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2부)-26화 (445/520)

제3장. 원하는 게 죽음이냐? (2)

다른 말 필요 없이 프랑스 정보총국은 한마디로 망했다.

강력한 지도자가 사명감을 가지고 끌고 나가야 할 곳이 2개의 파벌로 갈라지더니, 돼먹지 않은 아집에 사로잡힌 놈들이 휘두르는 집단으로 변해 버린 거다.

이놈이고, 저놈이고, 주둥이를 벌리는 놈마다 프랑스의 영광을 위해 일한다고 떠들기는 한다. 그렇지만 정작 그런 놈들이 하는 짓은 권력을 쥐기 위해 조직을 갉아먹는 쥐새끼와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궁금한 것도 있었다.

위성 신호를 보낸 놈, 그걸 받은 놈, 그리고 정보총국의 정보를 통제한 놈까지.

라노크는 절대 그런 일들을 모를 사람이 아닌 거다.

그런데 그가 왜 지금껏 별장에 몸을 감추고 꼼짝하지 않고 있을까?

강찬은 위고가 밀어 준 부총국장 은골로의 서류를 들었다.

이놈이 차세대 발전 시설에 정보원을 심었고, 상황을 보고받았으며, 강찬에게 넘어왔어야 할 정보를 통제하라고 지시했다.

강찬은 은골로의 서류를 내려놓고, 다시 세 놈의 서류에 시선을 주었다. 은골로부터 이놈들 차장 셋 모두 로망의 부서에서 일했던 경력자들이었다.

사람 죽이는 일은 쉽지 않다.

그것도 전쟁터에서 총과 칼로 맞서지 않은 상태에서 해야 하는 일은 특히 그렇다.

띠르르. 띠르르. 띠르르.

그때 갑자기 울린 위고의 전화기가 강찬의 생각을 잘랐다.

“Oui.”

짧게 답한 위고가 비슷한 답을 두 번 더한 후에 통화를 마쳤다.

“한국 대테러팀의 배치를 마쳤답니다.”

“바로 움직이겠다.”

강찬의 지시에 위고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구두 위로 깡충 올라온 바짓단과 허리띠를 넘쳐 나듯 흐르는 배와 허리, 가운데가 허술한 머리칼, 짧은 키.

만약 광장에서 정보국 요원을 찾으라는 지시가 내려온다면 위고는 너무 요원 같지 않아서 오히려 의심스러울 외형이었다.

위고가 준비한 사무실을 나선 강찬은 승용차에 올라타기 무섭게 전화기를 꺼내 번호를 눌렀다.

“소피안, 준비는?”

[빨리 오기나 하십시오.]

불만 묻은 답이었지만, 뭐 이 정도는 봐준다.

강찬은 다리에 걸린 쿠크리와 권총, 그리고 허리 뒤편에 따로 걸어 둔 권총을 확인했다.

“부총국장님, 이번 일만큼은 다른 요원이나 조직에 맡기는 게 어떻겠습니까?”

목적지가 가까워지자 더는 참지 못하겠다는 것처럼 위고가 말을 건넸다.

“은골로는 부총국장이다. 내 국적 때문에 한국팀이나 다른 조직을 이용하면 남은 요원들이 승복하지 못하고, 총국장은 더욱 곤란해진다. 그렇게 되면 명분을 찾기 위해서라도 정보총국은 대사님이나 안느, 너까지 노린다.”

만약 은골로를 제거하고도 강찬이 정보총국을 장악하지 못한다면 위고는 무조건 모습을 감추어야 하고, 재수 없으면 평생을 숨어 지내야 할 거다.

“위고.”

“Oui.”

“대사님과 약속했던 일이다. 프랑스가 적으로 돌아서게 된다고 해도 한 번은 애정을 가지고 처리하기로. 그리고 다음 대를 이끌 후계자를 지켜 주기로 했었다.”

뒤에서 바라보는 동안 위고의 두꺼운 목이 꿈틀했다.

긴장 때문인지, 아니면 감정이 올라와서인지는 몰라도 마른침을 삼킨 모양이었다.

“정보총국이 갈라지는 순간부터 프랑스는 모든 곳에서 흔들렸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내 총구 앞에 외인부대 대원이 없었으면 하는 것, 정보총국이 다시 예전의 영광을 되찾는 것.”

오래된 건물이 코를 바싹 든 라노크처럼 거만한 태도로 강찬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력한 지도자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치는 것, 그게 전부다.”

“감사합니다, 부총국장님.”

뜬금없는 인사여서 강찬은 픽 하고 웃고 말았다.

“나보다는 대사님께 감사드려라. 그분이 아니었다면 나 역시 이깟 번거로운 짓 하지 않았을 것 같으니까.”

말을 마친 강찬은 바깥으로 시선을 돌렸다.

라노크가 없었어도 이런 위치에 있었을까?

이건 좀 고민해 봐야 한다.

파리는 작은 원, 그걸 둘러싼 커다란 원 형태의 도로를 자잘한 작은 도로들이 연결한 형태라고 보면 대강 맞는다.

그 가운데를 관통하는 것처럼 센느강이 흐르고, 우리나라의 여의도 밤섬처럼 시테 섬(?le de la cite)이 가운데 있다.

내려앉은 어둠을 두른 시테 섬이 ‘프랑스란 이런 모습이다.’라고 외치는 것처럼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스테인드글라스가 죽여주는 생트 샤펠, 노트르담 대성당, 그리고 주변의 건물들 모두 특이하게 아래에서 위로 비추는 조명을 걸었는데, 그게 또 묘하게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노트르담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얼마나 긴장하는지, 위고는 어깨와 목에 심지를 박아 놓은 것처럼 고개를 돌리거나 핸들을 트는 것도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강찬은 나직하게 숨을 내쉬며 눈빛을 번득였다.

프랑스 정보총국? 부총국장?

강찬이 그따위 자리를 탐낸다고 오해했다면 정말 사람 잘못 본 거다.

지금도 그렇다.

은골로를 제거하겠다는 것은 프랑스 정보총국이 적으로 돌아서고, 그 때문에 외인부대 대원들에게 방아쇠를 당기게 되는 것만은 막아 보겠다고 나선 거다.

노트르담 다리를 건넌 승용차가 천천히 방향을 틀었다. 바로 앞에 대성당을 바라보는 호텔이 눈에 들어왔다.

승용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시작이었다.

“위고, 내가 지시한 일들에 차질이 없도록 긴장을 놓치지 마라. 오늘 밤, 정보총국을 장악하지 못하면 대사님을 더는 지키지 못한다.”

“Oui.”

위고는 현장 요원이 아니다.

그러니 그는 지금의 지시대로 뒤편의 일들을 처리해 주는 게 훨씬 좋았다.

말이 끝날 때쯤에는 호텔 앞이었다.

세련된 조명을 뿜어내는 고풍스러운 건물 앞에서 강찬이 내렸고, 위고는 곧바로 출발했다.

호텔 르 노트르담 현관을 들어선 직후였다.

강찬을 힐끔거리는 놈들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기다랗고, 다부진 몸뚱이, 관광지에 어울리지 않는 짙은 색 양복, 단정한 머리. 저런 놈들을 요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했다.

혼자 해결하려는 것이 너무 무모하지 않냐고?

그건 뭐 생각하는 사람 마음이니까.

후욱. 후욱.

강찬의 귀로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하나씩, 차례대로, 그리고 잔인할 정도로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뭐가 좋은지 웃고 있는 프랑스인 커플.

쇼핑에 지친 듯 널찍한 종이 백을 3개나 든 중년 남자.

깃발에 기댄 동양인 단체 관광객.

서너 곳에서 시선을 번득이는 요원.

강찬은 곧바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향해 걸었다.

검은 양복에 하늘색 셔츠 차림이었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앞에 다가섰을 때, 요원 둘이 빠르게 앞을 막아섰다.

이 썩어 빠진 개새끼들.

프랑스 영광을 위해 일하라고 훈련시키고 키워 놨더니, 개인의 영달을 위해 조직을 이용하는 더러운 쥐새끼.

“신분을 밝혀.”

강찬이 경고처럼 던진 말에,

“정보총국 샤레르입니다.”

기다란 프랑스 놈이 나직하게 답을 했다.

강찬은 입술 끝만 들어 웃었다.

강찬이 부총국장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앞을 막아선 거였다. 직급을 알았다면 절대 막아서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텐데 말이다.

강찬은 똑바로 샤레르를 노려보았다.

“비켜.”

“올라가실 수 없습니다.”

“원하는 게 죽음이냐?”

경고 같은 거 없다.

필요하다면 이곳에 모인 놈들 전부 죽일 생각이니까.

강찬의 눈빛을 본 샤레르와 곁에 서 있는 놈이 애써 태연한 척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여기까지다.

어차피 제거할 생각인데 뭐 경고니 뭐니 구질구질하게 시간을 끌겠나.

피식.

강찬은 뒤를 흘깃 돌아보았다.

프런트 테이블에 몸을 기대고 이쪽을 보고 있던 소피안의 주둥이가 ‘젠장!’ 하고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놈이 고개를 끄덕였고, 강찬의 시선을 따라 요원 놈들이 소피안을 살핀 직후였다.

화악!

프랑스 커플 중 여자가 치마를 확 걷어 올렸다. 양쪽 허벅지에 기관총이 걸려 있었다.

FN-90을 구할 정도인 줄은 몰랐다.

샤레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순간이었다.

퍽! 퍼벅!

강찬은 앞을 막아선 두 놈의 목을 뾰족하게 만든 주먹으로 연달아 찍었다.

타타타타- 앙! 타타타타! 타타타타당!

“꺄아아악!”

기관총 소리, 천장의 샹들리에와 유리 깨지는 소리, 비명이 뒤엉킨 직후였다.

저벅저벅.

강찬은 계단을 당당하게 올라갔다.

타타타당! 퍼버벅! 타다다당!

1층 구석에서 총을 꺼내던 요원 한 놈이 벌집이 되어 쓰러졌고,

투타타타! 투타타타타!

동양인 관광객들이 가방이나 커다란 쇼핑백에서 일제히 소총을 꺼내 들고 강찬을 향해 달려왔다.

타다다당! 퍼버버벅! 타타타타- 앙! 퍼버버벅!

샤레르와 곁에 있던 놈의 등이 요란스럽게 터져 나갔다.

말릴 시간도 없고, 말리고 싶지도 않았다.

파벌을 믿고 조직의 명예를 던져 버린 놈들은 다시는 프랑스의 영광을 위해, 정보총국을 위해 목숨을 던지지 못한다.

낙인을 찍는 게 아니다.

조직의 특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보국이나 군에 몸담은 사람들은 한 번 개인적인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다시는 깨끗해지지 못한다.

죽음을 담보로, 국가를 위해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사명감과 명예를 잃으면 자기의 목숨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해지고, 그런 놈은 절대 임무를 위해 목숨을 던지지 못한다.

계산이 안 나오니까, 벌어 놓은 게 아까워서 죽지 못하니까 그렇다.

와락! 왁!

타아앙! 퍼억! 타앙! 퍼억!?

달려오던 요원 두 놈의 이마를 강찬이 뚫었고,

타다다다다! 퍼버버벅! 타타타타당! 퍼버버버벅!

쓰러지는 놈들의 몸뚱이에 잔인할 정도로 많은 총알이 박혔다.

슬프다.

이놈들 중에는 분명 외인부대 출신도 있을 텐데.

타앙! 퍼억! 타앙! 퍼억! 타타타타당! 퍼버버벅!?

강찬의 닉네임을 알 거나 기억하는 놈들도 있었을 텐데.

타앙! 퍼억! 타앙! 퍼억! 타다다다다! 퍼버버버벅!

병신 같은 새끼의 욕심 때문에 절대로 물들지 말았어야 할 요원들이 더러운 욕망의 제물로 죽어 가고 있었다.

그것도 일개 갱단의 손에 말이다.

타앙! 퍼억! 타앙! 퍼억! 타다다다당! 타타타타타- 앙!

달려 나온 놈들의 모습은 비슷했다.

강찬이 이마를 뚫고 나면, 쓰러지기도 전에 몸뚱이 전체에 총알이 박혔다.

들고 있던 권총을 툭 던진 강찬은 다시 발목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

멍청한 놈들아.

죽어서라도 뭘 잘못했는지를 깨달아라.

그리고 남은 놈들에게 교훈을 전해라.

더럽혀진 요원들이 얼마나 처참한 모습으로 죽는지.

너희가 지금 흘린 피는 1유로의 값어치도 없다는 것도 잊지 마라.

타다다당! 타다다다당! 타타타타타-앙! 타다다당!

아래쪽에서 총소리가 요란해진 것으로 봐서 호텔 바깥에 있던 요원들이 진입을 시도하는 모양이었다.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관광객 차림의 동양인 갱들이 신이 난 얼굴로 먼저 달려 올라갔다.

타다다다당! 타앙! 타다다다- 당! 타타타타- 앙!

프랑스 정보총국이다.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은 바라볼 수도 없을 정도로 뛰어난 곳, 세계의 정보국이 가장 두려워했던 조직.

단지 로망이란 우두머리 하나가 나타났다가 죽었을 뿐인데, 그 짧은 순간에 정보총국은 이렇게 멍청하고 허술한 조직이 되어 있었다.

라로크는 이런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는지 모른다.

부인을 잃고, 안느의 다리까지 희생하며 지켜 내려던 조직이 이렇게 된 것을 말이다.

2층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먼저 달려간 갱들의 기관총 소리가 연신 울렸다.

계단을 다 올라간 강찬이 복도를 향해 몸을 돌리자 정면에 홀이 나왔다.

입구에 죽어 나자빠진 요원 셋과 갱 서너 명에게서 시선을 들자, 그 넓은 홀에 달랑 테이블 하나만 있었다.

관광객 차림의 동양인들이 기관총을 겨누는 한쪽에서 겁에 질린 호텔 직원들은 구석에 머리를 처박고 있었다.

저벅저벅.

아래층에서 아직 요란하게 총소리가 울려 나오는데도 강찬은 평소대로 걸었다.

테이블에 둘러앉은 놈은 모두 다섯이었다.

강찬은 가장 중앙에 앉은 은골로에게 시선을 주었다.

요원들이 죽어 가는데 끝까지 무기를 꺼내지 않은 부총국장이라니.

이런 새끼의 욕심을 위해 멀쩡하던 요원들이 이따위로 죽어 갔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은골로, 그리고 사진에서 얼굴을 익힌 세 놈, 마지막으로 항상 별거 없는 책을 사면 끼어 있는 부록처럼 테이블에 끼어 앉은 놈, 하나.

“은골로, 로망에게 말을 전해. 내가 있는 한, 프랑스 정보총국은 언제나 라노크 위원장님의 뜻을 이을 거라고.”

은골로가 뭐라고 입을 열려는 순간이었다.

타아앙! 퍼억!

강찬이 방아쇠를 당겼고, 놈의 이마 한가운데가 커다랗게 터졌다.

수도꼭지를 연 것처럼 피가 쭉 뿜어져 나왔다.

콰다당! 털썩!

사람이 죽으면 저 더러운 몸뚱이만 남는다.

도대체 뭐가 얼마나 더 필요해서 이 지랄들을 떨다가 저 꼴이 되는 건지.

“부총국장! 우리는…….”

고집 센 입술을 가진 차장 놈이 급하게 입을 연 직후였다.

“치워.”

강찬이 툭 하고 던진 프랑스 말에,

타다다다당! 퍼버버버벅! 타타타타- 앙! 퍼버버버벅!

타다다다다당! 퍼버버버벅! 타다다다당! 퍼버버버벅!

네 놈의 몸뚱이가 끔찍하게 터진 뒤에 바닥에 널브러졌다.

아래쪽에서 계단을 타고 올라온 거친 총소리가 아직도 홀로 뛰어드는 상황이었다.

강찬은 죽어 자빠진 은골로를 보며 전화기를 꺼내 들었다.

타타타타- 앙! 퍼버버버벅!

한 발만 맞고 쓰러진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번호를 누르는 사이, 갱 놈 하나가 은골로의 심장 부위에 총알을 제대로 꽂아 넣었다.

갱에도 이런 꼼꼼한 새끼가 다 있다.

“은골로와 일당을 제거했다. 호텔을 수습해.”

[알겠습니다. 총국장이 부총국장님을 만나고 싶다고 전해 달라는 연락이 있었습니다. 상황 수습하고 뵙겠습니다.]

전화를 끊기 직전이었다.

[감사합니다, 부총국장님.]

목이 멘 것처럼 위고의 말이 있었고, 전화가 끊겼다.

“이곳에서 대기하면 소피안이 올라올 거다.”

강찬은 소총을 든 놈들에게 말을 던지고 아래로 움직였다.

밖에서 들리던 총소리도, 안에서 갈기던 소총 소리도 계단을 내려설 때는 칼로 자른 것처럼 끊겼다.

그 넓은 홀에 관광객이나 손님은 물론이고, 직원조차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강찬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프런트 안쪽에 서 있는 소피안을 향해 걸었다.

“2층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우리 쪽에서 알아서 할 거다. 약속 지킨 것 잊지 않겠다.”

“무섭다는 생각 처음 해 봅니다.”

픽 웃은 강찬은 2층을 향해 고갯짓을 했다.

“올라가!”

놈이 외쳤고, 소총을 든 연인부터 로비를 장악했던 놈들이 계단을 향해 몸을 웅크린 자세로 움직였다.

호텔 로비가 엉망이어서 오히려 밖에서 들어오는 불빛이 더 화려해 보였다.

라노크가 무척 보고 싶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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