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391화 (39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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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주사위는 던져졌다.

강찬이 왼손을 들어 코와 입을 싸고 있는 마스크를 두드렸다.

“아!”

석강호가 화들짝 달려들어서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리는 다음이었다.

“제라르는……?”

“아직 연락 안 했소.”

강찬이 힘겹게 질문했고, 석강호가 빠르게 답을 했다.

“괜찮소?”

“내가 얼마나 이러고 있었냐?”

“지금이……, 다음 날 오후 4시 3분이요.”

전화기를 확인한 석강호가 시간을 알려주었다.

“일으켜.”

“대장, 죽었다가 깬 거요. 그러니 지금 움직이는 건 정말 무리요. 조금 있다가 유 원장 오면 말이나 들어보고 일어납시다.”

“다예.”

“예.”

강찬이 저렇게 부르면 석강호는 절대 거역하지 못한다.

“너 리비아에 있을 때 내가 어떻게 날아갔는지 들었지? 지금은 제라르가 그때 너만큼 위험하다. 그러니까 날 일으켜.”

핏기 하나 없는 하얀 얼굴을 하고도 눈빛을 번들거리는 강찬의 지시다.

석강호가 어쩔 수 없이 소총을 의자에 올려두고, 강찬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그를 침대에 앉혔다.

“끄응.”

강찬의 가슴에 감아놓은 붕대에서 피가 번져 나왔다.

“상황은 움직이면서 듣겠다. 최종일 찾아서 이동 준비해.”

석강호가 피에 젖은 강찬의 붕대에서 시선을 들었다.

“대장. 심장 근처가 세 곳이나 뚫렸소. 내가 가서 제라르 지키고 있다가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해결할 테니 지금은 병원에 있읍시다.”

강찬이 힘겹게 든 시선을 석강호가 다부진 표정으로 받았다.

“내가 종일이하고 희승이 데리고 다녀오겠소. 이번은 날 믿어주쇼. 제라르, 내가 반드시 지켜낼 거요.”

일어나 앉기는 했는데 강찬 역시 움직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였다.

“다예.”

“예.”

“고맙다.”

석강호는 입을 꾹 다물고 나직하게 숨을 내쉬었다.

언젠가 중국놈들에게 납치돼서 매달렸을 때 피투성이가 된 채로 했던 강찬의 말이 떠올랐다.

“병신아! 내가 누구냐!”

이 사람은 그냥 이런 사람인 거다.

대신 죽으면 죽었지, 가슴에 담은 사람이 죽는 꼴은 절대 못 보는 사람.

“제라르 새끼 털끝 하나 못 건드리게 지킬 테니까 걱정하지 마쇼.”

석강호가 다부지게 답을 하고나서였다.

철컥.

잠긴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리고, 유헌우가 들어섰다.

그는 먼저 멍한 얼굴이었고, 다음으로 놀란 눈을 했으며, 마지막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 이러고 있으면 어떡합니까? 얼른 누워요!”

유헌우가 들고온 링거와 주사약, 혈액을 침대 옆에 내려놓고 강찬의 어깨를 잡았다.

“누우라니까요!”

“말씀대로 합시다. 내가 약속했잖소?”

확인하는 것처럼 석강호의 눈을 보고서야 강찬은 유헌우의 부축을 받아 자리에 누웠다.

“사람이 왜 이렇게……!”

유헌우가 링거와 혈액을 갈아 넣으며 타박을 쏟아냈다.

직전과는 다르게 힘이 담긴 목소리였다.

***

제라르는 온종일 TV를 켜놓고 시간을 보냈다.

올 거다.

다윗의 별이 아니면 석강호라도 와서 방아쇠를 당길 거다.

장전된 권총, 담배와 재떨이, 커피를 마신 머그잔, 그리고 두루마리 화장지가 놓인 테이블 앞에서 제라르는 TV를 향해 시선을 주고 있었다.

거의 종일이라고 할 만큼 TV는 방지병원 주변을 보여주었고, 외울 정도로 반복해서 강찬의 활약을 전했다.

아침을 밝혔던 해가 건물 너머로 사라졌다.

소리 없이 방을 메운 어둠이, TV 화면에서 나오는 빛을 이리저리 뿌려대는 바람에, 원룸이 마치 영화를 상영하는 작은 극장처럼 보였다.

“후우.”

입이 깔깔해서, 외로워서, 속이 답답해서 제라르는 담뱃갑에 손을 뻗었다.

꼭 한 개비 남았다.

담배를 입에 문 제라르가 라이터를 켜자 붉은빛이 탁자에 깔렸던 어둠을 걷어찼다.

만 하루가 지났다.

강찬과 제라르, 둘만 아는 이야기대로 강찬은 비밀을 간직한 채 죽었다고 보는 게 맞다.

제라르는 고개를 좌우로 비틀었다.

“다윗의 별?”

웃기지도 않는다.

사람의 머리를 이따위로 주물러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죽이게 만들어?

“후우.”

제라르가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눈빛을 번들거릴 때였다.

띵동.

벨이 울렸다.

석강호라면 분명 번호키를 누르고 들어왔을 거다.

담배를 끈 제라르는 탁자에 놓인 권총을 들고 현관문 앞으로 움직였다.

“가브리엘!”

밖에서 엉뚱한 이름을 불렀다.

벽에 몸을 붙인 제라르가 손을 뻗어 전동 자물쇠의 레버를 눌렀다.

띠루룩.

달칵.

곧바로 문이 열렸다.

제라르가 겨눈 권총 앞이다.

공항의 CCTV에서 보았던 놈이, 분명히 죽었다고 들었던 가브리엘이 묘한 미소를 달고 서 있었다.

“지켜보는 눈들이 많아. 들어가도 되겠지?”

놈이 불쑥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불 좀 켜.”

달칵.

제라르가 왼손으로 불을 켜며, 권총으로 테이블을 가리켰다.

“후우! 냄새!”

멋지게 빼입은 옷에 담배 냄새가 배는 것이 싫었던지 놈이 인상을 찌푸리며 창문을 열었다.

“좀 앉자.”

오냐!

어디 하고 싶은 대로 한번 해 봐라.

제라르가 놈의 맞은편에 앉았다.

권총을 의자의 팔걸이에 올린 상태였다.

“어디까지 기억하는 거지?”

“싸이로란 이름과 얼굴.”

놈이 흥미롭다는 것처럼 제라르를 보았다.

“그럼 네가 가브리엘이라는 건 아직 모르는 거네?”

제라르가 고개를 비트는 것을 보며 놈이 또 히죽 웃었다.

“가브리엘.”

“가브리엘은 너지!”

“워! 워!”

제라르의 눈빛을 본 놈이 진정하라는 것처럼 두 팔로 허공을 눌러댔다.

“우리 미르미에 가문은 원래 다윗의 별 소속이었다. 내 아버지, 네게는 작은아버지가 되는 멍청이가 원대한 계획에 반기를 들기 전까지 온갖 부와 영화를 누리던!”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서?”

“큰아버지는 우리 가문을 다시 일으키기로 했지. 그래서 아들인 너, 가브리엘을 다윗의 별에 바친 거다. 너를 건넨 대가로 가문이 다시 일어날 기회를 얻고자 했던 거지. 아직 그것까지는 기억하지 못한 모양이지?”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넌 가브리엘이야. 내가 제라르고. 너를 어릴 때부터 교육했던 싸이로가 너에게 임무를 주었지. 세르게이 쥐이가 숨긴 핵탄두를 찾는 임무.”

“말이 안 맞는다. 그랬다면 양부가 죽은 뒤에 핵탄두를 기억해 내라고 나를 1년씩이나 가둘 필요가 없었잖아.”

놈이 입가를 올리며 웃었다.

“네가 세르게이 쥐이의 모든 행동을 기억해 내는 데 걸린 시간이 1년인 거다. 그 덕분에 우린 핵탄두를 찾았고, 너도 살 수 있었지.”

무언가 마실 것을 찾는 것처럼 방을 둘러보았던 놈이 포기한 것처럼 다시 제라르를 보았다.

“큰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넌 뤽상부르의 가흐니슈에서 죽었을 거다. 아! 한국이니까 룩셈부르크라고 해야 알아듣나? 아무튼! 공을 세운 대신 넌 죽음을 면했고, 다음 임무를 맡을 수 있었지.”

제라르의 코에서 시커먼 코피가 또 주르륵 흘러내렸다.

“반항하지 마. 기억을 들추려고 애쓰지도 말고. 그 선을 넘는 순간 넌 죽게 돼.”

제라르가 왼손으로 화장지를 쭉 뜯어서 코를 닦았다.

“한국 사람들은 참 희한하지. 화장실에서 쓰는 화장지로 입 닦고, 코 닦고. 한국에서 좀 살더니 그런 것도 배우는군.”

놈이 한심스럽다는 것처럼 말을 뱉었다.

“학원 선생 짓 하기도 지겹고, 김미영이란 여자애를 죽여야 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네가 엄청난 공을 세운 덕분에 한국을 떠나게 될 줄은 몰랐다. 자! 이제 그만 출발하자.”

“가흐니슈에 가나?”

놈이 기특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품에 손을 넣었다.

철컥!

“이봐! 그거 좀 내려. 나는 무기 따위 없으니까.”

제라르가 겨눈 권총 앞에서 놈이 주춤했다가 천천히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가 꺼낸 것은 얍삽한 모양의 주사기였다.

“함께 가려면 이 주사를 맞아줘야 해. 이걸로 너는 안정을 찾고 나와 함께 원대한 계획에서 또 다른 공을 세우게 되지.”

제라르가 고개를 좌우로 꺾었다.

“궁금한 게 있는데 공항 CCTV에 찍혔던 놈은 누구냐? 난 네가 거기에서 죽은 줄 알았었다만.”

“왜 그런 걸 신경 쓰지? 그놈은 프랑스에서 주운 놈이다. 워낙 나랑 비슷한 데다 수술까지 하고 나서는 정말 똑같았지. 덜렁대지만 않았어도 좀 더 오래 살았을 텐데.”

제라르의 눈을 본 놈이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저었다.

“시간이 얼마 없어. 그러니 어서 팔을 내밀어.”

한순간이었다.

놈의 표정이 냉혹하게 바뀐 것이.

제라르는 잠시 망설였다.

어쩌면 저 주사약을 이겨내지 못할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가흐니슈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또한 놈이 내민 주사약이기도 했다.

저놈을 죽인다고 해도 강찬의 도움 없이 한국은커녕, 서울을 빠져나가지도 못한다.

‘이겨 낸다. 대장의 복수를 위해 반드시!’

제라르는 오토바이 소리를 이겨낼 때를 떠올렸다.

저놈들은 그 비밀을 모른다.

마음을 굳힌 제라르가 왼팔을 내밀었다.

“훌륭한 결정이야.”

놈이 만족한 얼굴로 제라르의 팔을 향해 주사기를 내미는 순간이었다.

삐익. 삑삑삑삑, 삐익. 띠루룩.

번호를 입력하는 소리가 들렸고,

철컥.

곧바로 문이 열렸다.

불쑥.

석강호였다.

석강호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과 표정으로 방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다예……?”

제라르가 놀라서 이름을 부른 직후다.

최종일과 우희승이 들어왔다.

찰칵. 띠룩.

그리고 문이 닫혔다.

“뭐하냐?”

석강호는 맞은 편에 앉은 놈보다 더 적대감 높은 얼굴로 제라르에게 으르렁거렸다.

물론 한국말이다.

그러나 제라르도 저 정도의 말은 알아듣는다.

맞은 편에 앉은 놈이 석강호를 보며 상황을 파악하려 애쓰고 있었다.

“너! 한국말 할 줄 알아?”

고개를 끄덕이는 놈을 향해 석강호가 불쑥 머리를 디밀었다.

“그럼 저 개새끼한테 대장이 찾는다고 말 좀 전해주라.”

놈이 얼빠진 눈으로 석강호를 바라보았다.

“강찬이 살아있소?”

“이 새끼가 어디서 이름을 함부로 불러!”

스응!

석강호가 오른발에서 뽑은 대검의 날로 놈의 목을 밀어댔다.

“말이나 전해! 이 개새끼야! 그렇지 않아도 모가지를 확 잘라버리고 싶은 걸 참느라 환장하겠으니까!”

꿀꺽.

침을 삼켰던 놈이 목에 댄 대검 때문인지 인상을 찌푸렸다.

“이 새끼가 정말!”

“전할 거요! 잠깐만! 조금만!”

석강호가 확 베고 싶은 걸 참는다는 듯이 이를 악물며 목에서 대검을 조금 떨어트렸다.

“가브리엘! 대장이 널 찾는다고 전하란다!”

제라르가 화들짝 놀란 눈으로 석강호를 보았다.

“가자!”

석강호가 고갯짓과 함께 뱉은 한국말을 제라르가 또 알아들었다.

“대장이 살아 있냐?”

“아무렴 대장이 그런 어수룩한 총질에 죽을 줄 알았냐!”

프랑스말로 던진 질문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석강호는 그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 답을 했다. 더 웃긴 것은 제라르 역시 석강호의 표정과 억양으로 그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거였다.

살아있다니!

강찬이!

***

장례식은 오일장으로 결정 났다.

서울시청 앞 광장과 지역별로 정해진 곳에 분향소가 마련되어서 방지병원 앞은 그나마 여유를 찾았다.

그렇더라도 국가정보원 대테러 팀은 강찬의 시신이 보관된 방지병원을 철저하게 지켰다.

최종일은 외출한 지 4시간 만에 병원으로 돌아왔다.

치잇. “최종일이다.”

병원 입구를 지키던 무장 요원이 무전을 들었음에도 승합차에 다가와 이두희를 확인했다.

“김 팀장님은 시청 앞 분향소로 옮기셨습니다. 석 선생님 특이사항이 있으면 바로 보고 달랍니다.”

“알았다.”

무장 요원이 물러서자 승합차는 곧장 주차장을 돌아 건물 뒤편으로 움직였다.

드르륵.

가장 먼저 최종일과 우희승이 내려 후문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확인했다.

다음으로 내린 사람은 석강호였다.

그 뒤로 히피족처럼 차려입은 키가 커다란 남자가 내렸다.

검은 머리, 헐렁한 옷차림.

마지막으로 깔끔한 정장을 입은 프랑스 남자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내렸다.

이두희가 뒤에 바싹 붙어서 그의 등을 밀었다.

계단을 통해 지하로 내려갔고, 당연하게 강찬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대장…….”

침대에 누운 강찬이 제라르를 보고는 기가 막힌 것처럼 웃었다.

“꼴이 그게 뭐냐?”

훌렁훌렁 가발과 덧입은 옷을 벗어 던진 제라르가 강찬의 침대로 다가갔다.

“그 빌어먹을 눈빛은 없어졌네?”

“그렇습니까?”

제라르의 반문을 들으며 강찬이 시선을 돌렸다.

분명 죽었다던 놈이다.

제라르가 빠르게 방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해주었다.

이름이 바뀐 것, 심지어 주사를 맞을 뻔했던 일들까지 모두 다.

가브리엘은 강찬을 보고 나서 아예 얼이 빠진 얼굴이었다.

“너희가 걸어놓은 최면은 이미 풀었다.”

강찬이 프랑스어를 놈에게 던졌다.

“네놈들이 뭐라고 지껄이든 이놈은 그냥 제라르다. 그러니까 헛소리 집어치우고.”

가브리엘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처음이자 마지막 질문이다. 어설프게 잔머리 굴리거나 헛소리를 지껄이면 바로 모가지를 돌려주마.”

석강호도 감당하지 못한 강찬의 눈빛을 가브리엘이 어떻게 대항하겠나.

놈이 완전히 질린 얼굴로 강찬의 말에 집중했다.

“내가 너를 살려둬야 하는 이유?”

“예?”

강찬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게 아니라 제가 질문을 못 알아들었습니다.”

가브리엘이 다급하게 변명을 쏟아냈다.

제라르는 프랑스말을 알아듣는다.

그래서 지금의 대화를 들으며 다윗의 별 소속이라는 놈들이 강찬에게 원초적인 공포를 느끼고 있음을 알았다.

왜 그런 거 있잖나.

적의 수괴는 어쩐지 머리에 소처럼 뾰족한 뿔 두 개쯤 나 있을 것 같은, 성격 지랄 맞은 살인마처럼 느껴지는 거.

인상을 찌푸렸던 살인마가 귀찮은 것을 참는 듯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제라르를 노렸던 너를 내가 살려둬야 할 이유!”

간단하고 단호한 말이 끝난 직후였다.

“싸이로와의 협상에 제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가흐니슈에 가려고 해도 반드시 내가 있어야 합니다.”

가브리엘이 절박한 표정으로 답을 했다.

“제라르. 가흐니슈에 들어가는 방법을 알지?”

“예.”

강찬이 시선만 움직여 다시 가브리엘을 보았다.

“싸이로가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가 안 가면 싸이로가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그렇다면 주사약은 뭐야?”

“그건…….”

강찬이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가브리엘에게 했던 최면을 강화하는 약물입니다.”

강찬이 알았다는 것처럼 시선을 가져왔다.

“다예.”

“예.”

“처리해.”

한국말이다.

그런데 가브리엘은 한국말을 알아듣는다.

“내가 없으면 절대로 가흐니슈에 못 들어갑니다.”

석강호가 다가서는 것을 본 가브리엘이 뒤로 물러나며 강찬을 향해 애원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아, 거 개새끼! 더럽게 시끄럽네!”

으드득!

그러나 가브리엘은 목이 흉측하게 돌아간 채로 바닥에 널브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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