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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다 함께 아침을 맞는다.
별이 있든, 없든, 밤은 늘 그랬던 것처럼 흘러갔다.
이 밤이 지난 후에 어떤 모습으로 아침을 맞을지,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몰라도 말이다.
눅눅하고 축축한 쿠바의 밤이다.
강찬은 좌우를 돌아보며 대원들을 살폈다.
사람이 극도로 긴장한 상태로 버티는 시간에는 늘 한계가 있다. 그래서 기습이 가장 성공하기 좋은 시간은 동트기 직전이다.
무사히 넘어가나?
이제 살았나 싶을 때 목숨을 노리는 거다.
지랄 같은 건 빤히 알고 있는데도 그 시간이 되면 몸뚱이가 긴장을 털어낸다는 거였다.
야간 투시경을 착용한 대원들이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로 맡은 지역을 살피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되었다.
참 많이도 돌아다녔고, 끔찍한 전투도 많이 치렀다.
적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까?
다른 건 몰라도 러시아와 중국의 항모, 우리 지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결과가 나올 것만은 분명했다.
양보하던가? 아니라면 이쪽을 몰살시키려고 들던가.
불행하게 내기를 하라면 후자 쪽을 선택해야 했다.
무엇보다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찜찜함, 다음으로 강철규가 하얀 낯빛을 하고도 옥상으로 올라왔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누굴 보낼래?’
강찬이 어둠을 향해 궁금한 시선을 주었을 때였다.
치잇.
무전기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섹터 1. 해골 분장에 완전무장한 병력입니다. 인원이 엄청납니다.”
치잇. “섹터 2. 이쪽도 해골분장입니다. 대략 봐도 100이 넘습니다.”
치잇. “섹터 3. 검은색 위장입니다. 숫자가 엄청납니다.”
치잇. “섹터 4. 검은색 위장. 역시 숫자가 엄청납니다.”
그리고 연속해서 네 곳에서 무전이 들어왔다.
멋진 새끼들.
어쩌면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강찬은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무전기의 버튼을 눌렀다.
치잇. “매복조 철수해.”
답을 하는 것처럼 치잇. 치잇. 치잇. 치잇. 하는 무전기 버튼 소리만 들렸다.
이 밤에 해골 모양이 확인될 정도로 요란한 분장을 한 놈들이라면?
더 길게 생각할 것도 없었다.
“저격수! 평지다! 최선을 다해 미사일을 경계해!”
“예!”
이두희와 저격수들이 단단한 음성으로 답을 하고는 야간 조준경에 눈을 디밀었다.
철컥! 철커덕! 철컥! 철컥!
옥상에 있는 대원들 모두가 탄창을 확인하고 노리쇠를 당겼다.
“제라르! 페루 놈들이다! 우선 저쪽을 맡아!”
강찬은 제라르에게 무전 내용을 알려준 뒤에 섹터 2인 현관 왼편의 옥상을 가리켰다.
“다예! 페루 놈들이니까 다가올 때까지 섹터 4를 지켜!”
“알았소.”
석강호가 쩔걱거리며 오른편을 향해 달렸다.
“윤상기! 기관총을 지켜주고!”
“예!”
급하게 지시를 내린 강찬은 무전기의 버튼을 눌렀다.
아직은 어둠과 바람 외에 달려드는 건 없었다.
치잇. “장사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또 단체 손님이다.”
쩔걱. 쩔걱.
경계를 나섰던 대원들이 빠르게 건물로 달려오고 있었다.
“오늘은 페루에서 온 특수팀이다. 이놈들의 특징은 얼굴에 해골 문양을 그린다. 우리를 전멸시키겠다는 의미다. 또 있다.”
쩔걱! 쩔거덕! 쩔걱! 쩔걱!
가장 멀리 있던 대원들이 건물로 뛰어들고 있었다.
“방탄 방패를 앞에 세우고 돌격하는 게 저놈들의 주특기다. 분명 건물 앞까지 방패를 앞세우고 다가와서 바로 뛰어들 거다. 수류탄과 기관총을 다 사용하고 나면 백병전이 벌어진다.”
옥상에 있던 대원들과 뛰어 올라온 대원들이 강찬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치잇. “그렇다고 우리가 이곳에서 죽어 나자빠질 건 아니니까!”
강찬이 시선을 돌린 곳마다 대원들이 비슷한 얼굴로 눈빛을 번들거리고 있었다.
“우리는 늘 그랬듯이 적에게 죽음을 선사하고 다 함께 아침을 맞는다. 명심해라. 우리가 내일 아침을 맞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두고두고 천덕꾸러기가 된다. 그런데 그런 건 또 우리 영업방침이 아니다.”
히죽.
석강호가 긴장을 처먹은 얼굴로 강찬을 보았다.
“우리가 늘 그랬던 것처럼! 지금부터 다가오는 손님에게 확실하고 분명하게 죽음을 선사한다!”
말을 마친 강찬은 전화기를 꺼내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김 팀장님. 이쪽에 400명이 넘는 적이 몰려왔습니다. 당분간 연락이 되지 않을 겁니다.”
[“예? 그게 도대체……?”]
“내일 오전에 전화 드리겠습니다.”
강찬은 아예 전화기의 전원을 꺼버렸다.
철컥!
그리고는 소총을 어깨에 걸었다.
각오 단단히 하고 와라.
어떤 지옥이 펼쳐지더라도 우리는 반드시 아침을 맞을 거니까.
휘이이이잉! 휘이잉!
어둠 속에서 달려드는 바람의 끝에 진한 죽음의 냄새가 묻어 있었다.
***
“지그펠트! 병력을 취소해!”
“이미 늦었다. 셔먼.”
다급한 셔먼의 음성과 달리 지그펠트는 여유만만이었다.
“500명이다. 고작 30명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니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다.”
“그가 아프리카에서 해냈던 짓을 알고 있잖나?”
“그때는 러시아, 영국, 미국, 프랑스의 병력이 함께 있었고, 지금은 달랑 한국의 특수팀뿐이잖나? 게다가 페루의 특수팀이다, 셔먼. 놈이 시체로 변하는 것과 동시에 지금까지 흐트러졌던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거다.”
비행기 안에 있는 셔먼이 지친 얼굴로 창밖을 노려보았다.
11시까지만 해결하라고 했었다.
어쩌면 죽어버린 강찬만큼 확실한 해결도 없을 거다.
“내가 손을 써 놓은 것이 있어서 본토의 반응도 분명하게 바뀐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의 대통령도 모른 척 자네의 손을 들어주겠지.”
지그펠트는 거래를 마무리 짓는 것처럼 느긋한 음성이었다.
“달러가 급한 페루에 무려 5천만 달러나 주고 사온 특수 부대다. 그 정도라면 그깟 30명은 해결하고 남지 않겠나?”
“만에 하나 실패한다면…….”
“셔먼. 내가 아니라 페루와 관계 깊은 일본이 대금을 지불했다. 또 하나! 자네나 CIA도 모르던 장소가 있다. 실패했을 경우에도 그곳에서 새로운 신분으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살며, 자네를 무시한 놈들의 숨통을 조여주면 된다. 그 즐거움을 상상해 보라고. 지금까지 다윗의 별이 해왔던 것처럼.”
“흠.”
“비행기에서 잡지라도 보며 결과를 기다려. 놈의 시체가 확인되면 뒷일을 수습해야 할 테니까.”
셔먼이 재차 숨을 토해냈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라면 숫자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당분간 그 애송이를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전화가 빗발칠 텐데 받지 않는 게 좋겠다.”
명령처럼 건너온 말투에 셔먼의 입술 끝이 꿈틀했다. 그러나 그는 다른 말을 하지는 않았다.
***
아시아 안보 담당, 국방부, 국토안보부 등의 각료들이 바라보는 앞이다.
미국의 대통령이 책상에 앉아 버튼을 누르자 연결음이 커다랗게 들렸다.
뚜으으으. 뚜으으으. 뚜으으으. 찰칵.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
동시통역의 음성이 문재현의 목소리에 겹쳐서 들렸다.
“반갑습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통화에 앞서 이번 쿠바 사태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하는 바입니다.”
당연히 있어야 할 문재현의 대꾸가 들리지 않았다.
유감의 뜻을 표명한 미국 대통령이 ‘이건 또 무슨 일이지?’하는 표정으로 앞에 앉은 각료들을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대통령님. 대변인을 통한 지지성명과 한미연합사령부의 데프콘 수용 조치에 감사합니다.”]
분명하게 한 템포 늦은 문재현의 답이 건너왔다.
[“그러나 쿠바의 우리 요인이 다시 공격받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대외 첩보를 담당하는 CIA에서 전혀 보고가 없던 일이다.
각료들은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고, 미국의 대통령은 대번에 눈살을 찌푸렸다.
[“적의 정체가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앞마당에서 400명이 넘는 무장 병력이 우리 요인을 공격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미국의 대통령이 당황한 음성으로 문재현을 불렀다.
“말씀해 주신 부분을 지금 당장 확인하고.”
국방부 담당자에게 서두르라는 손짓을 한 대통령이 급하게 말을 이었다.
“최고의 팀을 파견하겠습니다. 미합중국과 나는 한국과의 관계가 이번 일로 상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나 역시 한국과 미국의 혈맹 관계가 앞으로도 더욱 공고하게 유지되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달콤한 말보다 서로에게 믿음을 가질 수 있는 행동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자존심이 짓밟힌 남자의 표정을 미국 대통령이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오늘 바쁜 시간을 내준 것에 감사합니다. 미국의 성의 있는 태도를 기대하겠습니다.”]
딱딱하게 굳은 문재현의 음성이 건너오고 통화가 끝났다.
“셔먼! 이 늙은이가 끝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미국 대통령이 각료들을 노려보았다.
“빨리 사실을 확인하고 급파할 수 있는 병력을 만들어! 그리고 셔먼에게 연락해서 최대한 서둘러 이리! 내 앞에 나타나라고 전하고!”
각료들이 다급하게 대통령 집무실을 나섰다.
잠시 터져 오른 화를 억누른 미국 대통령이 책상 위의 인터폰 버튼을 눌렀다.
찰칵.
[“예, 미스터 프레지던트.”]
“셔먼은?”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신음처럼 숨을 쏟아낸 그가 곧바로 인터폰을 향해 입을 열었다.
“CIA 부국장과 NCIS 국장, DIA 국장, 부통령을 불러줘. 지금 당장!”
[“알겠습니다.”]
답이 끝난 다음이었다.
“셔먼. 당신은 이제 끝이다!”
잔뜩 독이 오른 음성이 집무실 바닥에 가라앉았다.
***
2층 건물의 옥상은 지상에서 대략 6미터 높이였다.
이 높이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바로 아래 있는 사람의 눈동자가 빤히 보인다.
물론 조명이 있거나 대낮일 경우에 그렇다.
휘이이이잉!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바람이 좀 더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적들은 70미터쯤 떨어진 곳에서 건물을 포위한 채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대략 500명쯤으로 보였다.
게다가 200명쯤은 밤에도 또렷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얼굴에 하얀색 해골 모양을 그려 넣었다.
적의 모습을 확인한 강찬이 무전기 버튼을 눌렀다.
치잇. “페루 특수팀이 맞다. 잉카의 전사를 뜻하는 저 해골 표시는 이제부터 백병전을 벌이겠다는 경고다.”
석강호와 제라르가 이를 악물었다.
조금 뒤에 펼쳐질 백병전이 얼마나 끔찍하고 힘겨울지를 짐작한 탓이었다.
“푸흐흐. 개새끼들! 이번에도 골로 보내줍시다!”
석강호가 잔인한 눈빛을 빛내며 웃었다.
이럴 때는 이렇게 무식한 소리가 정말이지 묘하게 힘이 된다.
“후아! 후아! 후아!”
어둠이 짙게 깔린 밤이다.
적들이 외치는 고함이 어둠과 정적을 찢어발기며 달려들었다.
그런 다음이었다.
콰앙! 콰앙! 콰앙!
적들이 방패로 바닥을 찍는 소리가 곧바로 달려왔다.
대원들이 강찬을 빠르게 살폈다.
지금이라도 방아쇠를 당기면 적을 쓰러트릴 수 있다.
하얀 분장을 한 적이다.
야간 투시경이 있고, 그것이 없더라도 70미터 거리쯤 문제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강찬은 총을 겨눈 채로 노려보고만 있었다.
누구보다 이마를 제대로 뚫어주는 강찬이 말이다.
“후아! 후아!”
콰앙! 콰앙!
고함이 짧아진 만큼 더욱 강렬하게 들렸다.
치잇. “준비해! 온다!”
강찬이 무전으로 지시한 직후에,
철컥! 철컥! 철커덕!
대원들이 소총을 어깨에 붙이며 방아쇠에 검지를 걸었다.
그 순간이었다.
“후아!”
콰앙!
한 번의 고함과 한 번의 방패 소리가 들렸고,
척! 척! 척! 척!
곧바로 군화로 바닥을 차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프가니스탄의 처절한 전투, 아프리카에서의 잔인한 전투를 경험했던 증평의 특수팀이다.
그러나 이렇게 요란스럽게 다가오는 적을 상대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다들 시선을 교환하고 있었다.
저놈들을 처음 상대하는 부대는 이렇게 당한다.
당황하는 바람에 어설프게 방아쇠를 당기고, 방탄 방패만 실컷 맞추다가 백병전에서 쓰러지는 거다.
척! 척! 척! 척!
마침내 적들이 움직였다.
어둠 속에 덩그러니 선 2층 건물이다.
조명마저 모조리 꺼서 더욱 을씨년스럽게 느껴지는 건물.
척! 척! 척! 척!
그 건물을 향해 적이 다가오고 있었다.
“후아!”
척! 척! 척! 척!
어둠이 적들의 어깨 위로 흐르며 마치 두꺼운 벽이 건물을 향해 다가오는 것처럼 보였다.
척! 척! 척! 척!
적들이 10미터쯤 전진했을 때였다.
치잇.
강찬은 다시 무전기 버튼을 눌렀다.
“기관총은 적이 20미터 안쪽에 들어설 때까지 대기한다.”
척! 척! 척! 척!
“적들이 들고 있는 건 방탄 방패다. 틈을 노리고, 그나마 자신 있을 때만 사격해라. 백병전이 벌어지면 나와 제라르, 윤상기가 1조. 다예, 남일규 선배, 차동균이 2조다.”
“후아!”
척! 척! 척! 척!
적들이 50미터쯤 앞에 있었다.
치잇. “옥상에서 백병전에 나선 두 개조를 지켜준다. 탄알은 그때를 위해 아끼는 거다. 그렇더라도 이대로 기다리면 적이 너무 설칠 테니까.”
척! 척! 척! 척!
“우리의 구호를 외친 다음부터 사격을 개시한다. 명심해라. 적은 얼추 500명이고, 우리는 30명이 조금 넘는다. 내일 아침까지 버티려면 아무리 아껴도 탄환이 부족할 거다. 너희를 믿는다.”
대원들은 그제야 알겠다는 눈빛으로 강찬을 보았다.
저런 사람이 지휘하는 거다.
처음 보는 페루의 특수팀이 싸우는 방식까지 아는 지휘관, 30명이 조금 넘는 인원으로 500명의 적을 이겨내고 아침을 맞을 준비를 하는 지휘관.
치잇. “차동균. 멋진 구호를 부탁한다.”
“후아!”
척! 척! 척! 척!
적들의 고함이 터진 직후였다.
“우리는!”
악에 받친 차동균의 고함이 적들을 향해 달려나갔다.
척! 척! 척! 척!
“이 밤을 이겨내고!”
척! 척! 척! 척!
40미터쯤이다.
하얀 칠을 한 적들의 표정까지 눈에 들어왔다.
“다함께 아침을 맞는다!”
척! 척! 척! 척!
2인 1조다.
방패를 앞에 세운 적의 뒤에서 또 다른 놈이 소총을 겨누고 있었다.
“우리의 구호!”
갈라지고 찢어진 것 같은 차동균의 쇳소리가 울린 다음이었다.
“나의 피로!”
쩌렁쩌렁 울린 아군의 고함이 적들의 걸음 소리를 완벽하게 눌러버렸다.
“국가를 지킬 수 있다면!”
철컥! 철커덕! 철컥!
악을 쓴 이두희가 야간 조준경에 머리를 디밀었고, 대원들이 적의 대가리를 조준했다.
“나는!”
철컥!
강찬은 다가오는 적의 이마를 노리고 방아쇠에 검지를 걸었다.
“행복하다!”
어둠을 가르며 구호가 적을 향하는 순간이었다.
푸슝!
강찬의 총구에서 불꽃이 튀었고,
퍼억!
곧바로 하얀 해골 대가리의 이마가 터져나갔다.
부슈웅! 퍼억! 푸슝! 퍼억! 푸슝! 퍼억!
옥상과 2층, 1층의 창에서 연달아 방아쇠를 당겼고,
투두둑! 퍼버벅! 투두두둑! 퍼버버벅!
적들의 반격이 있었다.
전투다.
투두두둑! 퍼버버벅! 투두둑! 퍼벅! 투둑! 피잉!
적들의 소총 소리가 들릴 때마다 옥상과 창 옆의 담벼락이 커다랗게 터져나갔다.
푸슝! 퍼억! 푸슝! 퍼억! 부슈웅! 퍼억!
강찬과 강철규, 저격수들이 적의 이마를 뚫는 동안,
푸슝! 티잉! 푸슈슝! 티-티잉!
또 다른 아군의 사격이 적의 방패에 튀어 사라졌다.
“후아!”
적들은 꾸준하게 다가왔다.
푸슝! 퍼억!
“끄아아!”
정강이를 맞아 고꾸라지는 동료를 버려두고,
푸슝! 퍼억!
대가리가 터진 동료를 밟으며,
“후아!”
적들은 건물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