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오브블랙필드-364화 (364/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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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고생 많았다.

바람이 아래에서 올라와 정상에서 휘돌았다.

주먹밥을 먹는 대원들에게 흙먼지를 뿌린 바람이 뒤늦게 무기를 알아챈 것처럼 화들짝 사라졌다.

완전한 아침이었다.

적은 아군의 침투를 모르려야 모를 수 없는 상황이었고, 남일규와 양동식이 저 속에 있는 거였다.

강찬은 계속 적진을 바라보았는데, 강철규와 비무장 팀 대원들은 태연하게 주먹밥을 먹었다.

식사가 거의 끝났을 무렵이었다.

치잇. “남일규입니다. 지금 올라가겠습니다.”

남일규의 무전이 들어왔다.

그리고 5분쯤이 흐른 뒤다.

부스럭. 부스슥.

두 사람이 산 중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고생하셨어요.”

“반갑습니다, 부원장님”

‘저 사람들이 저런 미소를?’ 싶을 만큼 두 사람의 눈 끝이 달처럼 휘어져 웃고 있었다.

“식사 먼저 해라. 보고는 그 뒤에 하자.”

“알겠습니다.”

뭔 지상 최고의 명령을 들은 것처럼 두 사람이 주먹밥을 향해 달려들었다.

606대원들이 미숫가루에 물을 겨우 부은 순간이었다.

두 사람이 손등으로 입술을 닦으며 돌아섰다. 입에 잔뜩 주먹밥을 담은 채로 말이다.

“선배님. 이것 좀 드십시오.”

“응? 후배등이 이렁 거를 했성?”

“고망워, 잘 마싱게.”

저게 떡이나 김치였어도 아마 두 사람을 마시고 말았을 거다.

저렇게 먹을 때는 몰랐다. 그런데 막상 보고 있자니 강찬조차 속이 꽉 막히는 기분이었다.

하여간 굳이 시간을 따지자면 미숫가루를 다 마시는 데까지 1분이 채 안 걸렸다.

“저기는 사실 위험하지 않습니다.”

남일규가 나무토막을 집어 바닥에 막사들과 건물을 네모난 모양으로 표시했다. 그런 다음, 건물과 공간에 다시 동그라미를 겹쳐 그렸다.

“이렇게 지하 시설이 있습니다. 여기와 여기, 그리고 여기에는 기관총을 숨겨 놓아서 진입하는 순간 무조건 갈길 수 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 개새끼들이!

그래서 우리가 들어온 것을 짐작하면서도 이렇게 태평한 척 있었던 모양이구나!

들어서는 순간, 한 방에 해결하려고!

강찬이 시선을 돌려 적진을 다시 한 번 살핀 다음이었다.

“여기가 좀 수상했습니다.”

양동식이 세모꼴을 다시 표시했다.

“들어가 보려고 했는데 입구 경계가 워낙 살벌했습니다. 밖에 있는 놈들과 달라서 특수부대원으로 보입니다. 미사일? 좀 더 다른 뭔가가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거기까지 들어갔었어요?”

“예. 안을 확인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양동식이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기가 막히다.

강찬뿐만 아니라 함께 듣고 있던 석강호, 최종일, 정원민과 강명구 역시 비슷한 표정이었다.

“이쪽 막사들에 인원이 좀 많았습니다. 그리고 여기 위로 토굴에 기관총이 설치된 것으로 봐서 주요 간부 놈들이 이곳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나머지 경비는 그저 그렇습니다. 매복해 놓은 기관총을 믿는 건지, 외곽으로는 아예 경계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일규가 보충 설명을 한 것으로 적진 파악에 대한 보고가 끝났다.

강철규가 강찬을 바라보았다.

언제, 어떤 식으로 들어갈 생각이냐는 의미였다.

“아침을 먹고 나면 제일 팔팔할 때니까 우리도 좀 더 쉬지. 대테러 팀 중에 그래도 좀 잤던 대원들이 있으니까 경계 맡기고 전부 한 시간씩 자. 작전은 그 뒤에 의논하기로 하고.”

“알았다.”

강철규의 답이 있고, 전원이 적당한 자리로 움직였다.

“대장도 한숨 자 두쇼.”

“그래.”

밤을 꼬박 새웠다.

전투가 이어진다면 모를까, 시간이 있는데 굳이 잠을 거부할 이유는 없는 거다.

강찬은 있던 자리에서 길게 늘어지는 자세로 누웠다.

잠자는 거?

눈만 감으면 되는 거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런 곳에만 나오면 김미영의 얼굴이 또렷하게 떠오른다.

특유의 웃음소리, 동그랗게 뜬 눈.

강찬은 잠이 들었다.

***

“저 새끼들 좀 허술하죠?”

“그런 거 같다. 아무리 봐도 쿠드스는 아닌 것 같은데? 너 지금 뭘 보냐?”

방탄복을 바라보던 곽철호가 장난기 묻은 시선을 들었다.

“저런 애들한테 총알 맞고 넘어지는 건 뭡니까?”

“야 이……! 너 아까 상황 못 봤어?”

“봤습니다. 대검으로 찔렀던 놈으로 막았어야 하는데 그놈 멋지게 던지고 바로 총 얻어맞는 거요.”

차동균이 말문이 막힌 얼굴로 바라보다가 푹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네 번이나 밀고 올라왔던 적이 또다시 밀려 내려간 틈이다. 덕분에 적의 시체가 방어벽처럼 앞에 수북하게 쌓여있어서 그만큼 여유도 생겼다.

“솔직히 아까 섬뜩했다. 그리고 새삼 대장이 대단했었구나 싶기도 했다.”

“그렇죠.”

곽철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차동균의 말에 동조했다.

“그때 우리끼리 쿠드스를 만났다면, 아니 그 자리에 다른 나라 특수팀 놈들 다 있더라도, 대장이 없었다면 우린 살아남지 못했을 거다.”

곽철호가 두 번째로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저 새끼들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얼른 치우고 밥 먹읍시다.”

“개새끼들. 그건 그렇고 경험이 정말 무섭다. 이런 전투에서 지금 같은 여유가 생기는 걸 보면 말이다. 그리고 우리 아직 한 명도 안 잃었다.”

“에이! 한 명 있을 뻔했잖습니까?”

“이 새끼가, 또!”

차동균이 욕을 뱉은 뒤다.

그런 다음, 둘이서 킬킬거렸다.

부슈웅! 부슝!

그때 저격수의 총성이 울렸다.

그리고 기관총으로 다가가던 적 둘이 바닥에 처박히는 것이 연달아 시선에 들어왔다.

“탄알은 충분하지?”

“처음 도착할 때 챙겨왔던 거로 충분합니다.”

“밀고 내려가자.”

곽철호가 아래를 힐끔 보았다.

“3선에 있는 애들 돌려서 저기하고 저쪽, 그렇게 바깥쪽으로 돌려. 양쪽에서 몰고, 우리가 밀고 내려가서 기관총만 손에 쥐면 한 방에 끝난다.”

“알겠습니다.”

농담하고 편하게 대할 때와는 다르게 곽철호가 다부지게 답을 했다. 차동균의 말이 농담인지 명령인지 정도는 구별하는 사이인 거다.

“다섯 명씩 추려서 열 명 보낸다. 그리고 너, 나, 윤상기, 1선에서 둘 더 뽑아라. 이러고 있다가 진짜 쿠드스가 가세하면 재미없다.”

“준비하겠습니다.”

차동균이 고개를 끄덕이자 곽철호가 빠르게 제자리로 돌아갔다.

***

퍼뜩.

강찬은 고개를 털며 상체를 벌떡 일으켰다.

긴장한 채로 잠이 들면, 거짓말처럼 일어나야 할 시간에 눈이 떠진다.

목을 좌우로 비틀고 바닥에서 일어섰을 때였다.

“여깄소.”

곁을 지키고 있던 석강호가 비닐 팩의 물을 건네주었다.

강찬은 먼저 한 모금을 마신 다음, 이마에 대고 물을 뿌렸다. 아프리카에서도 늘 하던 버릇이었다.

비닐 팩을 돌려준 강찬이 손으로 얼굴을 문대자 얼마 되지 않은 물기가 바로 사라졌다.

염병!

얼굴에 상처가 있는 걸 깜박 잊었다.

그래서 더럽게 쓰라렸다.

“인상 죽여줍니다. 눈빛하고 딱…….”

“뭐?”

“그렇다는 거요.”

듣고 있던 대원들이 얼굴을 돌리며 웃음을 감췄다.

하여간 뻔뻔한 거로는 이놈이 지상 최강일 거다.

강찬은 정신을 차린 후에 바닥에 그려진 그림과 적진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확실히 비무장 팀의 위력은 무섭다.

이걸 이렇게까지 파고들어서 파악해오다니.

그것도 캄캄한 밤이 아니라 날이 훤하게 밝은 날에 말이다.

“일단 모두 깨워.”

“예.”

대원 한 명이 움직였다.

손만 대면 알아서 눈을 뜨고 바로 몸을 일으킨다.

그래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만 들릴 뿐, 말소리는 전혀 없었다.

잠시 후, 강철규와 양동식, 남일규, 최종일과 우희승, 이두희, 정원민과 강명구가 강찬의 주위로 다가왔다.

석강호와 제라르야 원래 한 자리에 있었으니까.

“우선 팀별로 이곳까지 접근하겠습니다.”

강찬은 나뭇가지를 들어 바닥에 그려진 그림 앞을 가리켰다.

“606, 3개 조로 나눠. 그래서 이곳과 이곳, 마지막으로 이쪽을 동시에 덮친다.”

“예.”

정원민이 고개를 돌려 위치를 확인했다.

“비무장 팀은 606을 지원해. 기관총을 배치할 정도라면 다른 곳에도 비슷하게 준비를 했을 수도 있으니까 더 살펴주고, 클레이모어나 다른 부비트랩이 있는지도 확인해주고.”

“알았다.”

강철규가 단단하게 답을 했다.

“대테러 팀은 작전과 동시에 나와 함께 레펠로 동굴로 들어간다. 2인 1조로 들어가서 안에 있는 적을 제거하고 그곳에 설치된 기관총을 확보한다.”

“알겠습니다.”

강명구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했다.

“정원민. 작전이 시작되면 지하에 묻어둔 기관총들을 향해서 RPG 갈겨. 저거 쏠 수 있지?”

“물론입니다.”

“걱정했던 민간인 블럭은 없는 모양이니까 준비가 끝나는 대로 출발한다.”

강찬은 빠르게 제라르에게 프랑스말로 작전을 들려주었다.

“너는 나랑 같이 동굴로 들어간다.”

“Oui”

소총을 옆구리에 낀 제라르가 만족한 표정으로 답을 했다.

“설치지 말고!”

“병아리가 아니잖습니까?”

“하여간 몽골처럼만 해 봐!”

강찬은 시계를 들여다보았다.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있었고, 어차피 위성 상태도 좋지 않았다.

그렇다면 차라리 전투를 끝내고 전화하는 게 맞다.

무엇보다 라노크가 다시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았으니 그가 알아서 무언가 조치를 해 줄 거라는 믿음이 컸다.

비무장 팀과 606이 의견을 나누는 데, 그리고 대테러 팀이 동굴마다 인원을 정하는 데 잠깐의 시간이 흘렀다.

출발 직전이다.

각자 무기를 점검하고, 마지막으로 조심스럽게 노리쇠를 당기는 소리가 울려 나왔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작전을 설명하고 임무를 나눠 가졌지만, 다시 돌아왔을 때 이 자리에 모두가 있으리란 장담은 하지 못한다.

칼 같은 긴장감이 주변을 휩쓸고 있었다.

“이 작전이 끝나면 앞으로 그 어떤 단체도 대한민국에 함부로 총구를 겨누지 못하리라고 믿는다.”

강찬은 좌우에 서 있는 대원들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작전의 목표는 저 안에 있는 UIS 전원 사살과 아군 전원의 무사귀환이다.”

강찬을 보는 이들의 표정이 각양각색이었다.

‘과연!’하는 강철규와 비무장팀 대원들, ‘당연한 거 아냐?’하는 석강호와 최종일, ‘역시 굉장하구나!’하는 606과 대테러 팀의 시선이 그랬다.

“질문?”

강찬의 마지막 말에 모두가 비장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반드시 작전에 성공하자는 의지, 살아서 보자는 염원이 담긴 눈빛이었다.

“출발.”

강찬은 대원들을 쭉 둘러본 후 몸을 돌렸다.

쩔꺽. 쩔걱.

자세를 낮추고, 아래에서 이쪽을 볼 수 있는 각도를 줄여서 움직인다.

이제는 알아서 움직이는 대원들, 눈빛만으로 뜻을 알아듣는 최종일, 우희승, 이두희, 그리고 아예 한몸처럼 움직이는 석강호와 제라르.

강찬은 선두에서 대원들을 이끌었다.

***

팽팽한 긴장감이 대원들과 죽은 적들의 시체 위를 뛰어다녔다.

언제 적이 달려들지 모른다.

모여든 날벌레와 파고들 자리를 찾아 시체를 타고 다니는 벌레들을 태양이 여과 없이 보여주는 시간이었다.

3선에 있던 대원들이 몸을 감추기 위해 바닥에 붙어서 움직였다.

실탄을 충분히 지급했고, 수류탄도 주렁주렁 달았다.

네 번이나 밀고 올라오도록 방어만 했었다.

거기에 적들은 숫적 우위를 믿고 어느 정도 방심하는 눈치였다.

단숨에 끝낸다.

지치고 사기가 꺾인 적에게 전열을 가다듬을 여유를 줄 이유가 전투에서는 전혀 필요 없는 짓인 거다.

치잇. “준비 끝났습니다.”

기다리던 무전이 들어왔다.

차동균은 천천히 무전기의 버튼을 눌렀다.

치잇. “이번 작전으로 이 전투를 끝낸다. 이 전투를 장군님이 보실 거고, 박 장군님이 결과를 기다리고 있으며, 대장이 눈으로 확인할 거다.”

무전기를 놓았는지 ‘칙’하는 배경음이 끊겼다.

아직 말이 안 끝났다.

분명하게 할 말이 남은 거다.

대원들의 시선이 차동균에게 향하는 동안, 바람 소리, 적들이 뭐라고 지껄이는 소리가 마치 날카로운 침묵처럼 귀를 파고들었다.

치잇.

차동균이 버튼을 눌렀다.

“우리는 증평의 특수팀이다. 이 싸움에서 이기고, 대한민국을 테러의 위험에서 지켜낸다. 너희와 함께라는 사실에 감사한다. 모두 준비.”

대원들이 적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작전 개시!”

차동균의 말이 떨어진 직후였다.

푸슈슝! 푸슝! 푸슝! 푸슈슝!

적의 양옆에서 소총 연사가 터져 나왔고,

부슈웅! 부슝! 부슈웅! 부슝!

놀라서 튀어나온 적의 머리를 저격수들이 터트렸다.

푸슈슝! 푸슝! 푸슈슝! 푸슝! 부슈웅! 부슝! 부슝!

“가자!”

와락! 와락! 와라락! 와락!

차동균과 곽철호, 윤상기, 그리고 두 명의 대원이 아래를 향해 달렸다.

투두둑! 투둑! 투두두둑! 투두둑!

당황한 적의 반격이 있었다.

그렇다고 멈출 것은 아니다.

적의 시체를 땅 삼아, 소총의 방아쇠를 당겨가며, 차동균과 대원들이 악착같이 기관총을 향해 달려들었다.

투두둑! 투두두둑! 투둑! 투두두둑!

적들이 의지한 트럭 틈에서 총알이 날아들었다.

저격수가 막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미사일을 막아줘야 하는 거다.

투두둑! 투둑! 퍼벅! 투두두둑!

곽철호가 휘청인 다음,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러나 지금은 그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투두두둑! 퍼버버벅! 투두둑! 퍼버벅!

이번엔 끝에서 달리던 대원이 몸을 흔들며 커다랗게 넘어갔다.

콰아악! 콰악! 콰악!

그리고 그순간에 차동균과 윤상기, 그리고 함께 달린 대원이 기관총 달린 트럭에 도착했다.

부슝! 부슈웅! 부슝! 부슈슝!

저격수들이 빠르게 엄호사격을 가했고,

투두둑! 피비빙! 투둑! 따당! 투두둑! 따다당!

적들이 쏜 탄알이 트럭에 맞아 불꽃을 튀겨냈다.

차동균은 잽싸게 트럭의 운전석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

위로 오르다시피 서 있는 트럭이다.

뒤로 올라갔다가는 기관총을 돌리다가 허무하게 죽기 딱 좋았다.

끼이익. 철컥!

커다란 총구를 돌린 차동균이 팔을 커다랗게 움직여 기관총의 노리쇠를 당겼다.

그리고는 큼직한 방아쇠에 검지를 걸었다.

투타타타타타! 투타타타타타타타! 투타타타타타타!

화끈한 소리가 귀청을, 매캐한 냄새가 코를 파고들었다.

퍼버버버버벅! 퍼버버버버벅! 퍼버버버버벅!

한순간에 전투의 모습이 확 바뀌었다.

거기에 윤상기와 마지막까지 견뎌준 대원까지 기관총을 돌렸다.

개새끼들아!

투타타타타타타타타!

줄줄이 빨려 들어가는 총탄이 반대편에 탄피를 쏟아내며 앞으로 튀어 나갔다.

트럭이 깨져나가고, 적의 몸뚱이가 찢겨 나가는 것이 고스란히 눈에 들어왔다.

약속한 일이다.

저격수를 제외한 대원들 전체가 앞으로 튀어왔다.

투타타타타타타! 투타타타타타타! 투타타타타타!

합류한 대원 중 둘이 비어있는 기관총 두 대를 잡았다. 그리고 남은 대원들은 소총을 옆으로 걸고 수류탄을 닥치는 대로 던져 넣었다.

콰으으응! 콰으으응! 콰으응! 콰으으응!

전투라기보다는 아프리카에서 마지막 쿠드스를 잡을 때처럼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상관없었다.

이런 전투가 대한민국을 향할 테러를 막을 수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할 만한 공격이 이어졌다.

심지어 옆으로 돌았던 대원들이 몸을 어느 정도 세운 채로 확실한 사격을 가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런데도 차동균은 여전히 방아쇠를 당겼다.

보고 배운 대로다.

마무리는 할 수 있는데까지 확실하게 한다.

그것이 아군의 목숨을 최소한으로 담보하는 거다.

투타타타타타타! 쿠으응! 쿠응! 쿠으응!

10분 넘게 일방적인 공격이 더 이뤄진 다음이었다.

차동균이 기관총을 놓고 소총을 들었다.

“기관총은 대기해!”

그는 트럭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빠르게 적의 근거지로 달려갔다.

피비린내가 훅 끼쳤고, 다음으로 처참하게 갈라진 적의 시체가 눈에 들어왔다.

꿈틀.

푸슝! 푸슝!

차동균이 꿈틀거리는 적의 머리를 향해 방아쇠를 두 번 당긴 다음이었다.

대원들이 뛰어들어 움직이는 적을 향해 연신 총을 갈겨댔다.

길었던 전투가 끝나가는 시점이었다.

두두두두두두두두두.

그때 멀리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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