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4/35)

"온 몸이 성기가 되어버린 기분이야."

한숨처럼 중얼거린 동의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몸 안쪽에서부터 타오른 열기는 그를 사로잡은 채 새파란 불길을 

일으키며 타오르고 있었지만 그것은 감기로 인한 괴로운 열감과는 확실하게 다른 것이었다.

다리 사이에서 낮고 불분명하지만 사감이 전혀 깃들지 않은 웃음소리가 새나왔다.

동은 우스꽝스럽게도 자신의 양물이나 음낭 혹은 비문이 그런 소리를 내며 웃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처음 만난 이 남자가, 그리고 이 남자로 인해 생겨나는 난잡한 즐거움이 너무도 친숙해서 도저히 남자와 자신을 

떼놓은 채 생각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남자는 밥상 위에 동을 올려놓은 채 태연하게 그 다리를 벌리고는 바짝 약이 오른 불알과 회음은 물론이고 그 아래 음란하게 

벌름거리는 구멍까지 제 맘대로 희롱하고 있는 중이었다. 격렬하지만 몽롱했던 처음과는 확실히 다른 성희의 방식이었다.

미끈거리는 혀가 주름진 구멍을 꾹꾹 누르는가 하면 성마른 손가락이 갈퀴처럼 뻗어와 민감한 불알을 꽉 움켜쥐기도 했다. 

여느 때라면 저도 모르게 긴장하여 고통을 호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동은 고통보다 먼저 치욕스럽도록 잔인한 쾌감에 몸을 떨어야 

했던 것이다.

짐짓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는 듯 보이는 남자의 행동 하나하나가 한계와 정점을 알고 행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있었다. 

어디까지가 고통이고 또 어디까지가 쾌락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손길에서 어떻게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수치나 당혹감 따위는 다시 타오르기 시작한 욕구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져 버리고 남은 것은 위험한 것을 알면서도 모닥불을 향해 

날개를 던져버리는 맹목적인 바람뿐이었다.

"하윽!"

"본디 살아있는 모든 것들에게 육신은 다음 대를 잇기 위한 성기에 불과한 것이지."

"흣……."

"비록 수컷이라 해도 음경만을 성기라 한다면 이처럼 발칙하게 옴찔거리는 구멍이 어찌 서운타 하지 않을까."

"헉!"

동은 남자의 육봉이 얼마만한 크기의 것인지 어떤 형태와 모양을 갖고 있는지 기억할 수 없었다. 허나 방금 전까지 그것이 

제 아래로 쑤시고 들어와 마음대로 들락거리며 오금이 저릴 만큼 아찔한 쾌감을 주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니 손가락 하나가 

그 구멍으로 들어온다고 별반 놀라운 것은 없었다. 그가 짧은 신음소리를 내며 턱을 치켜 올린 것은 그 손가락이 난폭하게 안쪽을 

긁어내리며 고통에 가까운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안 그러냐?"

"흐읏! 아우……. 미치겠네."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겨우 손가락 하나로는 결코 충족되지 않는 욕망 앞에서 난폭하게 눈을 부릅뜬 동이 사내를 노려보자 

남자는 유쾌한 듯 웃으며 그마저도 빼버리는 것이 아닌가.

"내가 그동안 꼭 너와 같은 사내놈 하나를 만나면 원이 없겠다 바라고 있었지."

"뭐하는 겁니까."

동의 음성에는 짜증이 담뿍 배어 있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목전에 두고 더 앞으로 가지 못하는 구도자의 심정이랄까. 

아니면 쓰라릴 듯 목마른 갈증 앞에서 딱 저만치 있을 뿐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는 오아시스를 보는 여행자의 심정이랄까.

어쨌든 한껏 달아오른 몸의 사정이 지금 동에게는 세상 어느 것보다 중요한 문제였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내의 가랑이 

사이를 네발로 기어 지나가라고 해도 기꺼이 그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뭐……. 제갈동이라는 이름의 인간에게 고결한 자존심 같은 것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정도쯤이야 지끈거리는 

아랫도리를 해방시키기 위해 기꺼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비주얼 적인 문제로만 볼 때 세상을 눈 아래로 보는듯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가 그런 엉뚱한 생각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아는 이는 극히 

드물었다.

"감상 중."

"언제까지 감상만 하실 겁니까?"

"요것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난 물건이라 이 말이지. 옴찔거리며 보채듯 움직이는 모양이 가히 나를 흡족하게 만들기도 하고 

말이야. 본디 운우지락이라는 것이 음란하고 난잡할 수록에 재미날 것인데 내가 본 어떤 구멍보다 요란하게 제 주장을 하고 있거든?"

남자의 목소리까지도 나른하게 허리뼈를 뒤흔드는 것 같아 동은 짜증을 내면서도 느릿한 신음소리를 흘렸다.

그러자 사내는 여봐란 듯 동의 양다리를 활짝 벌리고 그의 무릎이 그의 가슴에 닿을 때까지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가. 무리한 자세에 

다급한 숨이 왈칵 뱉어지고 있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동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자극적인 것이었다.

바짝 곤두서 파들거리고 있는 자신의 음경과 곱슬거리는 음모 사이에 땡땡하게 약이 오른 고환이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주름진 골을 지나 털이 많은 회음과 사내의 증언대로 옴찔거리며 제멋대로 떨고 있는 구멍…….

자신의 몸을 보고 흥분할 정도로 타락해 버린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은 털끝만큼도 생기지 않았다.

성기 끝에서 방울져 떨어지는 애액이 가슴을 지나 빗장뼈 근처를 간질이고 있었다.

"미치겠네……."

"핥아줄까? 그것을 좋아하더군. 혀를 세워 쿡쿡 찌르면 자지러질 듯 애원하면서 울리는 목소리가 참으로 듣기 좋았어. 다시 한 번 

그리 울어줄테냐?"

공기 중으로 훤하게 드러나 있는 것만으로도 괴로울 정도로 달아오른 구멍이 동의 눈앞에서 꽉 조여드는가 하면 또 나른하게 

풀어지기도 하고 옴찔거리며 뭔가 말하고 싶은 듯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위에서 따뜻하고 부드러운 숨결을 불어대고 

있는 남자의 얼굴이 있었다.

남자의 입술이 구멍 위에 겹쳐지는가 싶더니 미끄덩거리는 혀가 나와 슬금슬금 주름위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흐읏!"

안타깝기도 하고 짜증스럽기도 했다.

그가 바라는 것은 뭔가 더 강렬하고 선명한 것이었기에 부드럽기만 할 뿐 맹렬하지 못한 것이 뜨뜻미지근하게 주름을 핥아대는 

것만으로 동은 만족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마냥 기운 없이 축 늘어져 있던 것이 뾰족하게 날을 세운 창처럼 쑥 하고 구멍 안을 쑤시며 들어와 쿡쿡 찔러대기 

시작하자 동은 저도 모르게 앓는 괭이 같은 소리를 내고 말았다.

"흐으으응……."

"하하하하. 거 참 귀엽네……."

남자는 동을 밥상위에 털썩 내려놓고 무릎을 치며 웃기 시작했다. 지극히 만족스러운 미소가 남자의 얼굴에 떠올라 있었지만 

약이 바짝 오른 동의 입장에서 그 웃음소리가 달가울 리 없는 일이었다.

밥상위에 내려놓았던 곰방대까지 집어 들고 한가로이 연초나 피워대면서 유유자적 웃고 있는 남자는 동의 다음 행동을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음이 분명했다. 그는 동이 성난 야수처럼 상체를 일으켜 세워 부드럽고 얇은 비단옷의 멱살을 틀어쥐었을 때 

제법 놀란 양 눈을 크게 떴으니 말이다.

하지만 동은 몹시 단아하고 고귀한 성품으로 보여지는 단정한 얼굴을 일그러트린 채 남자의 면상 앞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밀며 

으르렁거렸다.

"닥치고 하던 일이나 계속하십시오."

"……?"

"아니면……."

"아니면?"

동은 잠시 선이 고운 눈매를 찡그리다 적절한 비유가 생각난 듯 사내를 마주보며 웃었다.

"구워먹어 버리겠습니다."

"하하하하하. 번작이끽야(燔灼而喫也)라고 말하려는 것이냐?"

"구하구하(龜何龜何) 수기현야(首其現也)"

"으하하하. 별하별하(鼈何鼈何)가 아닌 게 천만 다행이로군."

동의 입에서는 그야말로 크르르르……. 하고 낮게 울리는 소리가 나왔다.

이글거리며 번뜩이고 있는 눈을 모질게 뜨고 사내를 노려보지만 구하구하(龜何龜何)와 별하별하(鼈何鼈何)가 뭐 그리 우스운 일인지 

사내는 연신 무릎을 쳐대며 박장대소하기 여념이 없었던 것이다.

애간장이 녹도록 가파른 산등성이까지 단숨에 올라갔다 바로 코앞에 정상이 보이는데서 난데  없이 주저앉혀진 기분이라 몹시 

마음이 언짢았던 동이 불만스러운 신음소리를 내자 그제야 사내는 발갛게 홍조 띤 얼굴로 동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자신의 비단 

옷자락을 움켜쥐고 있는 동의 손목을 잡아 펼쳤다.

"내 양물의 대가리는 진즉에 나와 있는 터이고. 나온 머리로 어딜 찔러주랴. 응?"

"찌르기 전에 좀 더 핥아주십시오. 좀 전처럼 혀를 세워 쿡쿡 찔러주는 것이면 더 좋습니다."

외꺼풀이 진 고양이 눈을 하고 있는 얼굴에서 나올 말은 결코 아닌 듯 보이지만 동은 눈살 한번 찌푸리지 않은 채 외설스러운 

말을 태연한 표정으로 내뱉고 있었다.

사내가 동의 손목을 잡은 채 슬그머니 밥상위로 그의 몸을 밀었기 때문에 동은 그 체중에 밀려 다시금 밥상 위에 만찬 신세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발칙한 입으로 떠들어 대는 것과 처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그의 얼굴만큼은 황제의 보료 위에 올라 앉아 

거만하게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기품이 어려 있었다.

"그리고……."

"흐응?"

동의 두 팔을 활짝 벌려 누른 채 상위로 절반쯤 몸을 걸치고 있던 사내는 흥미로운 듯 눈썹을 치켜뜨며 되물어왔다. 사내의 허리를 

가두고 있는 동의 아랫도리는 벌써부터 발씬발씬 뒤채며 기대감에 안달을 내고 있었지만

"볼 수 있게 해 주면 더 좋겠습니다."

"허어……. 그놈 참 물건이로세. 그 자세가 네 허리에는 가히 좋지 않을 것인데도?"

바라는 것에 있어서는 거리낌이 없다.

사내는 묘한 눈빛으로 한참동안 동을 바라보는가 싶더니 어느새 바짝 약이 올라 곤두서 있는 동의 유실을 살곰살곰 핥기 시작했다.

잔뜩 성이 나 있는 것을 입술로 지그시 깨무는가 싶으면 맛난 당과를 먹듯이 쪽쪽 빨기도 하고 이빨로 잘근잘근 씹어대기도 했다.

앙살을 부리듯 몸을 뒤채는 동의 사정은 아랑곳도 않고 제 마음껏 유실을 희롱한 그가 사랑받지 못한 다른 한쪽의 젖꼭지는 

거들떠도 보지 않은 채 아래쪽으로 머리를 내리자 동은 사내의 손에서 제 손을 빼내 외면당한 나머지 한쪽 가슴을 꼬집듯 비틀면서 

목 졸린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사내의 혀가 땀에 젖은 동의 배를 핥고, 단단한 이빨이 연약한 옆구리 살점을 긁었다. 부드러운 입술이 배꼽에 쪽쪽 소리가 날만큼 

입을 맞추자 당연한 기대감에 파르르 몸을 떠는 음경이 울뚝불뚝 사내의 턱 끝을 쳐올렸다.

허나 사내는 제 주장에 여념이 없는 양물을 못 본 척 지나쳐 애초 동이 바라던 대로 그의 두 다리를 망설임 없이 활짝 벌리더니 

무릎을 구부려 동의 가슴팍으로 모질게 밀어붙이는 게 아닌가.

"하윽!"

"핥아 달라……."

사내는 동의 요구를 그대로 되풀이하듯 읊고 난 후 뜨뜻하고 축축한 혀로 주름진 구멍을 슬금슬금 핥기 시작했다. 

앙큼하게 눈을 뜨고서 그 모양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동의 시선과 제 눈을 맞추며 사내는 다시 말했다.

"혀를 뾰족하게 세워 쿡쿡 쑤셔 달라?"

"흐으읏……!"

이번엔 사내의 혀가 날을 세운 칼끝처럼 여린 주름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제 멋대로 구멍 안쪽에서 분탕질 치기 시작했다.

"하으응……. 흐읏!"

어쩌면 그것이 그리 긴지 뱃속이 온통 뜨뜻하고 말캉거리지만 잔뜩 심이 들어가 있는 혀로 인해 유린되고 있는 듯한 기분으로 

동이 앓는 것처럼 달짝지근한 신음소리를 뱉어내자 이번엔 그것이 쑥하고 빠져나가더니 타액으로 번들번들해진 사내의 입술이 

주름진 구멍을 쪽쪽 소리 내며 빨아대는 것이 아닌가.

"크흣! 하……. 좋아! 너무 좋아……."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추문을 만들었다 자신을 닦달해댈 모친의 성난 얼굴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 동은 이 남자가 

어찌도 이리 자신의 바람을 송곳같이 꿰뚫어 보는지 황당할 만큼 반가웠고, 두려우리만큼 달아올라 있었다.

남성의 가장 예민한 성감이라는 양물 쪽으로는 손길 한 번 와 닿지 않았는데도 그 끝에서는 뚝뚝 꿀물이 흘러내려 가슴팍을 타고 

흘렀다. 그리고 사내의 혀가 구멍을 쑤셔대면 불똥 같이 뜨거운 꿀이 넘쳐 주르륵 물길을 내면서 동의 턱을 적셨다.

사내가 크게 입을 벌려 단단한 이빨로 회음을 긁으며 동시에 심이 들어간 혀로 주름진 구멍을 쑤셔대기 시작하자 동의 음경에서는 

더 많은 꿀이 흐르기 시작했다.

"하아악! 아앗! 더……. 더 깊이……. 더……."

"후후후……. 내 다리 사이에 거북이 대가리 같은 것이 머리를 쭉 내밀고 있는데 그것으로 요 구멍을 쑤셔 주랴?"

"어서! 더 큰 걸……. 채워줘!"

동은 무리하게 벌어진 두 다리를 더 한껏 벌리면서 제 손으로 무릎 뒤를 끌어안아 당기면서 사내를 재촉하였다. 상 앞에서 슬그머니 

무릎을 세운 사내가 바지춤을 잡고 양물을 꺼낼 때까지도 기다리지 못해 애타게 재촉하고 채근하면서 연신 우는 소리를 내고 있던 

동은 울끈불끈한 힘줄이 솟은 사내의 양물을 탐욕스럽게 바라보며 마른침을 꿀꺽 삼켜야 했다.

살아가며 한순간도 이처럼 단순하고 명확한 바람을 가진 적이 없었다.

슬픈 것도 온전히 슬픈 감정만은 아니요, 기쁜 것도 완벽하게 기쁨으로만 점철되어 있지는 않았다. 두려움 속에서도 호기심을 

느끼고, 쓸쓸함 속에서도 안도가 함께 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일진데 어찌 이렇게 맹목적이게 한가지로만 향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

기대감에 부풀어 제멋대로 움찔거리는 주름진 구멍을 큼지막한 대가리가 문질문질 비벼대는 모양새까지 억지로 턱을 끌어내려 

크게 뜬 눈으로 바라보던 동은 비좁은 구멍을 찾듯 몇 번이고 주름들을 밀어대던 대가리가 마침내 몸의 균열을 여는 느낌과 광경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높은 비명 소리를 내지르고 말았다.

"아아악!"

"요 놈을 좀 봐라. 손톱 반만큼도 이 대가리가 들어가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질금질금 물을 싸기 시작하니 이놈이 이 뜨끈한 

구멍 속에 들어가 용두질을 치면 아주 밥상 위에 연못 하나는 족히 만들어 놓을 놈이구나. 응?"

"아악! 아아악!"

동은 도리질 치며 애원했다. 제 뒤로 사내의 건장한 양물이 찔러 들어오는 광경을 구경하고 싶은 욕구보다 안달 나는 감각의 

정점이 더 아쉬워 한껏 벌리고 있던 다리로 사내의 허리를 휘어 감고 발꿈치로 사내의 등짝을 꾹꾹 누르며 욕심을 부려야 했다.

쑥하고 들어와 탕-!하며 배 안쪽을 짓이긴 그것이 왈칵 빠져버리는가 싶으면 다시 팡! 하고 돌을 던지듯 동의 안쪽을 쳐올렸다.

그 지경이 되어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고, 그저 숨넘어가는 소리로 할딱할딱 울어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허공을 할퀴고 도리질 치며 동은 이 좋은 것을 왜 진즉에 몰랐을까 억울해 죽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몸이 달떠서 죽을 것 같았고, 

온몸이 바짝바짝 타오르는 것 같아 뜨거워 죽을 것 같았고, 또 사내가 퍽퍽! 쳐올리는 대로 두들겨진 징처럼 요동치는 진동이 

손끝 발끝까지 저릿저릿 저려오는 것 같아 다시 한 번 죽을 것 같았다.

예가 어느 식당 내실이라는 것도 잊고, 제 뒷구멍을 푹푹 쑤시고 휘휘 돌아가는 것이 난생 처음 본 사내의 양물이라는 것도 

잊어버렸다.

종내 엉엉 소리 내어 울면서도 악착같이 사내의 허리를 감아 요분질치는 동의 머릿속에는 그냥 딱 이대로 죽는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찍! 찍! 물총을 쏴 올리듯 뜨거운 꿀물이 얼굴이며 가슴이며 사방으로 튀어 오르고 동의 울음소리가 내실의 벽을 울렸다. 

마침내 동의 구멍 속에서 제멋대로 용두질을 해대던 사내의 것이 불끈 커지며 씨앗을 뱉어내는 것을 끝으로 동은 까무룩하게 

정신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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