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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오브블랙필드-419화 (에필로그 2) (419/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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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 에필로그

시간이 또 흘렀다.

아셈타워 대회의장은 천장에 뚫어놓은 구멍마다 조명이 뻗어 나와 아래를 밝게 비춰주고 있었다.

앞쪽 단상.

위로 커다랗게 휜 테이블에 바실리, 라노크, 그리고 가운데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다시 루드비히와 양범이 앉았다.

그들의 앞에 얇은 마이크와 생수병, 컵이 있었는데 그건 가운데 비어있는 자리에도 마찬가지였다.

단상 맞은편으로 관객석처럼 뒤로 높아지는 200여 개의 좌석은 각국의 정보국 국장들을 위한 것이었다.

각자 앞에 테이블이 있어서, 얇은 마이크와 음료수, 컵이 놓일 정도의 간격이었다.

아직은 회의가 시작되지 않았다.

웅성웅성.

그래서 옆자리, 혹은 몸을 돌려 뒤편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느라 실내에는 작은 웅성거림이 깔렸다.

“조금은 일찍 와도 될 텐데.”

바실리가 불만스럽게 문을 향해 고개를 돌릴 때였다.

“위원장님이 입장하십니다.”

장내에 멘트가 전해지고, 문이 커다랗게 열렸다.

드륵. 드르륵.

단상 위에 있던 라노크, 바실리, 그리고 루드비히와 양범이 자리에서 일어났고, 그것이 신호라도 되는 것처럼 200여 명의 각국 정보국장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짝짝짝짝짝짝짝.

검은색 정장에 셔츠 차림의 강찬이다.

그가 제라르를 대동하고 단상 우측의 문을 통해 들어서는 동안 단상 아래에 있던 이들은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강찬은 가장 먼저 라노크에게 다가갔다.

“위원장님.”

“이제는 나를 그렇게 부르면 안 됩니다.”

강찬이 피식 웃으며 커다랗게 라노크를 안은 다음, 좌우의 볼에 커다랗게 소리가 나는 프랑스식 인사를 나누었다.

인사가 끝난 직후였다.

‘후우.’

라노크가 남몰래 숨을 토해냈다.

그동안 각국의 정보국장들과 개별적으로 만난 것은 안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새로운 질서에 순응하겠다는 답을 들은 것 역시 알고 있다.

그렇더라도 지금의 강찬은 라노크가 다시 볼 정도로 엄청난 위압감을 사정없이 풍겨낸다.

이 정도로 잘해낼 줄은 몰랐다.

마치 이제야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사람처럼 단상의 중앙에 선 강찬은 인사 하나로, 표정과 눈빛으로 전 세계의 정보국 국장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짝짝짝짝짝짝짝.

박수 소리는 여전히 요란했다.

“주인공이라고 너무 늦게 다니면 곤란해.”

“다음부턴 좀 더 서두르지.”

강찬은 다시 바실리와 악수를 나누었고,

“반갑습니다.”

“무슈 강. 건강해 보이는군요.”

몸을 돌려 루드비히, 양범의 손을 차례로 잡았다.

강찬이 가운데 자리로 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짝짝짝짝짝짝짝짝.

“공산당 전당 대회가 따로 없구만.”

바실리의 혼잣말이 떨어질 때였다.

강찬이 자리에 앉으며 뚝 잘리는 것처럼 박수 소리가 멈췄다.

이어서 단상 위의 네 명이 자리에 앉았고, 앞쪽의 정보국장들이 모두 자리했다.

강찬은 깍지를 낀 손을 테이블에 올리고 붉은빛이 들어온 얇은 마이크에 입을 가져갔다.

“쥬브전피(Je vous en prie, 환영합니다).”

마이크가 만드는 쇳소리가 강찬이 내는 능숙한 프랑스어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본회의를 마치고 나면 세부적인 조율은 나의 좌우에 있는 네 분과 의논하면 됩니다.”

나직하게 깔린 강찬의 음성이 회의장 안에 묘한 긴장감을 뿌려댔다.

“우즈만.”

“위, 무슈 강.”

강찬이 불렀고, 정면 앞쪽의 약간 오른편에 앉았던 우즈만이 마이크에 대고 느긋하게 답을 했다.

“우즈만께서 신청하신 이스라엘의 세계 자금 개입에 대해 검토했습니다. 충분히 타당성이 있다고 판정했고, 본 위원회는 이스라엘 모사드에 대해 위원회 감사와 1년간의 제재를 결정했습니다.”

정보국장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라펠트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라펠트.”

“위, 무슈 강.”

우즈만의 서너 줄 뒤에 앉아 있던 그라펠트가 마이크에 얼굴을 가져가며 강찬의 부름에 답을 했다.

“내 결정에 불만이 있다면 지금 의견을 밝혀.”

바실리가 입술 끝을 올리며 웃는 순간이었다.

마이크에서 입을 떼고 있지 않던 그라펠트가 바로 입을 열었다.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유감입니다. 감사를 통해 소명할 것이고, 소명이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면 제재 기간을 줄여줄 것을 희망합니다.”

피식.

답을 들은 강찬이 입 끝을 올리며 웃었다.

“그라펠트. 유감이란 말장난 따위로 시간을 끌지 마라.”

그라펠트가 당황한 시선으로 강찬을 보았고, 회의장 안의 분위기가 숙연할 정도로 가라앉았다.

“유감? 모사드가 일본 정보국과 함께 다윗의 별이 운영하던 자금을 찾고자 움직인 정황이 나왔다.”

그라펠트는 답을 하지 못했고, 구석에 처박혀 있다시피 있던 일본 정보국장이 빠르게 눈알을 굴렸다.

“우즈만의 현명하고, 논리적인 지적에도 너희는 우리 위원회를 끝까지 속이려고 들었다. 모사드와 별개로 일본 정보국은 앞으로 2년간 활동을 금한다.”

일본의 정보국장은 변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만약 일본 정보국이 해외에 파견한 요원을 발견할 때는 무조건 현장에서 사살할 것이며, 이후 모사드와 정보를 교환한 정황이 보일 경우에는…….”

강찬이 날카롭게 시선을 주자, 일본 정보국장이 얼른 고개를 떨구었다.

“증평의 특수팀을 파견하겠다.”

탄식 같은 침묵이 잠시 이어졌다.

“흥.”

역시 바실리다.

그는 일본 정보국장과 그라펠트를 번갈아 보고난 뒤에 나직하게 고개를 저었다.

“내가 아주 선량해 보이는군.”

라노크만 들었다.

그래서 그는 흘깃 바실리에게 주었던 시선을 얼른 앞으로 돌렸다.

“스웨이든.”

“위, 무슈 강.”

그동안 강찬은 다시 정면에 앉은 새로운 인물을 찾았다.

“CIA가 왜 아프리카 내전에 개입하지?”

“그 일은 CIA의 관할이 아닙니다. 내전에 개입할 일이 없었습니다.”

셔먼의 아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슷하게 생긴 중년이 강찬의 질문에 바로 답을 했다.

“좋아. 그럼 왜 우리 위원회에 보고 없이 CIA 공작팀이 움직였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강찬이 앞에 놓인 서류를 한 장 넘겼다.

바스락.

A4 용지가 넘어가는 소리가 마이크를 통해 날카롭게 울려 나왔다.

“이번에 CIA 공작팀이 아프리카에서 무잠코에게 넘긴 천만 불의 용처를 정확하게 밝혀. 그럼 당신 말을 믿어주지.”

말을 마친 강찬이 서류에 고개를 향한 채, 시선만 들어 정면을 노려보았다.

“모르고 있었다면 내가 알려줄까?”

“무슈 강, 그것은…….”

스웨이든이 무언가를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흠.”

숨을 내쉰 강찬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CIA는 우리 위원회 규칙 첫 번째를 어겼다. 내전을 포함한 국가 간의 분쟁에 개입할 경우, 반드시 위원회 상임 위원에게 보고할 것. 잊었나?”

스웨이든은 답이 없었고, 당연하게 침묵이 이어졌다.

피식.

강찬의 차가운 웃음이 두 번째로 피어났다.

“무시하겠다는 건가?”

“그런 뜻은 아닙니다, 무슈 강.”

“천만 불이 블랙헤드를 구입하는 대가라는 사실도 부인할 건가?”

웅성웅성.

회담장에 소란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

“스웨이든.”

강찬이 부르는 소리에 웅성거림이 뚝 잘렸다.

“위, 무슈 강.”

“블랙헤드의 개별 구입이 금지된 일이라는 건 알고 있겠지?”

바실리와 라노크, 루드비히, 양범까지 그를 노려보는 상황이었다.

“그럼 어설픈 변명 말고 CIA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

“그 건은 우리가 아니라 DIA 소관 같습니다. 자체 조사를 통해 일주일 내로 라노크 상임 위원께 보고하겠습니다.”

강찬이 시선을 돌리자, 라노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상임 위원께서 허락하셨으니 일주일 해명 시간을 주겠다. 그렇지 못할 경우, 위원회 이름으로 응징이 따를 거다.”

“알겠습니다.”

건조한 대화가 끝나자 강찬이 천천히 앞에 앉은 이들을 둘러보았다.

“우리는 유라시아 철도를 연결했고, 세계 최초의 차세대 발전 시설의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차갑고 건조한 음성이었다.

“다음 달에 있을 차세대 발전 시설의 가동식에 여러분이 참석하길 희망하며, 앞으로도 각국 정보국의 책임자들이 세계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바랍니다.”

강찬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상임 위원석의 네 명과 각국의 정보국장들이 모조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강찬은 다시 라노크를 안았다.

“저녁을 같이해도 되십니까?”

“위원장이 그런 시간을 내준다면 나야 항상 기쁜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라노크가 미소로 강찬에게 답을 한 다음이었다.

“조연 2를 너무 외롭게 하는 건 좋지 않아.”

바실리가 툴툴거리며 손을 내밀었다.

“함께 하면 되지.”

“그건 좋다.”

그러면서도 그는 강찬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루드비히. 저녁을 같이해도 됩니까?”

“물론이요, 무슈 강.”

“양범 씨. 저녁에 시간 되십니까?”

“영광입니다.”

차례로 악수를 마친 강찬이 들어왔던 문으로 움직였다.

회담장 지상 주차장.

제라르, 그리고 국가정보원 대테러 팀 요원들과 함께 주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생했소.”

“잠깐만. 최종일!”

석강호의 앞에서 강찬은 최종일을 찾았다.

“가평에 갈 생각이니까 다예가 운전하는 차로 이동하겠다. 요원들 알아서 챙기고, 오늘은 저녁 약속까지 쉰다.”

“그래도 되십니까?”

“숨 좀 쉬자.”

강찬의 말에 최종일이 웃으며 “예.” 하고 답을 했다.

“푸흐흐. 탁월한 선택이오. 얼른 갑시다.”

석강호가 신난 얼굴로 승용차의 운전석으로 움직였다.

당연하게 제라르가 조수석, 강찬이 뒷좌석에 앉았다.

부으으응.

차가 출발한 다음이다.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었소? 나는 오늘도 새벽까지 대장 죽어나겠구나 싶었는데? 정말 그럴 시간이 되는 거요?”

석강호가 회담장을 빠져나오며 질문을 던졌다.

“저녁 약속 외에는 특별한 약속 없다. 어차피 남은 일들은 김 팀장님이 알아서 할 거고.”

“푸흐흐. 그렇다면야 문제 될 것 없지요.”

“야! 앞을 봐! 좀!”

“아 거! 맡겨 둡시다!”

석강호가 답을 하고는 앞을 바라보았다.

벌써 2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차세대 발전 시설의 가동식이 한 달 뒤라니.

거리의 풍경과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대로 인 것 같은데.

뭔가 살기 좋아진 건 맞는 걸까?

“우리 다음 달이면 정말 다 끝나는 거겠지?”

“그럴 리가 있소? 내가 볼 땐 살아 있는 동안 내내 이 짓일 거요.”

“끔찍하다.”

“일이 몰려드는 꼴이 그렇지 않소? 그리고 사는 게 그런 거 아니오? 저 새끼 빼고.”

“뭐!”

이제는 한국말을 제법 알아듣고 지껄이는 제라르가 단박에 석강호의 말에 토를 달았다.

“넌, 새끼야, 요즘 달달하잖아! 어? 거! 둘이서!”

그러나 놈은 석강호의 다음 말에 얼른 강찬의 눈치만 살필 뿐, 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피식.

좋다. 좋은 일이다.

이렇게 살아서 다시 함께 있다는 것은.

그 사이 자동차는 올림픽 도로를 빠르게 달려가고 있었다.

얼마 만인지 모를 한가한 시간이었다.

강찬은 개울가의 평상에 걸터앉아서 물가를 바라보았다.

“여깄소.”

이런 건 역시 석강호다.

강찬은 놈이 건네주는 종이컵을 받았다.

“이걸 빼면 커피는 반만 마신 거요.”

“그렇긴 하지.”

둘이서 킬킬거리면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찰칵.

“후우.”

하얀 연기가 햇살 아래에서 빠르게 흩어졌다.

맑은 공기, 물소리, 봉지 커피, 그리고 담배.

염병.

왕복 기름값, 닭값, 막걸리값 지불할 돈 정도만 있어도 이렇게 재미있게 지낼 수 있는데, 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뻑뻑한 회담장에서 인상 팍팍 구겨가며 그래야 하는 건지.

“미영이는요?”

강찬은 고개를 짧게 흔들었다.

“그저 죽었다고 하고 용서를 빌어요. 그런 거 이상하게 여자들은 쉽게 받아들이질 못합디다.”

“그것도 그런데 그 뒤에 시간이 나야지. 징그러운 인간들이 죄 매달려서 떨어지질 않으니.”

“그럼 여길 오지 말고 미영일 만나지 그랬소?”

“수업이다.”

석강호가 “아!”하고는 얼른 종이컵을 입에 가져갔다.

담배 하나와 커피 한잔을 마시는 동안에도 바로 앞에 놓인 개울에서 물은 쉬지 않고 흘렀다.

“우리 참 엄청난 짓 한 거요.”

“그렇긴 하지.”

“대장 만났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그새 참 일도 더럽게 많았소. 하여간 가만 보면 일이 그치는 법이 없어요.”

강찬이 고개를 흔들었다.

“다음 달 가동식 끝나면 미영이랑 여행이라도 갈까 하거든. 그때쯤 나도 슬쩍 뒤로 빠지려고.”

“그게 되겠소? 어? 지금 여행이라고 했소?”

석강호가 음흉한 눈으로 강찬을 바라보았다.

“확!”

“푸흐흐.”

“야! 거! 침 좀 닦아!”

이 새끼랑 있으면 더럽긴 한데 심심하진 않다.

“흠! 그런데 이 새끼는 뭐하고 있는 거야?”

“놔둬라.”

뒤를 힐끔 보았던 석강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여간 혼자서 달달해요.”

“늦둥이 본 네가 할 소린 아닌 거 같다.”

“어허! 그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요!”

둘이서 헛소리를 나눌 때 제라르가 다가왔다.

“또 전화질이냐?”

“난 너랑 달라, 이 돌대가리야.”

둘이서 투닥거리는 꼴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강찬은 평상에 털썩 누웠다.

아직 한 시간 반 정도의 여유는 있다.

파란 하늘, 하얀 구름.

‘보고 계세요?’

황기현과 송창욱은 늘 어디선가 보고 있을 것만 같다. 그리고 이럴 때마다 이곳까지 오는데 너무 많은 사람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조금만 더 능력이 있었더라면…….

‘최선을 다해 만들어보고는 있는데 잘 모르겠네요.’

강찬이 먼 하늘을 보는 동안,

“담배 하나 줘.”

투닥거리던 두 놈은 또 사이좋게 담배를 나눠 피우며 킬킬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오. 차세대 발전 시설이 이루어지면 대한민국이 정말 엄청나지는 거 아니오?”

강찬은 힐끔 시선을 주었다.

피식.

또 시작이다.

강찬은 상체를 일으킨 다음 담배를 집어 들었다.

이 새끼들이랑 모여 앉아서 이렇게 얘기가 시작되면 반드시 아프리카 용병 시절 이야기로 달려가서 셋이서 킬킬거리게 된다.

차세대 발전 시설의 가동까지 꼭 한 달 남겨놓은 날의 오후였다.

<갓 오브 블랙필드> 1부 완결.

============================ 작품 후기 ============================

<후기>

안녕하세요?

갓 오브 블랙필드를 연재하는 작가 무장입니다.

먼저 부족한 작품에 주신 독자님들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분명 못다 한 이야기, 그리고 제대로 들려드리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독자님들께서 짐작하시지 못하는 몇 가지 설정이 갓 오브 블랙필드에 몇 가지 더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부족하고 미천한 솜씨로 남은 이야기들을 만졌다가 오히려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글, 재미는 없어지고 분량만 남는 글이 될까 두려웠고, 그것을 이겨낼 자신이 없어 이렇게 마무리하였습니다.

오래도록 고민하였습니다.

그런데도 결론은 지금의 제 능력에 맞는 글을 쓰는 것이 독자님들에 대한 저의 가장 기본적인 도리요, 예의라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서운하고, 아쉬운 점이 있으시리라 짐작합니다.

부디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잠시 습작용 단권을 쓸 예정입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글솜씨를 풀어놓기만 한 탓에 문체가 고정되어서 어떤 글을 쓰더라도 지금 이상의 글을 풀어내기가 어려운 까닭입니다.

습작용 단권이 끝나면 출판사와 의논하여 준비하고, 독자님들께 인사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이 글이 이렇게나마 완결될 수 있도록 지켜주신 이곳의 독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여름내 뜨거웠던 열기가 결실로 다가오는 계절입니다.

독자님들의 가정과 하시는 일에 행운과 행복이 가득하시고, 봄과 여름에 뿌리셨던 노력이 더욱 커다란 수확으로 돌아오시길 희망합니다.

좀 더 정진해서 다음은 마지막 페이지까지 재미를 느끼실 수 있는 글을 쓰는 작가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2015. 9. 21.

무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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