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 (31)
“ …웃… 후웃, 핫… ”
등뒤에서 거친 신음소리가 흩어진다. 재중은 힘껏 시트를 움켜쥐고 이를 악물었다.
거칠게 드나드는 뜨거운 물건이 전신을 고통스럽게 한다. 꺾어져
버릴 듯 거세게 흔들리는 재중의 몸을 안고 몇 번이나 가득히 찔러온다. 다리에 힘이 빠진다.
금방이라도 쓰러져 버릴 것 같다. 재중은 어떻게든 의식
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윤호가 돌아오기 전에 가 있지 않으면 안돼. 의심할 거야.
난 아픈 걸로 되어 있으니까, 그러니까 윤호는 내게 여전
히 손가락 하나 대지 않겠지. 웬지 조금 슬퍼졌지만 그것으로 좋았다.
다른 남자와 관계를 가진 직후 윤호와 관계를 가지다니, 스스로 용납을 할 수가
없었다. 자신만이 아니라 윤호마저 더럽히는 기분이 들었다.
창민은 열에 들뜬 숨결을 거세게 토해내며 신음과 함께 거세게 몸 안을 질러왔다.
“ …웃! ”
재중은 순간 숨을 삼키며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그와 동시에 창민이 질척하게 재중의 몸 안에 자신을 털어놓았다.
…끝났구나.
재중은 탈진한 상태로 겨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창민은 잠시 재중의 안에 머물러 있다가
난폭하게 허리를 붙잡아 물건을 잡아 빼내었다. 재중은
다시금 터져 나올 것 같은 비명을 애써 억눌렀다.
“ 같이 씻을까? ”
역시 탈진한 듯 재중의 위로 쓰러진 창민이 거친 호흡사이로 물었다.
재중은 묵묵히 침대에 널부러진 채로 고개를 젓는다. 창민이 쿡쿡 웃었다.
“ 네 여기 말이야, 정말 사람의 혼을 빼놓는다니까. 이렇게 천성적으로 타고 나기도 힘들지. ”
의미심장하게 손가락을 엉덩이 사이로 밀어 넣어 문지르며 말하는 그에게 재중은 대답대신
이를 악물어 당장이라도 후려치고 싶은 감정을 억눌렀다.
“ 자, 그럼 내일은… ”
“ 일주일에 3일. 그 이상은 안돼. ”
재중은 차가운 음성으로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창민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짓는다.
재중은 몸을 일으키는 것도 힘에 겨워 눈만 겨우 떠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 나에게도 사정이라는 게 있고, 별 수 없이 채무관계가 되어서 이렇게 된 거지만, 최소한의 선택은 할 수 있어.
주 3일, 그리고 일정한 시간이 되기 전
에 끝내고 돌아갈 거야. ”
창민은 재중을 마주 보다가 피식 웃었다.
“ 윤호가 돌아오기 전에, 말인가? ”
“ …… ”
창민은 어깨를 으쓱했다.
“ 뭐, 그렇다면 그렇게 하지. 쥐도 너무 구석으로 몰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니까.
난 너한테 물리고 싶은 생각도, 너를 놓치고 싶은 생각도 없거든. ”
“ …… ”
“ 윤호에게 이 일이 알려지면 넌 나와의 관계를 끊을 테니까. 그렇지? ”
재중은 계속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창민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좋아, 그럼 그렇게 하고 이틀 후에 보지. 시간은 같아. 오늘처럼 늦으면 곤란해. ”
그는 허리를 숙여 재중의 벗은 엉덩이에 입을 맞추었다.
“ 난 언제나 기대하고 있으니까. ”
그리고 창민은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향했다. 쏟아지는 물소리를 들으며 재중은 고통스러운 몸을 일으켜
침대 옆의 티슈를 잡아 빼 다리 사이에 흐
르는 끈적한 것을 서둘러 닦아내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4시가 넘어 있었다. 일찍 온다고 했는데.
평소엔 7시에 오지만 일찍 오면 몇 시에 오는 건지.
재중은 힘겹게 옷을 입고 절뚝거리며 창민의 집을 나왔다. 큰 길로 나와 택시를 타고 호텔로 향하면서,
재중은 단 하나, 윤호가 돌아오지 않았기만을
열심히 바랬다.
윤호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 재중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재빨리 침대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도저히 아무 일도 없
었던 듯 윤호의 얼굴을 마주 할 자신이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윤호가 사다준 약을 먹지 않았다.
하지만 굳이 일어나 약을 챙겨먹는 것은 너무도
피곤한 일이었다. 조금만 쉬었다가 일어나야지, 하고 생각했던 재중은 어느새 작게 코를 골며 잠이 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