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거짓말-115화 (115/123)

거짓말 - 3부 40편

끼이이이익―

도로를 할키우는 날카로운 소리에 재중은 놀라 멈춰섰다. 차가 눈앞에서 크게 그라운드를 하더니

저 멀리 처박힌다. 다행히 충돌은 아슬아슬하게 면한 듯 큰 소리는 이어지지 않았다.

“ 괜찮아? ”

쾅 소리가 나도록 세게 문을 닫고 다급하게 뛰어오는 창민을 보고 재중은 멍하니 눈만 깜박였다.

창민은 재중의 표정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듯 얼굴을 찌푸리고 다시 말했다.

“ 왜 그러지? 안색이 너무 창백하잖아, 이봐! ”

창민이 다시금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비로소 재중은 정신이 돌아온 듯 깜짝 놀랐다.

“ 아, 아아…… ”

재중은 몇 번씩 눈을 깜박인 후에야 비로소 겨우 입을 열었다.

“ ……미안해요…… 제가 당신 차에 부딪힐 뻔 했나 봐요…… 제대로 보질 않아서…… ”

“ 나 누군지 알겠어? ”

잔뜩 찌푸린 얼굴은 낯이 익다. 하지만 재중은 그저 계속해서 눈만 깜박일 뿐이었다.

“ 이런. ”

창민은 얼굴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쉬더니 재중의 팔을 잡아끌고 걷기 시작했다.

“ 우선 어디든 가자. 너 그 상태로 보냈다가는 큰일나겠어. ”

재중은 엉거주춤 그에게 끌려가다가 멍하니 기억을 되살렸다. 아아…… 그래…… 이 사람……

“ 어디로 가려고요? 당신 아파트? ”

조금 날카롭게 새어버린 음성에 창민은 그가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을 깨닫고 걸음을 멈췄다.

“ 아니, 근처 카페라도…… ”

“ 됐으니까 이거 놔요. ”

난폭하게 창민의 손을 뿌리친 재중이 다시 돌아섰다. 창민이 급히 쫓아왔다.

“ 어디로 가려는 거야? ”

“ 당신이 상관할 바 아니잖아요. ”

“ 윤호가 상태가 이상하다며? ”

재중이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창민을 돌아보았다. 재중의 얼굴에 떠오른 경멸의 표정을 보고

창민은 입을 다물어버렸다.

“ 그걸 당신이 어떻게 알아? "

“ 지영이가…… ”

중얼거리듯 대답한 창민에게 재중은 어두운 안색으로 낮게 뭐라고 중얼거린 후 다시 돌아섰다.

“ 잠깐 기다려! 너 정말 갈 데 있어? ”

“ 공원에서 자든 지하철에서 자든 상관말아요. ”

“ 고집 좀 그만 부려! ”

창민은 이제 화가 난 듯 난폭하게 재중의 팔을 붙잡아 끌어당겼다.

재중이 다시금 뿌리치려고 했지만 이번만큼은 완강해서 도무지 창민의 손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결국 창민의 차까지 질질 끌려간 재중은 억지로 차에 태워진 채 창민의 아파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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