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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슬픈 이별.
소희반점은 중식당이다.
강철규, 석강호와 함께 차에서 내린 강찬은 식당 문의 유리로 안을 바라보았다.
한참 음식 냄새가 진동하고, 배달로 분주해야 할 시간임에도, 홀에는 겨우 어둠을 밀어낼 정도로 작은 등 하나만 켜져 있었다.
양동식이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를 상황이었다.
어쩌면 어두운 홀 안쪽 어딘가에 사위의 대가리가 서울구경을 하겠다며 매달려 있다거나 하는 일 말이다.
일단 확인이 필요한 때였다.
“우희승. 시선 끌지 말고 적당히 대기해.”
“알겠습니다.”
우희승이 답을 하고는 승합차들을 향해 손짓을 했다.
강찬은 문을 손으로 밀었다.
끼이익.
문이 잠겨 있지는 않았다.
홀에는 여섯 개의 테이블이 네 개씩의 의자를 끌어안고 일정하게 있었다.
벌떡.
가장 안쪽의 탁자에서 남일규가 일어났다.
강찬과 강철규를 보며 그는 답답하고 미안하고, 속상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어떻게 된 거냐?”
강철규가 홀의 안쪽을 힐끔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입구의 정면으로 주방이, 왼편으로 방처럼 보이는 문이 있었다.
드르륵.
강철규의 목소리를 들었던 모양이었다.
양동식이 빠르게 나왔는데, 그는 남일규의 표정에 오므라이스의 계란처럼 참담함을 덮어쓴 얼굴이었다.
그 와중에도 양동식은 강철규와 강찬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강철규는 묻지 않았다.
단지 답을 원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양동식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죄송합니다. 조금 뒤에 출발할 생각이었습니다.”
강찬도, 강철규도, 석강호도 의아한 시선으로 양동식을 보았다.
그의 음성이 평소의 그와 전혀 달랐기 때문이었다.
“동식아.”
“예.”
강철규가 이전보다 훨씬 부드럽게 양동식을 불렀다. 적어도 강철규만은 조금 전 양동식의 음성에 담긴 감정을 이해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무슨 일이냐?”
“예.”
대답은 했다.
그러면서도 양동식은 쉽게 답을 하지 못했다.
잠시 기다리던 강철규는 남일규에게 시선을 주었다.
저런 시선을 남일규가 거역하기는 어려웠을 거다.
“동식이 딸이 위암 말기였답니다. 앞으로 한 달을 넘기기 어렵다고……, 남편이란 놈이 보험금까지 모두 가지고 튄 바람에 이곳에서 혼자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떨군 양동식, 어렵게 내용을 전한 남일규, 그리고 굳은 것처럼 서 있는 강철규, 잠시 홀 안의 모든 것이 딱딱하게 박제된 것처럼 움직이질 않았다.
저벅저벅.
강철규가 양동식의 앞으로 걸어갔다.
“동식아.”
그리고는 나직하게, 품는 것처럼 양동식을 불렀다.
“미안하다.”
“아닙니……다. 흐으으. 흐으으. 흐으으으.”
양동식이 힘겹게 답을 하다가는 결국 꾹꾹 누르고 있던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정말 서럽게 울었다.
강철규를 보는 순간, 참고 있던 설움이 터져 나온 모양이었다.
마흔 중반의 양동식이다.
무식하고 거침없고, 나이 든 석강호인 듯한 양동식이 딸의 죽음을 앞두고, 서럽디서러운 울음을 울어댔다.
지켜보던 석강호가 코를 훌쩍이며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금 당장 전투에 나서면 전 세계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대원들이다. 그런데 그런 대원들이 사회에 던져 놓으면 전혀 다른 모습이 된다.
하나뿐인 딸이 위암 말기로 죽어가는데 울고만 있는 양동식, 그걸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남일규, 그리고 지금처럼 도움을 바라는 시선으로 강찬을 바라보는 강철규처럼 말이다.
왜 당당하게 요구하지 못할까?
내가 국가를 위해 이렇게 살고 있으니 최소한 내 딸이라도 살려달라고 악이라도 써야 하지 않나?
그런데 왜 저렇게 맥빠지고 힘없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건지.
이전의 대한민국이 저들을 이런 식으로 대했던 건가?
국가정보원 대테러 요원이 되었다고 임명장까지 준 사람들이다. 리비아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적과 처절하게 싸우고 돌아온 사람들이다.
그런데…….
정작 강찬 역시 저들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일단 병원으로 모시겠습니다.”
강찬의 말에 양동식이 고개를 들었다.
울음 끝에 딸을 살려달라는 한 조각 소망을 절박하게 매단 눈을 하고 말이다.
강찬은 바로 전화를 들어 유헌우의 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강찬입니다.”
[“아! 강찬 씨. 그렇지 않아도 김지훈 박사와 약속이 잡혀서 내일 수술하기로 했습니다.”]
강찬은 유헌우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입을 열었다.
“원장님. 여자분인데 위암 말기랍니다.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는데 지금부터라도 최선의 치료를 받게 하고 싶습니다.”
이 정도면 알아들었을 거다.
방지병원으로 데려오라고 할지, 아니면 다른 병원을 추천해줄지는 모르지만, 유헌우라면 분명 알아들었을 거였다.
[“환자분의 나이가 어떻게 되나요?”]
“30대입니다.”
강찬이 힐끔 시선을 주자 양동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소를 보내주세요. 구급차를 보내겠습니다.”]
“문자로 바로 보낼게요.”
[“그래 주세요.”]
강찬은 통화를 끝낸 후, 김형정이 보내준 문자를 그대로 유헌우에게 발송했다.
“구급차가 올 거랍니다. 여기 원장님께 맡겨 보세요.”
“고맙습니다, 부원장님.”
“이리 좀 앉으십시오.”
눈물을 물고서 양동식이 답을 한 뒤다.
남일규가 앞쪽 테이블에 놓인 의자를 잡아 빼며 자리를 권했다.
“동식이 너는 병원에 데려갈 준비 해라. 그리고 참, 우리가 전화기가 없어서 찾아온 건데 출발을 사흘 연기하기로 했다. 원래는 그 소식 알려주고, 함께 저녁이라도 먹을까 해서 왔는데 이렇게 됐다.”
양동식이 소매로 코를 문대며 강철규를 바라보았다.
“얼른 준비해.”
“예.”
그러나 일단 급한 걸 먼저 하는 게 맞아서 방으로 들어갔다.
***
지그펠트는 뜻밖에도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고작 반트 하나 제거한 것으로 끝났다니, 싸이로도 이젠 정말 능력이 떨어진 모양이지?”
“죄송합니다.”
지그펠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차를 마셨다.
고급스러운 파란색 꽃무늬 셔츠와 회색 반바지를 입은 그는 진한 가루가 가득 가라앉은 인도네시아 커피를 마셨다.
달칵.
“강찬이란 왕개미가 능력이 있는 거냐? 아니면 네가 일을 제대로 못 한 거냐?”
“라노크와 바실리는 예상하지 못했던 실수가 있었고, 문재현은 분명 강찬이 개입했었습니다.”
“흠.”
지그펠트가 멀리 보이는 파란 바다로 시선을 주었다.
하얗게 일어선 파도를 타는 사람들과 그 뒤로 요트에 매달린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몽골은?”
“준비를 모두 마쳤습니다.”
“한국에서 출발하는 지원 병력은?”
“몽골 공항에서 헬기로 이동하는 때에 격추할 예정입니다.”
고개를 비튼 것처럼 지그펠트가 시선을 들었다.
싸이로가 강인한 턱과 당나귀처럼 노란 눈동자, 그리고 얇은 입술을 하고 지그펠트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몽골 공장은?”
“러시아 쪽을 통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반에게서 비싸게 산 미사일이다. 이번에는 실수가 없도록 해라.”
“양범과 바실리가 도착하는 대로 확실하게 처리하겠습니다.”
“그러면 그쪽은 됐고.”
지그펠트가 습관처럼 바다를 바라보았다.
“문재현이 문제인데,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으니 구덩이 깊숙이 숨은 개미를 어떻게 꼬드겨 내지?”
그는 까다로운 퀴즈를 푸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미국과 일본이 한국의 비위를 맞추고 있으니 한국의 분열 세력을 이용하기도 어렵고, 외화가 든든해서 미국이 금리를 올려봐야 지금은 엉뚱한 곳에서 비명이 울릴 테니…….”
지그펠트가 소리 없이 웃었다.
“아비부를 해치울 정도의 단호함이라. 우리를 바라보던 놈들의 눈에 의심을 달게 했으니 이렇게 되면 발꿈치를 물린 건가? 과연 왕개미라 그런지 경고도 하는군?”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지그펠트의 앞에서 싸이로는 여전히 단단한 자세로 인도네시아의 강렬한 햇살을 견뎌내고 있었다.
“한국인은 주식이 쌀이라 쌀알처럼 흩어진다던 일본 총리의 말이 있었지. 그가 뒤에 그런 말을 하더구나. 그렇더라도 절대로 한국인이 뭉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끝없이 비하시키고, 서로 물어뜯게 하지 않으면 그들이 뭉칠 수도 있다고.”
싸이로는 여전히 굳은 것처럼 듣고만 있었다.
“그래서 한국인 중에 인재가 나오면 어떡해서든 한국인들 손으로 죽이게 만들라고 하더니, 정말 그런 모양이다. 흠. 이렇게 되면 왕개미를 먼저 해결해야겠지?”
지그펠트의 고민이 길었다.
그와 싸이로 모두 움직임이 없었다.
“왕개미를 산 채로 잡아다 준다고 했었는데 파르탈에게 뭐라고 말을 하지?”
강찬을 죽일 방법보다는 파르탈에게 해야 할 변명이 더 큰 문제인 것처럼 그는 눈살을 찌푸렸다.
“가브리엘을 이용하는데 문제점은 없겠지?”
“그렇습니다.”
“왕개미는 조금 고민하지. 리바아에서의 작전에 실패한 원인이 한국의 그 늙은이들 때문이라는 변명을 벌써 사용했다는 것을 잊지 마라. 그리고 아비부의 일로 더 큰 동요가 생기지 않도록 다독여주고.”
“확실한 결과로 답을 드리겠습니다.”
지그펠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돌리고 나서야 싸이로가 몸을 돌렸다.
멀리 보이는 풍경은 여전히 평화로웠다.
맑은 하늘, 강렬한 태양, 소름 끼치게 파란색의 바다, 하얗게 부서지며 달려오는 파도까지.
“문재현과 강찬이라.”
지그펠트가 고개를 저었다.
“제법 죽이 잘 맞는 왕개미 두 마리를 물어뜯게 해볼까?”
놀라운 발견을 했다는 것처럼 지그펠트가 눈썹을 들어 올리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방지병원의 앰블런스가 도착하고, 의료진이 들어와 양소미를 옮겼다.
퉁퉁하다던 양소미다.
그런데 그녀는 손을 잡아 들기도 미안할 만큼 깡마른 몸을 하고 있었다.
의료진이 담요를 이용해 그녀를 들것에 올렸고, 이어서 구급차에 태웠다.
“아빠.”
꺼져가는 소리였다.
양동식이 애처로운 표정으로 그녀 옆으로 다가갔다.
“나 아빠 용서했어. 그러니까 이런데 돈 쓰지 마.”
양동식은 바보처럼 울기만 할 뿐 답을 하지 못했다.
멍청이!
이럴 땐 그냥 ‘걱정하지 말라’고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아프가니스탄에서 양 떼에 뛰어든 늑대처럼은 아니더라도 일단 큰소리 정도는 쳐야 하는 거 아니냔 말이다.
“국가정보원 부원장 강찬입니다.”
강찬은 바로 양동식의 맞은편으로 움직여 양소미에게 말을 걸었다.
“병원비는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은 전액 우리가 부담합니다.”
혹시 몰라서 국가정보원이라고 하지는 못했다.
모아놓은 돈을 이런 때 안 쓰고 어디에 쓰겠나?
양소미가 꺼져가는 눈으로 강찬을 보았다.
희망을, 한 조각 의지를 붙잡고 싶은 소망을 억지로 누르면서 말이다.
이들 부녀에게 삶은 이런 의미였었나 보다.
“걱정 말고 일어나기만 하세요.”
“부원장님.”
“예.”
풀을 발라놓은 것처럼 말라 비틀어진 입술을 움직여 양소미가 힘겹게 강찬을 불렀다.
역겨운 냄새가 풍겼다.
그런데 강찬에게 그 냄새는 네가 그동안 주변 사람을 얼마나 제대로 돌보지 못했는지를 깨달으란 꾸중처럼 느껴졌다.
“죽을 저 때문에 아빠를 빚더미에 올려놓지는 마세요. 저 정말 우리 아빠 다 용서했어요.”
“왜 그런 소릴 해. 흐으으. 아빠는 괜찮아. 흐으. 흐으으. 이번에 작전 나가서 죽으면 네 치료비 다 나올 거야.”
그런데 진짜 이 멍청이가!
강찬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전투에서 부상당한 대원들?
숱하게 보았다.
그런데 죽을 때 죽더라도 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혹시라도 살지 모른다는 희망이었다.
강찬은 마음을 굳혔다.
유치하지만, 더럽게 낯 간지럽고 부끄럽지만, 지금껏 국가를 위해 살아온 양동식과 그의 딸에게 적어도 치료비 걱정만은 하지 않게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희망을 주고 싶었다.
강찬은 우선 의료진을 보았다.
“3분쯤 시간이 필요해.”
의료진이 분위기에 밀려 뒤로 물러났다.
“우희승!”
“예.”
“대기하고 있던 무장요원까지 전부 구급차 앞으로.”
“예.”
강찬의 눈빛과 말투를 본 우희승이 소매를 들어 무전을 전한 직후였다.
우르르. 쩔걱. 쩔걱. 쩔걱.
승합차 여섯 대에 나눠 타고 있던 정장 요원들과 검은 헬멧, 두건, 검은색 대테러 복장, 방탄조끼, 소총, 권총, 대검, 그리고 태극기를 단 무장 요원들이 구급차 앞으로 달려들었다.
미안하다.
경호 업무로 힘겨울 너희에게 정말 미안하다.
그렇지만 너희 중 누군가가 이런 처지에 놓이면 난 또 이와 비슷한 짓, 아니 더한 짓이라도 할 거다.
그러니 나라를 위하다가 딸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 우리 늙은 영웅을 위해 조금은 수고하자.
강찬은 구급차 안에서 대기하던 의료진에게 눈짓을 했다.
끼이익.
양소미가 누운 들것의 다리 부분을 낮추자 자연스럽게 그녀의 머리가 위로 들렸다.
왜 그랬을까?
양소미가 느닷없이 울음을 터트렸다.
“모두 목숨을 걸고 우리나라를 수호하는 국가정보원 대테러 팀 요원들입니다.”
딸과 아버지가 함께 울고 있었다.
“우리는 아버님을 존경합니다. 늦었지만, 우리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저 요원들 앞에서 약속합니다. 병원비는 물론이고, 치료에 들어가는 그 어떤 비용도 전액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그러니 얼른 일어나서 우리 요원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십시오.”
“아빠아. 아빠-아.”
“흐으으. 흐으. 살아. 제발 살아나.”
구급차 앞에서 지켜보던 남일규가 양손의 손바닥으로 눈물을 닦아대는 앞이다.
“아빠-아. 내가 미안해. 아빠가……, 아빠가……, 저런 일을 하는지 몰랐어.”
양소미가 워낙 안타깝게 울어서 강찬이 의료진을 바라볼 정도였다.
“병원으로 함께 가세요.”
“고맙습니다, 부원장님.”
양동식이 훌쩍이며 눈물을 삼킬 때 양소미가 마른 손을 움직여 강찬의 손을 잡았다.
그 눈에 담긴 뜻을 왜 못 알아듣겠나?
강찬이 시선을 들었을 때 강철규가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아버님은 작전 없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함께 병원에 계시면 됩니다.”
양동식이 뭔 소리냐는 투로 고개를 들었다.
석강호 같았으면 대가리를 한 대 쳐서 보냈을 것 같았다.
“출발이 사흘 뒤로 늦춰졌습니다. 현지 상황이 바뀌어서 그러니까 일단 병원에 함께 계세요.”
강찬이 내리자 양동식이 따라 내리려고 했다.
“우리도 병원으로 갈 거다. 그곳에서 보자.”
그러나 강철규의 한마디에 다시 구급차에 앉아서 고개를 숙였다.
철컥. 부으응.
구급차가 출발한 다음, 강찬은 몸을 돌려 요원들을 바라보았다.
“고생했다. 하지만 이분들이 아니었다면 우리도 없었을 거다. 그렇게 이해하자.”
우희승이 묘하게 입술을 움직였다.
“원위치.”
요원들이 움직였다.
차량으로 움직이는 요원들이 강철규와 남일규의 앞을 돌아가며 순서대로 “힘내십시오, 선배님.”하고 고개를 숙여 보였다.
약속했다기보다는 보고 있다가 마음이 동해서 자발적으로 나온 행동으로 보였다.
요원들이 모두 차에 올랐고, 강찬이 타야 할 승합차가 앞으로 다가왔다.
남일규가 소희반점의 문단속을 하는 동안, 잠시 틈이 있었다.
“뭐가 어려우신가?”
석강호가 남일규에게 다가간 틈이었다.
“부원장.”
강철규가 나직하게 강찬을 불렀다.
“내 아들에게 정말 자랑스럽고 고마웠다고 전해주겠나?”
강찬은 강철규를 빤히 바라다보았다.
이 양반은 왜 가끔 이렇게 느닷없이 늙은 모습으로 변하는 거지?
“배고파.”
강찬이 투덜거리자,
“밥 먹자.”
강찬을 바라보며 강철규가 답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