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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6 죽어서도 대한민국은 건들지 마라.
지금 싸이로가 허리에 걸친 총을 뽑는 건 바보짓이다. 테이블에 손을 올린 채로 앉은 싸이로가 서 있는 강찬보다 총을 뽑기가 백 배쯤 불리한 탓이다.
‘강찬……!’
더구나 다가오는 적이 강찬이고,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섬뜩한 느낌이 들 정도로 강한 동양 남자라면 더욱 더.
파르탈이 전투 능력이 있었다면!
저 멍청이는 틀림없이 권총 한 자루 안 들고 있을 게 분명했다.
철부지!
평소에 남들이 떠받들어 주니 이런 상황이 올 줄 몰랐겠지. 게다가 가흐니슈에 싸이로를 만나러 오는 거란 믿음도 있었을 테고.
싸이로는 두 테이블 앞으로 다가온 강찬의 눈빛을 정면으로 받았다.
적이라는 게 두려울 정도로 강한 남자의 눈빛이었다.
저벅저벅.
강찬은 주저하지 않고 다가오고 있었으며, 권총을 꺼내지도 않았다.
동양인답지 않은 키, 날렵한 몸매, 그러나 무엇보다 끔찍한 건 싸이로를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피식.
강찬의 입가가 움직이는 것을 본 싸이로는,
‘그렇다면!’
결심을 굳혔다.
홰액!
그는 곧바로 샌드위치가 올려진 접시를 강찬을 향해 날렸다.
강찬이 고개를 젖혀 접시를 피한 틈이다.
와락!
싸이로는 접시 옆에 있던 나이프를 움켜쥐고 강찬에게 달려들었다.
순식간이다.
퍽! 퍼벅! 퍼벅! 퍼버벅!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빠르게 손이 오갔다.
팔꿈치와 팔꿈치가 부딪치는 짧은 틈에도,
퍼억!
강찬은 싸이로가 올려 찬 무릎을 팔꿈치로 찍었으며,
쉬익!
중지를 뾰족하게 만든 주먹으로 놈의 목을 노렸다.
턱! 터덕!
두 번이나 손이 부딪친 직후였다.
콰악! 퍼억!
강찬의 팔꿈치가 싸이로의 턱을 갈겼고, 싸이로의 주먹이 강찬의 가슴에 박혔다.
가뜩이나 피가 배어나던 가슴이다.
인상을 찌푸린 강찬의 눈을 싸이로가 매섭게 찔러왔다.
퍼벅! 퍼버벅!
싸이로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 가흐니슈다.
카페의 입구로 움직인 파르탈이 전화기를 든 주인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강찬의 가슴에서 피가 번지는 것을 보았고, 승기를 잡고 강찬의 눈을 찔러가는 싸이로의 모습에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럼 그렇지!
싸이로가 어떤 사람인데!
퍽! 퍼버벅!
그 짧은 틈에도 싸이로는 집요하게 강찬의 왼쪽 가슴을 갈겼다. 그러면서 틈틈이 뾰족하게 만든 검지와 중지로 눈을 노리곤 했다.
턱! 터덕! 터덕!
숨 가쁘게 주먹과 팔꿈치가 부딪친 직후,
퍼억!
가슴을 얻어맞은 강찬이,
콰악! 콰악!
팔꿈치로 싸이로의 턱을 연속해서 갈겼다.
콰다당! 콰당! 쨍그랑!
싸이로가 테이블을 부여잡고 밀려나자 의자들과 접시, 유리잔이 바닥으로 널브러졌다.
다른 놈 같으면 이 정도에 승부가 갈렸을 거다.
가슴의 통증만 아니었다면!
강찬이 채 달려들기도 전이다.
홰액!
싸이로가 체크무늬 식탁보를 강찬의 머리를 향해 뿌렸다.
와락!
그리고는 강찬을 향해 몸을 날렸다.
와장창! 콰다당! 콰당! 퍼억! 퍽! 퍼억!
둘이서 엉긴 채로 테이블 두 개를 더 넘어트렸다.
콰당!
그리고는 카페 벽에 부딪히며 겨우 자세를 잡았다.
강찬의 가슴이 온통 피로 물들어서 얼핏 보기에 싸이로가 거의 이긴 싸움이었다.
콰악! 퍼벅!
또다시 강찬이 팔꿈치로 싸이로의 턱을 갈겼고, 싸이로의 주먹이 강찬의 가슴을 찍었다.
퍼버벅! 퍼벅!
벽에서 떨어지며 서너 번 주먹과 팔꿈치가 부딪친 다음이었다.
콰악! 퍼억!
역시나 강찬의 팔꿈치가 싸이로의 턱을 때리는 동안, 싸이로가 강찬의 가슴을 섬뜩할 정도로 세게 갈겼다.
퍼버벅! 퍼벅!
또다시 주먹과 팔꿈치가 오갔고, 서로의 턱과 가슴을 노릴 절호의 타이밍이 돌아왔다.
이건 원해서 만든 장면이 아니다.
상대가 워낙 강해서, 어쩔 수 없이 한 곳을 내주고, 그 기회에 상대를 쓰러트리겠다는 각오가 부딪쳐서 나온 거다.
주둥이와 코에 피가 엉겨 붙은 싸이로와 가슴이 온통 피범벅인 강찬.
싸이로가 이를 악문 채로 주먹을 뻗었고, 강찬 역시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팔꿈치를 휘둘렀다.
퍼억! 콰자작!
두 사람 모두 원하는 것을 얻었다.
퍼벅! 퍼벅! 퍼억! 콰자작!
그리고 멍청해 보일 정도로 똑같은 동작으로 다시금 팔꿈치와 주먹을 주고받았다.
고통 때문에 숨이 쉬어지질 않았다.
꽈악!
강찬은 아득해지는 정신을 붙잡기 위해 볼을 씹었다.
싸이로의 주먹이 왼쪽 가슴에 박힐 때마다 기다란 바늘이 온몸의 핏줄을 타고 몸 전체를 찌르는 느낌마저 들었다.
지금까지 강철규만큼 강하게 느껴지는 특수부대원을 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강철규와 적으로 만났다면 꼭 이런 느낌이지 싶었다.
퍼억! 콰자작!
또다시 싸이로의 턱을 갈겼고, 가슴을 얻어맞았다.
숨을 쉬어야 했다.
숨소리를 들어야 하는 거다.
그 순간이었다.
‘설마 그런 놈에게 쓰러지는 거냐?’
강철규의 음성과 함께 그가 피식거리는 모습이 떠올랐다.
이 영감이 뭐라는 거야!
후욱. 후욱.
강찬의 눈에 으깨진 싸이로의 주둥이와 덩어리 피가 엉긴 채로 틀어진 놈의 코가 들어왔다.
그리고 놈이 날린 주먹도 보였다.
이 개새끼가!
타악!
강찬은 싸이로가 날린 주먹을 파리 쫓듯 쳐냈다.
영감보다 못한 게!
싸이로의 눈에 당황한 빛이 스치는 순간이었다.
콰작! 콰작! 콰작! 콰작!
강찬은 싸이로의 코언저리를 연속해서 팔꿈치로 찍어댔다.
와장창! 콰다당! 땡강! 쨍그렁!
싸이로가 테이블과 함께 요란하게 바닥에 쓰러졌고, 곧바로 무거운 침묵이 식당 안을 가득 메웠다.
전화기를 잡았던 주인이 강찬이 돌린 눈빛에 두 손을 들고 물러났다.
강찬은 아직도 사납게 번들거리는 눈을 천천히 들어 파르탈을 보았다.
화들짝!
이 새끼는 뭐 저렇게 덜떨어진 놈을 만나고 있었던 거지?
부스럭.
그때 싸이로가 부서진 그릇과 널브러진 의자 사이에서 꿈틀거렸다.
‘뭐지?’
강찬은 싸이로가 파르탈을 향해 돌린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어떡해서든 지켰어야 한다는,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잔뜩 묻어있는 눈빛이었다.
일단 상대하기 지랄 같은 싸이로를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과 카페를 나가는 게 중요했다.
콰자작!
강찬은 싸이로의 얼굴을 무자비하게 걷어찼다.
털썩.
놈의 대가리가 힘없이 바닥에 널브러진 다음이었다.
“너!”
파르탈이 움찔하며 강찬에게 시선을 주었다.
“이리 와서 이 새끼 좀 들어.”
프랑스 말이다.
아예 넋이 나간 듯한 파르탈이 최면에 걸린 놈처럼 순순히 다가왔다.
강찬은 마지막으로 경고하는 것처럼 주인을 보았다.
일반인을 상대로 이 이상 하는 것도 웃기는 짓이다.
“끄응.”
염병!
하얀 대가리를 한 놈이 고작 싸이로를 앉혀 놓는데, 누가 들으면 지구라도 든 것처럼 신음을 쏟아낸다.
싸이로는 붉은 물감을 처바른 것처럼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였다.
강찬은 싸이로의 왼쪽 어깨와 팔을 잡아 놈을 일으켰다.
‘끄응!’
가슴을 생으로 찢는 통증이 올라와서 강찬은 인상을 버럭 썼다.
“끄으응!”
그런데 그 표정을 본 파르탈이 싸이로의 오른쪽 겨드랑이에 어깨를 집어넣으며 좀 더 요란스럽게 힘을 썼다.
강찬은 파르탈과 함께 싸이로를 끌고 카페를 나섰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석강호는 왼손으로 최종일과 우희승, 이두희를 막았다.
어떻게 이렇게 빠를 수가 있지?
철컥! 철컥! 철컥!
권총을 든 보안요원, 검은 방탄복에 기관총을 겨눈 경찰, 그리고 정복 경찰들.
기관총에서 쏟아진 붉은색 레이저 조준선이 네 사람의 이마와 목, 그리고 심장을 탐욕스럽게 비추는 상황이었다.
최종일과 우희승이 권총을 아래로 내린 자세로 석강호에게 시선을 주었다.
여기서 꼼짝하는 순간, 벌집이 되면서 모든 것이 끝난다.
“움직이지 마!”
씨발 놈이 누가 움직였다고!
석강호는 번들거리는 눈으로 앞에 깔린 경찰들을 노려보았다.
강찬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런 위기에서 그는 어떻게 했을까?
“총을 버려!”
석강호가 고개를 돌려 최종일과 우희승, 이두희를 바라보았다.
“총을 버리라고!”
철컥!
긴장한 경찰 놈이 소총을 좀 더 다부지게 끌어안았다.
어떻게 할까?
목적을 달성했으니까 멋지게 이대로 끝낼까?
힐끔.
최종일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이었다.
석강호는 전혀 겁먹지 않은 최종일의 눈을 보며 엉뚱한 욕이 떠올랐다.
“다예! 이 개새끼!”
F16을 타고 리비아까지 날아온 강찬이 지금 이 상황을 결정할 능력이 있다면……?
그냥 방아쇠를 당기고 죽으라고 할까?
아니면 악착같이 살아 있으라고 할까?
“총을 버린다.”
우희승과 이두희가 의아한 눈으로 석강호를 바라보는 동안, 최종일은 마른침을 삼켰다.
“빨리 총을 버려!”
개새끼가! 총을 버리잔 말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죽어도 어차피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거 다 발각 난다. 공연히 우리나라에 죄명 뒤집어씌우느니 그냥 우리 넷이서 죽은 대장 복수하려고 왔다고 하자.”
세 사람이 이를 악물었다.
“고문이 심할 거고, 결과는 어차피 공개 사형, 그래서 우린 그때나 얼굴 볼 수 있을 거다. 잊지 마라. 이번 작전은 내가 너희 꼬드겨서 대장 복수 하자고 한 거다.”
석강호의 말에 최종일이 짧게 고개를 저었다.
자칫하면 석강호 혼자서 너무 많은 걸 짊어지게 되는 탓이었다.
“너희는 아랍어를 모르니까 다 내가 준비했다고 해. 무기부터 나머지까지 전부. 어설프게 답하면 사고 터진다.”
말을 마친 석강호가 시선을 돌린 다음, 천천히 몸을 낮췄다.
달칵.
그가 총을 바닥에 내려놓은 다음이었다.
철컥! 철커덕! 철컥! 철컥!
눈앞에 있는 소총과 권총들이 재촉하는 것처럼 최종일과 우희승, 이두희를 겨눴다.
세 사람이 힘겨운 얼굴로 자세를 낮추어서 권총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무기를 앞으로 밀어!”
말을 알아들은 석강호가 발로 권총을 밀어내자, 남은 세 사람이 비슷한 동작으로 권총을 앞으로 밀었다.
와락! 와라락!
방탄복을 입은 경찰들이 달려드는 순간이었다.
석강호는 건너편 3층 난간에서 전화기로 이 장면을 찍고 있는 사람을 보았다.
“알라후 아크바르(الله أكبر, 신은 위대하다)!”
퍼억! 퍽! 퍼벅!
소총의 개머리판이 석강호의 얼굴과 가슴을 노리고 찍혔다.
“알라후 아크바르!”
이유는 모른다.
그러나 석강호가 마지막 순간에 그렇게 외쳤다면 분명 이유가 있는 거다.
최종일과 우희승, 이두희가 얼굴, 가슴, 목을 얻어맞으면서도 악착같이 뜻도 제대로 모르는 고함을 질러댔다.
퍼억! 퍽! 퍽!
뒤로 손을 묶은 네 사람에게 끔찍한 매질이 이어졌다.
입에 재갈이 물렸다.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네 사람이 개처럼 호텔 밖으로 끌려나갔다.
승합차의 2열 좌석에 싸이로를 구겨 넣은 강찬은 파르탈을 옆에 앉히고 문을 닫았다.
부우우웅!
제라르가 승합차를 급하게 출발시켰다.
어두운 밤이다.
다행이라면 한국처럼 도로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것 정도였다.
돌이 박힌 길을 달리는 동안, 가슴에 칼을 꽂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다.
덜커덩! 덜컹!
제라르가 도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 길로 들어섰다.
유럽 특유의 풀밭 사이에서 커다란 나무가 팔을 든 괴물처럼 가지를 늘어트리며 승합차를 바라보는 시골 길.
강찬이 시선을 돌리자 힐끔거리던 파르탈이 움찔했다.
‘이 새끼가 원래 좀 모자란 놈인가?’ 싶을 만큼 속을 감추지 못했는데, 하얀 대가리와 눈빛이 예사롭지는 않았다.
덜컹! 덜커덩!
승합차가 그나마 견딜 만하던 시골 길을 벗어나 길도 아닌 곳으로 들어갔다.
끼이익.
강찬이 주변을 둘러볼 때 제라르가 차에서 내려 뒷문으로 돌아왔다.
“혹시 모르니까 살펴보고 오겠습니다.”
강찬이 고개를 끄덕이자 제라르가 나무로 지은 창고를 향해 움직였다.
일단 버려진 시골집쯤 생각하면 맞다.
건초 더미나 허접스러운 연장쯤 보관하는 그런 곳.
끄드등!
오래된 문을 열고 들어갔던 제라르가 곧바로 다시 나왔다.
“들어가면 됩니다.”
“이 새끼 당겨.”
제라르가 싸이로의 상체를 뒤에서 안고 당겼다.
찌이익.
아까처럼 다부지게 얼굴을 걷어차이면 술에 취해서 정신을 못 차리는 상태쯤 된다.
비틀거리는 싸이로를 제라르가 끌다시피 창고로 옮기는 동안, 강찬은 파르탈을 지켜보았다.
애써 여유를 보이려는 꼴을 하고 있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해 보였다.
“들어가.”
쭈뼛거리며 파르탈이 창고로 들어갔다.
끼이익. 덜컥.
강찬은 문을 닫고 안을 둘러보았다.
난간처럼 이 층을 꾸며놓은 정말 창고였다.
네모진 모양으로 묶어놓은 건초, 커다란 포크 형태의 연장, 그리고 나머지는 그냥 자질구레한 먼지였다.
찌이익! 찌익! 찌익!
제라르가 싸이로를 기둥에 앉혀놓고 가져온 테이프로 꽁꽁 싸맸다.
시키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파르탈은 얌전하게 싸이로 옆에 섰다.
제라르가 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의자를 털고는 강찬에게 가져왔다.
‘끄응.’
막상 자리에 앉으려니 아까 맞았던 가슴에서 새로 통증이 올라왔고, 깨물었던 볼 안쪽에서 새삼 피 맛이 훅 느껴졌다.
강찬은 우선 하얀 대가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너는 이름이 뭐야?”
“파르탈이요.”
분명 싸이로 새끼가 안타깝게 봤던 놈인데?
혹시 저 새끼한테 속은 건가?
그때였다.
겨우 정신을 수습한 싸이로가 안타깝고, 답답한 눈빛으로 놈을 쳐다본 것은.
“네가 맡은 임무는?”
“말하지 마!”
싸이로가 피를 가득 머금은 입으로 소리 질렀다.
“저 새끼 주둥이도 막아.”
제라르가 거침없이 일어나 테이프로 싸이로의 입을 빙빙 감았다.
제라르와 싸이로의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제라르는 주눅을 어느 정도 털어낸 얼굴이었다. 강찬의 가슴을 물들인 피를 보고는 독기가 제대로 피어오른 모양이었다.
“담배 좀 줘.”
제라르가 손을 털며 다가와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찰칵.
“후우. 한 번 더 물어본다. 네가 하는 일은?”
파르탈이 입을 열지 못하고 싸이로의 눈치를 살폈다.
시간을 길게 끌 여유는 없었다.
“싸이로. 네놈이 보낸 주사약 기억하지?”
강찬이 시선을 주자 제라르가 얍삽하게 생긴 주사기를 안주머니에서 꺼내 들었다.
“이걸 맞으면 고분고분해진다고 들었다. 원래는 네놈에게 쓸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됐으니까 어디 저놈에게 한번 시험해 보자고.”
“우읍! 읍! 읍!”
“저 새끼가 여길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아?”
강찬이 고갯짓을 하자 제라르가 주사기를 들고 걸어갔다.
놈이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순간이었다.
퍼억!
제라르에게 배를 얻어맞고는 그대로 앞으로 엎어졌다.
푸욱.
시간 끌기도 아깝다.
제라르가 곧바로 놈의 목덜미에 주사기를 꽂고 약을 밀어 넣었다.
털썩.
놈이 옆으로 쓰러지는 순간에 싸이로의 시선도 떨어졌다.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말이다.
그러게 왜 우릴 건드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