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ION 01 : 운송인 인도조건 (7)
미션 : FCA - Free Carrier(운송인 인도조건)
d+1(작전 개시 1일 후) 1030
아디스아바바 동쪽 10km, 에티오피아, 아프리카.
데이빗 힌턴은 티나지 않게 뒤를 힐끗 바라보았다.
응급처치를 받고 있는 에녹 노이스와 얼굴 전체를 마스크로 감싼 한 남자가 보였다.
누구일까?
풍기는 분위기로 그는 우리 쪽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정부 요원과는 달랐다. 오랜 요원 생활동안 자연스럽게 몸에 녹아든 직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도착 5분전.”
조종사가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목적지는 아디스아바바 국립병원 옥상 헬리포트. 그곳에 도착하면 이 작전이 끝난다.
“상태는?”
데이빗 힌턴이 에녹 노이스를 돌보고 있는 의료진에게 물었다.
“바이탈은 안정됐습니다만, 착륙 직후 바로 수술에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패혈증 증상을 보입니다.”
데이빗 힌턴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에녹 모습을 봤을 때, 모래먼지를 가득 뒤집어쓴 에녹 노이스를 봤을 때, 그는 살아있을까 싶었다.
접선지로부터 20km나 떨어진 지점에서 운송수단도 없는 한 사람에 의해 옮겨졌다. 마라톤 메달리스트도 한시간이나 걸리는 거리를 온 것이다.
어떻게?
그걸 모르겠다.
이륜차를 포함해 차량의 흔적은 없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걸어왔다는 것.
구출완료 신호가 수신된 시간이 접선 20분 전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밖에 이야기할 수가 없다.
저 정체를 알 수 없는 구출인은 아무리 빨라도 한 시간 전에 구출을 완료했다. 그리고 40분 거리를 이동했다. 40분 거리를 이동하고 나서야 구출완료 임무를 보낸 것이다.
아니. 시간적으로 말이 안된다.
페이브호크가 도착했을 때, 구출인은 위장포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적어도 5분 전에는 도착해서 위장 엄폐를 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더 땡겨야 한다.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한 사람을 업고 20km의 거리를 움직인다면 뛰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신도 훈련에서 경험해봐서 안다. 지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걸음 속도, 시속 4km로 꾸준하게 걸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체력이다.
시속 4km로 20km를 걸어오려면 5시간이 걸린다. 중간에 휴식을 취해야 하니 그 시간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면 저 구출인은 적어도 5시간 전에 구출을 완료하고, 20km의 거리를 한 남자를 업은 상태로 걸어왔다는 것이다.
좋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치자.
왜 20분 전에 구출완료 신호를 보냈을까?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20분 전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그보다 이상한 부분은 바로 에녹 노이스의 상태였다.
바이탈이 안정됐다고? 손발가락이 모두 아작 난 상태에서 5시간을 등에 매달려 황량한 지대를 제대로 된 영양 보급도 없이 옮겨왔는데?
일반인이라도 탈진하고, 에녹 같은 상태라면 진즉에 쇼크사 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다.
그런데. 그런데 바이탈이 안정됐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논리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떻게?
데이빗 힌턴은 구출인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팔짱을 낀 상태로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한규호는 자고 있었다. 잘 수 있을 때 잔다는 그의 철칙을 지켜 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을 힐끗힐끗 쳐다보는 데이빗 힌턴의 시선을 감지하고 있었다.
70kg의 남자를 업고, 20km를 15분에 주파했다는 이야기를 해주면 믿을까? 그것도 구출대상자의 신체상태를 고려해 최대한 상체의 움직임을 최소화 한 채였다면 믿을까?
뭐 상관없겠지. 어차피 믿지도 않을테니.
한규호는 시선이 잡히는 감각을 천천히 닫았다.
빨리 한국 가서 냉면이나 한 그릇 먹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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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 FCA - Free Carrier(운송인 인도조건)
d+1(작전 개시 1일 후) 1040
미국 아프리카 사령부(USAFRICOM), 슈투트가르트 독일
“착륙했습니다.”
상황장교가 위성화면을 보면서 말했다, 위성화면을 비추는 스크린에는 병원 옥상에 도착한 헬리콥터와 스트레쳐카를 끌고 다가가는 의료진들이 보였다.
상황실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짧은 기간동안 진행된 급하게 만들어진 작전 치고는 대성공이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사망자는커녕, 부상자 하나 없는 완벽한 작전이었다. 더군다나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의 미국 시민을 구해냈다는 사실에, 아프리콤 일반 상황실에 있는 군인들은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불며 환호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프리콤 작전 부사령관 미하엘 K 콜론 중장은 같이 기뻐 할 수 없었다.
그들이 구출한 사람이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 의사가 아니라 실제로는 CIA 요원이고, 그것도 이슬람 레반트 세력으로 흘러들어갈 위험이 있는 핵물질을 추적하는 책임 요원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박수를 칠까?
그를 구출해낸 사람이 미군도 아니고, 미국 정보기관 소속 요원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 세계 최고의 미군이 정작 중요한 구출업무에서 배제된 채, 지원만 했다는 사실을 그들이 알게 되었다면 휘파람을 불 수 있을까?
무엇보다 위성 3대를 동원했음에도 그의 행적을 추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세계최강 미군 소속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그들은 저렇게 기뻐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콜론 중장의 속도 모르고 참모 중 한명이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축하합니다. 부사령관. 사령관이 안 계신 상황에서 이렇게 훌륭하게 작전을 마무리 했으니, 이제 4성장군 확정이군요. 하하하.”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ROTC 출신인 자신에게 알게 모르게 경쟁의식을 품어오던 참모가 웃으며 축하인사를 해줬지만, 콜론 중장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
작전은 실패했다. 아니, 작전은 성공했다. 요원구출이라는 미군의 작전은 성공했다. 그러나 그 작전을 수행한 정체불명의 남자를 추적하는 콜론의 작전은 실패했다.
그런 속도 모르고, 참모는 오랜만에 가식 없는 축하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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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 FCA - Free Carrier(운송인 인도조건)
d+1(작전 개시 1일 후) 1040
지하 상황실, 백악관,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구, 미국
“착륙했습니다.”
백악관 지하 상황실에서도 아프리콤과 같은 화면을 보고 있었다.
병원 옥상에 페이브호크가 착륙하자 스트레처카를 든 의료진들이 헬리콥터 주위로 몰려들었다.
그럼에도 이곳에서는 박수가 터지지 않았다.
프랑크 보머 대통령을 비롯해 후앙 미헬 부통령, 윌리스 B 웨버 미 상원의회 기밀보호위원회 위원장, 데니스 맥카튼 국가안보 부보좌관, 제임스 킨 국무장관, 로버트 틴홀 국방장관, 마이크 아더 합동참모의장, 워렌 헤스톤 아프리콤 총사령관, 네일 밀러 CIA 국장, 프랭크 헤일스 NSA 최고책임위원 등 행정부와 산하 군부, 정보기관의 모든 최고 책임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
“다시 뜹니다.”
상황화면을 잡고 있는 월터 큄비 육군준장이 말했다.
그들이 보고자 하는 것은 에녹 노이스가 아니었다. 에녹 노이스의 구출은 이번 작전에서 부차적인 목표였다. 그들의 1차 목표에 계속 초점을 집중했다.
위성 화면은 에녹 노이스를 내려놓고 다시 이륙하는 페이브호크를 따라갔다. 페이브호크는 아디스아바바에 남동쪽에 위치한 하랄 메다 공군기지로 기수를 돌렸다.
그들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들의 작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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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MISSION : GIFTED
미션 : FCA - Free Carrier(운송인 인도조건)
d+1(작전 개시 1일 후) 1105
하랄 메다 에티오피아 공군기지, 아디스바바바 에티오피아 아프리카
페이브호크가 안전하게 착륙하자 한규호는 팔을 풀었다.
제일 먼저 헬기에서 내린 한규호는 재빨리 온몸을 쫙 피면서 기지개를 폈다.
“역시, 헬기는 잠 잘만한 곳이 아니라니까.”
스트레칭을 하면서 이곳 저곳 몸을 풀고 있는 한규호를 데이빗 힌턴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우리 쪽 사람일까?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CIA 요원은 아닐 것이라고 힌턴은 다시 한 번 생각했다.
만약 CIA 요원이라면 그냥 다가가서 악수를 하고 수고했다고 한 다음, 소속을 밝히고 짧게나마 대화를 나눌 수 있을 텐데. 그럴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묻고 싶은 게 많았다. 궁금한 게 많았다. 그럼에도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무엇인지 모를 위압감이 느껴졌다.
“수고했어요.”
힌턴이 주저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한규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170 정도의 키, 광택있는 검은 색의 투피스를 입은 갈색머리의 여성.
걸프스트림 안에서 한규호에게 브리핑을 해주었던 트레이시였다.
트레이시를 본 한규호는 씩 웃었다.
그녀가 있다는 것은 걸프스트림도 여기에 있다는 의미이니까. 편하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미녀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도 좋았다. 실익이 있나 없느냐는 관계없이.
“또 보는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트레이시는 자신의 처지를 잘 알았다. 그렇기에, 임무에 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눈에서 보이는 분위기에 실패나 낙담이라는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읽어냈다.
“모시겠습니다.”
트레이시가 몸을 돌렸다. 그녀가 몸을 돌린 곳에 예의 그 걸프스트림이 서 있었다.
한규호는 그 생각이 다시 떠올랐다. 이참에 CIA에 취직해버릴까? 저 걸프스트림 달라고 하고, 트레이시도 붙여 달라고 그러면 해 줄 텐데.
뒤돌아 서있는 트레이시의 아름다운 곡선 너머로 걸프스트림의 유려한 곡선이 눈에 들어왔다. 둘 다 탐나긴 하지만,
“에이. 아무리 그래도 개 목줄에 묶일 수는 없지.”
한규호는 작게 한국말로 중얼거리며 트레이시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자..잠시만.”
그런 그 둘을 멈추는 목소리, 힌턴이었다.
“무슨 일이시죠?”
한규호를 대신해 트레이시가 답했다.
“현장 책임자입니다. 제 허락 없이 움직이면 곤란합니다.”
힌턴은 자신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사라지려는 두 사람을 막았다. 현장 책임자라는 직책을 통해서.
힌턴은 스스로가 현장책임자라고 생각했다.
CIA 작전팀이 이 작전을 주도했다. 군과 함께 움직였지만, 군과 함께라면 언제나 CIA가 우위에 있다. 그리고 자신이 이 장소에 유일한 CIA 요원이었다. 그렇기에 자신이 현장 책임자가 된다.
힌턴은 그렇게 생각했다.
사실 힌턴에게 내려진 임무는 페이브호크를 타고 가서 구출인을 데려오라는 것이었다. 처음엔 아디스아바바 종합병원에, 그 다음은 이곳 하랄메다 공군기지로 각각 사람을 모셔오라는 것이었다. 그 뒤에 대해서는 따로 지시받지 않았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유일한 현장 책임자인 데이빗 힌턴은 자신의 승인 없이 함부로 움직이는 것을 원치 않았다.
자신이 CIA 이기 때문이다.
“허.”
한규호가 헛웃음을 냈다. 작전 시작 전에 자신에게 허세를 부렸던 국정원 김 요원이 생각났다. 정보조직에서 일하는 놈들은 어디를 가나 이런 놈들이 있었다. 자신을 조직과 동일시하고, 모든 것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하는 바보 같은 놈들이.
“잠시만요. 제가 이야기할께요.”
트레이시가 한규호에게 윙크를 찡긋 하더니 힌튼에게 몸을 돌렸다.
“힌튼 요원. 언제부터 힌튼 요원이 현장 책임자가 된 거죠?”
트레이시가 살짝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
힌튼은 흠칫 놀랐다. 어떻게 저 여자가 내 정체를 알고 있지?“
“간단히 말할께요. 이대로 우릴 보낸다고 해도 문제는 발생하지 않아요. 하지만 지금 우리를 막으면 문제가 발생할 꺼에요. 힌튼 요원 당신에게 아주 큰 문제가요. 내기해도 좋아요. 데이빗 힌튼 씨.”
힌턴은 정신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자신은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여자의 정체를 모르는데, 이 여자는 자신을 안다. 자신의 이름을 안다.
정보조직에서 일하면 정보의 격차는 지위의 격차와 마찬가지다. 아직 서른도 안되었을 것 같은, 대학팀 치어리더가 더 어울릴 것 같은 이 여자가 지금 자신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은, 그녀가 지금 조직에서 그보다 상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죄송합니다. 이제 갈까요?”
트레이시는 힌튼에게서 등을 돌려 한규호에게 다가가 팔짱을 꼈다. 화장품의 향이 확 풍겼다.
한규호는 개목줄이 걸려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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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 FCA - Free Carrier(운송인 인도조건)
d+1(작전 개시 1일 후) 1120
지하 상황실, 백악관,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구, 미국
“떴습니다.”
한규호가 탄 걸프스트림이 빠른 속도로 활주로를 달려 이륙하는 모습이 스크린에 투영되고 있었다.
“이제 끝났군.”
프랑크 보머 대통령이 좌중을 돌아보며 말했다.
“조금 쉬었다 하시겠습니까?”
데니스 맥카튼 국가안보 보좌관이 물었다.
“음. 아니. 이야기가 길어질 도 모르니, 바로 시작하지.”
대통령이 말하자 후앙 미헬 부통령을 비롯해 맥카튼 보좌관, 킨 국무장관, 틴홀 국방장관, 아더 합동참모의장이 일어서서 방을 나갔다.
이제 지하 밀실 안에는 프랑크 보머 대통령과 닐 밀러 CIA 국장, 헤일스 NSA 최고 책임위원, 그리고 윌리스 웨버 미 상원의회 겸 기밀보호 위원장만이 남아 있었다.
“이제 이야기 해보지. 맞나?”
대통령이 먼저 말을 꺼냈다.
“맞다고 생각합니다.”
닐 밀러 CIA 국장이 말했다.
“전 아직 모르겠습니다.”
헤일스 NSA 최고책임위원은 고개를 갸웃하며 답변을 아꼈다.
모두의 눈이 윌리스 웨버에게 향했다.
윌리스 웨버. 정계에 입문하고 80이 넘은 지금까지 평생을 미국 상원의원으로 살아온 남자. 경제학자이며, 법학자이고, 또한 미국 민주당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이 노인은 지금 혼란해 하고 있었다.
“대통령. 솔직히 나는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안되고 있소. 기밀보호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여기에 앉아 있지만 뭐가 뭔지 전혀 파악이 안되고 있소. 실재한다는 말이오? 그 기프티드(gifted)가?”
대통령이 그 이야기를 듣고 CIA 국장을 바라봤다. 내색은 안하고 있었지만 자신도 상원의장과 같은 마음이었다.
닐 밀러 CIA 국장이 설명을 시작했다.
“통칭 기프티드, 현재 과학기술로 이해할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그렇게 말합니다. 미 정부가 수립하고, 의회가 승인한 기밀보호 절차에 따라서 대통령과 지정 3인, 그리고 상원 기밀보호위원장 만이 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몸에 힘을 줬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이번 작전의 표면적인 목표는 CIA 핵확산방지센터의 책임 요원이자, 위장요원인 에녹 노이스, 코드네임 닥(DOC)을 구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기프티드로 의심되는 인원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의 정보기관과의 공조를 통해 한규호, 임시 코드명 스튜(Stew)를 관찰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 기프티드가 실재한다는... 말이었나?”
윌리스 웨버는 최근 기밀보호위원장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리고 최고등급 문서에서 기프티드라는 단어를 보았지만 너무 허황된 이야기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실제로 존재했다니.
“지금가지 확인된 기프티드는 6명입니다. 그중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남아있습니다. 그 두명은 미합중국 연방정부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문서는 봉인돼 있습니다.”
웨버 위원장이 대통령을 돌아보았다. 그들이 누구인가? 하는 시선으로.
대통령은 웨버 위원장에게 어깨를 으쓱 했다. 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로.
“위원장님. 죄송합니다만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대통령도 모르십니다. 물론 저도 모릅니다. 오직 담당자만이 그 둘의 정체를 알고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 둘 전부 미 정부의 완벽한 통제 하에 있다는 것입니다.”
“....... 우선은 알겠네. 그럼 지금 우리가 보았던 저 한국인이 생존해있는 세 번째 기프티드가 되는건가?”
“그렇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의심하고 있다라.....”
“지금 여기에서 국장만이 그가 기프티드가 맞는 것 같다고 했소. 이유를 듣고 싶군요.”
NSA의 헤일즈 최고책임위원이 물었다.
“기프티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특별한 능력은 100m를 8초에 뛰거나, 물속에서 10분 동안 숨을 참거나, 책을 한권 통째로 암기하는 능력처럼 보통 인간의 능력 중에 뛰어난 능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 그대로 불가능한, 오직 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그리고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어야 하는 조건도 갖추어야 합니다.”
CIA 밀러 국장은 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스크린에는 아직 한규호가 타고 있는 걸프스트림이 보이고 있었다.
“비첸차의 미육군 아프리카 사령부에서 출발한 이후 소말리아에서 고공강하를 할 때, 평소보다 높은 고도에서 강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최소안전고도를 넘어 낙하산을 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 하면, 통상적인 경우보다 낙하산을 늦게 펴서 더 빠른 속도로 땅에 내렸다는 의미입니다. 일반 강하병이라면 죽었습니다. 그냥도 아니고, 온 몸이 산산조각 나서. 그런 속도로 떨어진 겁니다.”
대통령은 무의식적으로 웨버 의장을 바라보았다.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4km의 거리를 5분에, 구출 이후 20km를 20분 안쪽으로 돌파했습니다. 특히 두 번째는 에릭 노이스를 업은 상태로 말이죠.”
“확실히 불가능하지. 사람의 신체능력으로는.”
대통령이 말했다. 웨버 의장도 수긍했다.
“무엇보다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위성 추적에 실패했다는 부분입니다. 영상에서 보셨던 것처럼, 그는 갑자기 사라졌고, 그리고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영상에 오류가 있을지도 몰라 다시 한번 체크해봤습니다만, 말 그대로 사라졌다가 나타났습니다. 이 부분이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확실히 이상하기는 하지.”
대통령이 말했다. 위원장도 동의했다. 그러나 아직 질문은 남아 있었다.
웨버 위원장이 입을 열었다.
“우선은 알겠네. 알겠는데, 내가 드는 의문점은 이것이네. 지금 저 친구가, 저기 날아가는 저 친구가 대단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알겠네. 알겠는데, 과연 그 신체능력 때문에, 지금 여기 이 사람들이 여기에 모일 정도로 중요한 사항인가?”
닐 밀러 국장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지금 여기 있는 이 늙은이는 이 사안의 중요성을 제대로 모르고 있어.
“위원장님. 그건 말이죠.”
<챕터 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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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겸 챕터 1이 끝났습니다.
챕터 2로 찾아뵙겠습니다. 아마도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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