었다. 그러나 잠을 깨운 헬리콥터의 로터 소리는 여전히 온 천지를 힘차게 울리고 있었다.

그 순간 문이 열렸다.

“일어나!”

곽용신이 문을 열며 외쳤다.

“이미 일어났슈.”

김승섭이 투덜대면서 말했다. 그는 침대에 걸터 앉아 신발을 찾아 신었다.

“뭔가 이상해. 가보자.”

곽용신이 그렇게 말했다.

“30일 전후라고 안 그랬습니까?”

김승섭이 투덜거렸다.

“혹시 장비 있냐?”

곽용신이 문을 나서다 뒤돌아서며 물었다.

“뭔 장비요? 이거요?”

김승섭이 엄지와 검지를 펴 총 모양을 만들어보였다.

“그래 그거”

곽용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무슨 미국놈들입니까? 외국나가서 총들고 다니게. 그런게 어디있어요.”

곽용신은 김승섭의 건방진 말투에 한마디 할까 하다가 틀린 말도 아니고. 또 말투도 기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갈 곽용신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임마. 말을 그렇게 하면..”

“아 시끄러워요. 얼렁 가봅시다. 이거라도 챙기슈.”

김승섭은 그렇게 말하며 옷장에서 무언가를 분리해내더니 곽용신에게 쥐어주었다.

옷장에 상의를 걸어놓는 용도로 가로놓여있던 쇠봉이었다.

***

5월 25일

탄치 모스크 앞 광장

탄치, 치타공주(州), 방글라데시

HH60 페이브호크, CIA 특작팀이 사용하는 CSAR(Combat Search and Rescue) 전용 헬리콥터는 천천히 모스크 앞 광장에 착륙했다. 헬리콥터는 땅에 착륙하고 로터의 속도가 조금 잦아들자 문이 열리고 두 사람이 뛰어내렸다.

MP5 기관단총을 든 두 사람, CIA 특작팀 요원은 땅에 내리자마자 주변의 안전을 확보했다. 헬기 전후방에 각각 자리를 잡은 두 사람은 야간투시경을 사용해 주변에 혹시 있을지 모를 위험을 대비했다.

그리고 나서야 말했다.

“Clear.”

그제서야 세 번째 사람이 문을 열었다. 전투복처럼 활동성 있는 옷을 입은 여자. 트레이시가 문을 열고 내렸다.

그녀는 내리자마자 처음 내린 두 명 중 한 사람의 경호를 받아 프로펠러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곳으로 이동했다.

안전이 확보된 후 그녀는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4시 43분. 약속시간까지 17분이 남았다.

몇 시간 전 그의 전화를 받은 트레이시는 재빠르게 오키나와로 연락을 했다. 오키나와 상황실에 있던 아이작 페리는 그 순간 워싱턴 대신 7함대에 연락을 넣었고, 7함대에서 페이브호크가 날아올랐다. 평균 운항속도 시속 294km로 최대 818km의 거리를 날아갈 수 있는 페이브호크가 재빠르게 이륙한 것이다.

운항계획? 방글라데시 정부 및 공군과의 사전합의?

그런 부분을 처리하기 위해 미끼가 연막을 친 것이다. 뿌려놓은 뇌물이 작동할 것이다. 아니면 이후 뿌릴 뇌물이 작동하던가.

트레이시는 초조하게 기다렸다. 1분 1초가 하루와 같은 기분이었다.

그저 탄치. 그 이름만으로 약속지점이 정해졌다. 중소도시라고는 해도 그냥 탄치에서 만나자고 할 수 있는 규모는 아니다.

그래서 트레이시는 로터의 시동을 끄지 말 것을 지시했다. 빠듯한 연료를 소모해서라도, 그들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4시 53분.

7분이 남았다.

7함대 항모 로널드 레이건에서 이륙한 F/A18이 중간 급유를 위해 인도양에서 대기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연료를 소모하며 이 곳에서 기다릴 수는 없다.

10분. 트레이시는 마지노선을 10분으로 잡았다.

5시 10분. 그때까지 오지 않는다면, 이 자리에서 바로 이탈해야 한다.

하지만 그녀는 확신하지 못했다.

지금 이 인력이, 이 병력이, 이 자원이 동원됐는데, 고작 10분만에 이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그녀는 처음으로 느껴보는 현장 최고책임자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었다.

4시 58분.

2분 남았다.

모두들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녀는 하늘을 보고 있었다. 그가 어디에서 올지, 어떻게 나타날지, 누구와 나타날지 알 수 없었으니까.

그저 하늘만 보면서,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처음 속으로 기도를 했다. 제발, 한 번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Freeze!!”(꼼작 마!).

그렇게 간절하게 기도하는 그 순간 경계하던 특작팀 중 한 명이 강하게 외쳤다. 사람들의 시선이, 그리고 총구가 모두 그쪽을 향했다.

트레이시도 시선을 그리로 돌렸다. 그리고 자신에 손에 쥔 M9A1도 그쪽으로 향했다.

그 순간 누군가가 눈에 들어왔다.

무언가를 등에 짊어진 남자가 자신을 비추는 서치라이트에 얼굴을 찡그리면서 손으로 눈을 가리고 말했다.

“특작팀은 데려 오지 말라니까.”

들려오는 소리에 트레이시는 그가 왔음을 알았다. 그토록 기다리던 한규호임을 알았다.

미 해군함대를 움직인 남자. 그가 약속한 시간에 도착했다.

그러나 그의 얼굴을 본 트레이시는 총구를 내리지 않았다.

다가오는 그에게 권총을 겨눈채로 소리쳤다.

“Who ar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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